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이민자(손진길 소설)

행성이민자22(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2. 2. 14. 07:57

행성이민자22(손진길 소설)

 

서기 20442월초에 고다왕국의 국왕 아베 다카모리가 왕궁에서 수상 고노와 중요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아베 국왕이 먼저 다음과 같이 말문을 열고 있다; “고노 수상, 강철공화국에서 재작년부터 국책사업으로 시그마 행성개발에 나섰는데 벌써 인류가 살 만한 환경을 인공적으로 조성했다고 하는 군요. 그에 대비한 우리 정부의 대책은 마련하셨나요?... “;

 

그 말을 듣자 고노 수상이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국왕 전하, 시그마 행성은 우리 은하계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는 태양계에 속하고 있습니다. 그보다는 아직 미개척 행성인 오미크론이 더 우리 람다 행성에서 가깝지요. 따라서 우리 정부는 오미크론 행성을 개발하려고 내부적으로 준비중에 있습니다… “.

갑자기 아베 국왕의 얼굴에 환해지고 있다. 따라서 고노 수상을 보면서 미소를 머금고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렇지요. 멀리 떨어져 있는 시그마 태양계보다는 가까이 있는 오미크론 태양계의 행성이 더 낫지요. 거리가 가까우면 우리 람다 섬의 고다왕국을 방어하는데 더 도움이 되지 않겠어요. 잘 생각하신 겁니다. 아무렴, 그렇지요. 하하하… “.

아베 국왕이 기분이 좋아서 연신 고개를 끄떡이는 것을 보고서 노회한 고노 수상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전하, 우리 고다왕국이 오미크론 행성을 개발하자면 천문학적인 개발자금이 필요합니다. 물론 우리 왕국이 금과 다이아몬드를 채굴하여 지구행성에 팔아서 마련한 자본을 투자하면 충분할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

고노 수상이 잠시 말을 끊고서 아베 국왕의 얼굴을 본다. 궁금한 표정이 역력함을 보고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오미크론 행성개발을 독려하기 위해서는 국왕 전하께서 먼저 투자를 하시고 개발에 앞장서신다는 모범을 보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게 하시면 재벌들이 너나없이 투자자로 나설 것이며 저희 정부로서는 빠르게 일을 추진할 수가 있게 됩니다. 한번 고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전하… “;

 

아베 국왕이 고노 수상의 말의 뜻을 얼른 알아듣고 있다. 시그마 행성을 개발하고 있는 강철공화국보다 늦게 오미크론 행성의 개발에 나서고 있는 고노 수상의 정부이므로 개발의 속도를 가속화하고 싶은 것이다. 그 일에 아베 국왕의 조력이 필요하여 지금 투자의 모범을 보여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고노 수상의 말의 뜻을 십분 이해하고서 아베 국왕이 기분 좋게 웃으면서 말한다; “그 일이라면 걱정하지 마세요, 짐이 먼저 투자를 할 테니까. 나중에 투자규모를 알려주시고 그곳에 2의 고다왕국이나 멋있게 건설해주세요. 하하하… “.

그 말을 듣자 고노 수상 역시 웃으면서 말한다; “국왕 전하, 감사합니다. 오미크론 행성을 시그마 행성보다 빠르게 개발하고 그곳에 또 하나의 고다왕국을 형성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하하하… “.

그런데 고노 수상이 아베 국왕에게 말하지 아니하고 있는 대목이 두개나 있다; 하나는, 은하계 안에서의 우주여행이라고 하는 것이 거리에 상관없이 한시간 정도의 시간밖에 걸리지 아니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가까운 오미크론 행성이라고 하여 안보상 시그마 행성보다 더 유리한 것이 아니다.

또 하나는, 그 지하자원의 규모에 있어서 오미크론 행성보다는 시그마 행성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코코의 허정만 사장이 사전에 두 행성의 지하자원을 상세하게 탐사한 결과 시그마 행성을 개발하기로 결정한 바가 있다;

 

 그 점을 노회한 고노 수상이 아베 국왕에게 의도적으로 언급하지 아니하고 있는 것이다.

고다왕국에서 뒤늦게 오미크론 행성을 개발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결과 서기 2045년초에 지하수를 지표면으로 끌어올려 인공적으로 대기권을 형성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하지만 그 즈음에 시그마 행성을 개발하고 있는 강철공화국의 깜짝 놀랄 소식을 듣게 된다.

강철공화국에서는 그들이 개발한 시그마 행성의 절반을 지구행성의 국가들에게 판매할 것인데 인구가 많은 국가들에게 우선권을 주겠다고 과감하게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그에 따라 인구가 많은 국가인 중국과 인도 그리고 인도네시아의 정부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베 국왕과 고노 수상은 자신들이 역시 강철공화국보다 한발 늦었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다. 그런데 3월이 되자 더 구체적인 정보가 지구에서 들려오고 있다. 그것은 중국과 인도 그리고 인도네시아 정부가 각각 시그마 행성의 대륙과 반도 그리고 큰 섬을 나누어서 사기로 강철공화국과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인구를 많이 가진 나라에 자신들이 개발한 행성의 땅을 팔아야 좋은 값을 받을 수가 있다. 그 점을 알고 있는 고다왕국에서는 입맛이 쓰다. 강철공화국보다 자신들이 한발 늦은 것이 사실이며 개발자금의 회수에 있어서도 뒷북을 치고 있는 셈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강철공화국의 대통령 원시환과 수상 한상일은 서기 2045228일 화요일에 뜻깊은 행사를 가지고 있다. 그날 대통령궁에서는 지구에서 람다 반도의 강철공화국을 공식방문한 3개국 정상들과 회담을 가진 후에 중요한 협약을 체결하고 있는 것이다.

강철공화국이 개발한 시그마행성의 땅 가운데 서쪽 대륙을 중국정부가, 서쪽 반도를 인도 정부가, 그리고 서쪽 큰 섬을 인도네시아 정부가 각각 구매하기로 결정하였기에 그날 3국의 정상들이 그 계약서에 정식으로 사인을 한 것이다. 서명날인이 완벽하게 이루어지자 계약서를 판매국과 구입국 쌍방의 국가원수가 서로 교환하고 있다;

그날 행사로 인하여 강철공화국과 허정만의 카코 회사는 이미 투자한 개발자금을 전부 회수하고 게다가 막대한 이익까지 남기게 된다. 그리고 그때부터 중국과 인도 그리고 인도네시아에서는 많은 국민들을 시그마 행성으로 보내기 시작한다.

물론 그들 국가의 정부도 자신들이 산 시그마 행성의 땅을 그냥 이민자들에게 준 것이 아니다. 구입자금을 회수하기 위하여 투자이민자를 먼저 모집하고 있는데 많은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그들이 먼저 시그마 행성에 이주하여 필요한 땅과 자원을 선점하고 있다.

그리고 도시를 개발하고 산업을 일으키면서 기술이민자와 일반이민자를 데려 오기 위하여 자국의 정부와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 그 일을 지켜보면서 지구행성의 여러 국가들이 중국과 인도 그리고 인도네시아 정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들이 얼마나 많은 국민들을 시그마 행성으로 이주하게 하여 제2의 중국과 인도 그리고 인도네시아를 그곳에 형성하고 있는지에 자꾸만 신경이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보기에 그것은 명백하게 영토의 확장이다. 만약 지구 행성에 있는 조국이 위기에 처하게 되면 시그마 행성에서 원군을 보낼 것이기 때문이다;

 

그와 같은 관점에서 말하자면, 강철공화국의 외연확장은 실로 대단한 것이다. 람다 행성의 반도에 자리를 잡고 있는 강철공화국이 람다 반도와 비교할 때 그보다 10배나 큰 영토를 시그마 행성에서 이미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이제는 고다왕국이 무력으로 강철공화국을 정복하고자 하는 야심을 포기해야 할 지경이다.

사실 람다 행성에 지구인이 가장 먼저 이주하여 살게 되자 유엔에서는 그들에게 하나의 특권을 부여하고 있다. 그것이 오미크론 행성과 시그마 행성을 독자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권리를 람다 행성에 준 것이다. 그에 따라 강철공화국이 시그마 행성을 먼저 개발하고 그 다음에 고다왕국이 오미크론 행성의 개발에 나서고 있다.

노아연맹의 경우에는 워낙 자신들의 영토가 넓어서 구태여 시그마 행성이나 오미크론 행성의 개발 필요성을 느끼지 아니하고 있다. 그것이 강철공화국이나 고다왕국의 입장에서는 큰 행운이다. 그 때문에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에 적합한 두개의 행성을 각각 선점하였기 때문이다.

그와 같은 변화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강철공화국의 국가안보연구센터의 제1국장인 박인성 박사와 제3과장인 김요한 박사는 시그마 행성에 군사기관을 배치하는 안을 검토하느라고 바쁘다. 그 일을 구체화하기 위하여 수차례 우주개발청의 실무자를 비롯하여 국방부의 실무자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마침내 최종안이 마련된다. 그것을 서기 2045315일 수요일 오후 2시 안보센터의 소장실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 박인성 국장이 다음과 같이 보고한다; “우선 시그마 행성과 람다 행성 강철공화국 사이에 안보동맹을 확실하게 챙기기 위하여 두가지 조치를 선행하고자 합니다. 하나는, 루프 터미널에 관한 사항입니다… “;

 

초미수 소장과 데이비드 김 부소장이 고개를 가볍게 끄떡이고 있다. 그 내용이 무엇인지 짐작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들의 귀에 박인성 국장의 설명이 들려온다; “우리 강철공화국에는 동주에 터미널이 하나 있지만 시그마 행성에서는 3개를 설치하고자 합니다. 대륙과 반도 그리고 큰 섬에 하나씩 배치할 것입니다. 그 이유는 장차 그곳에 각각 하나씩 자치정부가 성립될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

실로 중요한 언급이다. 따라서 소장과 부소장 그리고 각 국장의 얼굴에 감개무량한 감회가 떠오르고 있다. 잠시 후 초미수 소장이 크게 웃으면서 말한다; “하하하, 좋습니다. 참으로 좋아요. 국가안보에 있어서 그것은 강력한 카드이지요… “.

모두가 미소를 띄면서 초미수 소장의 말을 경청한다; “지구 극동의 통일한국, 람다 반도의 강철공화국에 이어 시그마 행성에서 또 3개의 한민족 공동체가 형성된다고 하면 그것은 실로 은하계에 가장 강력한 안보공동체가 생기는 것입니다. 이제는 한민족의 나라를 함부로 넘볼 수 있는 국가가 은하계에서는 없을 것입니다. 하하하… “;

 부소장 데이비드 김 박사도 크게 웃으며 한마디 한다; “그렇지요. 이제는 일본이나 고다왕국이 우리 강철공화국을 함부로 넘보지 못할 것입니다. 정한론은 완전히 역사적인 유물이 되고 말았어요. 우리가 시그마 행성을 개발한 것이 신의 한수가 된 셈이군요. 하하하… “.

잠시 웃음이 그치기를 기다린 다음에 박인성 국장이 설명을 계속한다; “또 하나는, 시그마 행성의 자원과 안보에 관한 사항입니다. 이미 아시는 바와 같이 시그마 행성에는 2개의 대륙과 2개의 반도 그리고 2개의 큰 섬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우리 강철공화국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 동쪽에 있는 대륙과 반도 그리고 큰 섬입니다. 그런데… “;

 

잠시 숨을 쉬고서 박인성 국장이 천천히 설명한다; “그 크기는 대륙, , 반도의 순서인데 전체적으로 보아 이곳 람다 행성의 2배 규모입니다. 그리고 자원의 분포가 이곳 람다 행성과 유사합니다. 따라서… “.

좌중을 둘러보고서 박국장이 자신의 의견을 보태어 발표한다; “그것으로 미루어 대륙에는 식량생산을 주로하고, 에서는 자원개발을 주로하고, 반도에는 산업공단을 배치하면서 과학기술의 진흥을 위한 여러 연구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그러므로… “;

 

박인성 국장이 다음과 같이 결론을 맺고 있다; “그러한 특징을 가지는 3개의 자치정부를 구성하도록 하고 시그마 행성의 안전보장을 확보하기 위하여 3개의 자치정부는 상호방위조약을 맺도록 합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서쪽 땅에서 뿌리를 내리는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의 자치정부와 함께 안보공동체를 형성하도록 유도할 생각입니다. 이상입니다”.

모두들 고개를 끄떡이고 있다. 그 일을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어느 사이에 서기 2045년이 숨가쁘게 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