하나님을 만난 신구약의 인물들(손진길 작성)

25. 솔로몬 왕의 하나님 발견(작성자; 손진길 목사)

손진길 2022. 3. 11. 12:43

25. 솔로몬 왕의 하나님 발견

 

(1)   솔로몬은 어려서부터 아버지 다윗 왕을 존경했다. 자랑스러운 아버지였다. 대선지자 사무엘의 기대를 저버리고 제 멋대로 권력을 휘둘렀던 사울 왕의 뒤를 이어 명실상부한 이스라엘 열 두 지파의 제2대 왕이 된 다윗은 이스라엘 왕국을 제사장 나라답게 일신하였을 뿐아니라 주변 이방 국가들을 복속시켜서 이스라엘 제국의 영광스러운 미래를 열었던 것이다. 그러한 부왕 다윗이 어린 솔로몬 왕자에게 강조하는 것은 두 가지였다. 첫 째로, 사람은 외모를 보고 판단하지만 하나님은 사람의 중심을 보신다(삼상16:7). 그러므로 제사장 나라의 왕은 자신의 마음 중심에 하나님을 모시고 한 평생을 살아 가야만 한다. 만약 마음 중심에 다른 것이 우선 순위를 차지 한다면 그 제국은 하나님의 버림을 받게 될 것이다. 둘 째로, 백성들을 잘 다스리고 이웃 나라와의 관계를 원만히 하기 위해서는 하나님으로 부터 뛰어난 지혜를 얻어야만 한다(삼상18:14,15,30). 하나님의 지혜를 얻지 못하면 백성들의 존경도 이웃 나라의 지지도 진심으로 얻을 수 없다. 힘과 권력 그리고 군사력에 의한 지배는 그 효과가 한시적일 뿐이다. 이 두 가지 가르침을 가슴에 새긴 총명한 솔로몬 왕자는 아비 다윗 왕의 마음에 들었다.

(2)   일흔 살에 향년을 맞이하는 다윗 왕이 보좌를 약관의 나이인 청년 솔로몬에게 넘겨 주었다(왕상1:32-49). 부왕과 가신들의 도움으로 왕위에 오르게 된 솔로몬은 가장 먼저 왕좌를 노리던 이복형 아도니아와 그 추종 세력인 제사장 아비아달 그리고 군대장관 요압을 일거에 제거함으로써 자신의 왕좌를 튼튼히 했다(왕상2:22-35). 급한 불을 끈 솔로몬 왕은 하나님께 소원을 말했다. 오로지 주의 백성을 똑바로 재판할 수 있도록 선악을 분별할 수 있는 지혜로운 마음을 하나님께 구한 것이다(왕상3:9). 다윗의 가르침을 명심했던 솔로몬 왕의 이 소원은 하나님의 마음에 들었다(왕상3:10). 그래서 하나님은 지혜 뿐만 아니라 구하지 아니한 부와 영광도 덤으로 주셨으며(왕상3:13) 넓은 마음까지 부어 주셨다(왕상4:29). 하나님이 주신 영광은 제국의 위협 세력인 에돔 족속 하닷(왕상11:14), 수리아 왕 르손(왕상11:25), 에브라임 족속의 기린아 여로보암(왕상11:26-34) 등의 준동을 막고 솔로몬 왕의 치세 40년을 태평성대로 만들었다. 솔로몬의 부는 역사상 가장 큰 것이었다. 이 부를 동원하여 솔로몬 왕은 예루살렘 성전과 화려한 궁궐을 완성할 수 있었다(왕상8:17-21, 9:1-10). 넓은 마음은 이웃 나라에 대한 포용정책으로 나타났다. 문물의 교류가 자유스러웠으며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외국인의 수가 늘어 났다. 그래서 솔로몬 당시의 이스라엘은 지역 패권국이자 문화가 찬란한 왕국이었다. 스바 여왕이 솔로몬 왕을 방문했음은 물론(왕상10:1) 이방 나라의 많은 공주들이 그들의 문화와 풍습을 가지고 솔로몬 왕에게 시집을 왔다(왕상11:1-3). 이상은 솔로몬 왕에게 주신 하나님의 네 가지 선물이 가져온 긍정적인 효과였다.

(3)   그런데 하나님은 선물을 주시면서 한 가지 조건을 붙이셨다. 네가 만일 네 아비 다윗의 행함같이 마음을 온전히 하고 바르게 하여 나의 명령에 순종하고 나의 법도와 율례를 지키면 다윗 왕조가 영원하겠지만 만약 다른 신을 섬기면 왕조도 나라도 망할 것이며 예루살렘 성전까지 파괴시켜 버릴 것이다(왕상9:4-9의 요지임). 솔로몬 왕은 집권 후반기에 스스로 함정에 빠지고 말았다(왕상11:4-13). 다윗 왕의 뒤를 이어 다윗 왕 만큼이나 위대한 하나님의 사람으로 평생을 살고 싶었던 솔로몬 왕이었다. 그러나 그가 가진 부와 영광 그리고 많은 여인과 이방 문명 및 다양한 종교의 풍성함이 그의 안목을 흐리게 하고 말았던 것이다. 이미 세상적으로 다윗 왕의 경지를 넘어섰다고 자부하는 순간 솔로몬 왕의 마음은 인생의 목표를 잃어 버리고 방황하기 시작했다. 채워도 결코 채워지지 아니하는 마음 속의 허전함과 허무함을 세상적인 가치들과 인간적인 지혜들로써 채워볼려는 기나긴 시도가 있었다(2:4-11). 그러나 솔로몬 왕은 완전한 만족을 얻을 수가 없었다(6:29, 4:13,14).

(4)   솔로몬 왕의 지혜가 왜 다윗 왕의 영성과 깨달음에 미치지 못하였을까? 그 이유는 다윗 왕의 생애와 솔로몬 왕의 생애가 본질적으로 달랐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다윗은 자수성가형의 군주였다. 사울 왕으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십 년 넘게 받아 오면서 이를 오로지 하나님의 도우심과 말씀으로 극복해 온 인생이었던 것이다. 한 마디로 잡초같은 신앙인이었다. 그러나 솔로몬은 이와 정반대였다. 자신이 고난 가운데 깨달은 것 보다 그냥 주어진 것이 너무나 많았다. 영성이라는 것은 고난 속에서 피어나는 꽃과 같은데 그 것을 수가(守家)에만 성공하고 그로써 다윗 왕의 경지를 넘어섰다고 쉽게 자만해 버리는 솔로몬 왕이 얻기에는 애초부터 어려운 것이었다. 그렇다면 솔로몬 왕은 끝까지 하나님의 깊은 뜻을 발견하는데 실패했을까? 그러하지 아니했음을 그가 저술한 전도서에서 엿볼 수 있다. 노년의 솔로몬은 한 사람의 전도자로서 청년들에게 오로지 하나님만 경외하라고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11:9, 12:1,13,14). 솔로몬 왕은 40년 통치 기간중에 20년 동안은 화려한 왕궁과 예루살렘 성전을 짓는데 골몰했다. 나머지 세월은 세상적인 쾌락과 유흥거리 그리고 별난 종교와 가치체계를 찾아 헤메었다. 그러나 그의 말년은 위대했다. 왜냐하면 전도서를 저술했을 뿐아니라 잠언 3000, 노래 1005, 동식물 연구서 등 탁월한 정신적인 업적을 남겼기 때문이다(왕상4:32-34). 다만 하나님으로부터 엄청난 달란트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부응하는 희생과 헌신이 부족했으며 세상적인 재미와 우상에 탐닉했으므로 그의 아들 대에 왕국이 분열되는 역사가 임했다(왕상11: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