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히스기야(손진길 작성)

소설 히스기야10(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0. 3. 25. 21:22


소설 히스기야10(작성자; 손진길)

 

산헤립왕의 앗수르 군대가 유다왕국을 침범한 첫해에는 군수품 보급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 이유는 그들이 정복한 유다왕국의 성읍과 들판에서 재물과 먹거리를 충분히 구할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음해가 되자 사정이 어려워지고 만다.

그 이유는 전란을 피하여 유다의 백성들이 성읍을 버리고 산으로 피난을 떠나버렸기 때문이다. 들판에서는 곡식이 자리지를 아니하고 있다. 일부 곡식이 자라고 있는 밭에는 유다의 군사들이 불을 놓아 전부 태워버렸다. 적들이 작물을 얻지 못하도록 만드는 작전에 따른 비상조치이다.

그것이 이름하여 청야작전이다. 그 전략을 사용하게 되면 이익을 얻는 자가 한 부류이고 손해를 보는 자가 두 부류이다;

첫째로, 예루살렘성에 충분한 곡식을 저장하고서 수성작전만 수행하고 있는 유다왕국의 기득권세력은 이익이다. 적에게 군량미를 넘겨주지 아니하였기에 그만큼 적의 사기가 떨어져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것이다.

둘째로, 유다왕국의 시골백성들에게 있어서는 엄청난 고통이다. 먹거리가 모두 불에 타버리고 없는 땅에서 목숨을 연명하여야 하니 그 고생이 극심하다. 대부분 산으로 숨어들어 사냥과 채취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일부는 아예 이웃나라로 피난을 떠나고 만다.

셋째로, 침략군인 앗수르 군대가 자국에서 군수품을 보급받아야만 한다. 가까운 다메섹에서 양식과 생필품을 낙타에 싣고 오더라도 보급로가 길어서 시일이 오래 걸리고 호위군사를 많이 동원해야만 한다. 그만큼 공격군의 수가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그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산헤립왕의 앗수르 공격군에 대하여 이제 라기스 요새를 지키고 있는 삼손 성주는 치명타를 날리고자 한다. 그것이 바로 결사대를 여럿 내보내어 일단 앗수르의 보급품을 약탈하는 것이다. 그리고 가능하면 보급로를 차단하는 것이다.

때는 주전 700년말 겨울이다. 대지가 얼어붙고 있는 그 시기에 라기스 요새를 조심스럽게 빠져나가고 있는 세 무리의 기병들이 있다. 1대가 이루 천부장의 별동대 2,000명이다. 2대가 나알 천부장이 지휘하고 있는 별동대 2,000명이다. 3대가 하스몬 천부장이 이끌고 있는 별동대 2,000명이다.  

들판의 우물을 지키고 있는 천부장 브니엘의 결사대는 그 수가 1,000명이다. 그런데 이번에 보급로를 찾는 한편 그것을 약탈하기 위하여 동원되고 있는 3개의 별동대는 각각 그 배수인 2,00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이유는 삼손 성주가 정탐조를 보내어 수집한 정보에 따르면 앗수르 군대의 보급부대의 정수가 각각 1,000명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 배수가 되어야 실질적으로 적을 섬멸하고 그들의 군수품을 강탈할 수가 있는 것이다.

산헤립왕의 앗수르 군대에게 군수품을 보급하기 위하여 다메섹을 출발한 낙타부대가 요단강을 건너 여리고에 들어오게 되면 3방면으로 나누어진다. 1대가 북쪽의 미스바로 간다. 2대가 예루살렘으로 간다. 3대가 라기스로 오고 있다.

따라서 그들을 치기 위하여 라기스 요새에서 출병한 3개의 별동대는 다음과 같이 갈라진다; 첫째, 이루의 기마대가 미스바의 남쪽에 있는 라마를 향하여 달린다. 둘째, 나알의 기마대는 예루살렘으로 통하는 여리고 길을 향하여 달린다. 셋째, 하스몬의 기마대는 라기스로 통하는 아세가를 향하여 달린다.  

가장 먼저 앗수르의 보급부대와 만난 라기스의 별동대가 나알의 기마대이다. 그들은 여리고에서 예루살렘으로 오는 길에서 앗수르의 보급부대를 발견한다. 200마리의 낙타에 보급품을 가득 싣고 오는데 약 1천명의 기마병들이 그 행렬을 호위하고 있다.

나알 천부장은 멀리서 일어나는 흙먼지를 보고서 그것이 앗수르의 보급부대임을 직감한다. 그래서 자신의 기병 2천명을 언덕 위에 숨기고 적들을 매복작전으로 공격할 준비를 한다. 그 준비가 두가지이다; 하나는, 큰 돌과 바위를 모은다. 또 하나는, 사전에 준비해간 기름을 준비하고 불화살을 쏠 준비를 하는 것이다.

은밀하게 언덕에 매복하고 있는데 그것을 모르고 앗수르의 보급부대가 계곡을 통과하기 위하여 들어선다. 200마리의 낙타가 두줄로 행진하고 있어서 그 길이가 1천 규빗이 넘는다. 완벽하게 골짜기에 낙타부대와 호위병사들이 들어선 것을 보고서 나알 천부장이 공격신호를 올린다.

그러자 일시에 언덕에서 계곡으로 큰 돌과 바위가 떨어지고 있다. 그리고 기름이 비처럼 내린다. 그 다음순간 불화살이 골짜기로 한꺼번에 쏘아진다. 바위에 맞고서 앗수르의 기병들이 쓰러지고 있다. 그 다음에는 골짜기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굉장히 순한 동물이 낙타이다. 그렇지만 화재의 현장에서는 온순함이 사라지고 만다. 본능적으로 날뛰기 시작한다. 낙타가 날뛰면서 군마들과 충돌한다. 말들도 불을 무서워한다. 그러니 기마병들이 군마들을 제어하지 못하고 낙마하고 있다.

그 모습을 보고서 나알 천부장이 별동대에게 절반인 1천명은 완만한 비탈을 타고 내려가서 적들의 퇴로를 막으라고 지시한다. 그리고 나머지 1천명의 기병들은 계속 언덕 아래로 화살을 날리라고 명령한다.

가까스로 계곡을 벗어나고 있는 앗수르의 군사가 500명이 되지를 아니한다. 그것을 보고서 나알 천부장이 앞장서서 적들을 공격한다. 말을 달리면서 휘두르고 있는 그의 검이 빠르고 굉장한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 그 뒤를 따라 1천명의 기마병들이 500명의 적들을 섬멸하고 만다.

나알 천부장은 소문이 나는 것을 봉쇄하기 위하여 그날 여리고 골짜기의 전투에서 일체 적군을 살려서 보내지 아니한다. 그리고 낙타를 몰고 있는 인부들만 살려서 보급품과 낙타를 수습하게 만든다. 그것을 전리품으로 삼아 나알 천부장의 별동대가 라기스성으로 돌아간다.   

그날 나알 천부장의 별동대가 얻은 전리품은 예루살렘성을 포위하고 있는 앗수르 군대가 3개월간 소비하는 군수품에 해당한다. 그것이 사라지고 말았으므로 그때부터 앗수르 포위병들이 식량난을 겪게 된다.

물론 그들은 다메섹에 연락하여 급히 보급품을 보내도록 요청하고 호위군의 수를 획기적으로 늘리게 된다. 하지만 그 사이 한동안 그들의 공세가 약화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자 예루살렘 성안의 히스기야왕과 신민들이 약간의 여유를 되찾게 된다.  

한편  천부장 이루는 라마에 이르기 전에 에브라임 산지를 통과하고 있는 앗수르 보급부대를 만나게 된다. 같은 산지이므로 매복작전을 사용할 수가 없다. 그래서 이루 천부장은 자신이 이끌고 온 2천명의 기마병에게 적들을 섬멸하라고 명령한다.

에브라임 산지에서 이루의 기마대와 앗수르의 기마대가 대접전을 하게 된다. 서로의 기마술과 검술이 비슷하다. 그러므로 수가 많은 이루의 기마대가 우세하다. 하지만 그 전투에서 서로가 물러서지를 아니하고 싸웠기에 이루의 기병이 절반으로 줄어들면서 겨우 앗수르 보급부대를 전부 섬멸하게 된다.

이루 천부장은 승리를 하고 200필의 낙타에 실려 있는 군수품을 전리품으로 얻었지만 입맛이 쓰다. 천금과 같은 휘하 기마병 1천명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루 천부장은 부하들에게 적의 무기와 군마들을 수습하고 또한 낙타를 모는 일꾼들을 살려서 라기스성으로 보급품을 가지고 가도록 조치한다.

그리고 전장에 쓰러진 아군들을 매장하고 큰 구덩이를 파서 죽은 적병들을 한꺼번에 파묻고 만다. 이루 천부장은 전투의 흔적을 철저하게 지우고서 적들이 보급품을 빼앗긴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만들고 있다. 그래야 미스바 요새를 공격하고 있는 앗수르 군대가 추가로 보급품을 받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하스몬 천부장은 라기스 요새에서 오랜 세월 예비군을 지휘하고 있는 장군이다. 그러므로 그는 라기스 일대의 지리에 대해서 굉장히 밝은 무장이다. 그는 여리고에서 군수품이 라기스의 앗수르 진영으로 오는 경우 반드시 아세가성 부근의 골짜기를 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하스몬 천부장은 그 골짜기의 양편 산지에 2천명의 군대를 반으로 나누어서 먼저 매복하게 한다. 그리고 적들을 공격할 수 있는 바위와 기름을 충분하게 준비한다. 그 다음에 척후를 내보내어 적의 보급부대가 어느 정도 진행하고 있는지를 수시로 점검한다.

그 결과 아세가성 근처에서 앗수르 보급부대를 공격하여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게 된다. 골짜기를 지나고 있는 적군에게 바위공격과 화공을 가하여 치명타를 입히고 살아남은 적들을 말살하고 만다. 그리고 적에게 징용이 된 아람의 일꾼들을 살려서 낙타를 몰고서 전리품을 라기스 요새로 운반하도록 조치한다.

하스몬 천부장은 죽은 적병들을 큰 구덩이를 파서 모조리 묻어버린다. 그리고 그들의 무기와 군마를 수거하여 전부 라기스성으로 가지고 간다. 그에 따라 라기스 요새를 포위하고 있는 산헤립왕이 그 사실을 쉽게 눈치채지를 못하고 있다.

하지만 군수품이 제때 도착하지 아니했다고 하는 산헤립왕의 지적을 전서구를 통하여 확인하게 된 다메섹의 성주인 사레셀 황자는 사색이 된다. 그는 즉시 추가로 군수품을 보내면서 이번에는 호위병사를 무려 5천명씩이나 보낸다 그래서 라기스의 삼손 성주는 더 이상 보급로 차단을 못하게 된다.

이번의 작전으로 라기스 요새의 군량미와 식량은 넉넉하게 된다. 1년 이상을 버틸 수 있는 보급품을 적으로부터 얻게 되었으니 그것이 행운이다. 그러한 행운을 미스바 요새에서도 이미 누리고 있다. 지난번 5만명의 앗수르 군대를 물리치면서 얻은 군량미와 기타 전리품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다만 걱정이 되는 곳은 예루살렘성이다. 히스기야왕이 왕도에 비축하고 있는 물과 식량이 3년치이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라기스의 성주 삼손은 새해인 주전 699년이 지나가기 전에 반드시 이 전쟁을 끝내야 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더 늦어지게 되면 예루살렘성의 히스기야왕과 신민들이 기아에 시달리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과연 삼손 성주의 소망대로 주전 699년에 앗수르 군대가 물러가게 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