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제39과(25:1-19)(손진길 작성)
|OBS23-39|
Q1. 모세는 제25장에서 ①재판의 공정성과 인간의 존엄성을 확보할 것(25:1-4) ②수혼제도(嫂婚制度)로 재산상속에 공평을 기할 것(25:5-10) ③상대방의 급소를 공격하지 말 것(25:11-12) ④공평한 저울을 사용할 것(25:13-16) ⑤아말렉 족속을 도말할 것(25:17-19) 등 다섯 가지를 백성들에게 명령하고 있음. 그렇다면 첫째로, 재판의 공정성과 인간의 존엄성을 확보하는 방안은 무엇인가?
l 재판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방법은 재판장이 “의인과 악인을 판별하여 의인은 의롭다 하고 악인은 죄가 있다고 올바로 판결하는 것”(25:1, “the judges decide the case, acquitting the innocent and condemning the guilty”)임. 그리고 죄의 경중(輕重)에 따라 태형(곤장)을 정확하게 때리는 것을 말함(25:2).
l 그런데 이것이 말같이 그렇게 쉽지 아니함. 그 이유는 ①죄가 있고 없음을 가려내고 ②형량을 정확하게 결정하기 위해서는 ③율법에 대한 깊은 지식이 필요하고 ④또한 유혹에 흔들리지 아니하는 강직한 마음이 필요하기 때문임. 그렇다면, 재판장이 진실로 하나님을 경외할 때에만 재판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임. 왜냐 하면, 하나님의 법을 진실로 추구하는 자 그리고 물질적인 유혹보다 신령한 복을 사모하는 자가 바로 참으로 하나님을 예배하는 자인 하나님 경외자이기 때문에 그와 같은 재판장이 있을 때에만 공정한 재판이 가능해지기 때문임(요4:23-24, 잠16:10-11).
l 태형을 40대가 넘지 아니하도록 조치하고(25:2-3) 곡식을 탈곡하고 있는 소에게 곡식을 먹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주기 위하여 그 입에 망을 씌우지 아니하는 행위는(25:4) 모두 창세기에 규정되어 있는 인간의 존엄성 및 동식물에 대한 먹을 권리 보장과 관련되고 있는 것임(창1:26-31). 인간을 짐승 취급하여 태형을 40대가 넘도록 때리면 그 원한이 하늘에 사무치고 창조주께서는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한 자를 결코 인간 대접하지 아니하시는 것임(25:4, 마7:12). 그러므로 고문을 전문으로 행하는 자는 인간의 존엄성을 스스로 파괴하고 있는 것이며 하나님 앞에서 자신도 인간 대접을 받기가 힘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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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모세는 왜 수혼제도(嫂婚制度, 죽은 형을 대신하여 그 동생이 형수와 결혼하여 형의 대를 이어주고 형수를 평생 아내로서 먹여 살려주는 제도임)로 재산상속에 있어서 공평성을 기하라고 명령하고 있는가?
l 수혼제도는(25:5-6) 다음 두 가지의 목적을 가지고 고안된 제도임; 첫째로, 아들 없이 죽은 형의 기업을 그 동생이 형수를 아내로 맞아 아들을 낳아서 대를 이어주고 형의 기업을 물려준다는 개념임(25:6). 둘째로, 과부가 된 형수가 그 시동생과 재혼함으로써 전 남편의 대를 이어줌은 물론 자신의 생계와 노후도 보장을 받게 된다는 것임(25:5).
l 그런데 이 두 가지 목적은 모두 과부가 된 형수와 이미 고인이 된 형의 입장에서는 플러스 이지만 시동생의 입장에서는 재산도 나누어 주어야 하고 형수도 자신의 아내로 삼아 평생 먹여 살려야만 되는 이중 부담을 지게 되는 제도였던 것임. 그러므로 할 수만 있다면 이 부담과 의무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었음. 그러므로 이와 같은 시동생을 견제하고자 하는 제도가 그 보완책으로 마련되고 있는 것임(25:7-10).
l 그 보완책의 구체적인 절차와 내용은 다음과 같음; ①제일 먼저 과부인 형수가 그와 같은 사정을 성문에 앉아서 백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장로들에게 호소하고(25:7) ②그 일에 대하여 성읍의 장로들이 모두 모여 의사결정을 한 후에 당사자인 과부와 그녀의 시동생을 불러서 사실확인을 하고서 시동생을 설득함(25:8). ③끝내 말을 듣지 아니하면 동네 사람들 앞에서 창피를 당하도록 조치하는데 그 순서는 형수가 그 시동생의 신을 벗기고 얼굴에 침을 뱉으며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임; “그 형제의 집 세우기를 즐겨 하지 아니하는 자이다”라는 정죄임(25:9). ④그리고 동네에서는 그의 이름을 향후 “신 벗기운 자의 집”이라고 호칭하면서 평생 멸시하는 것임(25:10).
l 여기서 참고로 마을 장로의 명칭이 ①성문 장로들(the elders at the town gate)과 ②성읍 장로들(the elders of his town)이라고 두 가지 종류로 묘사되고 있는 것을 볼 때에 장로들 중의 일부가 성문에 나가서 동네 사람들의 속사정 이야기를 듣고서 마을 장로들의 전체 회의에 안건으로 상정한 것으로 추정되는 것임. 율법을 알고 있는 장로들이 그 처리방안을 결정하여 시행함으로써 마을 자치적으로 율법의 적용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는 좋은 제도라고 하겠음. 이것은 마치 조선시대의 “신문고 제도”나 “지방 향약과 서원제도”의 운영과 닮아있는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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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상대방의 급소를 공격하지 말라는(25:11-12) 교훈은 얼마나 생생한가?
l 두 남자가 서로 싸울 때에 한 여자가 자신의 남편을 구하기 위하여 상대편 남자의 급소를 공격하는 경우를 예로 들어서 모세가 생생하게 교훈하고 있는 것임(25:11).
l 남자의 급소이자 생식의 도구인 음낭을 공격하는 여자의 손을 찍어버림으로써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아니하도록 하라는 모세의 명령인 것임(25:12a). 이와 같은 형벌이 중하거나 과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말고 그 여자를 가엽게 여기지도 말라는 명령까지 뒤따르고 있음(25:12b). 그 이유는 다음 두 가지로 볼 수 있음; 첫째로, 창조주이신 하나님께서 인간의 생식도구에 대해서는 특별히 그 안전과 보호에 관심을 두고 계시기 때문임. 그 점을 “인간의 태를 열고 닫으시는 하나님”(창20:17-18), “인류의 번성을 축복하신 하나님”(창1:28), “자손의 번성을 약속하신 하나님”(창12:2)이라는 창세기의 표현 속에서 넉넉하게 엿볼 수 있는 것임.
l 둘째로, 약자라고 하여 강자를 그 급소까지 공격해서는 아니 되는 것임. 하나님께서 눈 여겨 보시는 인간의 존엄성과 축복의 부분만은 손을 대서는 아니 되는데 그 이유는 강자이든지 약자이든지 간에 인간이면 누구나 하나님의 뜻을 존중해야 하기 때문인 것임. 이로 미루어 보아 어떤 명분을 동원하더라도 테러행위는 정당화될 수가 없는 것임을 알 수 있음(25:11-12, 출2:12-15, 레19: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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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공평한 저울을 사용하는 것은(25:13-16) 왜 그토록 중요한가?
l 공평한 저울을 사용함으로써 첫째로, 약속의 땅에서 장구(長久, 길고도 오래)하게 살 수 있게 되며(25:15) 둘째로, 하나님으로부터 가증(可憎, 미워할 만함)스럽다는 평가를 받지 않게 되는 것임(25:16).
l 모세가 들고 있는 구체적인 예를 보면, 서로 다른 두 개의 저울 추를 사용하여 무게를 속이는 경우와 크기가 차이 나는 두 개의 되를 번갈아 사용하여 곡식의 부피를 속이는 경우가 있는데(25:13-14) 이것은 거래 질서를 어지럽히는 부정직을 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율법의 해석과 적용 부문에 있어서 아전인수(我田引水, ‘내 논에 물대기’로서 자기 편의만 도모하는 것을 말함)격으로 왜곡하는 경우까지를 염두에 두고 있는 표현인 것임(잠16:10-11).
l 요컨대, 하나님께서는 하나님 앞에 따로, 인간 앞에 따로, 이중 잣대를 가지고 살아가는 선민을 결코 용납하지 아니하신다는 것임. 그래서 하나님 앞에 정직하게(시107:42, upright) 행하지 아니 하는 인간을 공의의 하나님께서는(잠16:11, 공평한 한 가지의 추와 저울만을 사용하시는 하나님) 미워하시며 약속의 땅에서 쫓아내시는 것임(25:15-16).
l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스라엘 자손들의 훗날의 역사를 살펴보면, 모세의 율법 그대로 그들이 부정직하고 무죄한 자의 피를 가나안 땅에 많이 흘렸을 때에 그 나라가 망했음(왕하21:13-16, 므낫세 왕의 악한 치세에 따라 BC586년 남조 유다 왕국 멸망). 그러나 유다 왕국의 유민들이 다윗 왕조를 회복하기 위하여 무려 2500년 동안 가나안 땅과 이방 땅을 떠돌면서 정직하게 율법공동체를 운영해온 결과 마침내 1948년 5월에 현대 이스라엘을 건국했을 뿐만 아니라 약 600만 명의 유대인들이 21세기에도 미국의 중심부에 살면서 세계의 정치와 경제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인 현실인 것임. 그러므로 정직한 사회 공동체만 형성하더라도 그 집단의 힘은 엄청난 것임. 반대로 부정직한 사회는 모래처럼 산산조각이 나고 마는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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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아말렉 족속을 도말할 것을 모세가 다시 강조하고 있는데(25:17-19) 그 이유는 무엇이며 성경적으로 그 역사적인 결말은 어떻게 나고 있는가?
l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이 두 가지로 볼 수 있음; 첫째로, 갓 출애굽한 약체 이스라엘 백성들을 광야 르비딤에서 아말렉 족속들이 인정사정 없이 기습하여 죽이고 약탈한 것임(출17:8).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겨우 물리치기는 했으나 그 공포와 피해는 엄청났던 것임(출17:12-13). 둘째로,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아말렉 족속만은 훗날 이스라엘 자손들의 손으로 그 존재를 이 땅에서 없애버리시겠다고 선언하신 것임(출17:14).
l 이에 따라 훗날의 역사는 다음과 같음; 첫째로, BC 1050년경 초대 왕 사울이 21만 명의 대군을 동원하여 아말렉 성을 공격하여 그들을 진멸하고 왕 아각을 사로잡은 바 있음(삼상15:2-9). 그러나 사울 왕의 군대는 아말렉 족속을 모조리 없애버리라는 명령의 수행보다는 그만 전리품 획득에 혈안이 되어 후환을 남기고 말았음(삼상15:18-19). 아말렉 왕 아각을 사무엘이 인계 받아 급히 처형했으나(삼상15:33)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그 후손들이 동방으로 피신한 것으로 보임(에3:1).
l 둘째로, BC 480년경 페르시아의 수산궁에서 아말렉 왕 아각의 후손으로 보이는 하만 재상과 유대인 모르드개와의 싸움으로 역사적인 결말이 나고 있음(에3:1-5). 하만이 재상이 되자 사울 왕의 아비인 기스의 후손으로 추정되는 모르드개(에2:5)와 유대인 모두를 전국적으로 일제히 없애버리고자 음모를 꾸미게 됨(에3:6-15). 그렇지만 그 계획은 성공하지 못하고 오히려 아말렉 후손의 완전 멸망으로 결말이 나고 있음. 구체적으로, 왕비 에스더의 목숨을 건 진언과 그녀의 사촌 오라비 모르드개의 충직함으로 말미암아 먼저 페르시아 황제 아하수에로의 마음이 돌아서고 다음으로 반유대주의자들이 그 제비뽑은 그들의 거사일(소위 “부림일”)에 모두 맞아 죽게 되는 역사적인 대반전이 전개된 것임(에7:1-28).
l 그러므로 이방 땅에서 자손대대로 거행되는 “부림절” 행사는 아말렉 족속을 멸하시겠다는 하나님의 말씀이(출17:14) 그대로 역사 가운데 끝까지 성취되었다는 사실을 기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방 땅의 황제와 그 역사를 섭리하여 하나님의 백성을 지키고 새로운 이스라엘,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해나가시는 하나님의 승리의 모습을 동시에 기념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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