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갈렙 장군16(작성자; 손진길)
갈렙은 북시리아에 위치하고 있는 하맛을 보고 싶어한다. 그리고 더 북쪽에 있는 유프라테스 강 상류의 도시 하란과 갈그미스를 방문하고자 한다. 그가 어째서 그러한 장소를 방문하기를 원하고 있는 것일까?
갈렙을 수행하고 있는 시글락 출신의 장군인 가람은 그 이유를 알지 못한다. 그래서 페니키아의 두로에서 북상하면서 주군인 갈렙에게 조심스럽게 그 이유를 물어본다. 그러자 갈렙이 한동안 깊은 생각에 잠긴다. 이윽고 그가 말문을 떼기 시작한다; “그 이유는 네가지이지요… “.
갈렙의 진술이 상당히 체계적이다. 그가 다음과 같이 설명하기 때문이다; “첫째로, 가장 먼저 하맛을 방문하고자 하는데 그 이유는 내가 가데스 바네아에서 2년전에 12정탐꾼의 하나가 되어 하맛어귀까지만 방문하였기 때문입니다. 하맛어귀는 사실 하맛의 영향력이 미치고 있는 남쪽 변방에 불과합니다. 그러므로 나는 그 중심이 되고 있는 하맛을 한번 보고싶은 것입니다”;
가람이 이해를 했는지 고개를 끄떡이자 갈렙의 설명이 이어진다; “둘째로, 우리 조상 아브라함은 본래 메소포타미아 중심인 갈대아 우르에서 가나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그 부친인 데라가 유프라테스 강 상류에서 신도시 하란을 개발하고 그곳에서 죽었습니다. 그러니 내가 조상이 만든 도시 하란을 보고 싶어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
그 말을 듣자 가람이 흥미가 있는지 갈렙의 얼굴을 주시한다. 그러자 갈렙이 부연설명을 한다; “장남인 아브라함이 자신을 떠나 가나안으로 남하를 해버리자 데라는 차남인 나홀을 하란으로 불러서 기업을 물려주었지요. 나홀 역시 여호와신앙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나중에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과 손자인 야곱이 하란 곧 나홀의 성으로 가서 그 자손에게서 배필을 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
참고로, 이삭이 하란에서 먼길을 온 리브가를 만나고 있다;
그리고 야곱이 하란의 들판에서 양을 치고 있는 라헬을 만나고 있다;
잠시 숨을 쉬고서 갈렙의 설명이 이어진다; “셋째로, 6년 남짓 전에 죽은 애굽의 바로가 천하의 영웅왕이라고 불린 투트모세3세인데 그가 미탄니왕국을 치고 유프라테스 강 상류에 있는 군사요새지 갈그미스를 차지합니다. 물론 하맛과 하란도 점령했지요. 그런데… “;
가람이 숨소리도 죽이면서 경청하는 모습을 보면서 갈렙이 빙긋 웃으면서 부연설명을 한다; “하지만 그의 후계자인 애굽의 아멘호텝2세가 미탄니왕국을 대신하고 있는 힛타이트에게 밀려서 최근에 그 지역을 전부 상실하고 말았어요. 그렇게 급격하게 국제정세의 변화가 발생하고 있는 중심지이므로 이스라엘의 전방사령관인 내가 한번 보고 싶어하는 것이지요… “.
잠시 숨을 돌리고 갈렙이 이어서 말한다; “넷째로, 우리 히브리인들에게는 여호와의 언약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 내용이 약속의 땅을 아브라함의 후손들에게 주신다고 하는 것이지요. 그 영역이 메소포타미아 강의 서편에서 나일강의 동편에 이르는 넓은 지역입니다. 따라서 나는 차제에 그 지역을 전부 살펴보고자 하는 것입니다”(창15:18).
참고로, 실제로 그 땅을 거의 차지한 때는 다윗대왕의 시대이다. 한가지 특기할 사항은 하란의 위치를 갈그미스의 동편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사실은 다수설에 속한다;
상당히 조리 있게 갈렙이 자신의 호위대장인 가람에게 설명해준 것이다. 그 설명을 들은 가람이 연신 고개를 끄떡이다가 질문한다; “그런데 우리가 지금 가고 있는 하맛은 하맛어귀에서 어느 정도 떨어져 있습니까? 그리고 그곳을 차지하고 있는 미탄니와 힛타이트는 도대체 어디에서 나타난 세력들입니까?”.
그 말을 듣자 갈렙이 미소를 띄면서 대답한다; “지금 가람 장군이 나에게 묻고 있는 그 질문을 내가 우리 이스라엘의 최고지도자인 모세에게 물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 나의 사부인 모세가 말했지요. 다메섹에서 200리를 북쪽으로 나아가면 하맛어귀가 나타나는데 그곳에서 다시 300리를 더 북진해야 하맛에 당도한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
잠시 숨을 쉬고서 갈렙이 이어서 설명한다; “하맛이 중요한 이유는 오른테스 강을 끼고 있기 때문에 육로는 물론 강을 이용하여 지중해까지 갈 수 있는 교통의 요지라고 모세가 말했지요. 그러니 소아시아 흑해주변에 살고 있는 여러 종족들이 혼혈이 되고 선진무기체계를 얻게 되면 반드시 교통의 요충지인 하맛지역을 차지하고자 남진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 순서가 미탄니이고 그 다음이 힛타이트라고 모세가 말한 것입니다”;
갈렙은 자신의 말을 열심히 듣고 있는 가람이 기특한지 다음과 같이 더 설명한다; “그 옛날 우리 조상 아브라함이 가나안 남부의 중심도시인 헤브론에서 산 적이 있습니다. 그때 아모리 호족들과 동맹을 맺어서 헤브론에서 아성을 지니고 호족으로 잘 살았지요. 하지만 네게브에 가뭄이 심하자 블레셋의 비옥한 그랄평야로 가서 살았습니다”.
그랄평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가람이 깜짝 놀라면서 더욱 귀를 기울인다. 자신의 고향인 시글락이 바로 비옥한 그랄평야를 방어하는 동쪽의 요새지이기 때문이다.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갈렙이 고개를 끄떡인다.
갈렙의 설명이 이어진다; “나중에 아브라함이 나이가 들어 옛날에 살던 헤브론으로 돌아왔더니 그만 그 땅의 지배족속이 바뀌어 버렸어요. 북에서 남침한 헷족속이 아모리 족속에게서 그 땅을 뺏아서 살고 있었지요... “.
잠시 숨을 돌리고 갈렙이 계속 설명한다; “헷족속은 헤브론의 지명도 아예 ‘기럇 아르바’라고 완전히 바꾸어 버렸어요. 완벽하게 헷족속의 땅이 된 것입니다. 따라서 아브라함은 과거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헤브론의 마므레 땅 일부를 돈을 주고 다시 산 것입니다. 그것이 마므레의 막벨라굴이지요. 그곳에 우리의 조상들이 안장이 되어 있습니다”.
가람이 열심히 듣고 있는 것이 재미가 있는지 갈렙이 더 설명한다; “아브라함의 시대가 지금으로부터 약 600년전입니다. 그때 벌써 힛타이트의 일파인 헷족속이 남하하여 가나안 남부에 들어와서 산 것이지요. 그러니 힛타이트의 남진의 역사는 참으로 오래된 것입니다. 그들이 더 힘이 강해져서 지금은 북부 시리아를 정복하고 있어요”.
이왕 이야기를 꺼낸 김에 갈렙이 이제는 흑해의 동쪽에 있는 카스피해주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그가 국제정세와 중근동의 역사에 대하여 해박한 이유는 다분히 애굽의 바로궁에서 40년간 왕자급의 교육을 받은 모세가 그의 학문의 스승이기 때문이다.
두로에서 하맛까지 가는 길이 제법 멀기에 갈렙이 길동무가 되고 있는 가람 장군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있는 것이다; “흑해주변에서 혼혈이 이루어지고 또한 카스피해 주변에서도 여러 동양과 서양의 유목민들이 서로 만나서 거주하다가 혼혈이 되고 있다고 해요. 제가 사부인 모세에게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그 가운데… “.
흥미로운 이야기이므로 가람장군이 귀를 기울인다. 갈렙의 설명이 들려온다; “강성한 부족이 탄생하면 반드시 남하하여 비옥한 메소포타미아 지역을 차지하고자 합니다. 그런데 메소포타미아에는 벌써 강력한 민족들이 살고 있지요. 역사적으로 수메르, 아카드, 갈대아, 엘람인들이지요. 그래서… “;
갈렙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역사적으로 유프라테스 강과 티크리스 강이 만나서 만든 비옥한 삼각주를 서로 차지하고자 삼파전이 치열합니다. 첫째가 오래된 원주민세력, 둘째가 흑해에서 남진한 세력, 셋째가 카스피에서 남진한 세력들 사이의 혈전이지요. 그것이 메소포타미아의 역사입니다”.
이제 갈렙이 자신의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훗날 강력한 패권국이 발생하면 그들이 가나안과 블레셋 그리고 애굽까지 반드시 쳐들어올 것입니다. 이미 그러한 전례가 있지요. 그 옛날 애굽의 하이집트를 백년이나 지배한 힉소스인들이 시리아에서 온 유목민들입니다. 그들이 쫓겨나서도 한동안 시리아에서 다시 애굽을 정복하고자 노력했지요. 그 때문에 애굽의 바로인 투트모세3세가 원정을 한 것이고요… ”;
참고로, 한때 시리아와 애굽에서 패권을 자랑한 힉소스인들의 영토가 다음과 같다;
갈렙의 설명을 듣자 가람은 그가 어째서 시리아와 메소포타미아의 국제정세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지 선명하게 이해가 된다. 그래서 가람은 주군인 갈렙이 많은 정보를 이번 여행에서 얻을 수 있도록 적극 그를 보좌하고자 생각한다.
그렇게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다가 보니 하맛이 가까워지고 있다. 오른테스의 푸른 강물이 멀리서 넘실대는 것을 보니 하맛의 영광이 눈에 보이는 것만 같다. 그 강의 상류에 자리를 잡고 있는 하맛은 한나라의 수도로서 부족함이 없는 교통의 요지로 보인다. 그리고 그 강변의 평야가 무척 비옥해 보인다;
갈렙과 가람은 20마리에 이르는 낙타에 블레셋에서 가지고 온 특산품을 싣고 있다. 그들은 대상으로 꾸미고 있기에 하맛에 들러서도 상인의 흉내를 내고 있다. 블레셋의 특산품을 시장 상인에게 보였더니 좋은 값으로 매수하고자 한다.
블레셋의 물건을 상당히 많이 팔았다. 그 돈으로 하맛의 좋은 물건을 사서 북동진을 한다. 하맛보다는 작은 도시 하란으로 들어가고자 하는 것이다. 약 650년전에 아브라함의 부친인 데라가 개척했다고 하는 그 도시에 들린 갈렙과 가람은 목축과 농사의 중심이 되고 있는 그 도시가 정감이 있어 보인다.
메소포타미아의 문명과 시리아의 문명이 공존하고 있는 강가의 풍요로운 고장이다. 그 옛날 데라가 메소포타미아의 갈대아 우르에서 유프라테스 강을 타고서 북서진을 하다가 참으로 좋은 지역을 발견한 것이다. 족장인 데라는 그 땅의 값어치를 한눈에 알아본 부동산의 귀재로 보인다.
하지만 데라는 그 때문에 여호와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그 땅에서 개발사업에 전념하면서 여생을 바치고 만다.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서쪽 변방의 원주민들에게 여호와신앙을 전파하라고 했더니 그 명령을 끝내 거역한 데라이다. 그 때문에 그는 믿음의 조상이 되지를 못하고 그 자리를 장남 아브라함이 차지한 것이라고 하겠다;
그와 같은 조상에 관한 이야기를 갈렙은 부친 여분네와 장인 훌 그리고 주군이며 개인적으로 사부인 모세에게서 들은 기억이 새롭다. 에서의 후손이 되었든 야곱의 후손이 되었든 그들이 모두 아브라함과 이삭의 자손이라고 하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그러니 리브가의 고향인 그곳 하란에서 갈렙이 깊은 감회에 젖어 있는 것이다.
갈렙을 대신하여 가람이 부하들과 함께 시장에서 남은 상품들을 처분한다. 가데스 바네아에서 상품을 구입하여 출발한 때와 비교하니 큰돈을 수익으로 남기고 있다. 그 모습을 보고서 갈렙이 지시한다; “가람, 여기 하란의 시장에서 우리가 생필품을 사서 가데스 바네아로 돌아가도록 하지. 이제는 가는 길에 군사요충지인 갈그미스를 한번 살펴보면 되겠구만… “;
갈렙은 가람과 함께 부하들을 데리고 20필의 낙타에 물건을 가득 싣고서 갈그미스를 향하여 출발한다. 그들은 갈그미스에서 무엇을 보게 되는 것일까? 참고로, 훗날 신바벨론 느부갓네살 시대에는 갈그미스의 강 건너편을 두라평지라고 부르고 있다. 그리고 주전 609년에는 애굽의 바로 느고가 한때 갈그미스를 점령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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