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히스기야 왕의 하나님 발견
(1) 히스기야 왕은 왕자 시절에 부왕인 아하스가 내치와 외교에 있어서 각각 잘못하고 있는 것을 눈으로 보고서 어떻게 하면 이를 효과적으로 바로 잡을 수 있을까를 무척 고민했던 청년이었다. 히스기야가 바라본 아하스 왕의 잘못은 다음과 같았다. 먼저 내정에 있어서 아하스 왕은 정치의 근본을 하나님의 말씀에 두지 아니하고 있었다. 국리민복에 도움만 된다면 검은 고양이든지 흰 고양이든지 상관하지 않았다. 그래서 풍요를 가져다 준다는 이방 신에게 자식까지 희생의 제물로 바치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었다(왕하16:2-4). 다음으로 외교에 있어서는 이리를 쫓아 낼려고 호랑이를 끌어 들이는 잘못을 범하고 있었다. 북방의 두 나라 아람과 이스라엘이 연합하여 유다 왕국을 쳐들어 왔을 때 아하스 왕은 신흥 강대국인 앗수르 제국에 원군을 요청한 것이다(왕하16:5-9). 뿐만 아니라 사대주의에 빠진 아하스 왕은 앗수르의 제단 양식까지 다메섹에서 도입해 왔던 것이다(왕하16:10-18). 어떻게 하면 제사장 나라 유다 왕국의 정치를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반석위에 올려 놓고 앗수르의 내정간섭과 위협을 물리칠 수 있을까? 이 것이 히스기야 왕자의 고민이었다.
(2) 25세에 히스기야는 유다의 왕이 되자마자(왕하18:1,2) 정치 개혁에 나섰다. 나라 정치의 근본을 오직 하나님 경외에 두었음은 물론 자주 외교 노선을 천명했다. 히스기야 왕은 옛 날 다윗 대왕의 통치 방식을 그대로 따르고자 노력한 것이다(왕하18:3-6). 대외적으로 자주 외교 노선을 선포하고서 앗수르의 간섭을 배척했다(왕하18:7). 또한 블레셋 족속을 서남 바닷가로 밀어 부치고 부국 강병 정책을 추진했다(왕하18:8). 이와 같이 제사장 나라의 모습을 바람직하게 다윗 시대 처럼 일신하고 있는데 그만 앗수르와 유다 왕국 사이에 그 동안 완충지대 역할을 해오고 있던 북쪽 이스라엘 왕국이 패망해 버리는 불상사가 발생하고 말았다. 그리고 산헤립이 앗수르의 새 왕이 되자마자 자신도 선왕처럼 정복왕이 되겠다고 대군을 동원하여 남침해 왔다(왕하18:9-13).
(3) 어떻게 왕국의 존망이 위태로운 이 국면을 수습할 수 있을 것인가? 나라를 반석위에 세울 수 있는 준비가 아직 채 끝나지 아니했기에 히스기야는 시간을 벌어야만 했었다. 그래서 별 수 없이 산헤립 왕에게 은 300달란트와 금 30달란트를 전쟁 배상금으로 지급하고 예루살렘 성전과 왕궁을 치장했던 금박을 모두 벗겨서 앗수르 제국에 보내어 줌으로써 왕국의 멸망을 막았다(왕하18:14-16). 그런데 히스기야 왕의 부국강병책을 눈치채기라도 했는지 앗수르 군대가 또 쳐들어 왔다(왕하18:17, 사36:2). 이제는 앗수르 군대를 달래어 철군시킬 수 있는 금과 은도 없는데 어찌할 것인가? 재물이 바닥이 나자 인간적인 방법이 모두 소진된 히스기야 왕은 선지자 이사야를 찾고 드디어 하나님께 매어 달렸다. 한 마디로 예수 그리스도를 찾아 왔던 부자 청년처럼(막10:17-27) 선조로 부터 물려 받은 재물이 많았을 때는 율법 국가의 재건에 박차를 가하면서도 하나님을 직접 찾지 아니하던 히스기야 왕이었다. 그러나 재물을 모두 빼앗기고 예루살렘 성의 최후가 목전에 다다르자 드디어 마지막 순간에 히스기야 왕은 하나님을 진심으로 찾은 것이다. 이와 같은 기도에도 하나님은 응답하셨다(사37:21-35). 하룻 밤에 18만 5천 명의 앗수르 대군이 하나님의 사자들에게 몰살 당하고 산헤립 왕은 니느웨로 도망쳤으나 자식들에게 암살 당하고 말았다(사37:36-38). 하나님께 예루살렘 성의 구원을 호소했던 히스기야 왕도 깜짝 놀랐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는가? 하나님의 주권과 능력은 그의 상상을 초월하고 있었던 것이다.
(4) 그래서 히스기야 왕은 죽을 병에 걸리자 향년을 앞두고서 감히 하나님께 기도로써 요청했다. 다윗 처럼 선정을 베푼 자신을 살려 달라는 내용이었다(왕하20:1-3). 다윗의 하나님이 히스기야의 수명을 15년 연장시켜 주셨고 예루살렘 성도 앗수르의 손에서 확실하게 구원해 주셨다(왕하20:5,6). 그런데 수명 연장도 받고 앗수르의 대군도 물리치게 되자 히스기야 왕은 마치 자신이 다윗 왕 처럼 패업을 달성한 줄 착각했다. 그래서 실수를 했다. 멀리 바벨론에서 온 친선 사절에게 그만 국고와 병기고 등 국가의 기밀 사항을 자랑삼아 공개해 버린 것이다(왕하20:12-18). 이 때문에 110년 후에 유다 왕국이 바벨론 제국에게 망하게 된다. 그렇지만 히스기야 왕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아니하고 단지 그의 사는 날 동안에는 태평성세가 계속 될 것임을 알고서 그만 만족해 버리고 만다(왕하20:19). 두 번째 실수는 자식 교육의 실패였다. 수명 연장 받은지 3년만에(왕하21:1) 왕자를 얻었다. 늙으막에 얻은 독자라고 너무 귀하게 키운 것이 실수였다. 므낫세 왕자는 12살에 즉위하여 히스기야 왕의 모든 정치 개혁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그 악정이 역사상 가장 포학했기에 아모리족속의 행위보다(창15:16) 더 심하다는 하나님의 평가를 받아 그만 그의 손자인 요시아 왕의 선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제사장 왕국이 지도상에서 사라지는 데 일조를 하고 만다(왕하21:11-16). 결론적으로 히스기야 왕은 다윗 왕 처럼 성군이 되고 싶었지만 나라가 망하기 직전 또는 자신의 생명이 경각에 달려 있는 그 순간에만 진심으로 하나님을 찾았던 왕이었다. 그러므로 소원 성취한 후에는 하나님의 은혜는 물론 제사장 나라의 미래까지 등한시 했다. 이 점이 다윗 왕과 구별되는 히스기야 왕의 한계였다. 따라서 시편 제110편에 나타난 다윗 왕의 하나님 나라에 대한 산 소망과 신앙 고백 같은 것이 히스기야 왕에게서는 발견되어지지 아니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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