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이민자8(손진길 소설)
강철공화국 안보센터의 제3국장인 박인성 박사는 서기 2041년 1월 7일 월요일부터 새해업무를 시작한다. 작년 12월 22일 토요일부터 새해 1월 6일 주일까지 2주간이 온전히 강철공화국에서는 전국적인 휴가기간이다;
다만 그 기간에는 국민들의 안전과 보건을 위하여 군과 경찰 그리고 병원의 응급실만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물론 안보센터에서는 비상연락망을 갖추고 있으며 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박인성 박사가 신참이라 이번에는 상황실장을 맡지 아니하였기에 그는 가족들과 함께 2주간 완전히 휴가를 즐긴 셈이다.
차제에 박인성 박사는 강철공화국의 공휴일이 어떻게 되는지를 가족들과 함께 살펴보았다. 그 점에 대해서는 벌써 아들 성주가 학교에서 배운 적이 있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우리 강철공화국에서 가장 큰 휴가는 크리스마스 휴가인데 그것이 설날 명절과 겹쳐서 무려 2주간이고요. 그리고… “.
부모가 귀를 기울이자 박성주가 신이 나서 이야기한다; “두번째 휴가는 부활주일이예요. 4월중에 부활절이 있는 한주를 쉬게 해주고 있지요;
그리고 음력 8월 추석에도 한주를 쉬고요 그 다음에 경축공휴일은 딱 한번 있어요. 그것이 강철공화국의 건국일이지요. 매년 8월 15일이예요”.
그 말을 듣자 박인성 박사는 그냥 고개만 끄떡이고 있는데 아내 배설란 박사가 한마디 한다; “4주에 하루가 더 있으니 거의 한달을 쉬는 셈이군. 그 정도면 한국의 공휴일과 비슷한 수준이네... 그런데 성주야, 혹시 학교에서 강철공화국의 인구 구성비에 대해서 배운 것이 있니?... “.
그 점은 박인성 박사도 궁금하다. 그래서 부모가 함께 아들의 얼굴을 쳐다본다. 성주가 기분이 좋아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학교에서 배운 것이 아니라 제가 도서관에서 검색하여 최신 정보를 파악했지요. 현재 강철공화국의 인구가 대략 1천만명, 고다왕국이 2천만명, 그리고 노아연맹이 5천만명 정도예요. 그런데… “.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가?’ 싶어서 박 박사와 배 박사가 경청한다. 그러자 성주가 제 나름으로는 제법 고급정보를 말한다; “이민자를 선정하는데 있어서 강철공화국은 한국정부가, 고다왕국은 일본정부가, 그리고 노아연맹은 미국정부가 주관을 했다고 해요. 그러니 람다 행성은 미국과 한국과 일본의 세력이 주도하고 있는 셈이지요… “.
좋은 설명이다. 따라서 박인성 박사가 성주를 격려하면서 말한다; “좋은 정보를 알려주어서 고맙다. 그러면 이제 안보국장인 아빠가 조금 더 설명을 하마. 먼저 강철공화국의 인구의 특징이다. 투자이민자를 한국에서만 모집했는데 가족까지 포함하여 거의 1백만명이나 된다. 그들이 강철공화국의 부자들이지. 그리고… “;
박인성 박사의 세밀한 설명이 이어진다; “한국정부는 람다 반도에 산업공단을 많이 건설하고 아울러 그 인근에 과학기술발전을 위하여 연구기관을 세우기를 원했어. 따라서 산업기술인력과 과학자들이 대거 일반이민으로 들어왔지. 지금까지 대략 9백만명이 일반이민으로 점수제에 의하여 들어왔어요, 그런데… “;
잠시 숨을 쉬고서 박인성 박사가 천천히 설명한다; “그 구성을 보면, 대략 한국계가 500만명이고, 중국계가 2백만명, 그리고 아세안에서 2백만명이야. 중국계의 주류는 홍콩, 대만, 싱가폴에서 온 화교들이지. 그리고 아세안은 영어가 공용어인 필리핀, 말레이지아 출신이 많고 그 다음이 베트남, 태국의 순서야. 그 가운데에는 우리 같은 특혜이민자가 극소수 들어 있어요… “;
연말연시의 2주간 휴가 동안에 그 정도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3가족이 푹 쉬었다. 그런데 새해 업무가 시작되자 박인성 박사는 강철공화국의 안보환경을 개론적으로 우선 살펴보기 위하여 자료들을 검색하기 시작한다. 가장 먼저 파악하는 것이 지구와 람다 행성과의 관계이다. 박 박사가 다음과 같은 유용한 자료들을 얻는다;
첫째로, 지구인들이 인공위성을 보내어 은하계의 여러 별들을 탐사하는데 있어서 지난 20세기 중반부터 21세기 들어 2030년까지 무려 70년 동안 참으로 열심히 노력했다. 하지만 그 탐사의 성과는 미미했다;
그런데 2030년대에 들어서서 나사의 천재물리학자 프랑크 아인슈타인이 타임머신을 발명하고 그 기술을 우주과학자들이 초광속(ultra-quantum) 루프 운반체로 만들어 사용하게 되자 획기적인 우주탐사의 발전이 이루어진 것이다;
둘째로, 우주과학자들은 우선 은하계의 별들을 모두 탐사하기로 결정하고 지금까지 노력 중에 있는데 가장 먼저 한 일이 은하계에서 태양계를 찾아낸 것이다;
그 결과 헬라어로 ‘알파’부터 ‘오메가’에 이르는 24개의 태양계를 발견하여 그것의 이름을 알파부터 오메가까지 명명하자고 세계 우주과학협회에서 의결한 것이다;
셋째로, 그 가운데 가장 지구와 흡사한 환경을 쉽게 조성할 수 있는 행성이 람다 태양계의 람다 행성이었다. 따라서 미국정부가 한국정부와 합작으로 그곳에 인공적으로 대기권을 조성하여 행성이민정책을 추진한 것이다;
그때 일본정부가 추가로 참여하기를 원하고 있기에 두 나라는 투자한 자본을 일단 회수할 목적으로 가장 더운 지방 람다 섬을 일본정부에 판매한 것이다.
넷째로, 람다 행성에 미국과 한국 그리고 일본이 각각 자치정부를 세우게 되자 현지의 노아연맹, 강철공화국, 그리고 고다왕국의 요청에 따라 지구의 인류와 람다 행성의 인류 사이에 우주개발에 대한 역할분담이 최근에 이루어졌다. 그 요점은 지구에서 가까운 10개의 태양계에 대한 개발은 지구의 우주과학자들이 전담하고 람다 태양계에 가까운 7개의 태양계는 람다의 우주과학자들이 맡아서 개발한다는 것이다.
그에 따라 ‘알파’ 태양계부터 ‘카파’ 태양계까지는 지구에서 맡고, ‘뮈’ 태양계부터 ‘시그마’ 태양계까지는 람다에서 맡고 있다. 그리고 ‘타우’부터 ‘오메가’에 이르는 6개의 태양계와 은하계를 벗어나고 있는 먼 행성에 대해서는 추후 지구의 우주과학자들과 람다의 우주과학자들이 다시 협의를 하기로 한 것이다.
다섯째, 가장 흥미로운 정보가 하나 검색이 되고 있다. 그것은 지구와 비슷한 기온을 얻을 수가 있는 행성이 ‘베타’와 ‘델타’ 태양계에 각각 하나씩 있어 그것을 지구의 우주과학자들이 ‘베타’ 행성과 ‘델타’ 행성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인류가 살 수 있는 자연계를 인공적으로 조성하는 방법을 개발하고자 오늘날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한편, 람다의 우주과학자 협회에서는 최근에 ‘오미크론’ 태양계와 ‘시그마’ 태양계에서 람다 행성과 비슷한 기온을 가지고 있는 행성을 각각 하나씩 발견하여 그것을 ‘오미크론’ 행성과 ‘시그마’ 행성이라고 명명하고서 인공적으로 사람과 동식물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여섯째로, 람다 행성과 지구 사이에는 3군데에서 초광속 루프운반체가 이착륙을 하고 있다. 람다 대륙을 방문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미국 뉴욕에서 출발하는 루프운반체를 타고서 노아연맹의 수도에 도착하면 된다. 람다 반도를 방문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한국 인천에서 출발하는 루프운반체를 타야 한다.
마찬가지로 람다 섬을 방문하는 자는 일본 나리타 공항 근처에서 루프운반체를 타야 한다. 그 다음 람다 행성안에서의 이동은 마하5의 속도로 하늘을 날고 있는 비행기가 있으므로 3시간 안에 어느 곳이라도 갈 수가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박인성 박사가 찾아본 정보는 람다 행성에 어떠한 동식물들을 지구에서 가지고 왔는가 하는 것이다. 먼저 식물류에 있어서는 지구에서 서식하고 있는 곡식과 채소와 풀 그리고 유실수와 꽃나무들을 거의 가져다 심어 자라게 하고 있다. 게다가 노아연맹에서는 초지와 농지를 조성하기 위하여 그에 필요한 씨앗을 가져다 발육을 시키고 있다;
동물류도 가축류와 애완동물을 먼저 가지고 왔으며 나중에는 사냥하는 재미를 위하여 새와 들짐승까지 가지고 왔다;
하지만 맹수류와 맹금류 그리고 파충류와 뱀 종류는 물론 모든 독을 가진 생물들은 일체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그와 같은 다양한 자료들을 수집하여 나름대로 분석한 결과 박인성 박사는 자연환경으로부터 오는 안보적인 위협은 별로 크지 아니하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사람과 물자의 이동에 따른 안보적인 문제는 강철공화국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그것을 박인성 박사는 다음과 같이 나름대로 머리속에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1) 사람이 살기에 적당하지 아니한 기후를 가지고 있는 고다왕국에서는 부자들이 강철공화국이나 노아연맹으로 평화적으로 이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재는 아직 삼국이 개발초기이기 때문에 타국으로의 이동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훗날에는 반드시 삼국 사이의 인구이동이 발생할 것이다. 그때를 대비하여 미리 안보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2) 만약 평화적 이주가 계속 어려워진다고 하면 살기 좋은 땅을 차지하고자 군사적인 행동이 발생할 수가 있다. 참고로, 고다왕국의 정치지도자들이 그 옛날 지구에서 일본제국이 정한론에 의거 조선을 병합한 선례를 연구하여 이곳에서도 강철공화국을 강제적으로 합병하고자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서 미리 대비책을 수립해두고 있어야 한다;
(3) 지난 10년간 람다 행성으로 들어오는 이민자의 수가 8천만명이나 된다. 그 추세는 더욱 증가할 것이다. 지구의 경우를 참조하면 람다 대륙에는 10억명, 람다 반도에는 1억명, 람다 섬에는 2억명 정도의 인구를 보유할 수가 있을 것이다. 요컨대 향후 현재의 인구의 10배까지는 지구에서 이민을 더 받아들일 여지가 있다;
(4) 그런데 안보적인 관점에서는 사회복지정책에 의거 그들을 충분히 돌볼 수 있는 여건이 되는지를 항상 점검해야 한다. 요컨대, 경제적 재정적인 능력을 평가하면서 이민정책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점을 강철공화국의 행정부에서 과학진흥정책과 경제성장정책을 추진할 때에 이민정책을 연계하여 살필 필요가 있다고 박인성 박사가 보고 있는 것이다.
그와 같이 박인성 박사가 어느 정도 람다 행성과 강철공화국에 대한 개론적인 안보사항을 파악하게 되자 그때부터 그는 안보센터의 국장으로서 휘하의 두 과장과 자주 회의를 한다. 그들의 회의내용은 주로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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