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강해(작성자; 손진길 목사)

창세기 강해 제171강(창32:7-12)(작성자; 손진길 목사)

손진길 2021. 12. 16. 02:58

창세기 강해 제171(32:7-12)

작성자; 손진길 목사(갈릴리한인교회 담임)

작성일; 주후 2014125()

 

만약의 경우 일부 피신이 가능하도록 사후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야곱(32:7-8).

 

야곱은 용맹스러운 에서와 그의 400명의 군사를 상대할 능력이 없습니다(32:6). 그래서 심히 두렵고 마음이 답답합니다(32:7a). 그렇지만 그냥 손을 놓고 맥없이 주저앉을 수만은 없습니다. 그에게는 이제 22첩과 어린 11명의 아들 그리고 디나를 비롯한 딸들이 있기 때문입니다(29:32-30:24). 큰 원한을 가지고 있는 형 에서가 야곱 자신을 해친다고 하더라도 연약한 가족을 모두 죽이지는 아니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처자식 가운데 일부가 살아남을 텐데 그들이 먹고 살 방도가 있어야만 합니다. 그래서 야곱은 그렇게나 불안하고 초조한 가운데에서도 그 생활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그 방안이 우선 그의 가축을 크게 두 떼로 나누는 것입니다. 자신의 호위무사도 두 무리로 나누어서 각각 지키도록 하고 있습니다(32:7). 본문 그대로 에서가 와서 한 떼를 치면 남은 한 떼는 피하리라”(32:8)는 각오입니다.

 

완벽한 대책이 아님을 알고 있는 야곱이 마침내 하나님께 매어 달리기를 시작하다; 야곱의 감사와 간구 그리고 마지막 카드인 하나님의 언약(32:9-12).

 

야곱이 그렇게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는 가족의 사후 생계대책을 마련하고는 있지만 그것이 별로 실효성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습니다. 그 아비를 죽이겠다는 자가 장차 우환거리가 될지도 모르는데 조카들을 살려둘 리가 만무한 것입니다. 그래서 마지막 수단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벧엘의 하나님께 언약의 내용대로 지켜달라고 매어 달리는 것입니다. 20년 전에 야곱이 벧엘에서 돌 베개를 베고서 잠이 들었을 때에 그의 꿈 속에 나타나신 여호와 하나님이십니다(28:11-16). 그 때 비록 꿈 속이지만 하나님은 야곱 자신에게 분명하게 약속하셨습니다;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신지라”(28:15). 아직 벧엘까지 당도한 것이 아닙니다. 요단 강도 건너기 전입니다(32:2, 22). 구체적으로, 야곱은 요단 동편 땅 얍복 시냇가에서 형 에서를 맞이할 차비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언약의 말씀을 가지고 하나님에게 보호를 요청할 수가 있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야곱은 하나님께서 한번 약속하신 내용은 칼같이 지키신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경험했습니다(31:7-13). 따라서 에서를 다시 만났을 때 야곱은 자신과 가족들이 모두 피해를 입지 아니하도록 하나님께서 강력하게 지켜 보호하여 주시기를 언약의 내용을 가지고 간청하고 있는 것입니다(32:9-12).

야곱의 기도의 내용은 다음과 같은 순서를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 “네 조상의 땅 네 족속에게로 돌아가라 내가 너와 함께 있으리라”(31:3)고 하란 땅에서도 자신에게 말씀하신 사실을 야곱이 기억하고 있다는 것입니다(32:9). 둘째, 장인 라반의 집에서 재산을 이루도록 도와주신 하나님이심을 야곱이 먼저 감사하고 있습니다; “내가 내 지팡이만 가지고 이 요단을 건넜더니 지금은 두 떼나 이루었나이다”(32:10). 셋째, 형 에서의 손에서 자신과 가족을 구해달라고 하나님께 간절하게 기도하고 있습니다. 야곱은 형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솔직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이제 처자식까지 자신에게 달려 있으니 함께 죽임을 당하게 될까 걱정이 태산임을 기도로써 정직하게 아뢰고 있습니다(32:11). 넷째, 벧엘에서 야곱에게 주신 크나큰 축복의 말씀을 그대로 이루어지게 해달라고 매어 달리고 있습니다. 그 내용은 네 자손이 땅의 티끌같이 되어 네가 서쪽과 동쪽과 북쪽과 남쪽으로 퍼져 나갈지며 땅의 모든 족속이 너와 네 자손으로 말미암아 복을 받으리라.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신지라”(28:14-15).

야곱의 기도의 내용에서 두 가지 배울 점이 있습니다; 첫째로, 자신과 처자식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야곱이 하나님의 은총과 지금까지 지켜주심에 대하여 감사를 드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인색한 라반의 배약(背約, 약속을 배신함) 행위 가운데에서도 하나님께서는 야곱을 지켜주시고 큰 재산까지 이루게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많은 처자식을 주셨습니다. 이제는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을 인도하고 계십니다. 추격을 해왔던 라반도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물러갔습니다(31:42, 55). 그렇게 고맙게 도와주시는 하나님께 먼저 감사를 드리고 있는 야곱입니다. 그것이 가장 좋은 기도의 시작이 되고 있습니다.

둘째로, 야곱이 이번에도 에서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해달라고 하나님께 매어 달릴 수 있는 이유는 이미 하나님이 주신 언약이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하나님이 자신에게 직접 주신 그 약속의 말씀이 없다고 한다면 그냥 살려달라고 매어 달리기가 민망할 것입니다. 그래서 그 간구의 효력이 의심스럽게 됩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축복의 말씀, 떠나지 아니하시겠다는 약속, 반드시 서원이 이루어지게 인생길을 인도해주겠다는 말씀, 모든 족속에게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창조주의 복을 전해주는 통로가 되도록 지켜 보호해주겠다는 언약이 생생하게 살아 있습니다. 그 약속의 말씀이 있기에 야곱뿐만 아니라 성도들이 힘 있게 기도하면서 믿음의 길로 나아갈 수가 있게 됩니다. 한 마디로, 그와 같은 천로역정(天路歷程, 천국으로 나아가는 성도들의 믿음의 험한 인생 길)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 본문이라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