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이민자10(손진길 소설)
3. 한국대통령의 람다 행성 강철공화국 방문
한국대통령 강철민이 서기 2041년 10월 14일 월요일 오전 11시에 람다 반도에 자리잡고 있는 강철공화국의 수도 한성을 공식방문하고 있다. 한성 인근에 있는 초광속 루프 터미널의 입국장으로 강철공화국 대통령 장원준이 국빈영접을 나가고 있다.
장원준 대통령이 70세인데 비해서 강철민 대통령은 47세의 한창 나이이다. 그렇게 1세대에 가까운 나이의 차이가 있지만 한국의 강철민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는 강철공화국의 장원준 대통령의 영접이 정중하기만 하다.
무사히 한성의 루프 터미널에 안착한 한국의 제1호 루프 운반체에서 내리고 있는 강철민 대통령 부부가 레드 카펫을 밟고서 입국하자 강철공화국에서는 국가원수의 방문에 걸맞는 의전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먼저 레드 카펫의 중간 부분에서 기다리고 있던 장원준 대통령 부부가 미소를 띄면서 접근하여 강철민 대통령 부부를 만나 악수를 나누면서 포옹까지 한다;
강철민 대통령을 맞이하는 장원준 대통령의 첫마디가 다음과 같다; “지구에서 이 먼 곳 람다 행성까지 방문하여 주시니 강철민 대통령 부부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잘 오셨습니다. 우리 강철공화국의 국민들과 더불어 크게 환영하는 바입니다”.
강철민 대통령이 답례를 한다; “진심으로 환영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장원준 대통령님의 정정하신 모습을 보게 되니 참으로 반갑습니다”. 두 대통령 부부가 레드 카펫을 벗어날 때까지 강철공화국의 의장대가 받들어총 자세를 취하고 있다.
터미널 입국장에 마련되어 있는 귀빈실로 장 대통령 부부가 강 대통령 부부를 안내하여 들어서자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던 강철공화국의 각료들과 안전센터 소장인 원시환이 박수로 환영한다. 그러자 장원준 대통령이 각료들과 원 소장을 강철민 대통령에게 일일이 소개한다.
그들이 자리에 앉자 그때서야 귀빈실에 들어서고 있는 일단의 인물들이 있다. 그들이 바로 한국대통령 부부를 수행하고 있는 방문단이다. 그 수가 거의 30명에 이르고 있다. 강철공화국의 각료들과 원 소장이 박수로 환영하자 우선 강철민 대통령이 그들을 일일이 장원준 대통령에게 소개한다. 그 다음에 방문단이 강철공화국의 각료들 및 원 소장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전원이 착석하자 귀빈실의 뒤에 있는 벽면이 소리도 없이 스르르 열리고 있다. 그리고 강철공화국의 방송국이 일단의 기자들과 함께 취재준비와 촬영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그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장원준 대통령이 연단으로 나아가서 환영사를 한다.
장원준 대통령의 환영사가 다음과 같이 시작하고 있다; “한국 대통령이 이곳 람다 반도를 방문한 것이 처음입니다. 우리 강철공화국이 3년전에 발족하였기에 우리 정부는 모국인 대한민국에 대하여 작년부터 한국대통령의 방문을 정식으로 요청하였습니다… “.
잠시 촬영진을 둘러본 다음 이어서 말한다; “이제 성사가 되어 이렇게 강철민 대통령부부께서 공식방문을 하여 주시니 감사합니다. 참으로 환영합니다. 그러면 이제 강철민 대통령님의 연설을 듣겠습니다”.
박수를 받으며 연단에 선 강철민 대통령이 다음과 같이 말문을 열고 있다; “지구의 한민족을 대표하여 한국대통령이 람다행성의 강철공화국을 공식방문하였습니다. 람다 반도에 자리를 잡고 있는 강철공화국은 한민족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제2의 한국과 같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강 대통령 역시 짤막하게 연설을 마무리하고 있다; “같은 민족이 살고 있는 람다 행성에 왔으므로 저는 감격스럽습니다. 우리 함께 지구와 람다 행성의 평화와 번영을 계속 추구하기를 바라며 따뜻한 환영에 참으로 감사합니다”.
강철민 대통령 부부와 방문단이 한성호텔로 이동하여 짐을 푼 다음에 오후 1시부터 대통령궁에서 오찬행사와 더불어 정상회담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들은 어떤 문제를 논의하게 되는 것일까?... ;
한편 안보센터의 제3국장인 박인성 박사는 센터의 상황실에게 실시간으로 중계가 되고 있는 스크린 티비를 쳐다보면서 옆자리에 앉아 있는 제1국장인 데이비드 김 박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먼저 박인성 박사가 웃으면서 데이비드 박사에게 말한다; “한국대통령 이름이 묘하게도 강철공화국의 이름과 비슷하니 흥미롭군요. 하하하… “.
데이비드 박사는 한국어와 영어 그리고 불어 등 주요국 언어에 두루 능통하다. 특히 그의 부친이 한국인이기에 한국어에 막힘이 없다. 겉으로 보면 모친이 프랑스 계통의 미국인이므로 데이비드 박사의 모습이 서구인처럼 보이지만 그 말솜씨만은 구수한 것이다.
그러한 그가 역시 웃으면서 말한다; “그래요. 흥미롭지요. 하기야 제가 이스라엘을 방문하면 그 나라 사람들이 그렇게 말할 것입니다. 다윗대왕이 이제서야 왔다고 말입니다. 하하하… “. 박인성 박사가 데이비드 박사의 익살에 크게 웃는다.
그 다음에 진지하게 묻는다; “그런데 데이비드 박사님, 양국 사이에 어떤 현안문제가 있나요?... “. 데이비드 김 국장이 고개를 끄떡이면서 말한다; “지금 지구에서는 동북아 3국이 하나의 블록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
잠시 박인성 국장을 쳐다본 다음에 천천히 말한다;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아메리카 블록, 독일과 프랑스가 주도하고 있는 유럽의 블록과 더불어 세계를 리더하고 있는 3개의 블록 중 하나입니다. 그 셋 가운데 사실은 중국과 통일한국 그리고 일본이 연합하고 있는 동북아연맹의 힘이 가장 크지요… “;
데이비드 김 국장이 잠시 숨을 쉬고서 말한다; “그러므로 한국의 입장에서는 지구에서 한국과 일본이 서로 손을 잡고 있으므로 여기 람다 행성에서도 한국계의 우리 강철공화국과 일본계의 고다왕국이 서로 잘 협력하기를 바라고 있지요… “.
그 말을 듣자 박인성 국장이 말한다; “우리야 그렇게 하고 싶지만 고다왕국의 지도자들이 문제이지요. 그들은 암암리에 람다 반도를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고 싶어하니 말입니다. 그러면 내일 한국대통령이 고다왕국을 공식방문하는 일정을 보면 그곳에서 무언가 언급이 나타나겠군요… “.
데이비드 김이 고개를 가볍게 끄떡이면서 말한다; “그렇지요. 우리 강철공화국이야 한국과 긴밀한 관계이므로 별 문제가 없고 내일 강철민 대통령이 고다왕국으로 가서 아베 국왕과 고노 수상을 만나보면 무슨 말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모레는 또 노아연맹을 방문할 것이고요. 한번 그의 행보를 지켜보도록 하십시다… “.
박인성 박사가 조용히 말한다; “3일간 3나라를 순방하고 4일째가 되는 10월 17일 목요일에 다시 한성으로 와서 정상회담을 하고 그 다음날 18일 금요일에 지구로 돌아가야 하니 강철민 대통령의 일정이 참으로 빡빡합니다. 아직 40대의 힘있는 연령이므로 그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모양이군요… “;
그 말을 듣자 데이비드 김이 말한다; “개인적으로 강철민 대통령과 저는 동갑입니다. 그는 체력이 아주 뛰어나지요. 옛날에 함께 유엔에서 근무할 때 보면 그는 정말 강철과 같은 사람이지요. 그러니 그가 한국의 정치판에 뛰어들어서 10년만에 대통령이 되었지 않겠어요. 참으로 대단한 사람이지요… “. 박인성이 역시 긍정의 뜻으로 고개를 끄떡인다.
그 다음에 박인성이 다음과 같이 말한다; “개인적으로 강철민 대통령은 저의 대학 과선배이지요. 그리고 초미수 박사님과는 한해 선후배 사이입니다. 초 박사님께서 한해 후배이지요. 그리고 두 사람은 출신 고등학교도 같아요. 한국의 최고의 명문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다 나온 사람들이지요. 그러니 초미수 부소장께서 엄청 기뻐하고 있어요… “;
데이비드 김이 박인성 박사를 보면서 싱긋 웃고 있다. 미국에서도 동창과 동문이라는 학연이 중요하지만 한국사람들은 더욱 그러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강철공화국의 지도층에 한국대통령의 동문이 많다고 하니 그것이 다행으로 보이는 것이다.
박인성 박사는 작년 11월에 한국을 떠나 람다 반도로 이민을 왔기에 작년 4월에 한국대통령으로 취임한 강철민 대통령에 대해서는 비교적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박인성 박사가 속으로 다음과 같이 생각하고 있다;
첫째로, 강철민 선배가 정치경력이 10년에 불과하지만 작년에 한국대통령 선거에서 당선이 된 이유는 무엇보다도 그가 만든 정당의 정강정책이 국민들의 크나큰 호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가 7년전 40세의 나이에 창당한 한민족당은 특이한 정당이다. 왜냐하면 그 정강정책이 다음과 같기 때문이다;
(1) 최근에 한민족에 의한 한반도의 통일이 이루어졌지만 잘 사는 남한사람과 그렇지 못한 북한사람 사이에는 하나로 융화되지를 못하고 마치 물과 기름처럼 겉돌고 있는 괴리현상이 만연되어 있다. 이를 시정하기 위하여 우리 한민족당은 지난 1990년대에 통일 독일에서 시행한 정책을 참조하여 한민족 통합을 정책의 최우선으로 삼는다.
(2) 남북한 출신에 상관없이 당원으로 들어와서 활동할 수 있다. 그리고 당내에서 활동한 경력과 능력을 그대로 반영하여 공직후보를 결정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리 당은 유능한 정치인을 양성하는데 주안점을 둔다.
(3) 통일한국의 군대는 절반으로 줄이고 전부 직업군인으로 충당한다. 그 대신에 군의 현대화와 과학화에 대한 예산을 늘린다.
(4) 한민족의 첨단과학을 이용하여 여러 행성을 사람이 살 수 있도록 개발하고 한민족의 국가를 계속 건설할 것이다;
둘째로, 강철민은 부모가 탈북자이다. 그는 북한의 수도인 평양에서 태어났으나 어린 나이에 부모 손에 이끌려서 탈북하여 한국에서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다닌 인물이다. 그의 부모는 집안이 북한에서 명문가였으며 특히 부친이 유럽에 주둔하고 있던 북한의 고위급 외교관이었다. 그 영향으로 강철민은 한국에서 명문대학을 나온 후에 유엔의 직원이 되어 근무했다;
그런데 그가 뜻한 바가 있어 36세에 서울로 돌아와서 정치인이 되었으며 37세에 벌써 국회에 진출했다. 남북한 통일이 이루어지자 그는 한민족당을 만들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미래지향적인 정책을 개발하여 국민의 호응을 얻기 시작했다. 그는 46세가 되던 작년에 대통령에 당선되었으며 또한 한민족당이 그해 가을의 총선에서 다수정당이 되었다;
그와 같이 정치적인 기반이 탄탄하고 그 장래가 창창한 인물이 강철민 대통령이다. 따라서 그를 맞이하고 있는 강철공화국 사람들도 나름대로 그의 행보에 대하여 일종의 기대를 가지고 있다. 과연 강 대통령은 그들의 기대에 어떻게 부응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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