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이민자11(손진길 소설)
서기 2041년 10월 14일 월요일 오후 3시 강철공화국의 대통령궁에서 장원준 대통령은 한국에서 람다 반도를 방문한 강철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지고 있다. 오후 1시부터 오찬을 같이 하였으며 오후 2시 10분부터 40분간 양국의 장관들과 실무 관료들 사이에 벌써 논의한 사항이 있기에 정상회담 합의는 빠른 시간내에 이루어지고 있다.
양국정상이 합의한 내용은 상당히 간단하다; 양국간에 군사 경제 산업기술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유학생을 상호 교류한다는 것이다. 특히 강철공화국은 무기류의 생산과 공업제품의 생산에 있어서 람다 행성에서는 가장 선진기술을 가지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놀라운 것이다. 그것을 지구의 한국시장에 팔 수 있는 길을 마련한 것이다;
그 대신에 강철공화국은 한국에서 산업기술인력을 점수이민자로 많이 받아 들이고자 한다. 그 숫자가 향후 10년간 500만명이나 된다. 지난 10년간 강철공화국이 받아 들인 한국계 이민자의 수가 벌써 600만명이다.
그러므로 모두 합하면 10년 후에는 도합 1천 1백만명이나 된다. 그렇게 되면 현재 8천만명이라는 통일한국의 인구 외에 그 14퍼센트 정도의 한국계 인구가 별도로 람다 반도에서 생활을 꾸리게 되는 셈이다.
그래서 양국정상회담의 자리에서 47세의 패기를 자랑하고 있는 강철민 대통령이 다음과 같이 기분 좋게 말하고 있다; “우리 통일한국은 10년 후가 되면 멀리 람다 행성의 강철공화국에 한국사람 1천만명 이상이 살게 되는 시대를 맞이하게 됩니다… “;
강철민 대통령이 통쾌하게 웃으면서 말한다; “그들과 함께 우리 통일한국은 또다른 행성에 새로운 한국을 또 건설할 것입니다. 이제 통일한국의 삶의 터전이 그 옛날 삼국시대보다 더 넓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하하… “.
그날 양국정상은 사실상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다. 회담이 끝난 다음에 그것을 다음과 같이 발표하고 있다; “비록 통일한국과 강철공화국이 지구와 람다 행성이라는 먼 거리에 존재하고 있지만 초광속 루프 운반체를 사용하면 1시간 안에 서로 오가고 있는 위치입니다. 그러므로 상호방위조약은 우리 2공화국이 손에 손을 잡고 우주의 평화에 크게 기여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아울러 서로가 국방산업과 민간산업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선언함에 따라 실질적으로는 통일한국과 강철공화국이 하나의 안보 및 경제공동체라는 인식을 드높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제는 통일한국과 강철공화국에서 나고 자란 젊은 학생들에게 서로 유학의 길을 터주고 있다.
물적교류와 더불어 인적교류가 강화됨에 따라 지구 행성과 람다 행성에서 한민족의 발전과 번영이 함께 이루어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와 같은 것들이 장원준 대통령과 강철민 대통령 사이의 양국정상회담의 결과 나온 발표문의 주 내용이다.
한편, 양국정상회담의 결과를 람다 행성에서 지켜보고 있는 이웃 고다왕국과 노아연맹의 반응은 완전히 상반되고 있다. 먼저 노아연맹에서는 환영한다는 정부발표가 즉각 나오고 있다;
하지만 고다왕국에서는 다음과 같이 완전히 다른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강철공화국이 통일한국과 상호방위조약의 체결은 물론 국방과학의 교류를 합의하고 있다. 그것은 언제라도 람다 섬의 우리 고다왕국을 침략할 수가 있다는 신호탄으로 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그와 같은 고다왕국 지도부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하여 다음날 곧 10월 15일 화요일 아침에 강철민 한국대통령 부부와 그 수행단이 전원 고다왕국의 수도인 아스카로 날아가고 있다. 그들이 평소 강철공화국 대통령이 사용하는 마하 5의 공군 1호기를 빌려서 탑승하였기에 단 30분만에 아스카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통일한국의 대통령인 강철민과 고다왕국의 아베 국왕 및 고노 수상은 서로 만나서 과연 어떠한 합의를 하게 되는 것일까?...
한편 같은 날 10월 15일 화요일 10시에 강철공화국 안보센터의 원시환 소장의 집무실에서는 간부들이 모여서 회의를 하고 있다. 그 자리에 초미수 부소장은 물론 박인성 국장을 비롯한 4명의 국장들이 전원 참석하고 있다.
그와 같은 모임이 있을 줄 알고서 박인성 국장은 어제 오후 5시에 제3국의 두명의 과장 곧 조영모 박사와 이찬휘 박사와 함께 국 과장 실무회의를 하였다. 그들이 논의한 내용은 다음 3가지이다;
첫째, 양국정상회담을 통하여 강철공화국과 통일한국 사이에 실질적으로 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되고 있다. 그것을 인접한 고다왕국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둘째, 내일 강철민 대통령 일행이 고다왕국의 지도자들과 어떠한 논의를 할 것이며 실현가능한 합의사항은 무엇이 될 것인가?
셋째, 강철민 대통령의 이번 람다행성 방문이 우리 강철공화국에 대한 고다왕국의 잠재적인 안보위협을 감소시키는데 있어서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인가?
그 국 과장 실무회의의 석상에서 이찬휘 박사가 흥미로운 의견을 하나 제시하고 있다; “일본정부는 미군의 일본주둔을 계속 원하고 있어요. 그 이유는 일본 열도의 방위를 미군들이 핵무기를 가지고 지켜주고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크게 홍보함으로써 국방에 대하여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싶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
제2과장인 그가 다음과 같은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고다왕국은 강철공화국과 상호방위조약을 맺게 되는 통일한국에 대하여 자신들과도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자고 달려들 것입니다. 그리고 약간의 한국군을 고다왕국에 주둔시키는 방안을 검토할지 몰라요. 그것이… “.
이찬휘 과장이 잠시 숨을 쉬고서 이어 말한다; “장차 고다왕국이 강철공화국과 전쟁을 벌이는 경우에는 그것이 도움이 될 수가 있기 때문이지요. 고다왕국에 주둔하고 있는 소수의 한국군이 그때에는 일종의 인질이 되는 것입니다. 그 결과 지구의 한국군이 실제로는 강철공화국을 도울 수가 없게 되고 말겠지요… “;
박인성 국장과 조영모 과장을 한번 둘러본 다음에 이찬휘 박사가 다음과 같이 결론을 맺고 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가상의 시나리오이지만 그러한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은 충분하지요. 그런 측면에서 내일 강철민 대통령과 고노 수상 사이의 회담을 한번 지켜볼 필요가 있어요… “.
박인성 박사와 조영모 박사가 모두 고개를 크게 끄떡이고 있다. 그만큼 이찬휘 박사의 견해가 다소 비약적이긴 하지만 그래도 현실가능성을 결코 배제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강철공화국과 통일한국 사이에 든든한 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되고 있기에 그에 대비하는 그들 고다왕국의 전략의 하나가 그렇게 전개될 수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다음날 오전에 원시환 소장실에서 열리는 국장급 이상 간부들의 회의석상에서 박인성 국장이 그와 같은 검토의견을 복안으로 가지고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조용하게 청취하고 있다.
제1국장인 데이비드 김 박사가 먼저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 “지구행성의 유엔사무총장이 어제 저녁에 벌써 성명을 발표했어요. 람다행성을 방문하고 있는 통일한국의 강철민 대통령이 람다 반도의 강철공화국 장원준 대통령을 만나 상호협력관계를 구체적으로 논의한 것이 지구와 람다 두 행성사이의 평화와 번영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긍정적인 평가입니다”;
제2국장인 한정석 박사는 람다 대륙의 노아연맹의 견해를 전해주는 것으로 자신의 의견을 대신하고 있다. 요컨대, 미국의 영향력이 강한 노아연맹에서는 통일한국과 강철공화국 사이의 공식적인 긴밀한 협조관계 수립에 대하여 환영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장기적으로 람다행성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임을 확신한다는 반응이다.
제4국장인 총무국장 양진국은 안보센터의 살림을 살면서 동시에 강철공화국의 안보관계 부처와의 협력관계를 책임지고 있다. 따라서 그는 안보관계부처와의 국장급 실무회담이 있게 되면 참석할 것이며 그 결과를 추후에 보고하겠다고 간단하게 말하고 있다.
제3국장인 박인성 박사는 이번 통일한국 강철민 대통령의 고다왕국 공식방문으로 발생할 수 있는 여러가지 시나리오에 대하여 언급한다. 그 가운데 아주 흥미로운 이찬휘 과장의 견해를 회의석상에서 공개한다. 원시환 소장과 초미수 부소장이 고개를 끄떡이면서 말한다; “한번 지켜봅시다. 아주 흥미로운 견해이군요… “.
회의가 끝나갈 때쯤 원시환 소장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우리 강철공화국은 과학과 기술을 국가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것은 민생산업 뿐만 아니라 국방산업에 있어서도 과학화와 기술화를 중점적으로 추구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실 우리 공화국의 국방수준은 고다왕국보다 결코 낮지가 않습니다. 그것이 우리 강철공화국의 안보를 든든하게 지키고 있지요. 그러므로… “.
원시환 소장의 언급이 이어지고 있다; “저는 이번 주말에 열리게 되는 안보관계 장관들과의 연석회의에서 한가지를 강조하고자 합니다. 그것은 장차 고다왕국의 국방력을 크게 앞지르는 우리 강철공화국의 국방관계 안보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
원시환 소장의 아주 인상적인 말이 그날 회의를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있다; “우리의 힘으로 고다왕국의 위협을 완전히 물리치는 것 그것이 우리 공화국 안보의 초석입니다. 왜냐하면, 상호방위조약이야 어디까지나 그저 부수적인 효과에 불과하니까요… 이상으로 오늘 회의를 마치겠습니다”.
박인성 박사는 강철민 대통령의 행보를 계속 지켜보고자 한다. 과연 어떠한 변화가 발생하게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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