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갈렙 장군(손진길 작성)

소설 갈렙 장군18(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1. 11. 22. 19:34

소설 갈렙 장군18(작성자; 손진길)

 

수르광야는 동쪽에서 애굽으로 들어가는 길목이다. 그러므로 시리아나 메소포타미아, 또는 아라비아에서 오는 대상들이 낙타를 끌고서 그 길을 부지런히 오가고 있다. 그러니 상인들의 보따리를 털려고 여러 약탈족속들이 수르광야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갈렙은 부하들을 이끌고 대상의 차림으로 수르길에 있는 그렛지방을 벗어나 수르광야에 들어선다. 20마리의 낙타에는 시리아와 블레셋 지역에서 구입한 물건이 가득 실리어 있다. 상단을 호위하는 무사들의 수가 7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니 아말렉족속들이 그 보따리에 군침을 흘리면서 갈렙의 상단을 기습한다.

그 지점이 수르광야가 끝나고 막 바란광야가 시작되고 있는 곳이다. 참고로, 바란광야는 바람소리만이 황량하고 인적이 드문 곳이다. 그러므로 마적떼가 출몰하기에 아주 적합한 지역이다. 그 동쪽은 막강한 에돔인들의 땅이고 남쪽은 더욱 황량한 시내광야이므로 약탈족들이 주로 날뛰고 있는 지역이 지리적으로 수르광야와 바란광야인 것이다.

그들의 습격이 있을 것임을 그 지역에서 3개 군단을 호령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전방사령관인 갈렙 장군은 경험적으로 벌써 예상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는 구태여 그 지역을 통과하고 있다. 그 이유는 어떤 종족의 마적단이 출몰하더라도 능히 막아낼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갈렙 일행이 20마리의 낙타를 끌고서 바란광야의 서쪽을 들어서고 있는 것을 보고서 아말렉 마적단은 30명 정도의 기마병만을 산채에서 내보내고 있다;

 

그들이 기습적으로 상단이 가는 길을 막아 선다. 그리고 큰소리로 겁을 준다; “낙타를 버리고 즉시 도망하면 목숨만은 살려 주겠다. 만약 저항하는 경우에는 한사람도 살아서 돌아가지 못한다”.

그 말을 듣자 갈렙은 눈을 지긋이 감았다가 뜨면서 호위부대장인 가람 장군이 10명의 호위군사와 더불어 어떻게 적절하게 대응하는지를 관망하고자 한다. 가람 장군이 자신은 상인의 차림을 하고 있으므로 상단의 호위무사로 변장하고 있는 수하들에게 눈짓을 한다;

그에 따라 백부장인 옛블렛이 호탕하게 웃으면서 대답한다; “너희들이 감히 수만 믿고서 나 옛블렛이 호위하고 있는 상단의 물건을 탐내어 흑심을 드러내고 있구나. 그렇다면 좋다, 어디 한번 너희들의 실력으로 우리 보따리를 털어보아라. 그것이 가능한지 내가 한번 보고 싶구나”.

아말렉 마적단을 이끌고 온 자가 오십부장인 핫산이다. 그는 50명의 부하도 수가 많다고 생각하여 30명만 이끌고 와서 상단의 앞길을 막았는데 상대방이 호기스럽게 한번 덤벼보라고 한다. 아무리 상단의 인원을 전부 세어보아도 13명에 불과하다. 그 중에 칼을 차고 있는 자는 7명이다.

그러니 쪽수로 보면 상대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무엇을 믿고서 저놈이 큰소리를 치고 있는 것일까? 핫산은 깊이 생각하지 아니하고 버럭 화를 내면서 부하들에게 명령한다; “저 괘씸한 놈을 단숨에 쳐죽여라. 한 놈도 살려 보내지 마라. 핫산의 마적단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본때를 보여주어라”;

 

아말렉족속은 기마술이 대단하다. 그리고 어려서부터 검을 익혀서 광야에서는 천하무적으로 통한다. 그들 30명의 기마병이 먼지를 일으키면서 바람과 같이 말을 몰아 일시에 갈렙 일행을 향하여 돌진한다.

그 모습을 보고서 7명의 호위무사들이 재빨리 낙타에 실려 있는 자신들의 큰 방패와 장창을 꺼낸다. 그리고 일자진형을 갖추어 방패로 담을 만들고 그 사이에 장창을 내민다;

 

급히 달려오던 말들이 기겁을 하고서 두발을 높이 쳐들면서 급정거한다. 그 때문에 일부의 적들은 낙마를 하고 있다.

그러나 다음순간 마적단의 오십부장인 핫산이 당황하는 부하들을 수습하면서 큰칼로 호위무사들의 장창을 벤다. 대단한 용력이다. 일시에 두개의 장창이 동강이 나고 있다. 그렇지만 말을 탄 핫산도 자신의 검으로 상단 호위무사들의 진형을 단숨에 깨부수지는 못하고 있다.

그때 가람 장군의 부하인 백부장 옛블렛이 작은 방패와 검을 들고서 앞으로 나선다. 그리고 마상에 있는 핫산을 보면서 외친다; “단숨에 장창 두개를 쪼개는 것을 보니 검술실력이 대단하구나. 나도 검을 사용한다. 그러니 나와 한번 검술을 겨루어 보는 것이 어떠하냐? 내가 지면 우리 낙타의 보따리는 너희들 것이다. 그 대신 내가 이기면 깨끗하게 꼬리를 말고 도망을 치도록 하라. 어때, 나와 결투할 담력이 있느냐?”.

핫산은 한창 무술에 물이 올라있는 30대 중반의 무사이다. 아말렉의 마적단을 지휘하고 있는 오십부장이라고 하면 그 실력이 대단하다. 그런데 그것을 모르고 감히 덩치만 믿고서 자기와 비슷한 연령의 상단 호위무사가 큰소리를 치고 있다. 

핫산이 얼른 머리를 굴려본다; “그래, 나와 겨루어서 지면 깨끗하게 물건을 포기한다고 했다. 그러면 나의 부하도 상하지 아니하고 간단하게 20마리 낙타의 물건을 모조리 차지하겠구나. 좋다”.

핫산이 상대방을 보니 옛블렛이란 무사가 땅 위에 그냥 서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그래서 호승심이 일어난 핫산이 말에서 내려 검을 겨누고 상대방에게 다가간다. 두 무사가 검을 겨누고 서로 노려보다가 핫산이 먼저 공격을 시도한다. 몸놀림이 상당히 빠르고 칼을 휘두르는 솜씨가 능란하게 보인다. 그 공격을 옛블렛이 잘 막아낸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서 가람 장군이 씨익 웃는다. 옛블렛은 자신이 아끼는 백부장이다. 시글락에 있을 때부터 천부장인 가람이 백부장인 그와 무술을 자주 겨루어 보았기에 그의 실력을 자신이 잘 알고 있다. 분명히 상대방 핫산보다는 옛블렛이 한 수 위의 실력임을 금방 알아보았기에 가볍게 웃은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옛블렛이 빠르게 핫산의 검을 쳐내더니 다음 순간 공중으로 몸을 비상하면서 상대방에게 돌진한다. 검과 몸이 하나가 되어 핫산에게 내려 꽂히고 있다. 그러한 공격을 처음 당해보는 모양이다. 핫산이 어어어하면서 급히 뒤로 물러난다. 그 다음순간 착지를 한 옛블렛이 검을 휘두르면서 핫산의 가슴을 베고 만다;

생각보다 싱겁게 승부가 나고 만다. 그 모습을 지켜본 아말렉의 마적단들이 일순간 당혹해 한다. 하지만 그 가운데 3인의 십부장들이 큰소리로 말한다; “대장이 다쳤다. 이제 우리는 그 복수를 해야 한다. 모두 한꺼번에 적을 도륙하라. 말을 탄 채로 그대로 짓밟아라”. 

그 모습을 뒤에서 보고 있던 갈렙과 가람이 낙타에서 장창을 꺼내어 적들에게 돌진한다. 순간적으로 갈렙과 가람이 장창에 내력을 불어넣어 휘두르자 말들이 힘도 없이 꺼꾸러지고 만다. 그 위에 타고 있던 적들이 말과 함께 쓰러진다. 그 뒤를 호위무사들이 따르면서 쓰러진 적들의 목을 베고 만다;

 

가람 장군은 아직 내공이 초보 단계이므로 장창으로 말을 겨우 베고 있다. 그러나 갈렙은 그것이 아니다. 내공을 수련한지 20년이 넘었기에 자신의 몸을 공중으로 비상하면서 상대방의 말로 접근하여 창을 휘두르는데 그 솜씨가 사자와 독수리가 합세한 공격과 같다.

마치 전쟁의 신이 강림한 것과 같다. 그렇게 갈렙이 몇 번 창을 휘두르자 30명의 아말렉 마적단 가운데 절반 가량이 땅바닥에 쓰러지고 뒤따르는 호위무사들에게 목이 잘리고 만다. 그 모습을 보더니 아말렉 마적단들이 갑자기 말을 돌려 도망친다. 쓰러진 동료를 돌볼 생각도 못하고 자기들만 살겠다고 달아난 것이다.

갈렙은 수하인 옛블렛을 칭찬하면서 부하들에게 명령한다; “백부장의 솜씨가 대단하다. 잘했다. 이제는 모두들 마적단의 병장기를 거두고 살아남은 말들도 거두어 가데스 바네아로 돌아가도록 한다. 실시”;

그 전투모습을 지켜본 청년 아비노는 가슴이 뛴다. 상인 차림의 주인 갈렙이 그렇게 엄청난 신위를 보이는 무장인 것을 그가 처음으로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전설적인 무장이 자신을 제자로 거둔다고 은혜를 베푼 것이니 그것이 참으로 행운이다. 그래서 속으로 다짐한다; “나도 앞으로 잘 배우고 익혀서 주군의 칭찬을 받는 제자가 되어야 하겠다”;

갈렙은 한달만에 가데스 바네아 진영으로 돌아온다. 진영에 도착하지 마자 그는 양털 두루마리를 꺼낸다. 이번 여행에 관한 보고내용이 벌써 두루마리에 기록되어 있다. 그가 블레셋의 가사 성읍 주막에서 3일간 머무는 사이에 장계를 미리 쓴 것이다. 그것이 두개이다; 하나는 모세에게 가는 것이고 또 하나는 여호수아에게 가는 것이다.

그 기록을 읽고서 모세는 내용을 간추려서 대제사장 아론과 원로인 훌 그리고 70인의 장로들에게 알려줄 것이다. 그리고 여호수아는 동일한 내용의 장계를 읽은 다음 그 내용을 역시 간추려서 후방에 있는 9개 군단장을 불러모아 회의석상에서 알려줄 것이다;

힘들게 전방에서 얻은 정보와 첩보는 후방으로 보내어 서로 공유해야 한다. 그렇게 갈렙 장군은 정보를 공유할 줄 아는 인물이다. 혼자서 정보를 독식하거나 권력을 독점하고자 하는 생각이 없다.

그는 진정한 무장이며 동족을 사랑하는 인물인 것이다. 그러한 넓은 마음은 창조주 여호와를 사랑하는 그 마음으로 피조물인 이웃과 동족을 사랑하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하겠다.

갈렙 장군은 그러한 넓은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기에 이번에 상단을 운영하여 얻은 이익 가운데 전방의 군단을 운영하기 위하여 필요한 몫을 제외하고 전부 후방으로 보낸다. 금은패물과 은괴 그리고 생필품이 최고지도자인 모세에게 보내어진다. 그러면 모세가 그것을 이스라엘 12지파에게 골고루 분배하여 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