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히스기야(손진길 작성)

소설 히스기야11(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0. 3. 26. 07:46


소설 히스기야11(작성자; 손진길)


3. 엘라자손이 바라본 유다왕국과 히스기야왕

 

주전 14세기초 유다지파의 원로는 여분네의 아들인 갈렙 장군이었다. 당시 유다지파 출신으로서 그의 제자가 된 자는 3사람이다. 먼저, 갈렙의 차남인 엘라가 있다. 그 다음의 제자가 이새의 증조부가 되는 살몬이다. 마지막 제자가 갈렙의 장조카인 옷니엘이다.

그들 3인의 후손 가운데 히스기야왕 때에 가장 두각을 드러낸 무장이 엘리사마인데 그가 지금은 군부대신이다. 그의 제자로서 군단장이 된 자가 4명이나 된다. 라기스 요새를 지키고 있는 제7군단장 후새와 제8군단장 잇대가 있고, 예루살렘성을 지키고 있는 제1군단장 가말리엘과 제2군단장 이루가 그들이다.

그런데 제3군단장인 삼마와 제4군단장인 사울의 무예가 엘리사마의 제자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그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내외공을 익힌 것일까? 삼마 장군과 사울 장군은 자신들의 무공의 내력에 대하여 동료들에게 말한 적이 없다. 철저하게 함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 내부사정을 따지고 보면 이해하기가 간단하다. 왜냐하면, 그들의 무예가 갈렙 장군의 제자로서 유다지파의 땅 헤브론에 들어와 뿌리를 내린 그렛 출신 창기스 장군이기 때문이다.

창기스는 자신의 출신을 구태여 밝히지 아니하고 유대 땅에서 살아간 장군이다. 그는 스승인 갈렙 장군을 극진히 섬기면서 유다지파의 원로인 갈렙의 친위부대를 지휘하였다.

스승이 120세로 별세하고 나자 그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아니하고 헤브론에서 그대로 자리를 잡는다. 그리고 아들과 손자들에게 갈렙의 비기를 전해준 것이다. 그러므로 창기스의 후손이 지금의 군단장인 삼마사울이다.

그리고 그는 후손들에게 자신의 비기를 전하면서 너무 표나게 행동하지 말라고 유언했다. 그 때문에 창기스의 자손인 삼마사울이 집안의 내력을 일부러 밝히지 아니하고 있다. 구태여 자신들의 조상이 그렛 출신이라고 밝힐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한편, 역사적으로 초대 대사사였던 옷니엘의 자손들이 번성한 것은 아니다. 그들은 그저 헤브론의 남서쪽에 있는 드빌에서 유다의 호족으로서 편하게 사는 것에 만족했다. 요컨대, 힘들게 무예를 익혀서 구태여 무장으로서의 대를 이어가지 아니한 것이다.

그러나 엘라의 후손들은 다르다. 갈렙 장군의 차남인 엘라는 문과 무에 두루 뛰어난 인재였다. 그를 동광산이 있는 황금의 땅 팀나 지역의 지배자로 삼은 자가 바로 엘라의 재주를 아까워한 그의 부친 갈렙 장군이다.

엘라는 부친 갈렙의 의중을 짐작했다. 그래서 팀나 계곡의 막강한 부를 지키기 위하여 세가지 정책을 사용한다;

첫째로, 자손 가운데 뛰어난 자에게 자신의 문과 무를 아낌없이 전수했다. 황금을 낳는 거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뛰어난 인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둘째로, 팀나의 동광산에서 생산이 되는 구리를 애굽을 비롯하여 주변국에 팔아서 큰돈을 만들기 위하여 직접 상단을 운영했다. 그 상단의 책임자들로 삼기 위하여 자신의 자손들에게 상인수업을 시켰다.

셋째로, 구리를 팔아서 얻은 수익으로 용병단을 고용했다. 엘라는 자신의 사형인 가람이 시글락에, 그리고 아비노가 가사에 있는 것을 알고 있다. 따라서 그들의 추천으로 그렛과 블렛의 용병들을 많이 고용했다. 나아가서 아람에서 남진한 마아가의 용병단을 고용하기도 했다.

그와 같이 아카바만이 가까운 팀나 지역에서 대를 이어가면서 호족으로 살고 있는 부유한 자들이 엘라의 자손이다. 그들 가운데 일부가 신분을 속이고 예루살렘성에 들어와서 살고 있다. 그들의 이름이 예루살렘의 부자인 가이난나단이다. 그들은 엘라의 직계이므로 문과 무 그리고 상술에 두루 밝다.  

두사람은 평상시에는 상술에만 밝은 장사치 호족으로 남의 눈에 비치고 있다. 그들이 팀나에서 생산되는 구리를 예루살렘으로 가지고 와서 직판하고 있기에 예루살렘 귀족들이 장사치로서 그들을 좋아한다.

하지만 그들의 정체를 알게 되면 예루살렘사람들은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일개 장사치가 아니라 학문에 밝은 학자이면서 동시에 상승무공을 극한으로 익히고 있는 뛰어난 무인들이기 때문이다.

가이난나단이 예루살렘에 자리를 잡고서 장사를 잘하고 있는데 그만 주전 701년에 앗수르의 산헤립왕이 대군을 이끌고 순식간에 예루살렘성을 포위하고 말았다. 지금은 산헤립왕이 보낸 군사령관들이 예루살렘성을 포위하고 있다.

산헤립왕은 예루살렘성을 떠나 2년 이상 라기스 요새를 함락하기 위하여 그곳에서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3년째가 되는 지금에도 그는 라기스성을 점령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정복왕 산헤립의 경력에 있어서 있을 수가 없는 수치이다.

그 사이 황제의 특명을 받은 앗수르의 다르단  2명이 20만명의 대군으로 물샐틈없이 예루살렘성을 포위하고 있다. 그들의 말로는 개미새끼 한 마리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틀어막고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전선에서 왕도의 히스기야왕에게 오는 장계도 극히 간략하게 적어서 전서구로 보내어지고 있다.

그러한 전서구통신도 원활하지가 못하다. 왜냐하면, 다르단 추다르단 불이 강궁에 능한 군사를 모아서 통신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비둘기를 떨어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다르단이라고 하는 것은 10만명의 대군을 지휘하고 있는 군사령관을 가리키고 있는 직책명이다.

그들 두사람이 기를 쓰고서 전서구의 왕래를 막고 있기에 예루살렘성에 갇혀 있는 히스기야왕과 군부대신 엘리사마가 미스바와 라기스 요새의 사정을 정확하게 몰라서 답답한 실정이다.

예루살렘성을 3년째 포위하고 있는 오래된 다르단은 이며 그의 부관인 랍사리스가 이고 감찰장군인 랍사게가 이다. 그리고 나중에 합세한 다르단이 이며 그의 부관인 랍사리스가 모르이고 황제 직속인 랍사게가 가르이다.

2명의 군사령관 가운데 가 선임이다. 따라서 산헤립왕은 그들을 추와 불이라고 부르고 있다. 주전 699년 봄이 되자 그들에게 호된 산헤립왕의 질책이 떨어진다; “너희들은 예루살렘 교외에서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느냐? 짐이 너희들에게 20만 대군을 주었는데 어찌하여 아직도 히스기야왕이 살아 있느냐? 금년 봄이 끝나기 전에 예루살렘성을 함락하라. 그리하지 못하면 너희들의 목을 내가 받을 것이다”.

한마디로, 대노한 황제 산헤립의 마지막 통첩이다. 전령 랍사게 가르를 통하여 그 서신을 받은 다르단 추와 불은 자신들의 목을 은연중에 만져본다. 아직 목이 붙어 있을 때에 비상한 묘수를 발견해야만 한다.

그 가운데 선임자인 에게 말한다; “가르가 가지고 온 폐하의 칙령을 자세히 읽어보면 예루살렘성보다는 당장 히스기야왕의 수급을 원하시고 계시는 것으로 이해가 됩니다. 그러므로 막강한 침투조를 성안으로 몰래 잠입시켜 히스기야왕을 암살하고 그 목을 황제폐하에게 우선 바쳐야만 우리가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역시 생강은 오래될수록 매운 법이다. 선임자인 가 묘수를 발견한 것이다. 그 말을 들은 다르단 이 살 구멍을 찾았다고 좋아한다. 그래서 즉시 찬성한다; “형님의 말씀이 지당하십니다. 역시 형님의 통찰력이 놀랍습니다. 그러면 저희 쪽에서 예루살렘성을 정탐한 경험이 있는 첩보부대 100명을 내놓겠습니다. 그들을 합하여 한 200명 정도의 침투조를 편성하시고 형님께서 이 일을 성사시키면 좋겠습니다”.

친하게 형님이라고 부르면서 슬쩍 그 작전의 책임을 에게 떠넘기고 있는 약은 자가 이다. 그러한 처신술을 알면서도 가 모른 체한다. 지금은 두사람이 힘을 합쳐야만 할 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답한다; “좋습니다. 내게도 유능한 첩보부대가 있으니 그렇게 조치하도록 합시다”.

재작년 산헤립왕의 앗수르 군대가 예루살렘을 침범한 그때부터 성안에서 장사를 하고 있던 가이난나단은 장사를 접었다. 성 자체가 봉쇄가 되었기에 하고 싶어도 장사를 계속할 수가 없다. 그래서 그들은 다른 일에 매어 달렸다. 그것이 젊은이들을 모아서 군사들과 함께 성을 지키는 일이다.

장사꾼인 40세 전후의 두 인물이 갑자기 자신의 일꾼들을 의병으로 삼아 성을 지킨다고 하니 처음에는 수비대장인 가말리엘 장군이 우습게 여겼다. 왜냐하면, 예루살렘성에는 4개의 상비군 군단 96천명의 정예병이 눈에 불을 켜고서 왕성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히스기야왕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아니다. 예루살렘성의 호족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자신들의 수하 젊은이들을 지휘하여 성을 지키겠다고 하니 그것이 가상한 것이다. 그래서 직접 가이난나단을 궁으로 불러서 격려까지 한다. 그것이 벌써 2년전의 일이다.

지금은 가이난나단이 별동부대 100명씩을 거느리고 있는 백부장들이다. 소속은 임시로 제3군단장 삼마 장군의 직속으로 되어 있다. 가이난 나단은 재종간이므로 증조부가 같다. 그들의 증조부 요림이 중시조인 엘라의 직계이다. 그러므로 두사람은 조상인 갈렙 장군의 비기를 고스란히 물려받고 있다.

두사람이 부드러운 봄날 밤의 향기를 맡으며 부하들과 함께 성벽을 순찰하고 있는데 갑자기 철거덕하는 이상한 소리를 듣는다. 보통사람보다 무공을 연마한 자들은 그 귀가 두배 이상 밝다. 그래서 가이난나단은 그 소리가 성벽에 갈고리가 걸쳐지는 소리임을 쉽게 판별한다.

무인의 감각으로 가이난나단이 부하 200명과 함께 고양이 걸음으로 소리가 난 그 근방으로 은밀하게 이동한다. 손으로 일체 소리를 내지 말라고 신호한 채 그곳에서 대기한다. 그 결과 그날 밤 왕궁으로 침투하고 있는 앗수르의 첩보부대 200명과 조우하게 된다.

당시 다르단 의 첩보부대원 100명을 이끌고 침투한 백부장의 이름이 사마르이다. 그리고 선임 다르단인 의 첩보부대원 100명을 데리고 침투한 조장의 이름이 바라크인데 그가 천부장으로서 침투조의 총책임자이다.

41세의 가이난39세로서 그의 재종 동생인 나단이 수하 200명과 은신하여 자세히 살펴보니 그믐달 아래 성벽에서 갈고리 줄을 타고서 검은 천으로 온통 몸을 감싼 복면의 두 사람이 마치 부엉이와 같이 재빠르게 성곽위로 날아서 올라서고 있다. 그 정도의 몸놀림이라면 내공술을 익히고 있는 고수들이다.

조금 후에는 200명의 인형이 성곽위로 올라서고 있다. 앗수르 군대의 침투조들이다. 그 수가 200명이나 되니 가이난나단의 군사들과 엇비슷하다. 더 이상 성 위로 올라올 침투조가 없는지 그들이 이제는 두사람의 인솔로 움직이고자 한다.

그것을 보고서 가이난나단 두사람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침투조의 앞길을 막는다. 그리고 동시에 어둠속에서 가이난의 부하 한사람이 힘껏 휘파람을 분다. 그 소리가 날카롭게 온 성안에 울려 퍼진다. 제법 내공을 실어서 불었는지 일종의 음공과 같이 널리 퍼져 나가고 있다.

그 소리와 함께 숨어 있던 가이난나단의 부하들이 전부 나타나서 앗수르의 침투조를 포위한다. 그때 앗수르의 천부장 바라크와 백부장 사마르가 모진 결심을 한다; “이거, 휘파람소리에 내공이 실려 있는 것을 보니 보통 무인들이 아니다. 하지만 이들을 빨리 해치우고 히스기야왕의 침소를 찾아가서 그를 해치우고 수급을 들고 가야한다. 실패하면 어차피 우리들은 죽은 목숨이다”.

그래서 그들이 비호와 같이 동시에 몸을 날려서 적들의 수괴로 보이는 가이난나단에게 달려든다. 같은 시각 200명이나 되는 검은 복면과 흑의의 인물들이 200명의 무사들에게 달려든다.

그런데 가이난나단이 상대를 소홀하게 대할 수가 없다. 침투조의 지휘관으로 보이는 두사람의 무예가 대단하다는 것을 벌써 눈치채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이난나단은 엘라 가문의 심법을 사용한다.

가이난나단이 은밀하게 내력을 검에 불어넣어 상대방의 검을 막는다. 과연 그날 밤의 전투는 어떻게 결말이 나게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