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만난 신구약의 인물들(손진길 작성)

23. 사울 왕의 하나님 발견(작성자; 손진길 목사)

손진길 2022. 3. 10. 00:08

23. 사울 왕의 하나님 발견

 

(1)   사울은 어릴 때 부터 성장 발육이 남달랐다(삼상9:1,2). 베냐민 지파내에서 뿐아니라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도 그 보다 더 준수하고 키가 큰 자가 없었다. 용력이 대단하기에 용장이 될 자질을 타고난 것이다. 특히 베냐민 지파는 사사 시대에 기타 11지파의 40만 명의 대군을 두려워 하지 아니하고 전쟁을 벌일 정도로 용감 무쌍한 족속이었던 것이다(20:17,35). 그 때문에 2 5천명의 용사가 죽고 겨우 600명의 남자들만이 살아 남아(20:46-48) 다른 부족의 여자들 곧 북쪽의 야베스 길르앗(므낫세 땅, 21:12-14)  처녀 및 실로의 여자들과(21:21-23) 혼인하였다. 그러므로 사사 시대 말기 사무엘 선지자 시대에 이르러서는 베냐민 족속이란 우생학적으로 우수할 수 밖에 없었다. 남자들은 가장 용감하고 끝까지 살아 남은 베냐민 지파 600명이 그 조상이며 여자들은 고향인 라마(35:16-20) 의 여자들이 아니고 먼 곳 세겜과 길르앗 출신들이므로 그들의 결합은 우수한 용사와 건강한 자손을 생산할 수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베냐민 지파내에서 가장 잘 생기고 거구인 사울이 40세에 이스라엘의 초대 왕이 된 것은 그 나름대로 합리적인 것이었다. 왜냐하면, 당장 이스라엘 자손을 괴롭히는 암몬 족속(삼상11:1), 블레셋 족속(삼상13:5), 아말렉 족속(삼상15:1-3) 등과 전쟁에 임해야 되었기 때문에 용력이 출중한 자가 리더로서 요구되었던 것이다.

(2)   그러나 세상 왕국이 아니고 제사장 나라의 왕이란 그 자질면에서 무엇인가 다른 점이 더 있어야만 했다. 그 것은 바로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예민성과 하나님과의 대화 능력이었다. 이 점에 있어서 사울 왕은 불합격이었다. 평상시에는 절차상 선지자의 말을 경청하고 사사들 및 족장들과 의견을 교환하며 함께 제사장이 주관하는 제사 의식을 마친 후 출정하면 되었다. 그러나 비상시가 문제였다. 어렵게 열 두 지파가 집결하여 급히 전장으로 달려나가야 하는 긴박한 상황에서 그와 같은 정식 절차는 불가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무엘 선지자는 하나님의 법도와 제사장직을 겸하는 사무엘의 집례를 고집했던 것이다(삼상13:8-14). 사울 왕이 보기에는 현실에 맞지 아니하였다. 그러나 하나님은 사무엘 선지자의 편이었다. 여기서 사울 왕은 갈등했다.

(3)   왜 급한 일을 급하게 처리하면 아니되는가? 시간이 없는데 왜 제사 의식을 규정대로 행해야만 하는가? 정식 절차는 일의 완급에 따라 약식으로 할 수도 있으며 제사장 직무는 왕이 대신해도 되지 않는가? 다 같이 기름부음을 받은 처지에 왜 전문 직종이 존재하고 있는가? 합리적이고도 이성적인 수 많은 항변이 가능할 것이다. 그렇지만 하나님은 급할 수록 인간이 하나님을 먼저 찾는지 아니면 제 마음대로 응급 조치하는지를 보고 계신다. 때와 기한을 정하고 계시는 창조주의 입장에서는(1:7) 세상적인 시간의 흐름 보다 영적인 예배 절차 곧 인간이 마음속 깊은 호흡으로 하나님의 임재속으로 들어 오는 그 시간을 고대하고 계시는 것이다(4:23,24). 그와 같은 경우에는 급한 일이 사라지고 심각해 보이는 문제는 하나님의 군대에 의하여 정리 정돈되어지는 것이다(32:1,2). 만약 하나님과의 상의 없이 세상 군대의 힘과 권력으로 밀어 부치게 되면 당장은 효과적일지 몰라도 심각한 후유증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인간적 방법과 꾀 그리고 힘을 의지하였기에 영적인 평안이 사라지고 영적인 치유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이와 같은 함정에 그만 사울 왕이 빠져버린 것이다(삼상15:22-26).

(4)   세상 왕과 같이 행동하는 사울 왕을 특별히 하나님의 영이 보호해 주어야만 할 실익이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그 결과 악령이 자리를 잡았다(삼상16:14). 악령의 사람이 되자 사울 왕은 하나님의 신에게 감동된 차기 이스라엘 왕 내정자인 소년 다윗에게 창을 던지고 그를 죽이려고 나섰다(삼상16:13, 18:10-16). 그러나 13년 동안이나 다윗을 살해하려고 노력했으나 결코 성공할 수가 없었다. 하나님의 지혜와 능력이 사울 왕의 꾀와 힘을 압도했기 때문이었다. 나이 80이 된 사울 왕은 장자인 요나단을 대동하고 블레셋과의 전쟁에 나섰다가 길보아 산에서 전사하고 말았다(삼상31:1-6). 죽어 가면서 사울 왕은 생각했을 것이다. 하나님과 함께 전쟁을 치루었던 초창기가 가장 의미있는 인생이었다는 것을. 후반 13년 집권 기간은 하나님이 떠나고 추악한 집권욕에 사로잡힌 늙은이가 보신책에만 급급했던 지워버리고 싶은 세월이라는 것을.. 차라리 이와같이 전쟁에서 적군과 맞서 싸우다가 죽는 것이 제사장 나라를 위해서 자신이 기여할 수 있는 마지막 봉사이며 이를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사울 왕은 눈을 감았을 것이다. 이 마지막 헌신을 귀하게 생각했기에 하나님이 다윗에게 깊은 애도와 애가로서 사울 왕을 기리라고 말씀하셨을 것으로 볼 수 있다(삼하1:11-27). 결론적으로 세상 왕의 권력보다 하나님과의 임재를 더 중시하는 자만이 사울 왕의 후회를 되풀이 하지 아니하는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