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만난 신구약의 인물들(손진길 작성)

7. 라헬의 하나님 발견(작성자; 손진길 목사)

손진길 2022. 3. 1. 23:58

7. 라헬의 하나님 발견

 

(1)   라헬은 사랑스러운 여인이었다. 그 녀의 곱고 아리따운 용모에 반한 노총각 야곱은(29:17-20) 7년 동안이나 외삼촌 라반을 위하여 무료로 머슴 노릇을 하면서 7년후 있을 그 녀와의 결혼을 기다려 왔다. 그러나 장인 라반이 신부를 바꿔치기해 버림으로써 야곱은 라헬을 아내로 얻는 대신에 또 다시 7년을 머슴살이 해야만 했다. 야곱이 얼마나 라헬을 사랑했으면 무려 14년 동안이나 처갓집에 종살이를 했을까? 라헬이 얼마나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여인이었으면 야곱이 2 2첩 가운데 유독 그 녀만을 일편단심으로 연애하고 사랑했을까? 하나님은 이와 같은 인간의 사랑과 편애에 대하여 인생 가운데 무엇을 가르쳐 주고 계시는 것일까?

(2)   야곱이 라헬만을 끔찍할 정도로 사랑한 것은 아마도 어머니 리브가의 용모와 잔상을 그 녀에게서 느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77년 동안이나 오로지 영적인 장자의 신분만을 얻고자 한가지 집념으로 살아 왔던 야곱의 성격과 그를 이해해준 유일한 여인 어머니 리브가 그리고 어머니의 모습을 그대로 닮아 있는 그 녀의 친정 조카 라헬. 그러므로 라헬을 향한 야곱의 마음은 또 하나의 집념과 집착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평생동안 야곱이 이 집착에서 벗어 나지 못한 사실은 라헬 사후에 그 녀의 분신인 요셉을 야곱이 또 얼마나 편애했는가에서(37:3-5) 그대로 엿 볼 수 있다. 라헬과 요셉을 편애했기에 야곱은 요단 강가에서 20년만에(31:38) 숙적 에서와 마주칠 때에도 그들을 가장 안전해 보이는 후미로 빼돌렸던 것이다(33:1-3). 라헬은 고모이자 시어머니인 리브가를 닮아 있는 미인이었기에 이와 같이 엄청난 사랑을 남편으로 부터 받고 있었지만 그 녀는 이에 만족하지 아니하고 이 사랑을 죽을 때까지 독점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언니 레아는 쉽게 아들을 낳는데 자신은 불임인 사실을 견디지 못하여(29:31) 라헬은 그 녀의 시할머니 사라 처럼 몸종 빌하를 첩으로 남편에게 주어 아들 둘을 생산하게 했던 것이다(30:1-8). 몸종이 생산한 자식이라도 자기 슬하에 두고서 야곱의 마음을 계속 붙잡아 두고 싶어한 여인이 라헬이었던 것이다. 그래도 자신이 낳은 자식만은 못하였다. 그래서 자식을 얻고자 포기하지 아니하고 노력했다. 남편에게 자식을 낳게 해달라고 떼를 써오던 그 녀는(30:1) 결혼한지 7년만에 드디어 태를 여실 수 있는 분은 오로지 하나님뿐이심을 깨닫고서 하나님께 매어 달렸다고 볼 수 있다(30:2,25-28, 29:18-20,30, 31:38). 임신 능력을 높여 준다는 합환채를 얻고자 언니에게 남편을 하룻밤 빌려주기도 한 라헬과(30:15-17) 그 녀의 지시대로 움직이는 야곱의 라헬 사랑을 바라보시면서 하나님이 내리신 처방은 무엇이었을까? 그 것은 언니 레아에게 아들 여섯과 딸 하나로 충분히 보상해준 다음에 라헬의 태를 열어준 것과(30:22) 라헬의 단명과 레아의 장수함 그리고 라헬의 길거리 죽음과 레아의 막벨라 굴 안장 등으로 나타났다. 한 마디로 충분한 보상으로 양 쪽의 균형을 맞추고 계시는 하나님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이 세상에서 이와 같은 균형과 보상이 모두 성취되지 아니하면 천국에서 정산된다고 하는 사실을 예수 그리스도가 또한 복음 가운데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19:25-29, 23:3-7, 33:4,26-33, 16:19-25, 18:22,30, 19:24-27, 25:44-46).

(3)   라헬은 권력이 무엇인가를 아는 여인이었다. 친정에서 야반도주를 하는 숨가쁜 순간에도 그 녀가 생각한 것은 친정 아버지의 권력의 상징인 드라빔을 훔쳐 내오는 것이었다(31:19). 드라빔에 깃들고 있는 권력의 힘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거짓말과 거짓 연기도 서슴없이 잘 해내는 라헬이었다(31:33-35). 그리고 언니 레아와 끊임없이 경쟁하면서 남편을 독점하고자 한 자가 바로 라헬이었다. 권력과 사랑의 독점 그 것은 함께 살고 함께 번영하라는 하나님의 축복의 원리를(1:26-31, 3:4) 정면으로 거슬리는 행위일 것이다. 그래서 라헬은 믿음의 어미가 묻히는 막벨라 굴에 장사되지도 못했다. 그 녀의 소생인 요셉 역시 하나님의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13년간 노예 생활과 감옥 생활을 감당해야만 했다. 라헬이 그 토록 갖고자 했던 대권도 레아의 소생인 유다의 자손이 훗 날 장악하게 된다.

(4)   라헬의 인생 가운데 역사하시는 하나님은 공의의 하나님이시다. 사랑과 권력을 독점하지 아니하고 골고루 나누어 가지며 함께 살고 함께 번영하는 데 기여할 수 있어야만 한다는 것이 공의의 정신이다. 사랑을 독점하고자 할 때 편애의 어리석음이 뒤따르고 인간관계에 미움이 자라게 된다. 권력을 독점하게 되면 거짓말과 불신이 뒤따르게 되고 마침내 불공정한 경쟁시대를 끝내시는 하나님의 역사 섭리에 말려 들어 허무한 인생의 종말을 라헬처럼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스라엘을 끝까지 사랑한 라헬의 사랑만은 훗 날 아들 요셉과 그 후손 여호수아에 의하여 만민 구원의 하나님 발견과(50:20) 하나님 백성에 대한 헌신의 모습으로 계승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