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만난 신구약의 인물들(손진길 작성)

11. 레위의 하나님 발견(작성자; 손진길 목사)

손진길 2022. 3. 3. 23:14

11. 레위의 하나님 발견

 

(1)   레위에게는 두 사람의 형이 있었다. 큰 형은 르우벤이었으며 작은 형은 시므온이었다. 두 사람 모두 피가 뜨거운 열혈 남아 였지만 기질상 차이가 있었다. 큰 형은 여자 쪽을 향하여 피가 뜨거웠지만 작은 형은 싸우기를 좋아하며 전쟁에 나서고자 피가 용솟음 치고 있었다. 레위는 큰 형 보다는 작은 형을 더 좋아 했다. 더 남자 답고 정정당당해 보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 역시 다혈질이었기 때문이다. 사내다운 작은 형 시므온과 젊은 시절 부터 몰려 다녔다. 그래서 두 사람은 굵직한 사건을 저지르는 주역이 되었다. 세겜 사건 때도 두 사람이 앞장 섰으며(34:25) 아버지 야곱의 뒷배를 믿고 형들을 아예 깡그리 무시하는 버릇 없는 이복 동생인 요셉을 징계하는 데에도 두 사람은 주저함이 없었다(37:17-24). 그 결과 요셉이 들짐승에 찢겨 죽은 줄 알고 지냈던 아비 야곱이(37:33-35) 훗 날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되자 그 사건의 책임을 물어서 열두 아들을 위한 예언의 기도 가운데 그들 두 사람을 저주했던 것이다(49:5-7).

(2)   레위는 작은 형 시므온과 함께 행동했지만 그의 노선을 끝까지 따를 수는 없었다. 그 이유는 바로 밑의 동생인 유다에게서 특이한 설득력과 지도력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유다는 성격상 전투에 앞장 서는 다혈질의 잔혹한 리더가 아니었다. 그는 교묘하게도 사람을 살리는 데 그리고 모두의 입장을 살펴서 가장 나은 타협안을 이끌어 내는 데 능숙했던 것이다. 자신의 희생을 무릅쓰고서라도 상대방의 억울함을 풀어 주고(38:26) 모두가 살 수 있는 길을 모색해 주는(43:8-10) 유다였기에 그의 말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으며 날이 갈수록 형제들의 지지를 얻게 된 것이다. 새로운 지도력, 그 것은 분명 칼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지혜와 말씀에 대한 헌신에서 부터 비롯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점을 발견하게 된 레위는 언제 부터인가 시므온을 떠나서 유다를 지지하는 입장에 서 있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은 변화를 아비 야곱은 눈치 채지 못했지만 하나님과 동생 요셉은 발견할 수 있었다. 그래서 요셉은 인질을 잡을 때 시므온과 레위 두 사람이 아니라 시므온 한 사람만을 꼭 집어서 결박했던 것이다(42:24).

(3)   아비 야곱의 저주의 기도는 언제까지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일까? 야곱 만큼 위대한 하나님의 사람이 나타나서 그들 열두 사람과 그들의 후손인 열두 지파에 대하여 새로운 예언을 해 줄 때까지 일 것이다. 그와 같은 예언이 모세에게서 발견되어 지고 있다(33:6-29). 그런데 인간 세상에 이와 같은 새로운 축복이 예언으로 공포되기 이전에 이미 하나님께서는 예정과 선택을 통하여 그 마음을 돌이키는 자와 그 가문에 대해서는 심판 보다 긍휼을 베풀어 주고 있었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그 좋은 사례가 바로 레위 지파의 경우일 것이다. 끝까지 잔혹함과 보복심리를 버리지 아니하는 시므온과 그 지파에 대해서는 전쟁으로 망해 가도록 하나님이 버려두셨지만(사라지는 시므온 지파, 1:28, 1:23, 26:14, 19:9) 그 열정을 유다 처럼 하나님의 뜻대로 사용하겠다고  마음을 돌이키고 있었던 레위에 대해서는 하나님이 그 장점을 보시고 그 지파와 함께(32:26-29) 모세와 그 형 아론을 이미 들어 사용하셨던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2:1-10, 4:14).

(4)   레위의 일생을 살펴 보면 연합이라는 그의 이름의 뜻이 그의 인생을 좌우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인간의 용맹성과 전투력을 중시하는 형 시므온과 연합할 것인가 아니면 상대방을 이해하고 모두가 살 수 있는 방책이라면 자신의 희생을 감수하는 동생 유다와 연합할 것인가가 관건이 되고 있다. 레위는 다행스럽게도 시므온과의 연합을 끊고 훗 날 유다와 연합하였기에 그 자손인 레위 지파가 하나님의 제사장들이 되어 유다 왕국을 지탱했던 것이다. 아직도 레위의 하나님은 말씀하시고 계신다. 칼과 연합할 것인가? 아니면 말씀과 연합할 것인가?(26:5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