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강해(작성자; 손진길 목사)

창세기 강해 제204강(창37:12-17)(작성자; 손진길 목사)

손진길 2022. 1. 2. 17:18

창세기 강해 제204(37:12-17)

작성자; 손진길 목사(갈릴리한인교회 담임)

작성일; 주후 2014221()

 

야곱의 집은 가나안 남부 헤브론에 있는데 어째서 그의 아들들이 가나안 중부지역 세겜에서 양을 치고 있는가?(37:12, 14) 그리고 요셉의 형들이 세겜에서 20km나 북쪽으로 더 떨어져 있는 도단으로 양떼를 이동시킨 이유는 무엇인가?(37:17)

 

목축의 방식에는 크게 보아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초지를 조성하고 울타리를 쳐서 그 안에서 목축을 하는 것입니다. 둘째, 자연적으로 조성이 되어 있는 목초지를 찾아서 이동식으로 목축업을 경영하는 것입니다. 지금 야곱의 집안이 선택하고 있는 방식은 두 번째로서 이동식 방목입니다. 그들이 살고 있는 가나안 땅은 한반도처럼 북반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계절의 순환이 비슷합니다. 따라서 그들 유목민의 이동경로를 짐작해볼 수가 있습니다; “봄이 오면 목초지를 찾아서 남에서 북으로 이동을 합니다. 북쪽으로 조금씩 이동하면서 봄의 연한 풀을 계속 가축에게 먹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북쪽 경계선까지 가게 되면 추운 지방이지만 아직 계절이 여름입니다. 그곳에서 한 여름을 지내면서 계속 연한 풀을 먹거리로 하여 가축을 키웁니다. 가을이 시작되면 풀의 성장이 둔해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따뜻한 남쪽으로 다시 이동을 시작합니다. 그렇게 가을의 풀을 먹이면서 남행을 하다가 보면 마침내 처음 출발했던 고향에 도착할 수가 있습니다”.

그와 같은 이동경로를 참조해보면, 봄이 되자 이스라엘의 아들들은 가나안 남부 헤브론 골짜기 아버지의 집을 출발합니다(37:1, 14, 35:27). 여름이 되면 주로 가나안 중부지역 세겜에서 목축을 합니다(37:12). 여름이 끝나기 전에 그들은 이스라엘의 지배권이 행사되고 있는 북방 도단지역까지 진출을 합니다(48:22, “내가 네게 네 형제보다 세겜 땅을 더 주었나니, 이는 내가 내 칼과 활로 아모리 족속의 손에서 빼앗은 것이니라”). 세겜에서 20km북방에 위치하고 있는 도단 땅이 그들의 영토의 북방한계선입니다(37:17). 늦여름까지 그곳에서 방목을 하다가 다시 세겜으로 그리고 더 남방으로 이동을 시작합니다. 가을이 끝나가기 전에 요셉의 형들은 헤브론 아비 집까지 도착을 할 것입니다.  

 

야곱이 이스라엘의 이름으로 아들 요셉을 세겜으로 파견하고 있는 목적은 무엇인가?(37:13)

 

야곱이 대 족장 이스라엘의 이름으로 아들 요셉을 헤브론 골짜기에서 세겜까지 파견을 하고 있습니다(37:13-14). 파견의 목적이 다음과 같이 적혀 있습니다; “네 형들이 세겜에서 양을 치지 아니하느냐? 너를 그들에게로 보내리라”(37:13a), “가서 네 형들과 양 떼가 다 잘 있는지를 보고 돌아와 내게 말하라!”(37:14a). 요셉을 파견하는 이유는 세겜에서 양을 치고 있는 형들의 상황이 어떠한지를 보고 와서 알려달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한 마디로, 세겜 현지의 목축의 사정을 전령을 통하여 파악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헤브론에서 무려 95km나 멀리 북방에 떨어져 있는 세겜인지라 야곱으로서는 원격지인 현지의 사정이 무척 궁금한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야곱이 파악하고자 하는 사항은 두 가지로 짐작이 됩니다; 첫째, 유목지역의 안전성을 파악하고 싶어합니다. 둘째, 아들들이 서로 싸우지 아니하고 협력을 잘 하고 있는지가 궁금합니다.

첫째로, 야곱은 유목지역이 굉장히 위험한 지역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목초지를 서로 차지하기 위하여 기습과 야습이 성행하고 있는 지역입니다. 야곱도 좋은 목초지를 차지하기 위하여 숱한 전쟁을 치른 사람입니다. 그는 자신의 칼과 활로써 가나안의 중심지역 세겜 땅을 점령한 사람입니다(48:22). 사람들은 흔히 에서만이 무인이며 정복자인 줄 알고 있습니다(25:27, 27:40, 32:6). 그러나 야곱도 에서 못지 아니한 용사입니다. 야곱이 힘이 세다는 사실은 모태에서부터 에서와 계속 싸웠다는 기록에서 이미 알 수가 있습니다(25:22). 그리고 그는 77세에 하란 들에서 목동 몇 사람이 함께 들어야 옮길 수 있는 우물의 덮개 돌을 혼자서 번쩍 들어서 옮긴 적도 있습니다(29:8-10). 야곱을 닮아서 장남 르우벤도 준수한 용사입니다(49:3). 그리고 둘째 시므온과 셋째 레위도 칼을 잘 사용하는 무인들입니다(34:25, 49:5). 그들은 적을 두려워하지 아니하고 전투를 벌이는 자들입니다. 지금 그들이 함께 적을 방어하면서 주로 세겜에서 한 여름 동안 목축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야곱은 무엇보다도 자식들의 안전이 걱정이 되어서 요셉을 파견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둘째로, 아들들이 많은 양떼를 각각 나누어서 목축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위기가 닥치면 서로 힘을 뭉쳐야만 합니다. 그 말은 서로간의 긴밀한 협조와 화합이 특히 넓은 목초지의 경영에 있어서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혹시 서로간에 오해가 있어서 형제들 사이에 원만한 협조가 이루어지지 못하게 되면 정말 큰일입니다. 더구나 형제들 사이에 무력충돌이라도 발생하게 되면 다 함께 망하고 말 것입니다(45:24). 야곱은 헤브론 집에 앉아서 그것도 걱정스러운 것입니다. 그러므로 요셉을 보내어서 형제간에 서로 잘 협력을 하고 사이 좋게 지내고 있는지 그 점을 파악해서 오라고 지시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37:14).

참고로, 야곱의 궁금증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하여 그 동안의 사정을 다음과 같이 한번 살펴보고자 합니다; 한 마디로, 목초지역은 값이 나가는 땅입니다. 방목을 하여서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유목민들이 서로 차지하고자 합니다. 넓은 목초지역을 확보하고 있는 자가 바로 대 족장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야곱은 외삼촌 라반이 살고 있는 하란 땅에서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많은 가축을 얻었습니다(31:7-9). 그래서 길르앗에서 장인 라반과 헤어진 순간부터 자수성가를 한 한 사람의 족장으로 행세를 할 수가 있었습니다(32:4-5).

그 뿐만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얍복 시냇가에서 사자를 통하여, 그리고 벧엘에서 직접 현신하여 야곱을 만나고 그의 신분을 바꾸어 주셨습니다(32:28, 35:9-13). 장차 열두 족장을 거느리는 대 족장의 이름 이스라엘이 그의 새로운 이름이 된 것입니다. 하나님은 야곱의 이름만 바꾸어 준 것이 아닙니다. 그가 가는 곳마다 목초지를 얻게 되는 승리가 있었습니다. 그 결과 야곱은 가나안 남부 헤브론 골짜기에서부터 북방 세겜과 도단에 이르기까지 목초지를 다스릴 수 있는 대 족장 이스라엘이 된 것입니다(37:12-14, 48:22). 자연히 성인이 된 그의 아들들은 넓은 목초지를 분할하여 각각 다스리고 있습니다. 요컨대, 열두 지파의 족장들이 이미 가나안에서부터 탄생을 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