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갈렙 장군(손진길 작성)

소설 갈렙 장군33(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1. 11. 26. 02:38

소설 갈렙 장군33(작성자; 손진길)

 

아모리 북왕국의 왕인 은 수도인 바산성에 들어가서 결사적으로 항전하고 있다. 의 군사는 패잔병 15만명에 수도의 수비병 5만명을 합하여 20만명이나 된다. 20만명의 아모리 군사들이 지키고 있는 강가의 철옹성인 바산성을 30만명 남짓한 갈렙과 여호수아의 군대가 공격하고 있으므로 그 정복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

따지고 보면, 바산성의 정벌이 어려운 애로사항이 4가지나 된다;

첫째로, 갈릴리 서북쪽에 살고 있는 아모리 족속들이 갈릴리 동편에 있는 아모리 바산왕국의 멸망을 그냥 두고 보지 아니하고 있는 것이다. 당시 아모리족은 기르기스족의 북쪽 땅을 점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들이 바산왕국에 원군을 보내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첩보를 얻게 되자 그 대책마련에 갈렙과 여호수아가 고심하게 된다. 당시 아모리 족속이 차지하고 있는 지역이 약속의 땅의 절반이나 된다. 아모리 족속의 일부가 베들레헴과 헤브론 사이에도 살고 있다;

 

그래서 모세 당시에 아모리 족속이 가나안을 대표하고 있는 것이다(15:16).

둘째로, 아모리 바산왕국의 북쪽에는 아람족속들이 살고 있다. 그 가운데 작은 왕국 그술마아가가 있다. 그들은 본래 바산의 땅을 가지고 있었으나 아모리 족속이 융성하자 그 땅을 빼앗기고 헬몬산 지역으로 이주하여 살고 있다;

그렇지만 그들은 힘이 강해지면 바산지역을 수복하려고 벼르고 있다. 그러므로 바산성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모리왕 옥과 이스라엘 사이의 전쟁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그러한 사정을 알고 있는 갈렙은 그술과 마아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들이 남하하여 이스라엘 군대를 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셋째로, 아모리 족속 가운데 거인족이 살고 있다. 르바임이라고 불리고 있는 그들이 지금의 의 왕가를 이루고 있다. 그 가운데 용장인 르바후가 에드레이 전투에서 갈렙의 제자인 창기스에게 죽고 말았다. 그러므로 바산성에 있는 르바임의 거인 용사들이 그 원수를 갚겠다고 절치부심하고 있다. 그 때문에 갈렙과 여호수아의 군사들이 공성작전에 총력을 기울여도 별로 성공적이지 못하다;

넷째로, 바산성은 천혜의 요새이다. 왜냐하면 아르묵강의 지류를 활용하여 엄청난 폭과 깊이의 해자를 사면에 만들어 두고 있기 때문이다. 물이 가득 차 있는 그 해자를 뛰어넘어야 바산성을 공격할 수가 있는데 그것이 어렵다;

그것은 마치 강을 지나서 성을 공격하는 것과 동일하다. 그러므로 갈렙과 여호수아는 배를 만들어 공격을 해보지만 그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에 따라 갈렙과 여호수아가 하나의 결론을 얻고 있다. 그것은 바산성을 철저하게 고립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비상한 수단을 강구하여 양식이 떨어지도록 해야만 한다.

갈렙이 처음에는 한 3개월만 바산성을 철저하게 포위하고 있으면 양식이 떨어져서 항복할 줄 알았다. 그러나 그것이 아니다. 석달이 지나도 끄떡없이 버티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전방사령관인 갈렙이 가람 장군에게 말한다; “가람 장군, 아무래도 친위부대의 침투조를 파견하여 바산성안의 사정을 알아 보아야만 하겠어요. 그들의 군량미가 어느 정도 남아 있는지 확인하도록 합시다”.

그 말을 들은 가람이 한참 생각을 하다가 대답한다; “그렇게 해야 하지만 실제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바산성의 해자가 폭이 40규빗이나 됩니다. 사면에 그러한 해자가 둘러있으니 그것을 통과하고 성곽을 넘어 침투하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 말을 듣자 갈렙이 대답한다; “내가 이미 시험을 한번 해보았어요. 작은 배를 만들어 야밤에 타고서 접근하였지요. 그리고 성곽에 갈고리를 던져서 그 줄의 힘을 이용하여 올라가 보았더니 그것이 가능했어요. 그러니 그러한 방법으로 나와 함께 10명만 침투하여 바산성안의 곡식창고를 전부 찾아내도록 합시다”;

역시 철두철미한 갈렙 장군이다. 그가 벌써 한번 시험을 해보고나서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가람 장군이 말한다; “아무래도 그 방면에 무공실력이 있는 자가 유리합니다. 그러니 제가 창기스와 사제들에게 말해서 함께 가도록 하겠습니다. 언제 출발하시겠습니까?”.

그 말을 듣자 갈렙이 말한다; “침투조는 10명으로 구성하세요. 그리고 내일 밤이 그믐이니 그때 침투하도록 합시다. 군량미창고는 분명히 군사들이 지키고 있을 것이니 어두운 그믐밤에 도리어 관솔 불빛을 쉽게 볼 수가 있을 거예요. 또한 우리의 정체를 숨기기가 쉽지요”.

갈렙 장군의 말씨가 가람 장군에게 있어서는 마치 친구를 대하는 것과 같다. 사제지간이라고는 하지만 그 나이가 한 살 차이에 불과하다. 더구나 함께 전장에서 살아온 세월이 40년 가까이 되어가니 가장 가까운 전우이며 동지이다. 그렇게 친밀한 80세의 갈렙과 79세의 가람이 앞장서서 10명의 침투조와 함께 정탐에 나선다.

침투작전이 성공적이다. 아모리 군사들이 해자를 철석같이 믿고서 경비가 철저하지를 못하다. 그래서 무사히 12명의 정탐꾼이 군량미 창고의 위치를 전부 파악하는데 성공한다. 그 결과 갈렙이 제장회의에서 말한다; “이제는 기회를 보아 200명 정도의 대규모 정예병을 바산성에 침투시켜서 군량미 창고를 전부 불태워버리는 일이 남아 있어요… “.

잠시 말을 끊고서 갈렙이 가람 장군과 자신이 거느리고 있는 3개 군단의 장군들의 얼굴을 한번 살핀다. 그리고 작전을 말한다; “그 일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3일이상 바산성에 맹공격을 퍼부어야 합니다. 밤낮을 가리지 아니하고 투석기로 바위를 날리고 불화살을 쏘아야 합니다… “;

 

갈렙이 잠시 숨을 쉰 다음에 이어서 설명한다; “그 공격에 시달린 적병들이 고단하여 한밤에 조는 사이에 우리의 대규모 침투조가 그들의 성곽을 넘어서는 것입니다. 그리고 작성한 지도를 참조하여 자신들이 맡은 곡식창고를 찾아가서 불을 지르는 것이지요. 그 일을 위해서 기름과 짚을 지고 가야 하니 준비를 해주세요”.

주야로 공격을 퍼 부은 다음에 5일째가 되는 밤에 200명의 침투조를 태운 작은 배들이 해자를 건넌다. 갈렙과 가람과 창기스가 먼저 침투한 경험이 있는 10명의 용사와 함께 앞장을 선다. 무사히 200명의 침투조가 갈고리줄을 이용하여 성안으로 들어서자 12개의 조로 쪼개어진다.

전번에 침투하여 곡식창고의 위치를 이미 파악한 갈렙과 가람을 위시한 12명의 용사들이 앞장서서 자신들이 맡은 창고로 달린다. 그 뒤를 16명 또는 17명의 부하들이 뒤따르고 있다. 그들이 기름과 짚을 지고서 운반하고 있는 것이다.

그날 밤 바산성이 여러 곳에서 불길에 휩싸인다. 무려 10여곳에 분산하여 보관하고 있는 곡식의 저장창고에서 일제히 화재가 발생하고 만 것이다. 한밤중이라 하늘은 어두운데 성안은 환하다. 사정없이 타 들어가고 있는 불길에 군량미와 백성들의 곡식이 모조리 타버리고 있다;

 

급보를 받은 국왕 이 현장으로 달려와서 그 광경을 보고서 그만 넋이 나가고 만다. 이제는 바산성의 최후가 눈에 보이는 것만 같다. 모든 곡식들이 타버리고 말았으니 무엇을 먹고서 전투를 계속한다는 말인가?

그래서 다음날 옥이 결단을 내린다; “성안에서 굶어 죽느니 차라리 성밖으로 나가서 용감히 싸우자. 우리의 군사가 20만명이고 적들이 30만명 정도이다. 우리가 죽기로 결심하고 결사적으로 싸우면 승리는 우리의 것이다”.

갈렙 장군과 여호수아 사령관은 이미 의 군사들이 성밖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다. 그 방법이 과연 무엇일까? 첫새벽에 바산성에서 8개의 다리가 4면의 해자에 내려지자 곧 알게 된다.

갈렙과 여호수아는 화살부대를 전진 배치하고 있다. 나무로 만든 다리가 내려오는 것을 보고서 엄청나게 불화살을 쏘도록 조치한다;

 

그 결과 다리에 불이 붙고 만다. 다리가 있어야 의 군대가 성밖으로 진출할 수가 있는데 그것이 불가능해지고 만다;

그것을 보고서 이 비통하게 부르짖는다; “철옹성 바산성이 도저히 탈출할 수 없는 감옥이 되고 말았구나. 이 노릇을 어떻게 하면 좋은가?”. 그런데 천만뜻밖에도 그들에게 작은 탈출구가 생긴다. 그것이 무엇일까?

3일 후에 갈릴리 서편에 살고 있는 아모리족속의 군대와 헬몬지역의 아모리 군벌들이 나타나서 북쪽에서 남쪽으로 이스라엘 군대를 공격한다;

 

그 틈에 일부 바산성의 군사들이 북문 쪽 해자에 작은 배들을 띄우고 탈출하게 된다.

갈렙과 여호수아의 군대가 아모리 족속의 응원군을 격퇴하는 한편 북문 쪽으로 탈출하고 있는 아모리 잔당들을 뒤쫓는다. 전방사령관인 갈렙이 자신의  친위부대와 전방에 배속이 된 3개 군단을 이끌고 맹렬하게 아모리 군대를 추격한다;

급히 말을 달리면서 갈렙이 가람에게 말한다; “빨리 전령을 여호수아 사령관에게 보내라. 우리 부대는 아모리 잔당들을 뒤쫓을 테니 여호수아 사령관은 자신의 9개 군단의 병력으로 바산성을 완전봉쇄하시라고 전하라. 그래야 바산성 의 항복을 얻을 수가 있다”.

갈렙의 군대가 아모리 군벌과 서쪽 지파의 군대를 뒤쫓았지만 완전히 소탕하지를 못한다. 그 이유는 바산과 헬몬의 울창한 수림이 적들의 방호벽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 더 이상 추격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갈렙 장군의 군대가 추격을 멈추게 된다.

헬몬산이 저 멀리 아득히 보이는 그곳에서 갈렙 장군이 한탄한다; “골란고원의 산림지역이 아모리 잔당들의 소굴이 되고 있으니 그들을 완전토벌하자면 오랜 시간이 걸리겠구나. 그러니 이스라엘 자손들이 약속의 땅 가나안을 얻는다고 하더라도 지리적으로 이곳 외적의 침입에 늘 시달리게 되겠구나!... “.

한편 여호수아 사령관은 10일 후에 바산성을 점령하게 된다. 성곽위에 백기가 나부끼는 것을 보고서 다리를 만들어 성안으로 들어가보니 그 참상이 눈을 뜨고는 보지 못할 정도이다. 기근과 전염병이 발생하여 대부분의 주민이 죽고 말았다.

끝까지 저항하라고 하는 국왕 의 왕명을 어기고 장군들이 백기를 내건 것이다. 그리고 성을 이스라엘 군대에게 내주고 그들마저 자결하고 만다. 그 결과 바산성은 완전히 죽음의 도시가 되고 만 것이다;

다만 국왕인 은 벌써 10여일 전에 잔당들과 함께 북쪽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3:11). 하지만 훗날 북쪽의 군벌을 동원한 의 부흥운동도 실패로 끝나고 만다. 그 이유는 므낫세의 영웅 야일과 마길 집안의 자손들이 앞장서서 바산의 군벌들을 성공적으로 토벌하고 말기 때문이다(32:41-42, 3:13-14).

한편, 여호수아의 이스라엘 군대는 어쩔 도리가 없다. 그래서 불을 놓아 바산성 자체를 지도상에서 없애 버리고 만다. 그렇게 인종청소를 실시한 것이다(21:35, 3:6).

그대로 두게 되면 그 전염병이 이스라엘 군대에도 퍼지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바산성에서는 궁궐의 금은패물만을 전리품으로 얻는다(3:11). 그것이 골란성 또는 바산성의 멸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