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이민자(손진길 소설)

행성이민자12(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2. 2. 3. 13:16

행성이민자12(손진길 소설)

 

서기 20411015일 화요일 오전 1120분에 박인성 박사가 안보센터의 원시환 소장실에서 열린 간부회의에 참석하고 복도로 나오고 있는 그 시간에 모발폰이 갑자기 울리고 있다. 그는 상의 안주머니에서 모발폰을 끄집어내어 발신자의 전화번호부터 확인한다;

지구행성 한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옛 동료 권호영 박사의 전화번호이다. 반가운 생각에 박인성 박사가 즉시 응답한다; “권박사님, 어쩐 일이십니까? 잘 지내고 계시지요. 반갑습니다… “. 그런데 상대방의 응답이 다급한 것 같다; “박인성 박사님, 길게 말씀 드릴 시간이 없습니다. 지금 람다 행성을 방문하고 있는 강철민 대통령의 안위에 문제가 생길 징후가 포착되고 있어요… “.

깜짝 놀라서 박인성 박사가 말한다; “무슨 말씀이세요? 강 대통령 일행은 이곳 강철공화국의 일정을 무사히 끝내고 오늘 오전에 이웃나라 고다왕국의 수도 아스카로 벌써 출발하셨어요. 이곳에서는 별다른 징후가 포착된 것이 없어요… “.

그런데 상대방 권호영 박사의 말이 여전히 다급한다; “박 박사, 그것이 아닙니다. 지금 고다왕국에는 일본의 분리주의자들이 숨어 들어가서 강 대통령 일행을 해치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그들의 거사일이 오늘 오후인 것 같아요. 그러니 그곳에서 즉각 대비를 해 주셔야 합니다”;

 

그제서야 박인성 박사가 정확하게 알아들었다. 따라서 급히 물어본다; “일본의 분리주의자라고 하면 동북아연맹을 반대하는 무리들이군요. 그들이 고다왕국에서 강철민 대통령 일행을 노린다고 하면 아마도 오늘 오후의 야외 행사장이겠군요… “.

그 말을 듣자 권호영 박사가 말한다; “오늘 오후 4시에 아스카 인근의 금광과 다이아몬드광산에서 일하다가 순직한 광부들의 위령탑을 참배하도록 되어 있어요. 그곳일 것 같아요. 그런데 어떠한 방법의 테러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주동자의 신원은 여기서 파악이 되고 있어요. 오다 후지모도입니다… “;

박인성 박사가 고개를 끄떡이면서 말한다; “오다 후지모도라고 하면 고다왕국의 군부에서 특수부대를 맡고 있는 장성의 이름입니다. 그가 움직인다고 하면 보통일이 아니군요. 제가 직접 알아보고서 일단 필요한 대응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다른 말씀이 더 계십니까?... “.

권호영 박사가 급히 말하고서 일단 모발폰을 끊는다; “아직은 없습니다. 하지만 추가로 정보가 입수되는 대로 즉시 모발폰으로 알려드리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박 박사님… “.

박인성 박사는 급히 원시환 소장실로 되돌아간다. 아직 원 소장과 초미수 부소장이 환담을 나누고 있다. 아마도 그들은 잠시후에 점심식사를 함께할 모양이다. 두 사람에게 박인성 국장이 즉시 보고한다; “방금 한국의 안보연구소에 근무하고 있는 권호영 부장으로부터 급한 연락이 왔습니다. 강철민 대통령을 노리고 있는 테러집단이 고다왕국에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고 합니다… “.

깜짝 놀라서 두 사람이 묻는다; “혹시 주동자가 누구인지 정보가 있나요?... “. 박인성 국장이 즉시 대답한다; “오다 후지모도라고 합니다. 제가 알기로 그 사람은 고다왕국의 군부에서 특수부대를 맡고 있는 장성입니다… “;

 

그 이름을 듣자 두 사람이 동시에 고개를 끄떡인다. 그 다음에 원시환 소장이 말한다; “수년전에 동북아연맹이 발족할 때에 일본에서는 그 문제로 국민투표를 실시했어요. 그때 5545로 찬성이 더 많아서 연맹이 발족하였지만 아직도 일본에서는 분리주의자들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지요… “.

원 소장이 일단 말을 끊고서 초미수 부소장을 쳐다본다. 그러자 초 박사가 이어서 말한다; “그중 일부가 일본을 떠나 람다 섬의 고다왕국에 들어와서 우리 공화국을 적대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가운데 제가 알기로는 오다 후지모도가 들어 있어요… “.

초미수 부소장이 원 소장을 한번 쳐다본 다음에 그가 고개를 끄떡이자 그때서야 박인성 국장에게 업무지시를 내린다; “박 국장, 3국에 돌아가서 두 과장과 함께 속히 대() 테러대책을 마련하여 시행하세요. 고다왕국에 우리의 정보원이 활동하고 있으니 이찬휘 과장이 실무적으로 필요한 응급조치를 취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

초미수 부소장이 잠시 숨을 쉬고서 이어 말한다; “고다왕국을 방문중인 강철민 대통령 일행에게는 제가 소장님과 함께 비상연락망으로 화급한 정보를 알려주도록 하겠어요. 그러니 박 국장은 실무적인 대응방안만 마련하여 실시하도록 하세요… “.

박인성 국장이 급히 소장과 부소장에게 목례를 하고 자기방으로 돌아가 두 사람의 과장을 호출한다. 그들에게 지금까지 밝혀진 내용을 요약하여 설명한다. 그리고 이찬휘 과장에서 대응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다. 그 결과 이 박사가 급히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서 필요한 조치를 하게 된다.

급한 응급조치를 한 다음에 이찬휘 과장이 박인성 국장에게 다음과 같이 간략하게 보고한다; “오늘 오후 4시에 아스카 인근 광부들의 묘역에서 강 대통령 일행이 참배를 할 때에 적들이 테러를 자행할 가능성이 가장 큽니다. 그 방법이 구체적으로 두가지입니다; 하나는, 폭탄 투하입니다;

 

 또 하나는, 신경가스의 발사입니다. 아마도 후자일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따라서… “.

그 말 도중에 박인성 국장이 급히 말한다; “고다왕국에서도 국빈에 대한 보안을 철저히 할 것이므로 적들이 은밀하게 침투를 하겠군요. 그 방법은 아마도 작은 드론을 이용하여 은밀하게 공격할 가능성이 크겠어요. 우리 쪽에서는 그것을 방지할 대책이 무엇이 있나요?... “;

 

이찬휘 과장이 씨익 웃으면서 대답한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이 바로 그것이지요. 상대방의 드론 공격에 대하여 우리도 드론으로 막아내야 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상당한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전부 떨어뜨릴 수가 없어요. 그래서 그 정보를 사전에 강철민 대통령 일행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피신을 하거나 개별적으로 방독마스크를 준비하지 않겠어요?... “.

그 말을 듣자 박인성 국장이 말한다; “그것은 이미 초미수 부소장이 원 소장님과 함께 강철민 대통령 일행에게 알려주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공화국이 고다왕국에 비밀리에 파견한 인물 가운데 그 정도의 대응능력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 있나요?... “.

이찬휘 과장이 고개를 끄떡이면서 대답한다; “우리 강철공화국에서는 군부에 최첨단 드론 부대를 두고 있는데 그 전투능력과 정보수집 능력이 람다 행성에서 가장 앞서 있어요. 그 중의 일부가 사실은 고다왕국 은밀한 곳에서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제가 그 책임자에게 오다 후지모도가 강철민 대통령 일행에게 드론 공격을 가할지 모르니 방어태세를 갖추라고 이미 지시했습니다”;

 

박인성 국장은 고다왕국에서 은밀하게 활동하고 있는 우리 쪽 정보원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더 이상 묻지를 않는다. 다만 그 가운데 드론을 운영하여 평소 왕국의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전문가가 있다는 사실만을 확인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생각보다 이찬휘 박사가 훨씬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실무과장이라는 사실만을 거듭 확인하고 있는 것이다.

그날 오후 4시에 강철민 대통령 일행이 광부들의 묘역을 참배하고 있을 때에 실제로 십여대의 작은 드론이 상공으로 날아들고 있다;

 

 대통령 일행을 경호하고 있는 부대원들이 순식간에 강철민 대통령을 안쪽에 두고서 인의 장막을 형성한다. 그때 또 다른 십여대의 작은 드론이 더 빠른 속도로 접근하여 먼저 날아오고 있는 드론들을 레이저로 날카롭게 공격한다;

10대의 드론이 미처 공격을 피하지 못하고 지상으로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2대의 드론은 마치 스텔스 비행기처럼 교묘하게 공격을 피하여 강 대통령 일행에게 접근하여 가스를 분사하고 있다. 그러자 경호원들이 급히 외친다; “신경가스입니다. 휴대하고 있는 방독면을 빨리 사용하세요!”.

강 대통령 일행의 행동이 재빠르다. 언제 준비하였는데 보통 마스크보다 약간 두툼한 최신형 방독면을 호주머니에서 끄집어내어 얼른 얼굴에 쓰고 있다. 그 다음에는 일동이 마치 훈련병처럼 발걸음을 같이하여 재빨리 옆으로 비켜나고 있다.

그렇지만 행동이 재빠르지 못한 3명이 신경가스를 흡입하여 그만 그 자리에 쓰러지고 있다. 3명을 경호원들이 즉시 엎고서 현장을 벗어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 현장을 취재하고 있던 촬영팀과 기자단이다. 그들은 신경가스를 막지 못하고 픽픽 그 자리에 하나같이 쓰러지고 만다.

물론 참변을 당하고 있는 기자단의 대부분이 고다왕국의 취재진이다. 강철공화국에서 보낸 기자단과 한국에서 온 취재진은 소수인 것이다. 고다왕국에서는 급히 환자들을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숙소로 돌아온 강철민 대통령은 수행진과 함께 수습방안을 논의한다. 그때 경호처장이 발언한다; “각하, 이곳 고다왕국은 위험합니다. 언제 분리주의자들이 또 테러를 감행할지 모릅니다. 그러므로 강철공화국으로 되돌아가시지요?... “.

그 말을 듣자 강 대통령이 쓴웃음을 지으면서 말한다; “지금 병원에 입원중인 우리측 인사들이 몇명이나 되지요? 어느정도 위험한 수준입니까?... “. 비서실장이 즉시 대답한다; “수행단 3명에 기자단이 8명입니다.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2주 정도의 치료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강 대통령이 단호하게 말한다; “오늘 오후 5시에는 고다왕국의 고노 수상과의 마지막 회담일정이 잡혀 있어요. 나는 그 회담에서 이번 사건을 추궁할 것이며 오전에 아베 국왕 및 고노 수상과 이미 협의한 내용을 마무리할 것입니다. 그렇게 아시고 준비해주세요. 그리고 입원중인 수행단과 기자단에 대해서는 계속 안전한 치료가 이루어지도록 철저한 사후대책을 마련해 주세요”.

강철민 대통령의 강단이 엿보이는 의사결정이다. 그는 위기를 기회로 삼는 정치적인 순발력이 대단하다. 그래서 그날 어떤 합의가 이루어지게 되는 것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