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만난 신구약의 인물들(손진길 작성)

4. 리브가의 하나님 발견(작성자; 손진길 목사)

손진길 2022. 2. 27. 05:12

4. 리브가의 하나님 발견

 

(1)   리브가는 목마른 자에게 물을 줄 줄 아는 여인이었다. 멀리 가나안 땅에서 친척 아브라함의 청지기인 노인 다메섹 엘리에셀이 찾아 왔을 때(15:2, 24:2) 처녀 리브가는 우물가에서 물을 길어 와서 나그네 뿐아니라 목마른 생물 약대에게도 물을 마시게 해준 여인이었다(24:18-20). 조그마한 친절 같아 보이지만 하나님이 보시기에는 이웃을 사랑하고 하나님이 창조한 살아 있는 생명을 자기 몸같이 돌보는 행위로서 하나님의 축복을 받을 수 있는 요건에 해당하는 것이었다(1:26-28, 3:4, 9:41, 12:31). 그래서 하나님의 눈에 들었으며 약속의 아들인 이삭의 아내가 될 수 있는 첫 번째 관문을 자신도 모르게 통과한 것이었다.

(2)   리브가는 하나님이 계시는 제단과 장막을 동경하였다. 청지기 노인이 나홀의 성을 방문한 목적을 말하면서 아울러 아브라함이 가나안 땅에서 어떠한 모험적인 삶을 살았으며 하나님의 방백으로서 어떻게 이방 땅에 우뚝 섰는가를 설명했을 때 이를 듣는 리브가의 가슴은 감동으로 벅차 올랐다. 이방 땅에 겁도 없이 제단을 쌓고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 아브라함 가족들(12:7-9), 그들의 모험적인 인생에 함께 동행하시는 하나님의(12:1-5) 크고도 놀라우신 역사는 자신도 그와 같은 인생을 살고 싶도록 만들었다. 그래서 신랑의 얼굴도 보지 않은 채 이삭의 아내가 되고자 청지기와 함께 먼 길을 떠난 것이다.

(3)   그 녀의 선택은 옳았다. 시집에는 하나님의 말씀이 풍성했으며 꺼지지 아니하는 기도의 제단이 있었다. 남편 이삭은 평생동안 묵상과(24:63) 기도의(25:21) 사람이었으며 좌절하지 아니하고 끝까지 우물을 파면서 하나님께 제단을 쌓아가는(26:25) 하나님의 방백이었던 것이다. 세월이 흘러 리브가 역시 신앙이 깊어지자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귀가 열리게 되었다. 쌍둥이를 임신했을 때 약속의 아들이 첫 째가 아니고 둘 째 아들이라는 하나님의 예언의 말씀까지 들을 수 있었다(25:22-27). 예언 그대로 에서는 들사람이 되고 야곱은 하나님의 장막을 떠나지 아니하는 사람이 되었다. 하나님의 제단과 장막을 사랑하여 출가한 바 있는 리브가는 당연히 에서 보다는 야곱을 사랑하였다(25:28).

(4)   가부장 사회에서 차기 족장인 에서 대신에 지차인 야곱을 지지한 결과는 리브가 본인에게 엄청난 손실로 다가왔다. 나이 많고 눈마저 어두워진 남편 대신에(27:1) 힘이 센 들사람 에서가 집안 일을 좌지우지 하게 되자 리브가는 뒷 방 늙은이가 되고 말았다. 더구나 에서는 부모가 싫어하는 이방 족속의 딸들을 제 멋대로 아내로 삼고서 부모의 속을 무던히도 썩히기 시작했다. 이를 그대로 두고 보지 못한 리브가는 장자의 축복권만은 남편이 죽기 전에 야곱에게 넘겨 주고 싶었다. 재산은 상속하지 못하더라도 영적인 장자권 곧 약속의 아들이 되는 권리만은 포기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인간적인 약은 꾀로 야곱을 에서 처럼 꾸며서 이 일을 성사시켰다. 아무리 목적이 선하더라도 방법이 나빴기에 하나님의 징벌을 피할 수가 없었다. 사랑하는 아들을 생이별하고 살아 생전에 다시는 상면하지 못한 것이다(35:8, 27-29). 그렇지만 리브가의 일생을 귀히 보시는 하나님께서는 그 녀를 믿음의 조상들이 묻힌 막벨라 굴에 장사지내 주었다(4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