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이민자(손진길 소설)

행성이민자19(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2. 2. 11. 13:12

행성이민자19(손진길 소설)

 

강철공화국의 제1야당인 반도제일당에서는 서기 2042년 총선에서 대권후보를 꿈꾸고 있는 인물이 3명이나 있다. 첫째가, 당수인 안흥국이다. 둘째가, 원내총무인 강영찬이다. 셋째가, 원내부총무인 한세권이다. 그해 2월 당 중진회의에서 그들이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고 있는 이유는 현직 대통령인 장원준이 연임을 위한 출마를 포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민들에게 인기가 있는 수상 초한수마저 한국나이로 고희가 되었다고 말하면서 정계은퇴의 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거대여당인 신세계당에서는 대통령 후보와 수상 후보로 대신 내세울 인물이 마땅하지가 아니하다. 따라서 제1야당의 지도자들인 자신들이 금년은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

그런데 3월초가 되자 지난 2월말 신세계당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논의된 내용이라고 말하면서 기자들이 원시환 대통령, 한상일 수상이라는 러닝메이트의 이름을 조심스럽게 언론에 밝히고 있다;

 

 그런데 그것이 이상하게도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현직 안보센터의 소장 원시환을 대통령으로 선출하면 다음 4년 동안 강철공화국의 안보는 확실할 것이라는 말들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지금의 이민성 장관인 한상일 박사에 대한 국민들의 선호도가 높다. 지난 4년간 이민성의 정책이 강철공화국의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고 국민들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면적의 10배나 되는 람다 반도의 크기를 생각할 때에 경제와 과학의 발전을 지속하기 위하여 점수제 이민자를 대대적으로 계속 받아들여야 한다고 국민들이 보고 있는 것이다.

연령으로 보면, 원시환 소장이 60대 초반이고 한상일 박사가 50대 중반이다. 그것을 보고서 제1야당인 반도제일당에서는 3월 초순에 열린 당 중진회의에서 빨리 대통령 후보와 수상 후보를 내정하여 언론플레이를 해야 한다고들 주장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여당인 신세계당에게 선수를 빼앗겼다고 억울해하고 있다.

중진회의의 중론이 그렇게 흘러가자 드디어 당수인 안흥국이 다음과 같이 발언한다; “여당이 원시환 소장을 대통령 후보로 내정하고자 한다면 그를 잡기 위해서는 같은 연령대인 내가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는 것이 유리합니다. 그 이유가 두가지입니다… “;

당수인 안흥국이 참석자들의 얼굴을 한번 살펴보니 다들 관심들이 있어 한다. 따라서 힘을 얻어 설명을 계속한다; “첫째,  본인도 한국의 장성 출신입니다. 둘째, 안보센터의 소장 정도가 아니라 나는 제1야당의 당수입니다. 그러니 원시환과 상대하여 내가 더 국민표를 얻을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

 

당수 안흥국이 좌중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힘주어 말한다; “대통령 후보를 보고서 국민들이 정당에 투표할 것이니 본인이 대권후보가 되어야 우리 당이 정권교체를 실현할 수가 있습니다. 그 점을 아시고 이 자리에서 그렇게 결정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 말을 듣자 잠시 좌중이 조용하다. 당수가 스스로 대통령 후보로 나서겠다고 강력하게 의사표시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때 원내총무인 강영찬이 입술에 한번 힘을 주고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발언을 시작한다; “저는 지난번 중진회의에서 저의 뜻을 이미 밝힌 바가 있습니다. 그것은… “;

 

좌중을 둘러본 다음에 강영찬이 발언을 계속한다; “정부를 수립한지 4년이 된 지금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말이 있듯이 새로운 젊은 지도자가 나서서 다음 시대를 이끌어가도록 하겠다고 우리 당이 주장해야 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얻을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여당의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원시환 소장이 60대 초반이고 우리 당의 안흥국 당수가 벌써 60대 중반의 많은 나이입니다. 그것은 세대교체의 의미가 전혀 없습니다. 그러므로… ”.

강영찬이 잠시 말을 끊은 다음 주위를 한번 살핀 다음에 분명하게 말한다; “저는 50대 중반의 한창 나이인 제가 대통령 후보로 나서야 우리 반도제일당이 국민의 호응을 얻어 득표를 많이 할 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개를 끄떡이고 있는 중진들이 상당수이다. 하지만 다음 순간….

원내부총무인 한세권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다. 그리고 힘주어 말한다; “저는 애초에 40대 기수론을 주장했습니다. 그것은 좀더 참신한 인물을 대통령 후보로 국민 앞에 내세워 이번 기회에 정권교체를 이루어 보고자 한 충심이었습니다. 그런데 60대인 안흥국 당수와 50대인 강영찬 원내총무께서 서로 대통령 후보가 되겠다고 자천하고 있으니 달리 방도가 없습니다. 따라서 저는… “;

 

갑자기 한세권이 자신의 말을 끊고서 주위를 한번 둘러본다. 그 다음에 큰 결심을 한 듯이 다음과 같이 발언한다; “당내의 화합을 위하여 이번에는 두 분 가운데 한 분을 대통령 후보로 내정하고 수상 후보만은 40대 기수론을 부르짖은 제가 내정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래야 여당인 신세계당보다 우리 반도제일당이 더 신선하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요컨대, 한세권의 주장은 원내부총무인 자신이 이번 기회에 반도제일당의 당권을 잡고 가능하다면 총선에서 이겨 수상까지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비록 수상이 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제1야당의 당수 자리를 얻을 수가 있으니 그것은 절대로 밑지는 장사가 아니다. 참으로 실리와 명분 모두를 챙기고자 하는 책략이다.

그 점을 생각하면서 당의 중진들은 한세권이 먼저 당을 장악하고 4년 후에는 대권에 도전할 것이 틀림없다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당수 안흥국이나 원내총무 강영찬 가운데 먼저 한세권을 러닝메이트로 삼는 자가 대통령 후보가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왜냐하면, 젊고 야망이 있는 40대를 러닝메이트로 두게 되면 젊은 표심을 끌어 모으는데 있어서 역시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판단하고 있는데 역시 당수인 안흥국이 먼저 움직이고 있다. 어느 틈에 한세권을 포섭하여 대권후보의 자리를 다지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보고서 강영찬은 당의 정책위의장인 정순재를 러닝메이트로 삼고서 다음과 같이 홍보전에 나서고 있다; “건국한지 4년이 지나 제2대 정부를 구성하게 되는 우리 강철공화국은 원숙하면서도 패기가 있는 새로운 지도자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50대의 정치인인 저 강영찬은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로 나서고자 합니다. 그리고 수상 후보로는 정책을 보는 눈이 탁월한 정책위의장 정순재를 정치적인 파트너로 삼고자 합니다”.

서기 20423월 중순에 제1야당 반도제일당에서는 두 팀의 러닝메이트가 나타나 당의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서로 경쟁하는 것은 좋지만 오래 두면 내분과 갈등이 증폭될 수가 있다. 따라서 3월말에 반도제일당에서는 의원총회를 개최하여 대통령 후보와 수상 후보를 내정하고자 한다.

그 자리에서 격론을 벌인 끝에 마침내 당수인 안흥국과 원내부총무인 한세권이 러닝메이트로 금년 8월 총선에서 여론몰이를 하도록 결정이 되고 있다;

 그것을 보고서 안보센터에서 초미수 부소장이 제3국장인 후배 박인성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원시환 대통령, 한상일 수상이라는 애드벌룬은 여당인 신세계당에서 먼저 띄웠는데 막상 당론으로 후보를 내정한 것은 야당인 반도제일당이 먼저이군요. 박 박사는 어떻게 정국을 보고 있나요?... “.

그 말을 듣자 박인성이 빙그레 웃으면서 대답한다; “선배님,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후배의 개인적인 의견을 묻고 계시는 것입니까? 아니면 안보센터 제3국을 담당하고 있는 국장의 견해를 묻고 계십니까? 어느 쪽인가에 따라서 제 대답이 둘로 갈라지겠는데요. 하하하… “.

초미수 박사도 웃으면서 말한다; “둘 다 좋아요. 먼저 개인적인 견해부터 들어볼까요?”. 박인성 박사가 대답한다; “간단하지요.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정치적인 셈법이 아니라 국가의 발전과 안정이지요. 대통령이 안보를 책임지고 수상이 경제발전을 지속해주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그러니 여당의 패가 우세합니다”.

초미수 박사가 관심을 크게 보이면서 그 다음 대답을 재촉한다; “그렇다면 안보국장의 입장은 무엇인데요, 박 박사?... “. 박인성이 웃음기를 거두고 정색을 하면서 말한다; “여당이나 야당이나 대통령 후보는 비슷하지요. 둘 다 안보전문가로 보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수상 후보이지요… “;

 

초미수 박사가 긴장을 하면서 듣고 있다. 그것을 모르고 박인성 박사가 담담하게 말한다; “여당은 경제발전에 비중을 두고 있고 제1야당은 세대교체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어느 것이 여론몰이를 더 크게 할까요? 지금 국민 가운데 30대와 40대 인구가 많아요. 그러니 여당이 좀 불리해요. 결과는 두고 보아야 알겠지만요… “.

그 말을 듣자 초미수 박사가 속으로 생각한다; “이거, 후배 박인성이 정치판과 여론을 읽는 눈이 대단하구나. 나보다 더 치밀한 구석이 있어. 내가 박 박사 의견을 한번 들어본 다음에 킹메이커로 나섰으면 더 좋았겠는데이거 어떻게 보완을 해야 하나?... “.

생각은 길었지만 초미수 박사가 얼른 웃으면서 질문한다; “그래, 그럴 수도 있겠구만. 이거 이번 선거가 재미가 있겠는데 그래, 하하하그렇다면 인성이 후배, 여당입장에서는 어떻게 하면 젊은 표를 끌어 모을 수가 있을까? 과연 여당인 신세계당의 선택은 장차 무엇일까?... “.

박인성은 초미수 선배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고서 그냥 정직하게 대답하고 있다; “그거야 짐작하기가 어렵지 않지요. 대도시에 되도록 젊은 후보를 공천하여 세대교체의 의미를 부여하는 한편 젊은 세대에 대한 지원정책을 많이 개발하여 공약하면 되지요. 그렇게 실제적인 정책개발과 대국민 설득이 막연한 40대 기수론보다는 더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

그 말을 듣자 하하라고 웃으면서 초미수 부원장이 말한다; “이거, 후배가 선배보다 더 낫구만. 박 후배는 안보전문가이기 이전에 정치전문가로 보여. 하기야 그 두가지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지. 앞으로 내가 궁금한 것이 있으면 자주 물어볼 테니까 좋은 대답을 계속 기대하겠네. 하하하… “.

그때만 해도 박인성 박사는 선배 초미수 박사가 내부적으로 강철공화국의 정치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인물인 줄을 전혀 몰랐다. 그 점을 알게 된 것은 그해 5월에 안보센터의 원시환 소장이 대통령 후보로 총선에 뛰어들기 위하여 사표를 내게 되었을 때이다.

그 후임에 초미수 박사가 임명이 되고 데이비드 김 국장이 부소장이 되면서 박인성 박사 자신이 갑자기 제3국장에서 선임국장인 제1국장이 된 것이다. 그리고 박인성 박사가 평소 총애하고 있던 젊고 재기가 넘치는 이찬휘 과장이 30대의 나이에 제3국장으로 승진한 것이다.

그렇게 인사를 단행한 것은 아무래도 초미수 선배의 작품으로 보인다;

 

 그 점을 생각하면서 그해 5월말부터 박인성 박사가 초미수 선배의 정치적인 영향력을 나름대로 짐작하기에 이르고  있다.

그렇다면, 그해 61일에 시작되는 국회의원 후보들의 선거전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한국의 경우와 강철공화국의 경우가 어떻게 다른 지를 자기도 모르게 박인성 박사가 유심히 살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