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갈렙 장군29(작성자; 손진길)
6. 아모리 2왕국을 정복하는 모세와 갈렙 장군
이스라엘의 전방사령관인 갈렙이 에돔의 군사령관인 후삼을 도와 그를 에돔의 왕으로 만들고 가데스 바네아로 돌아온 때가 출애굽 16년 가을이다. 갈렙은 후삼과 함께 모압왕 발락을 도와 남침한 아모리의 세력을 아르논강 이북으로 몰아내기도 했다;
갈렙이 동원한 군대가 이스라엘인으로 구성이 된 군단이 아니라 외인부대로 구성이 된 별동대였으므로 그의 원정에 대하여 이스라엘의 최고지도자인 모세나 후방사령관인 여호수아가 별도의 제재를 가하지 아니하고 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에돔과 모압을 친(親) 이스라엘로 만들고 돌아왔으니 갈렙 장군의 공이 큰 것이다.
전방사령관인 갈렙 장군은 불필요한 정치적, 행정적인 오해를 불식하기 위하여 그가 모압과 에돔에서 어떠한 전쟁을 치루었는지에 관하여 그때 그때 모세와 여호수아에게 전령을 보내어 상세하게 보고했다. 그러므로 별다른 잡음이 없는 것이다.
갈렙이 다시 가데스 바네아로 돌아온 이후 출애굽 39년 까지는 별다른 전쟁이 발생하지 아니하고 있다. 그 대신에 시나이반도에 머물고 있는 이스라엘 12지파에서는 무수한 기성세대들이 죽음을 맞이하고 만다.
그 가운데 출애굽 20년에 들어서자 원로 훌의 죽음이 있게 된다. 당시 106세인 훌이 향년을 맞이한 것이다. 전방 가데스 바네아에 있던 갈렙은 부고를 받자 마자 시내광야에 있는 후방으로 들어온다. 훌이 그의 장인이기 때문이다.
훌의 장례식은 국장으로 거행된다. 최고지도자인 모세와 대제사장인 아론이 원로 훌의 죽음을 앞장서서 애도한다. 그들 3인이 그 옛날 출애굽 1년에 발생한 아말렉족속의 기습사건 당시 호렙산에서 여호와께 기도하여 승전을 일구어 낸 3총사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당시에 두 팔을 높이 들고 크게 기도한 자는 최고지도자인 모세이다. 그렇지만 모세의 양 옆에서 그의 두 팔이 처지지 아니하도록 함께 기도하면서 지탱한 인물이 아론과 훌이다. 그들이 이스라엘의 역사에 있어서 모범적인 3인의 동역자인 것이다;
그 3사람 가운데 가장 연장자이며 12지파 70인의 장로들을 이끌었던 유일한 원로 훌이 별세한 것이다. 훌이 유다지파 출신이기에 유다지파의 장로들이 훌의 죽음을 더욱 아쉬워한다. 이제 누가 유다지파를 이끌어갈 것인가?
그런데 훌의 뒤를 이어서 유다지파를 이끌어가게 되는 자가 바로 아미나답의 아들인 나손이다;
나손은 갈렙의 동생인 그나스의 장인이며 동시에 살몬의 부친이다. 그리고 나손의 누이 엘리세바가 대제사장인 아론의 아내이다.
그러한 인척관계를 가지고 있는 유다지파의 새로운 지도자가 개인적으로는 갈렙 장군의 사장어른이다. 그러므로 갈렙은 비록 장인 훌이 별세하였지만 그의 유다지파 내에서의 지지세력은 여전히 탄탄하다고 볼 수 있다;
그 모든 것이 출애굽 12년에 동생 그나스가 나손의 딸인 디나와 혼인하였기 때문이다. 그나스와 디나는 이듬해에 장남 옷니엘을 낳는다. 그러므로 옷니엘은 출애굽 40년이 되면 벌써 27세의 청년이 된다.
그런데 그나스는 장남 옷니엘이 17세가 되는 출애굽 30년에 형인 갈렙에게 부탁하여 자신의 아들을 무인으로 키워 달라고 한다. 장차 약속의 땅 가나안을 정복하는데 무장으로 쓰임을 받기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때 갈렙은 70세이다. 그는 조카인 옷니엘을 자신의 제자로 받아들인다;
당시 옷니엘보다 먼저 갈렙의 제자가 된 인물이 5사람이나 된다; 갈렙의 첫째 제자가 가람 장군이다. 둘째 제자가 모압에서 용병생활을 하고 있는 아비노이다. 셋째 제자가 그렛 용병부대장 창파의 아들인 창기스이다. 넷째 제자가 갈렙의 아들인 엘라이며 다섯째 제자가 유다지파의 장로인 나손의 아들인 살룸이다.
살룸이 갈렙 장군의 제자가 된 연유는 이러하다. 살룸은 나손 부부가 늦게 얻은 아들이다;
나손은 살룸을 강하게 키우고 싶어서 갈렙에게 진작 부탁한다; “우리 유다지파가 훗날 약속의 땅 가나안을 정복할 때에 나는 내 아들 살룸이 앞장을 서기를 원해요. 그러니 갈렙 사령관이 내 아들을 제자로 삼아 훌륭한 무장으로 키워주었으면 좋겠어요. 부탁합니다”.
갈렙은 장인 훌이 별세하자 새로운 유다지파의 지도자가 된 나손 장로와 친하다. 그의 부탁이다. 게다가 나손은 동생인 그나스의 장인이 아닌가? 그래서 갈렙은 출애굽 25년에 살룸을 자신의 제자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 전에 갈렙은 자신의 아들 가운데 무예에 소질이 있는 엘라를 역시 제자로 삼는다. 또한 5년후에는 조카인 옷니엘을 마지막 제자로 받아들인 것이다.
그 일로 말미암아 에돔의 시조인 에서의 무공의 뒤를 잇고 있는 갈렙 장군의 진전이 유다지파의 장로인 나손의 아들 살룸에게로 전수가 된다. 그 인연으로 훗날 살룸의 증손자인 이새의 집안에 에서의 비기가 전해진다. 그 비기를 공부하고 연마한 자들이 이새의 아들인 다윗이며 이새의 외손자인 요압, 아비새, 아사헬, 아마사 등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아비노의 자손 가운데 아디노가 나타난다. 조상 아비노가 전해준 에서의 무공을 아디노가 연마하여 사울왕과 다윗왕의 시대에 이스라엘에서 무장으로서 절대강자로 군림하기도 한다.
그러한 일들은 먼 훗날의 이야기이다. 당장은 출애굽 22년이 되자 갈렙 부부는 귀한 딸을 얻는다. 그 막내딸의 이름이 악사이다. 그녀는 아름답게 자라고 지혜가 있어서 갈렙 부부가 애지중지한다. 그녀가 훗날 옷니엘과 혼인하여 유다지파의 땅에서 유력한 가문을 형성한다.
갈렙은 제자인 창기스, 엘라, 살룸, 옷니엘을 무인으로 키우는데 전념한다. 그가 전방사령관으로서 주로 가데스 바네아에서 지내고 있기에 4제자들을 출애굽 33년부터는 아예 전방으로 데리고 가서 집중교육을 시킨다. 그 결과 출애굽 39년이 되자 그들의 실력이 일취월장하여 놀라운 이스라엘의 무장들이 된다.
출애굽 39년이 저물어가자 모세는 그 다음해를 준비한다. 그래서 시내광야에서 모든 백성들을 이끌고 전방인 가데스 바네아로 들어온다. 이스라엘의 기성세대들이 모두 별세하였지만 그 대신에 새로운 세대가 그 자리를 보충하고도 남는다. 인구가 늘어난 것이다.
그러므로 가데스 바네아의 기존 샘물만으로는 부족하다. 새로운 세대가 그 옛날 부모세대처럼 모세와 아론에게 물을 달라고 떼를 쓴다. 그것을 보고서 모세와 아론이 새로운 세대에게 실망하여 다시는 물을 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가 여호와 하나님께 혼이 난다;
여호와께서는 자신의 백성들이 광야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먹을 것과 마실 것 등 생계와 관련이 되는 것들을 우선적으로 제공하고자 하시는데 모세와 아론이 그만 그 사실을 깜빡한 것이다. 그 결과 출애굽 40년 여름이 시작되자 모세를 제외한 그의 형 아론과 누나 미리암이 모두 광야에서 죽고 만다. 대제사장의 예복은 아론의 3남인 엘르아살이 받아서 입게 된다.
그렇게 대제사장 엘르아살의 시대가 열리자 그의 친구인 여호수아와 갈렙의 시대도 활짝 열리게 된다. 그들 3인은 최고지도자인 모세를 모시고 약속의 땅 가나안을 정복하고자 한다. 그러나 그 전에 먼저 요단강 동편에 있는 아모리 족속의 두 왕국을 점령하라고 하는 여호와의 명령이 떨어진다.
출애굽 40년 여름에 80세의 갈렙 장군은 모세의 지시로 에돔왕국으로 들어간다. 그의 품에는 에돔의 왕에게 보내는 모세의 친서가 들어 있다. 당시 에돔의 국왕은 후삼왕의 아들이다. 그는 갈렙 장군과 부왕인 후삼과의 우정을 알고 있다.
하지만 에돔의 왕은 240만명이 넘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에돔의 땅을 횡단하여 모압의 동쪽으로 들어가겠다고 하는 요청에는 반대한다. 그래서 간곡하게 갈렙 장군에게 말한다; “부왕과 장군과의 의리를 생각한다면 제가 길을 빌려드리는 것이 옳습니다. 하지만 모든 신하들이 반대하고 있습니다. 안보상 너무나 위험하기 때문이지요… ”
그 말을 듣자 갈렙 장군이 말한다; “혹시 저희 이스라엘 군대가 에돔을 통과하는데 그치지 아니하고 에돔 땅을 정벌할까 두려워서 하시는 말씀인 줄 압니다. 그러나 그런 걱정은 하지 아니하셔도 됩니다… “.
여전히 젊은 에돔왕의 표정에 변화가 없다. 따라서 늙은 갈렙 장군이 더욱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저희들은 여호와를 섬기는 제사장나라입니다. 여호와의 명령이 동족인 에돔과 모압, 그리고 암몬은 일체 건드리고 말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것은 기우에 불과합니다. 혹시 저희들이 양식이나 물이 필요하면 돈을 지불하고 구입하겠습니다. 그러니 한번 믿어 주십시오”.
그렇지만 모압왕은 요지부동이다. 마침내 그가 결론을 내린다; “저는 에돔왕국의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국왕입니다. 그러므로 저의 부왕과 갈렙 장군과의 정리만 생각하고 나라의 안보를 위기에 빠뜨릴 수가 없습니다. 그 점을 깊이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만약 저의 말을 듣지 아니하고 무력으로 에돔 땅을 지나가겠다고 하시면 저는 전군을 동원하여 격퇴할 수 밖에 없습니다. 부디 불상사가 발생하지 아니하도록 도와주세요”.
그 말을 듣자 갈렙 장군은 자신과 후삼왕과의 아름다운 관계와 그 시대가 이미 지나갔음을 실감한다. 80세의 노장인 자신에게는 젊은 에돔왕을 굴복시킬 만한 능력이 벌써 사라지고 없는 것이다. 그래서 가데스 바네아로 돌아와서 최고지도자인 모세에게 그대로 보고한다.
그 말을 듣자 모세가 말한다; “허허, 여호와의 뜻이 벌써 에돔과 모압을 우회하여 아르논강 이북에 있는 아모리의 시혼왕국을 치라는 것입니다. 나는 혹시 에돔왕이 길을 빌려주면 백성들이 좀더 편하게 요단강 동쪽으로 이동할 수 있지 아니할까 생각하여 사절을 보내어 보았지만 역시 실패이군요. 그러면 여호와의 뜻을 그대로 따르도록 하시지요. 물론 백성들은 또 불평하겠지요… “;
모세의 말과 같이 먼 길을 돌아서 간다고 하여 이스라엘 백성들의 불평과 불만이 보통이 아니다;
하지만 그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마침내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압의 동편에서 아르논 강을 건너 조심스럽게 아모리의 시혼왕국 변경으로 들어간다.
바야흐로 이스라엘과 아모리와의 전쟁이 시작된다. 모세가 여호와의 뜻을 쫓아 6개월 동안에 요단강 동편의 아모리족속의 땅을 모두 점령하고자 한다;
그 과정이 과연 어떠한 것일까? 특히 갈렙 장군은 자신의 제자들을 이끌고 어떠한 활약을 하게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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