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만난 신구약의 인물들(손진길 작성)

10. 다말의 하나님 발견(작성자; 손진길 목사)

손진길 2022. 3. 3. 03:21

10. 다말의 하나님 발견

 

(1)   다말은 기뻤다. 부잣집에 시집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당시 가나안 땅에는 여러 호족들이 살고 있었는데 히브리 인 으로서는 야곱 집안이 가장 번창했다. 헤브론에 자리 잡은 야곱 본가는 그 목초지가 넓었으며 그 세력이 삼백 리나 떨어진 도단 들판에 까지 미치고 있었다. 열 명의 장성한 아들들이 목초지를 나누어 각각 지역 족장으로 행세하고 있었다. 그 가운데 넷 째 아들인 유다는 헤브론 서북지역(norwest)을 맡고 있었는데 그 곳에는 오래된 가나안 성읍인 아둘람(헤브론에서 13km지점), 유다의 집이 있는 거십(38:1-6, 아둘람에서 십여 리 떨어지 서쪽 거주지), 그리고 다말의 친정이 있는 산골 마을 딤나가(38:11-14) 각각 자리잡고 있었다. 그런데 산골 처녀인 다말이 운좋게도 족장 유다의 장자인 엘에게 시집을 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 아들만 하나 얻으면 산골 출신 다말은 평생 부잣집 안방 마님으로서 편히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2)   그러나 다말은 불행했다. 부잣집 도령인 남편 엘이 악한 사람이었을 뿐아니라 그 때문에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일찍 죽은 것이다. 자신에게 아들 하나 남기지 아니하여 다말은 그만 과부 신세에 빈털털이가 되고만 것이다. 먹고 살 수 있는 방법은 당시 가나안의 풍습을 쫓아 시동생으로 부터 씨를 받는 방법 뿐이었다. 그 마저도 바로 아래 시동생인 오난이 교묘하게 마지막 순간에 임신이 되지 아니하도록 만들자 하나님이 과부를 불쌍하게 생각하지 아니하고 재산에만 눈이 멀어 있는 오난을 죽여 버렸다(38:10). 덜컥 겁이난 시부 유다는 자신을 친정으로 돌려 보내고 막내 시동생 셀라가 장성할 때까지 기다리라고만 약속했을 뿐이다. 다말은 그 약속만을 믿고서 철석같이 수절을 했다. 친정 집의 따가운 눈총을 참고 견디며 셀라가 장성하기만을 학수고대했다. 그로 부터 아들 하나를 얻기 위한 소원 밖에는 없었다. 너무나 불쌍한 처지의 여자가 되고 만 것이다.

(3)   믿었던 시아버지 유다가 자신을 배신했다. 친정 딤나에 살고 있었지만 다말의 눈과 귀는 항상 시댁 거십을 향해서 열려 있었다. 이미 셀라가 장성한지 오래인데도(38:14) 유다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아니한 채 자신을 친정 집의 천덕꾸러기로 버려 두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다말은 결심했다. 셀라를 주지 아니하면 그 아버지인 유다의 씨라도 받을 것이다. 잘 못 되면 행음한 여자로 맞아 죽겠지만 그래도 유다 집안의 자식만은 낳고 싶었다. 자신의 팔자를 고치는 댓가 치고는 목숨을 걸어야만 하는 너무 위험한 방법이겠지만 그래도 웬지 히브리인 야곱 족속 유다 집안의 씨앗을 잉태하고 싶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자신의 마음은 그렇게 정해지고 있었다.

(4)   다말의 선택은 옳았으며 그 모험의 상급은 엄청난 것이었다(15:1). 시부 유다는 창녀인 줄 알고 딤나 길가에서 자신을 취하여 하룻 밤 객고를 푼 것을 인정했다(38:25,26). 셀라를 주지 아니한 자신의 잘못도 인정했다.  뿐만 아니라 며느리 다말이 과부가 되었어도 그 때까지 일편단심 시집만을 바라보고서 수절한 그 깨끗함과 가련한 소망을 오로지 이스라엘의 하나님께 두고서 유다의 공정한 판단과 구원을 기대하고 있었다는 점까지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었다. 그래서 다말은 시집에서 그리고 마을에서 떳떳하고 의로운 여인이 될 수 있었다. 야곱 집안의 하나님께 소망을 둔 여인 다말, 이 세상에서 과부가 되고 창녀처럼 꾸며서 시부의 씨앗을 받는 가련한 인생이 되었지만 그래도 그 집안의 하나님이라면 자신의 처지를 헤아려서 구원해 줄 것이라고 믿고서 자신의 목숨을 맡기는 일생 일대의 모험을 감행한 여인 다말, 그 녀의 선택은 옳았으며 역사적으로 의인의 가계를 탄생시켰다. 그 녀가 낳은 쌍둥이 아들 가운데 둘째 베레스는 다윗의 조상 나아 가서 예수 그리스도의 조상이 되었으며(38:29, 1:3-16) 첫째인 세라는(38:30) 솔로몬 왕 만큼이나 뛰어 난 지혜자 삼 형제의 아비가 된 것이다(왕상4:31, 대상2:4-6, 헤만,갈골,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