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만난 신구약의 인물들(손진길 작성)

24. 다윗 왕의 하나님 발견(작성자; 손진길 목사)

손진길 2022. 3. 10. 00:09

24. 다윗 왕의 하나님 발견

 

(1)   다윗의 아비 이새의 집안은 평범했다. 유다 지파 가운데 일찌기 모세, 아론과 친했던 족장은 훌(Hur,17:10-12,대상2:19,20) 이었는데 이새는 훌의 자손이 아니었다. 유다의 손자인 헤스론이 같은 조상이기는 하지만 훌은 헤스론의 아들인 갈렙의 줄기였으며(대상2:18-20) 이새는 헤스론의 둘 째 아들인 람의 줄기였다(대상2:9-17). 훌의 자손들 가운데에는 예루살렘 북방지역을 개척한 족장들이 많았다(대상2:50-55). 그러나 이새의 조상들은 예루살렘 남쪽 베들레헴에 조용히 은거한 집안이었다. 나손과 보아스 등이 유다 자손의 방백으로 시골에서 유지 노릇을 했을 따름이었다(대상2:10,11, 4:9-17).

(2)   어린 시절 다윗은 형들을 따라 다니면서(삼상16:6-13) 양치기 일을 배웠다. 목동으로 초원에서 양을 지키는 동안 하늘과 땅을 바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눈이 초롱초롱하고 얼굴이 아름다운 미소년일 뿐아니라 혈기가 충만한 다윗은(삼상16:12) 유다 족속 가운데 영웅시 되고 있는 헤브론 정복자 여분네의 아들 갈렙이나(1:8-10, 14:6-15) 북방으로 크게 지경을 넓힌 야베스(대상4:9,10, 2:55) 를 존경하였다. 자신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자기도 그들처럼 유다 지파의 땅을 넓히고 이방 족속들에게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싶었다. 그래서 쓸모 있는 청년이 되고자 레위 지파로 부터 종교 교육도 받고(시편의 절반에 가까운 73편이 다윗의 저작으로 알려지고 있음) 수금도 배우고(삼상16:18) 틈 나는대로 무예와 돌 팔매질도 익히며 호기를 길러 왔다(삼상17:34-51).

(3)   그와 같은 다윗에게 기적처럼 기회가 찾아 왔다. 17세쯤 되었을 때 이스라엘 백성들의 대 선지자이며 제사장이고(에브라임 출신 선지자인 사무엘은 대제사장 엘리의 집에서 자라난 나실 인이었기에 제사장의 소임까지 감당했다고 볼 수 있음, 삼상1:1,28, 3:20, 7:9) 대 사사인(삼상7:6,15) 사무엘이 이새의 가족을 베들레헴 성읍 제사에 은밀하게 초청한 것이다(삼상16:1-5). 이스라엘 왕국의 초대 왕인 사울이 치리한지 23년쯤 되는 때이므로 권력은 사울 왕에게 있었으나 백성들의 존경은 여전히 사무엘 선지자에게 있었다(삼상16:4). 그와 같은 사무엘이 이새의 막내 아들인 다윗에게 느닷없이 기름을 붓고 하나님이 이스라엘의 왕으로 내정했다는 것이다(삼상16:1,6-13). 이 것은 기회인가? 아니면 시험인가? 사울 왕이 눈이 시퍼렇게 살아 있는데 베냐민 지파인 그와는 일면식도 없으며 아무런 끈도 없는 다윗이 갑자기 새 왕이 된다니 한 마디로 맞아 죽으라는 이야기가 아닌가? 인간적으로는 불가능한 이야기였으므로 하나님의 신이 강하게 임재하여 소년 다윗을 16년간 연단시켜서 왕으로 만들어 갔던 것이다.

(4)   참으로 고통스러운 세월이었다. 그저 수금타는 미소년으로 사울의 궁전에 있었으면 좋았는데 그만 하나님의 든든한 뒷 배를 믿고 블레셋의 영웅인 골리앗을 돌 팔매질로 쓰러뜨린 것이 결정적인 실수였다(삼상17:34-58). 왕자 요나단은 하루아침에 국민들의 영웅이 된 다윗을 진심으로 친구로 대했으나 권력의 정상에 서 있는 사울 왕은 백성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청년 다윗을 그냥 내버려둘 수가 없었다. 다윗을 심복으로 만들거나 아니면 더 거물이 되기 전에 제거해야만 할 형편이었다. 냉정하게 그리고 비정하게 왕답게 처리하지 못하고 사울 왕은 그만 본심을 드러내고 말았다. 악령에 사로잡혀서 도저히 시기심을 이기지 못하고(삼상18:1-9) 직접 창을 들고서 다윗을 죽일려고 시도한 것이다(삼상18:10,11). 다윗은 위기를 느꼈다. 오로지 사울 왕보다 강하신 하나님을 의지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자 하나님은 군대의 장이 된 다윗을(삼상18:5) 야전 천부장으로 만들어 왕궁 밖으로 내보내었다(삼상18:12-16). 하나님의 조치를 눈치 챈 사울 왕이 다윗을 두려워 하기 시작했다. 더구나 백성들은 다윗을 온 이스라엘의 영웅으로 사랑했으며 겸손하고 지혜스러운 다윗의 처신에 정치적인 지지를 보냈다. 그러자 사울 왕이 타협책을 내놓았다. 다윗을 아예 사위로 삼고서 자신의 견제아래 묶어 두고자 한 것이다(삼상18:17-30). 그러나 연전 연승에 지혜마저 뛰어난 다윗을 계속 사위로 옆에 두는 것도 불안한 상태에 이르렀다. 그래서 사울 왕은 다시 단창으로 다윗을 살해하고자 시도했다(삼상19:10). 그러나 실패했다. 물고기는 그물을 빠져나간 것이다. 드디어 다윗의 피난 시절이 시작되었다.

(5)   길고도 고달픈 피난 시절이었다. 한 나라의 국왕이 도망자 신세가 된 신하 하나를 죽이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이는 다윗과 골리앗과의 전투가 아니라 그보다 훨씬 불공정한 전쟁 상황이었다. 마치 패권국과 약소국 사이의 전면전 또는 재벌 기업과 중소 기업과의 한 판 승부 같았다. 이와 같은 어려운 싸움을 겪게 하신 하나님의 뜻은 과연 무엇일까? 다윗은 생각했다. 그의 깨달음은 훗 날 시편의 기록이 되었다. 자신과 추종 세력만으로는 어차피 불가능한 전쟁이었다. 그러나 하나님께 맡기고 전쟁같은 인생을 살아온 결과 고난의 끝에 다다를 수 있었다. 하나님이 다윗에게 왕좌를 허락하신 이유는 15번이나 사울 왕을 피하여 거처를 옮기면서도 두 번이나 하나님이 기름부은 자 사울의 목숨을 하나님이 직접 처리하시도록 살려 준 다윗에게(삼상24:6, 26:9,10, 12:19) 하나님이 상급을 주신 것이었다(15:1, 17:1, 19:28). 사울 왕 부자가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죽고 말았다(삼상31:1-6). 다윗은 유다 땅 헤브론으로 입성하여 유다 족속의 왕이 되었다(삼하2:1-4). 2년에 걸쳐(삼하2:10) 사울 왕의 남은 아들 이스보셋과의 내전을 치른 후 5년을 더 기다려서 마침내 전체 이스라엘의 왕이 되었다(삼하5:1-5). 다윗 왕은 40년간 왕위에 있으면서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찬란한 제국 시대를 열었다. 마치 고구려의 광개토태왕과 같은 존재가 된 것이다(삼하5:6-10, 8:1-12). 다윗 왕이 평생을 통하여 깨달은 하나님은 어떤 분이셨을까? 첫 째로, 하나님은 기름부으시고 비젼을 주신다는 것이다. 둘 째로, 그 분은 그 비젼을 이룰 때까지 시련도 주시지만 보호하심도 각별하다는 것이다. 셋 째로, 비록 적인 사울 왕이지만 그 역시 하나님의 기름부음 자임을 알고서 그 생명을 존중해 줄 때 하나님은 나의 생명도 존중해 주셨다는 것이다. 끝으로, 하나님의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 잘못에 대해서는 하나님이 반드시 징계하신다는 것이었다(삼하12: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