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이민자6(손진길 소설)
박인성 박사는 안보센터에 있는 4개의 국 가운데 제3국의 국장자리를 맡게 된다. 참고로 제1국은 지구국이고 제2국은 대륙국이며 제3국은 섬국이고 제4국은 총무국이다.
그러므로 박인성 박사는 람다 섬에 있는 고다왕국과의 문제를 안보적으로 다루게 되는 책임자인 것이다. 이제부터는 고다왕국으로부터 오고 있는 안보적인 위협에 대처하기 위하여 어떻게 안보전략을 짜야만 하는지 그것이 박인성 박사의 책무가 되고 있다.
제3국에는 과장이 2명 있는데 그 이름이 조영모와 이찬휘이다. 그런데 그들의 경력이 특이하다. 조영모 과장은 한국에서 지역연구로 일본정치를 공부하고 연구한 정치학박사이다;
반면에 이찬휘 과장은 미국에서 일본정치를 공부하면서 특히 주일미군의 문제를 연구한 정치학박사이다. 두 사람이 아직 30대 중반의 소장파 학자들이라 업무면이나 연구면에서 그 열의가 대단하다;
앞으로 박인성 국장은 조영모 과장 및 이찬휘 과장과 어떠한 대(對) 고다왕국 안보전략을 수립하게 되는 것일까?...
한편 박인성 박사의 가족은 람다 행성 강철공화국의 수도인 한성에 한달간 살면서 그곳의 자연환경에 적응하고자 열심이다. 강철공화국이 자리잡고 있는 람다 반도는 아열대 기후권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박인성 박사의 가족이 과거 행성이민을 오기 전 한국의 서울에서 살던 때의 그 온난한 온대기후와는 상당히 다른 것이다. 한마디로, 기온이 더 높은 것이다. 겨울이 되어도 영하의 날씨가 되지 않는다.
그저 쌀쌀한 정도가 이곳에서는 겨울의 날씨이므로 정확하게 말하자면 여름이 길고 봄과 가을이 겨울을 대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람다 반도에서 일년간 살게 되었을 때에는 온몸이 그렇다는 것을 확실하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박인성 박사의 가족이 람다 반도의 강철공화국에 이민을 온 시점이 한국으로 따지면 가을이 끝나고 겨울이 막 시작되고자 하는 11월 하순이었다. 따라서 그들은 제법 두꺼운 옷을 입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강철공화국의 수도에 도착하고 보니 그 날씨가 따뜻하여 정말 기분이 상쾌했다.
따라서 기후에 민감한 여성분 배설란 박사가 다음과 같이 탄성을 질렀다; “우와, 이곳은 마치 겨울철의 하와이나 로스엔젤레스와 같아요. 춥지도 덥지도 아니한 온화한 기후가 마치 환상과 같아요. 나는 춥지가 않아서 너무 좋아요!... “;
그것을 보고서 과학을 좋아하는 아들 박성주가 한마디를 한다; “엄마는 참, 람다 반도가 아열대기후를 가지고 있으니 자연히 겨울철 기후가 가장 사람들이 살기에 좋은 것이지… 이제 여름철이 되면 너무 더워서 엄마는 아마 견디기가 힘들 걸요. 헤헤헤… “.
그 말을 듣자 박인성 박사가 점잖게 말한다; “성주야, 그렇게 엄마를 놀리면 못써. 여기 강철공화국은 기후가 좋아서 여름철만 상당히 덮고 나머지 계절은 아주 온난하지. 그것은 아예 후덥지근한 날씨가 계속되는 열대성기후를 가진 람다 섬 곧 고다왕국에 비하면 정말 사람들이 살기에 좋은 기후이지. 그래서… “;
박인성 박사는 행성이민을 떠나기 전에 벌써 서울 안보연구소에서 많은 자료를 검색하여 머리속에 정리해 둔 인물이다. 따라서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직업의식이 발동하고 있다.
그가 은연중에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는 것이다; “더운 열대지방에 살고 있는 고다왕국의 사람들은 자연히 사람이 살기 좋은 람다 반도와 온대기후를 가지고 있는 람다 대륙을 탐내고 있는 것이야. 그것이 사실은 문젯거리이지 여기서는… “.
박성주가 먼저 머리를 끄떡이고 있다. 그 다음에는 배설란 박사가 역시 고개를 끄떡이면서 속으로 생각한다; “무지하게 더운 열대기후를 가진 람다 섬이 아니라 따뜻한 아열대 기후를 가진 람다 반도로 이민 온 것이 정말 다행이군. 사나운 고다왕국 사람들의 안보적인 위협이야 앞으로 전문가인 박인성 박사가 잘 막아내겠지… “.
서기 2040년 11월 22일 목요일에 강철공화국의 수도인 한성에 도착한 박인성 박사의 가족이 한달간 그곳의 기후에 적응을 하고 있는데 이웃에 살고 있는 선배 초미수 박사와 초수미 박사 부부가 그들을 자신의 아파트로 초청한다. 12월 하순이므로 한해가 가기 전에 파티를 하자는 것이다;
박인성 박사는 벌써 12월 6일 목요일부터 안보연구센터에 출근하여 매일같이 상관인 실무 부소장이며 선배인 초미수 박사를 업무상 만나고 있다. 그렇지만 그날은 개인적으로 초미수 박사의 집에 초대를 받아 가서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니 훨씬 편하고 유익하며 재미가 있다.
그 집에 들어서자 초미수 박사 부부가 마치 포옹하듯이 달려 나오면서 환영한다. 그리고 대표로 초미수 박사가 말한다; “박 박사, 그리고 배 박사님, 이웃에 살면서도 이렇게 초대가 늦었습니다. 오늘은 마음껏 허심탄회하게 저희들과 이야기를 나누시면서 다가오는 새해를 맞이하도록 하십시다. 환영합니다!... “.
박인성 박사와 배설란 박사는 이구동성으로 “고맙습니다, 선배님”이라고 말하면서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그들이 안내하는 대로 소파에 편하게 앉는다. 그런데 만 12살의 박성주는 그것이 아니다. 언제 준비를 했는지 조그만 선물을 그 집의 딸이자 막내인 초아영에게 주고 있는 것이다;
박성주가 다소 얼굴을 붉히면서 초미수 박사의 두 아들 일남과 이남 그리고 딸 아영을 바라보면서 말한다; “형들에게는 미처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어요. 그저 학교에서 마주치는 아영에게만 동갑내기이고 안면이 있어서 선물을 준비했어요. 다음번에는 형님들 선물도 준비할게요… “.
그 말을 듣자 그 집의 장남인 초일남이 문간에서 박성주를 보면서 말한다; “그래 알겠다. 그런데 네가 요즘 국제중학교에서 소문이 난 수재 박성주이구나. 내 여동생 아영이도 머리가 좋아서 1년 월반을 하여 지금 국제중학교 1학년에 다니고 있는데 성주 네가 같은 나이인데 벌써 2년이나 월반을 하여 2학년이라고 하더구나. 이거 아영이의 신화가 깨어져서 어떻게 하나. 하하하… “.
그 말을 듣자 초아영이 큰 오빠 초일남을 보면서 톡 쏘듯이 말한다; “저만 그런가요. 그게 아니잖아요. 18살인 큰 오빠도 일년 월반을 하여 벌써 한성대학교 언어학과 1학년이지 않아요. 하기야 둘째 오빠도 일년 월반하여 과학고등학교 1학년인데 우리 모두가 1년 월반의 기록이 박성주으로 인해서 깨어진 셈이잖아요!... “;
그 말을 옆에서 듣고 있던 초미수 박사의 차남 초이남이 대꾸를 한다; “아영아, 어째서 이 둘째오빠도 걸고 넘어가는 것이냐? 너 혹시 너보다 머리가 좋은 박성주를 좋아해서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 아니냐? 하하하… “.
그 말을 웃으면서 듣고 있던 초일남이 친절하게 박성주를 바라보면서 말한다; “그래, 잘 왔다. 우리는 모두 성주 너를 보고싶어 했단다. 이제 함께 2층 거실에 가서 우리끼리 이야기를 나누자꾸나. 아영이도 네 방에 선물을 가져다 주고 얼른 2층으로 올라오고… “.
초미수 박사 부부의 집은 아파트이지만 복층 구조이다. 그래서 그런지 1층에도 거실이 있고 2층에도 거실이 있다;
박성주가 형들을 따라 2층 거실에 올라가보니 온갖 전자시설과 비디오 그리고 오디오 시설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 한국의 서울에서 보던 것보다 분명히 더 발전이 된 설비인 것 같다.
거기에 정신이 팔린 박성주가 가까이 가서 일일이 점검을 하면서 고개를 끄떡이고 있는데 초수미 박사가 과일을 가지고 딸 아영이와 함께 2층으로 올라온다. 그러면서 박성주에게 한마디 한다; “성주야, 구경은 나중에 하고 우선 자리에 앉아서 형들하고 과일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도록 해라. 아영이도 너에게 궁금한 것이 많다고 한다… “.
그 집에서는 초미수 부부의 장남인 일남이가 만으로 18살이고 차남인 이남이가 15살이다. 그리고 고명딸인 아영이가 만으로 12살인데 달로는 성주보다 2달이 늦다. 그렇게 서로 나이를 이야기하다가 기어코 초이남이가 여동생에게 한마디를 한다; “아영아, 네가 성주보다 2달이나 어리니 이제부터는 성주 오빠라고 불러야 하겠다. 큰일이구나… “.
이남이는 여동생을 놀린다고 한 이야기인데 그 도발에 대하여 아영이가 아주 어른스럽게 대꾸하고 있다; “그게 무슨 큰일이예요?... 성주가 나보다 한 학년이 높고 먼저 태어났으니 당연히 오빠가 맞지요… 내가 성주 오빠라고 앞으로 부를 것이니 이남이 오빠는 질투나 하지 마세요… “.
그 말을 듣자 이남이가 기어코 한마디를 한다; “그래, 아영이 너는 좋겠다. 동갑내기 오빠가 다 생기고… 이제 이 둘째 오빠는 편하게 생겼구나. 그런데 아영아, 너 성주 오빠라고 부르다가 학교에서 이상하게 소문이 나면 어떡하니? 서로 사귀는 줄 알텐데. 하하하… “;
갑자기 아영이의 얼굴이 살짝 붉어진다. 그러면서 둘째 오빠인 이남이에게 눈을 흘기면서 말한다; “참 이남이 오빠는 나이 값을 못해요.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을 그렇게 놀려먹고 싶어요… 그래, 학교에 소문이 나면 나는 것이지, 그것이 무어 대수예요? 나는 아무렇지도 않으니 앞으로 상관하지 마세요!”.
그 말을 듣자 이남이가 갑자기 정색을 하면서 아영에게 말한다; “아영아, 내가 그만 실언을 했구나. 이제 너희들이 만난지 얼마나 되었다고 내가 너무 앞서간 것이야. 그래 내가 농담을 한 것이니 용서를 해다오. 부탁한다. 아영아?... “.
그 말에 아영이가 정색을 하고 말한다; “둘째 오빠, 앞으로 조심하세요. 귀한 손님 앞에서 그렇게 하나 뿐인 여동생을 놀리는 것이 아니랍니다. 알겠지요… “. 박성주는 초아영이 대단한 여자아이라는 생각이 든다. 3살 위의 오빠에게도 절대 지지를 않는다. 성격이 그러니 성주가 알기로는 아영이가 국제중학교 1학년에서 성적이 수석인 모양이다.
한편 초미수 박사의 아파트 1층에서는 주인 박사 부부와 손님 박사 부부 4사람이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다. 그들의 화제 가운데에는 람다 섬에 자리를 잡고 있는 고다왕국의 왕족에 관한 이야기가 들어 있다. 과연 그 내용이 어떠한 것일까…
'행성이민자(손진길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성이민자8(손진길 소설) (0) | 2022.01.29 |
---|---|
행성이민자7(손진길 소설) (0) | 2022.01.28 |
행성이민자5(손진길 소설) (0) | 2022.01.27 |
행성이민자4(손진길 소설) (0) | 2022.01.26 |
행성이민자3(손진길 소설) (0) | 2022.0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