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갈렙 장군(손진길 작성)

소설 갈렙 장군17(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1. 11. 22. 19:21

소설 갈렙 장군17(작성자; 손진길)

 

갈렙이 하란을 출발하여 갈그미스를 향하여 서쪽으로 가면서 자신을 호위하고 있는 가람 장군에게 말한다; “가람, 갈그미스를 들린 다음에는 해안길을 타고서 남하하는 것이 어때? 우리는 북으로 올라올 때에는 내륙의 길을 이용했는데 이번에는 해안길을 타고서 남하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

그 말을 듣자 가람이 갈렙에게 묻는다; “주군, 그러시다면 갈그미스 다음에는 어떤 도시들을 지나가게 되는 것입니까?”. 갈렙이 즉시 대답한다; “갈그미스까지 서진한 다음에 남서쪽으로 방향을 잡아 하맛, 다메섹, 하솔을 거친 다음에 블레셋 해안길로 남하하고자 하는 것이네”;

그 말을 듣자 가람이 말한다; “그렇다면, 블레셋의 아스글론가사를 지나게 되겠군요. 그 동쪽에 그랄평야가 있으니 저의 고향인 시글락이 크게 멀지가 않습니다만… ”. 그 말을 들은 갈렙이 웃으면서 말한다; “그래, 내가 아스글론을 지나 가사에서는 시간을 줄 테니까 자네는 부하들과 함께 고향 시글락에 들렀다가 합세를 하도록 하게나… “. 참고로, 가사가자라고도 불리고 있다;

 

가람과 호위병들이 고향을 방문할 생각을 해서 그런지 발걸음이 경쾌하다. 그들은 낙타 20마리를 몰고서 유프라테스 강 상류의 서안에 있는 갈그미스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갈렙은 잘 정비가 되어 있는 군사 요새지를 보게 된다. 동쪽에 흐르고 있는 강을 성의 해자로 이용하고 있는 구도이다;

 

대상으로 위장하고 있지만 갈렙의 정체는 이스라엘의 전방사령관이다. 그러므로 무장인 그의 눈에는 10여년전 그곳에서 벌어진 애굽과 현지인들의 치열한 전투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보이는 것만 같다;

 

당시 애굽의 영웅왕인 투트모세3세가 원정군을 이끌고 힉소스인들과 미탄니의 연합군을 쳐부수고 그 요새지를 차지한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갈그미스 요새를 차지하게 되면 북시리아를 지배하게 된다. 그러니 그 전투가 얼마나 치열했을까?

하지만 애굽의 주둔군이 갈그미스 요새를 오래 지키지 못하게 된다. 그 이유는 소아시아에서 갑자기 힛타이트의 군대가 대거 동진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갈렙 일행은 지금 갈그미스 요새에서 철제무기로 무장한 힛타이트 군대의 모습만을 발견하고 있다;

갈렙과 가람이 갈그미스에서 발견한 것이 또 하나 있다. 그것은 전란을 경험하고 있는 백성들이 그곳에 살고 있어서 그런지 몸에 지니고 다닐 수 있는 금은패물이 흔하고 시장에서 많이 거래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을 보고서 가람이 갈렙에게 말한다; “주군, 어차피 낙타에 아직 짐을 실을 수 있는 여유가 많이 있습니다. 무거운 소금을 페니키아의 두로에서 일찍 처분을 하였기에 그렇지요. 그러니 이곳 갈그미스에서 흔한 금은패물을 구입하여 블레셋의 도시국가에 가서 팔면 좋겠습니다. 돈이 됩니다”.

그 말을 듣자 갈렙이 웃으면서 대답한다; “가람 자네는 나와 함께 두차례나 상인으로 꾸며서 무역길에 나서더니 이제는 아주 장사꾼이 다 되었구만. 그래 좋아. 이번에 자네와 호위병사들이 고향 시글락에 들러 부모형제도 만나보아야 하니 돈이 되는 금은패물을 많이 구입하게. 가는 걸음에 블레셋 도시국가에서도 팔고 또 자네들 고향에도 전해주도록 하게나”.

그렇게 전략적으로 갈그미스에서 금은패물을 구매한다. 그것을 힘이 좋은 낙타 한마리를 골라서 거기에 싣고서 길을 떠난다. 가람과 호위병들의 눈이 자꾸만 금은패물을 싣고 있는 그 낙타에게 자주 가고 있다. 그것이 값이 나갈 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고향 시글락에 들리게 되면 가족들에게 선물할 소중한 물건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배려를 하고 있는 전방사령관 갈렙이 고맙기 그지없다.

갈그미스를 뒤로하고 갈렙 일행은 서남진을 한다. 유유히 흐르고 있는 유프라테스 강물을 갈렙이 뒤돌아보면서 이제 동방 땅을 떠나고 있다. 그가 감회에 젖어서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린다; “언제 다시 이곳을 방문할 수가 있을까?”. 갈렙은 약 650년전에 그 길을 지나온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을 생각하면서 자꾸만 유프라테스의 강물과 강변의 마을들을 되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갈렙 일행은 하맛에 다시 들어오게 된다. 북시리아의 중심인 하맛은 여전히 번영을 누리고 있는 곳이다. 시장의 규모가 크고 소아시아와 메소포타미아에서 들어온 물건들이 즐비하다. 그 가운데 갈렙과 가람의 눈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 향료들이다.

갈렙이 가람을 보면서 묻는다; “가람 자네가 살고 있던 블레셋에서는 향료가 값이 많이 나가는가? 내가 옛날 애굽 고센 땅에 있을 때에 보면 애굽 부자인 아멘투르의 집에서 향료를 사용하고 있었어우리 히브리인들은 향료가 고가여서 사용하지를 못했지… ”.

석달 전 갈렙 사령관을 모시고 애굽의 고센 땅에 함께 들러 아멘투르를 만난 적이 있는 가람이다. 그때도 그들은 상인으로 꾸며서 애굽에 들어갔던 것이다. 그곳에서 만난 애굽인 관리 아멘투르가 벗인 갈렙만 환대한 것이 아니라 갈렙과 동행하고 있던 가람 자신에게도 친절했던 것이다.

그 기억을 떠올리면서 가람이 갈렙에게 대답한다; “이곳 하맛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동방의 향료가 애굽은 물론 블레셋에서도 비싼 물건입니다. 사실 저희 블레셋의 조상들은 그 옛날 애굽에서 지중해 바다로 진출했다가 다시 애굽을 거쳐서 가나안 해안지역으로 들어와서 자리를 잡았으므로 생각과 문화가 애굽과 비슷하지요. 그러니 애굽처럼 블레셋도 동방의 향료를 귀하게 취급하고 있습니다”.

 그 말을 듣자 갈렙이 고개를 크게 끄떡이면서 말한다; “내가 시글락 사람인 가람 자네를 보고서 별로 이민족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그것이 이제 보니까 자네의 조상이 본래 애굽인이었기 때문이군. 바다로 진출했다가 다시 애굽과 가나안 해변으로 들어와서 정착을 한 것이로군나도 마흔이 될 때까지는 애굽 고센땅에서 살았지… “;

그들은 하맛에서 향료를 많이 구입한 다음에 남하하여 다메섹으로 들어간다. 북시리아의 남쪽에 해당하는 그곳에 인구가 몰리고 있다. 전쟁이 잦은 갈그미스와 하맛보다는 백성들이 다메섹에서 살기를 원하고 있는 모양이다. 먼 훗날에는 안전하고 살기가 좋은 다메섹이 발전하여 시리아의 중심이 될지도 모른다고 갈렙이 생각해본다;

그 다음에는 가나안의 해변길을 이용하기 위하여 비스듬히 서남진을 한다. 대상들이 많이 살고 있는 하솔을 지나고 가나안인들의 군사요새가 있는 므깃도를 지나자 드디어 가나안의 해변길이 나타난다. 그 남쪽에 블레셋의 도시국가인 아스돗아스글론, 그리고 가사가 이어지고 있다;

 갈렙과 가람은 블레셋의 해변의 도시국가인 아스돗아스글론 그리고 가사를 지나면서 낙타에 싣고 온 향료와 금은패물을 대부분 시장에서 처분하여 생필품으로 바꾼다. 그리고 남겨둔 향료와 금은패물을 가사성읍에서 갈렙이 가람과 그의 부하들에게 나누어 준다. 그것을 가지고 그랄평야 동쪽에 있는 그들의 고향 시글락에 들러 가족들을 만나고 오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갈렙은 가사의 주막에서 말을 11필 세내어 가람과 10명의 호위병사들에게 제공한다. 그리고 지시한다; “말을 타고서 편하게 그리고 빠르게 고향 시글락을 다녀들 오게. 사흘만 휴가를 줄 것이니 지체없이 고향을 방문하고 이곳 가사의 주막으로 돌아오도록. 명심들 하게나… “.

그 명령을 듣자 기어코 가람이 공식적으로는 주군이며 개인적으로는 사부인 갈렙 장군에게 한마디를 한다; “주군 홀로 가사 주막에 남기고 저희들만 고향방문을 하게 되어 송구합니다. 저희들이 다녀오는 동안 무고하시기를 바랍니다”. 그 말을 듣자 갈렙이 말한다; “허허, 영영 이별하는 것도 아닌데걱정하지 말고 잘 다녀들 오시게나… “;

수하들을 떠나 보내고 갈렙이 혼자 주막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에 그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일이 하나 발생한다. 그것은 그 주막집에서 머슴으로 일하고 있는 청년의 골격이 대단한 것을 갈렙이 발견한 것이다. 틈을 보아 갈렙이 그 청년에게 말을 건다; “여보게 자네 이름이 무엇인가?”.

그 주막에서는 대상인 갈렙이 큰 손님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 청년이 순순히 대답한다; “저의 이름은 아비노입니다. 이곳에서 머슴으로 일하고 있지요… “. 갈렙이 또 묻는다; “자네의 고향은 어디인가? 그리고 나이가 몇인가?... “.

아비노는 처음보는 손님이 자신의 신상을 알려고 하자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공손하게 대답한다; “고향은 이곳 블레셋이 아니고 남쪽의 그렛입니다. 나이는 25살이지요… “.

자신의 말을 열심히 듣고 있는 중년의 상인 갈렙이 마음에 들었는지 그 청년이 더 친절하게 설명한다; “우리 조상들은 고향을 힘이 센 블레셋족속에게 빼앗기고 남쪽으로 쫓겨나 그렛지방에서 어렵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힘이 센 장정들은 부자나라나 대상들에게 가서 용병일을 하고 있지요. 저는 어릴 때부터 블레셋의 가사에 와서 머슴살이를 하여 집에 돈을 보내고 있습니다만… “;

갈렙이 혼자서 고개를 끄떡이다가 말한다; “그렇다면, 자네의 부친은 그렛에서 무슨 일을 하시는가? 역시 무인으로서 용병일을 하시는가?”. 아비노 청년이 조용히 대답한다; “저의 아버지는 무인이고 용병일을 해서 가족들을 부양했지요. 하지만… “.

아비노가 잠시 말을 끊었다가 이어서 말한다; ”아버지는 상단의 호위를 하다가 아말렉 마적의 기습을 받아서 전사하고 말았어요. 그래서 집안살림이 어려워지고 말았지요. 그러니 장남인 제가 일찍 이곳으로 와서 머슴살이를 하여 그렛의 가족들에게 돈을 보내주고 있어요”.

그 말을 듣자 갈렙이 말한다; “자네는 무사의 근골을 가지고 있어. 그러니 자네가 이곳에서 벌고 있는 돈을 내가 대신 줄 터이니 나의 상단을 따라다니면서 이제부터 호위병으로 일할 생각이 없는가? 무예는 내가 자네에게 가르쳐 주겠네… “.

아비노가 상당히 얼떨떨한 모양이다. 그렇지만 그 제안이 마음에 들었는지 눈을 빛내면서 대답한다; “이곳에서 평생 머슴살이를 하는 것보다는 그 편이 훨씬 좋습니다. 저도 수입이 좋은 용병일을 하고 싶습니다. 나리께서 제 앞길을 그렇게 열어만 주신다면 평생 은인으로 알고 모시겠습니다”. 그 말을 하면서 아예 땅바닥에서 큰 절을 하고 있는 아비노 청년이다.

그러자 갈렙이 아비노에게 상당한 돈을 주면서 말한다; “나는 3일 후에 가사를 떠나 그렛을 통과하여 가데스 바네아로 들어가고자 하네. 지금 나의 수하들이 시글락의 고향을 방문하고 돌아오기를 내가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그러니 자네는… “. 참고로, 가사가데스 바네아 사이에는 아랏, 그렛, 아말렉 등 여러 족속이 살고 있는데 그 중에 해안가에 그렛 족속이 살고 있는 것이다;

 

갈렙이 청년 아비노의 눈을 똑바로 보면서 말한다; “이 돈을 가지고 아비노 자네는 주막에 갚을 돈이 있으면 정산하고 이제부터는 나와 함께 행동을 해야 하네. 내가 어차피 그렛 지방을 지나가니, 가는 걸음에 자네의 고향에도 함께 들러 보도록 하지… “.

참으로 이상한 인연으로 43세가 되어가는 갈렙이 25세 그렛 출신의 청년 아비노를 만나서 자신의 부하로 그리고 제자로 삼고 있다. 장차 그 일이 어떤 결과를 가지고 오게 되는 것일까? 당시에는 정확하게 몰랐지만 훗날 가나안 남부를 정복할 때에는 선명하게 알게 된다. 아비노가 바로 노장 갈렙의 오른팔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3일만에 정확하게 가람과 10명의 부하들이 고향 시글락 방문을 마치고 가사의 주막으로 돌아온다. 갈렙은 주막에 셈을 치른 후 아비노를 데리고 부하들과 함께 그렛족속의 땅으로 남하한다. 그 길을 청년 아비노가 안내한다. 고향으로 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는 낙타를 끄는 일에도 능숙하다.

그렇게 편하게 그렛 마을에 들리게 되자 갈렙이 아비노에게 큰돈을 주면서 말한다; “이 돈은 자네의 가족들이 평생 먹고 살 밑천이 될 것이야. 그러니 이 돈을 가족들에게 전해주고 자네는 이제부터 나와 평생 함께 지내도록 해야 하네. 그렇게 하겠는가?”.

아비노가 주인인 갈렙이 주는 금은패물과 은괴를 살펴본다. 그것은 자신의 모친과 형제자매들이 평생 먹고 살 수가 있는 거금이다. 그래서 아비노가 갈렙에게 큰절을 하면서 대답한다; “충분합니다. 제가 평생 머슴살이를 해도 얻을 수 없는 금액을 주셨으니 당연히 평생 주인으로 섬기는 것이 도리이지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 돈을 집에 전해 주고 갈렙에게 돌아온 아비노는 자신의 신분의 변화를 미처 몰랐다. 갈렙이 그를 하인이 아니라 제자로 거두고 있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된다. 가데스 바네아의 군영에 도착하고 나서야 갈렙이 상인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전방사령관이라는 정체를 알게 된다. 그리고 자신을 제자로 거두어 준 사실을 알고서 아비노가 평생 충성스럽게 갈렙을 주군으로 모시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갈렙 일행이 그렛 지방을 벗어나서 신(Zin)광야에 들어서자 큰 사건을 하나 만나게 된다. 그것이 과연 무엇일까? 20필의 낙타에 귀한 물건을 가득 싣고 상인차림으로 광야길을 가고 있는 그들의 앞길을 과연 누가 가로막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