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갈렙 장군15(작성자; 손진길)
갈렙은 에돔에 속하는 염해 부근의 성읍에서 소금을 많이 사서 낙타에 싣는다. 그리고 요단강 동편에 난 길을 따라 북상한다. 그것을 보면서 호위부대장인 가람이 주군인 갈렙에게 묻는다; “주군, 소금을 어디에서 처분하실 생각이십니까?”;
그 말을 듣자 갈렙이 말한다; “아무래도 지중해무역을 크게 하고 있는 페니키아의 무역항을 방문하여 그곳에서 소금을 넘기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이는데… 가람, 자네 생각은 어떠한가?... “.
그 말을 들은 가람 장군이 싱긋 웃으면서 대답한다; “주군의 생각이 그러하시다면 제게 좋은 생각이 있습니다. 저의 죽마고우 한사람이 페니카아에서 용병으로 일하고 있는데 그를 찾아보면 많은 도움을 얻을 수가 있을 것입니다… “. 반가운 이야기이다. 그래서 갈렙이 자세한 설명을 요청한다.
가람의 설명이 이러하다; “지금 페니키아 남쪽의 항구도시 두로는 적극적으로 지중해무역에 나서기 위하여 북쪽에 있는 오래된 무역도시 우가릿과 경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의 친구인 비담이 그곳에 용병으로 나가 있지요. 그를 통하면 우리가 운반하는 소금을 한꺼번에 무역상에게 넘길 수도 있고 또한 페니키아에 대한 정보도 많이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말을 듣자 갈렙이 묻는다; “자네 친구 비담이 언제 페니키아로 떠났는가? 그와의 친교가 계속되고 있는가?”. 가람이 대답한다; “비담이 페니키아 두로에서 용병생활을 시작한 것은 10년쯤 전입니다. 그가 5년전에 고향을 한번 방문하였을 때에 제가 시글락에서 그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러니 아직 그곳에서 용병으로 일하고 있을 것입니다”.
우연히 비담의 이야기를 들은 갈렙은 가람과 함께 페니키아의 두로에 도착하자 그자를 찾는다. 두로에서 가람이 블레셋의 용병들이 살고 있는 거주지를 주민에게 물어보자 어렵지 않게 그 위치를 파악한다;
두로가 신흥 무역도시로 발전하고 있어서 그런지 벌써 많은 종족들이 어울려서 살아가고 있다. 그 가운데 아람사람들과 블레셋사람들이 많이 고용이 되어 있기에 그들의 집단촌도 여러 곳에 형성되어 있다.
갈렙이 가람과 함께 비담의 집을 방문하자 마침 그자가 집에 있다. 가람이 대문을 들어서면서 큰소리로 반갑게 말을 건넨다; “여보게, 비담, 이거 얼마만인가? 마침 자네가 집에 있었구만. 반가우이… “.
가람보다 더 놀라고 반가워하는 자가 비담이다. 그는 급히 가람에게 뛰어와서 손을 잡고 포옹한다. 그리고 말한다; “어젯밤에 내 꿈이 좋더니 죽마고우인 자네를 이렇게 여기서 만나는구만. 정말 반가우이. 그래 어떻게 이 먼 곳까지 왔는가?”.
그 말을 듣자 가람이 즉시 대답한다; “나도 요즘은 용병생활을 하고 있어. 블레셋과 에돔에서 물건을 사서 북쪽의 왕국에 팔고 있는 대상을 모시는 호위대장이지. 그 상단의 주인과 함께 왔어. 자네 인사하게… 이분이 내가 모시는 상인 갈렙이야… “.
갈렙이 정중하게 절을 하자 비담이 맞절을 하면서 말한다; “저는 가람의 죽마고우인 비담입니다. 이곳 두로에서 용병생활을 하고 있지요. 마침 에게의 도시에 다녀왔기에 잠시 집에서 쉬고 있는 중입니다. 잘 오셨습니다. 안으로 들어가서 목이라도 축이시며 말씀을 나누시지요… “.
비담이 사랑방으로 두사람을 안내한다. 그 방은 꽤 넓다. 마치 회의실과 같다. 그것을 보고서 가람이 비담에게 묻는다; “허, 고향을 떠난 지 10년이 되더니 비담 자네 출세를 한 모양이야. 사랑방이 아니라 큰 회의실이야. 자네가 많은 부하들을 거느리고 있는 모양이지?... “;
자리를 권한 다음에 비담이 대답한다; “그럼, 자네와 나는 시글락에서 열심히 함께 무술을 연마하지 않았는가? 그 무술실력 덕분에 나는 이곳에서 벌써 용병대장이야. 우리 블레셋의 외인부대를 이끌고 무역선을 타는데 나는 선내의 선상반란을 예방하는 일을 전적으로 맡고 있어. 그러니 이곳에서 휘하의 십부장들과 자주 회의를 하네… “.
말을 나누고 있는데 젊은 아낙이 술상을 차려서 들어온다. 그러자 비담이 얼른 친구 가람에게 소개한다; “여보게 가람, 나의 내자일세. 나는 이곳에서 4년전에 늦게 결혼을 했어. 집사람은 이곳 선주의 딸이지. 나는 주로 장인의 무역선을 타고서 안전하게 장사를 할 수 있도록 장인을 돕고 있지… “;
그 말을 듣자 가람 뿐만 아니라 갈렙도 비담의 부인에게 깍듯이 예를 갖추어 인사한다. 아직 젊은 부인이므로 마주 예만 차린 후에 곧 안방으로 건너간다. 그 다음에 사랑방에서는 3사람이 술을 서로 권하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도중에 가람이 친구 비담에게 슬쩍 제안한다; ‘여보게 비담, 자네 장인이 이곳에서 무역선을 운영하는 선주이며 큰 상인이라고 하니 우리 상단의 물건을 사주면 고맙겠네. 자네에게 구전을 넉넉하게 주겠네… 그렇게 하시면 되겠지요, 대상어른?… “.
그 말을 듣자 갈렙이 웃으면서 대꾸한다; “멀리 갈 것도 없이 그렇게 일찍 물건을 처분한다면 나는 더 바랄 것이 없지요. 그러면 나도 이곳에서 필요한 물자를 빨리 구매할 수가 있을 테니까요… “.
그 말을 듣자 비담이 호탕하게 웃으면서 대답한다; “그 점은 염려하지 마십시오. 저의 장인어른이 일년에 여러 차례 지중해무역에 나서고 있으니까요. 제가 적극 주선하여 성사를 시키겠습니다. 그런데… “.
무슨 말일까? 갈렙이 슬쩍 긴장한다. 그러자 비담이 웃으면서 말한다; “그런데 어떤 물건을 팔려고 가지고 오신 것입니까? 저의 장인이 주로 수출하고 있는 품목은 애굽의 곡식, 시리아의 향료, 페니키아의 자주색 염료 및 아름다운 조각품, 그리고 염해의 소금과 각종 공업기술자 등입니다만… “.
그 말을 듣자 갈렙이 기분 좋게 말한다; “제가 낙타에 싣고 온 염해의 소금이 무게가 많이 나가지요. 빨리 처분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공업기술자라고 하시면 무엇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그 말을 들은 비담이 웃으면서 대답한다; “저도 이곳에서 일을 하면서 알게 된 것입니다. 주로 배를 만드는 조선기술자와 성전 및 궁전을 짓는 석공 기술자들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러한 기술을 적어 놓은 파피루스나 두루마리도 고가에 팔리고 있습니다. 수요자의 요청에 따라 건축기술자를 저희 상단에서 데리고 가서 공급하는데 그 몸값이 대단하지요… “;
참고로, 두로의 석공들과 건축기술자들이 훗날 성전과 성당 그리고 왕궁의 건물을 많이 짓게 된다. 그들이 돈을 벌자 거대한 세계적인 조직을 만들기도 한다;
그 말을 듣자 갈렙이 큰 관심을 보이면서 말한다; “그 말씀은 이곳 두로에서 조선업이 발달하고 있다는 것이군요. 큰 배를 만드는 광경을 한번 볼 수가 있을까요?”. 비담이 기분 좋게 대답한다; “원하신다면 제가 안내를 해드리겠습니다. 왜냐하면… “.
갈렙과 가람이 경청하자 비담이 흔쾌히 말을 이어간다; “저의 장인께서 큰 무역선 1척을 주문하고 있어서 조선소에서 지금 한창 건조 중에 있습니다. 한번 저와 함께 방문하시지요. 제가 마침 휴가 중이라 직접 안내를 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그 인근에 있는 저의 장인의 사무실에도 들리시고요… ”.
갈렙과 가람은 그날 두로의 바닷가에 있는 조선소에서 놀라운 광경을 보게 된다. 페니키아의 좋은 목재로 상선을 만들고 있는데 그 높이가 사람키의 20배나 된다. 갈렙이 크게 흥미를 보이면서 비담에게 물어본다; “이 정도의 무역선이면 물건을 얼마나 실을 수가 있습니까?”;
비담이 자랑스럽게 대답한다; “저의 장인어른이 통이 좀 크시지요. 그래서 두로에서 가장 큰 무역선을 가지고 싶어서 이 배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화물의 양을 따진다고 하면 장정 8천명의 몸무게와 맞먹을 것입니다”.
그날 갈렙은 두로에서 1천 7백 규빗 떨어진 돌섬에 짓고 있는 접안시설과 성곽을 유심히 본다. 그리고 속으로 중얼거린다; “지중해무역에 나서게 되면 해상반란도 문제가 되겠지만 더 큰 문제는 해적들이 부자도시인 이곳을 약탈하고자 공격하는 것이겠군… “;
갈렙이 속으로 계속 생각한다; “그래서 선주들이 큰돈을 모아서 아예 연안에서 떨어진 바위섬에 무역항을 건설하고 있는 거야. 적의 습격에 대비하여 철옹성을 짓고 있는 것이군. 좋은 생각이야. 저 두로의 바위성이 완공되면, 앞으로 페니키아 두로가 지중해무역의 중심도시가 되겠군… “.
갈렙은 페니키아의 미래를 개척하고 있는 두로의 그 바위 항구가 부럽다. 페니키아인들이 무역에 밝고 해상부국을 건설하고자 저렇게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니 애굽의 바로도 직접 지중해무역에 나서지 아니하고 그들을 이용하여 애굽의 식량을 지중해 연안국에 수출하고 있다;
갈렙은 소국이 잘사는 방법이 페니키아와 같은 해상강국을 만드는 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자신이 전방사령관을 맡고 있는 이스라엘은 아직 그 단계가 아니다. 당장은 37년 후로 다가오고 있는 약속의 땅 가나안을 점령하는 일이 먼저이다. 그 다음에는 언제 이곳 두로까지 북상하여 지중해무역에 나설 수가 있을 것인가? 갈렙이 부러워하고 있는 그러한 미래가 도래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먼 훗날 곧 480년 후 솔로몬시대이다(왕상6:1, 9:26-28).
그러한 미래의 일을 알지 못한 채 갈렙은 비담의 장인을 만난다. 60세 후반으로 보이는 노인인데 매우 풍채가 좋고 인상도 좋다. 자신의 이름을 히토르라고 한다;
가람이 죽마고우인 비담에게 단단히 거래가 성사되도록 힘써 달라고 부탁하여서 그런지 히토르가 쉽게 갈렙 상단이 가지고 온 염해의 소금을 좋은 값으로 전부 사들인다. 고마운 일이다.
갈렙과 가람은 비담의 안내로 두로에서 자주색 염료와 공예품 그리고 애굽의 식량을 사들인다. 두사람은 비담에게 사례를 넉넉히 하고서 서로 석별의 정을 나눈다. 그리고 물건을 낙타에 싣고서 북시리아 하맛으로 먼저 들어간다.
그 다음에는 북동진하고자 한다. 과연 그들은 북시리아와 유프라테스 강 상류에서 무엇을 보게 되는 것일까? 참고로, 아브라함시대의 고대 근동지도를 제시해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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