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갈렙 장군(손진길 작성)

소설 갈렙 장군14(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1. 11. 22. 06:12

소설 갈렙 장군14(작성자; 손진길)

 

아멘투르는 다음날 아침에 등청하기 전에 갈렙과 가람에게 비싼 선물을 준다. 그가 고센 땅에서는 유명한 호족의 아들이기에 재력이 상당하다. 따라서 기꺼이 두 친구에게 마음의 선물을 준 것이다.

갈렙은 아멘투르와 헤어진 다음에 가람에게 아멘투르에 관한 이야기를 해준다. 갈렙의 설명을 간추려보면, 갈렙과 아멘투르와의 만남은 이러하다;

20세의 갈렙이 고센 땅 수풀속에서 손에서 피가 날  정도로 열심히 혼자서 무예수련을 하고 있던 때의 일이다;

 

당시 고센 땅에서 이스라엘자손들은 라암셋과 비돔을 건설하는 신도시공사에 인부로 동원되어 마치 노예와 같은 비참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갈렙은 애굽에서 천민에 속하는 이스라엘자손이므로 함부로 남이 보는 앞에서 무술을 배우거나 익힐 수가 없다. 그것은 반란의 조짐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에돔의 시조인 에서의 후손이며 왕실의 무예를 전수받고 있는 갈렙의 입장에서도 부친 여분네에게서 배운 무예를 혼자 숲속에서 몰래 수련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그렇게 열심히 무예를 익히다가 잠시 땀을 닦고서 바위에 앉아 쉬고 있는 때에 갈렙은 사람의 날카로운 비명소리를 듣게 된다. 그 절박한 비명소리로 보아 사나운 짐승에게 공격을 받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그래서 청년 갈렙이 숲 속을 헤치고 소리가 난 곳으로 빨리 달려간다. 그때 그는 두려운 광경을 보게 된다.

애굽의 무사 2명이 사자와 대결하고 있는데 그 뒤에서 귀공자로 보이는 청년이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것이다. 한눈에 보아도 그 귀공자가 사자의 공격의 대상이 되자 그의 호위무사들이 대담하게 사자를 막아 서서 검으로 싸우고 있는 형국이다.

그런데 갈렙이 목검을 들고서 그 자리에 가까이 가고 있을 때에 한사람의 무사가 사자에게 물려서 피투성이가 되고 만다. 그 다음에는 사자가 다른 무사에게 달려든다. 무사의 검이 사자의 빠른 습격을 막지 못한다. 그자 역시 사자에게 물려서 운명하고 만다.

이제는 애굽인 귀공자의 차례이다. 가까이 접근하고 있던 갈렙은 사정이 급하게 되었다. 그래서 급히 바닥에서 돌을 주워 힘껏 사자의 면상을 향하여 던진다. 다행히 돌에 코를 맞은 사자가 흥분하여 고개를 갈렙에게로 돌린다;

 

그 덕에 귀공자가 습격을 피한다. 그 다음순간 그 청년은 놀라운 광경을 보게 된다. 평민으로 보이는 그 사람이 휘두르는 목검에 사자의 목이 잘리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달려드는 사자를 피하면서 정확하게 그 목을 목검으로 베고 있는 것일까?

 

눈을 휘둥그레 뜬 귀공자가 그날 갈렙과 통성명을 하게 된다. 그 귀공자는 고센 땅에 살고 있는 애굽의 호족의 아들이며 그 이름이 아멘투르이다. 그리고 갈렙은 중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히브리인이다. 그렇지만 아멘투르는 자신이 지배족속인 애굽인의 호족집안이고 갈렙이 애굽에서 비참한 지경이 된 히브리인이라고 하는 출신성분의 차이를 무시한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갈렙, 나는 오늘 너에게 목숨을 빚졌다. 구은의 은혜를 평생 갚도록 해달라. 그리고 학문만 배우고 있는 나에게 무술을 가르쳐 달라. 어떻게 목검으로 사자의 목을 벨 수가 있는지 나는 보고서도 믿을 수가 없다. 부디 그 무예를 나에게 가르쳐 다오. 나도 내 앞가림은 하면서 사내로 살고 싶다”.

갈렙은 자신과 동갑인 아멘투르의 솔직하고도 소탈한 성품이 마음에 든다. 그래서 종족의 구별을 뛰어넘어서 그와 우정을 나누면서 20년의 세월을 고센 땅에서 살아왔다. 그리고 아멘투르에게 외공에 속하는 검술을 가르쳐주었다;

 

갈렙은 자신의 집안의 비기인 내공심법을 그에게 가르쳐줄 수는 없었다. 피지배민족인 히브리인이 그러한 상승의 무공을 익히고 있는 것을 안다고 하면 애굽의 고센 땅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3년전에 출애굽의 역사가 있었기에 갈렙은 고센 땅을 벗어났다. 그러나 애굽의 유력한 집안의 자손인 아멘투르는 라암셋의 서기관으로 그대로 남게 되었다. 그렇게 절친인 갈렙과 아멘투르는 서로 헤어졌다. 그러나 이제 다시 만나게 되었으니 감격스럽기 그지없다. 그래서 밤새도록 두사람은 음주로 회포를 풀고 나중을 기약하면서 서로 헤어진 것이다.

갈렙은 아멘투르를 만나 가장 정확한 정보를 얻게 되었다. 그는 가벼운 마음으로 가람과 함께 부하들을 만나 대상의 차림으로 애굽을 벗어나 바란광야의 가데스 바네아로 되돌아 간다. 무역을 통하여 필요한 물품도 구하여 왔기에 병영생활에도 도움이 된다. 그 다음에 또 갈렙은 어디로 정찰을 나가고자 하는 것일까?

갈렙이 그날 밤 애굽인 벗이며 고위관리인 아멘투르에게서 들은 중요한 이야기가 또 하나 있다. 그것은 벌써 120여년전에 애굽에서 쫓겨난 힉소스인들에 관한 것이다. 애굽인들이 힉소스인들이라고 부르는 동방의 유목민들이 주전 17세기에 들어서자 고센 땅을 침입하고 하이집트를 정복하여 강력하게 다스리기 시작했다. 참고로, 그들의 얼굴을 석상에서 살펴보면 셈족의 모습이 맞다;

 

당시 애굽제국은 분열왕국의 시대였으므로 힉소스인들을 상대할 힘이 부족했다. 따라서 애굽인들은 고센 땅에 수도 아바리스를 두고서 하이집트를 무력으로 다스리고 있는 힉소스인들의 왕을 주전 17세기 중반부터는 아예 전체 애굽의 바로로 섬기면서 살았다. , 상이집트의 애굽인 왕들도 힉소스의 왕에게 스스로 신하라고 칭한 것이다;

소수의 침입자인 힉소스인들이 하이집트를 정벌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이 강력한 무기 두가지를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철제전차강궁이다. 힉소스인들은 동방의 유목민들이므로 훌륭한 기마병들이며 궁술의 대가들이다. 마상에서 강궁으로 화살을 쏘는데 그 사정거리가 대단하다. 애굽인들의 화살보다 훨씬 멀리 날아가니 도저히 전장에서 상대가 되지를 않는다.

설혹 애굽의 군대가 힉소스인들의 화살공격을 통과하여 전차를 앞세우고 적들에게 도달한다고 하더라도 큰 문제가 발생한다. 그 이유는 애굽의 전차가 힉소스인들의 철제전차와 부딪히게 되면 산산조각이 나고 말기 때문이다. 그러니 연전연패를 당하고 애굽인들은 힉소스의 왕을 애굽의 새로운 바로로 섬기게 된 것이다;

그런데 힉소스의 치하에서 100년 이상을 살아오는 동안에 애굽인들이 철제전차와 강궁을 만드는 기술을 습득하게 된다. 특히 하이집트에서 상이집트로 쫓겨간 애굽인들의 왕조가 이를 악물고 그 선진기술을 습득하여 군비를 갖추고 강한 군대를 양성한 것이다.

그 결과 상이집트의 모세 왕가에서 하이집트의 힉소스인들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오랜 독립전쟁기간에 카모세 왕이 전사하고 그의 동생인 아흐모세가 왕이 되어 마침내 고센 땅에서 힉소스인들을 전부 몰아내고 애굽을 통일하게 된다. 그때부터 모세 왕가가 전체 애굽을 다스리는 신왕국의 시대가 전개된다;

바로가 된 아흐모세는 고센 땅에서 같은 셈족인 힉소스인들의 앞잡이로 살아온 이스라엘자손들을 쫓아내지 아니하고 노예처럼 부리기 시작한다(1:8-11). 그들을 인부로 사용하여 고센 지역을 요새화한 것이다. 벽돌을 굽고 돌을 다듬어서 별궁인 라암셋을 짓고 정부청사인 비돔을 지었다. 그리고 벽돌을 사용하여 각종 군사시설을 튼튼하게 건축하여 힉소스인들의 재침에 대비한 것이다. 그 세월이 무려 백년이 넘는다.

한편 하이집트를 정복하여 백년 이상 애굽제국을 다스리고 있던 힉소스인들은 모세왕가에 의하여 애굽 바깥으로 쫓겨나자 북부 아람과 메소포타미아 서북부의 땅으로 들어간다. 그 중심지가 유프라테스 강 상류에 있는 갈그미스하란이며 북시리아의 하맛이다.

힉소스인들이 전열을 가다듬어 다시 애굽제국으로 쳐들어오고자 하는 것을 보고서 애굽 신왕국시대 최대의 영웅왕인 투트모세3가 선수를 친다. 대군을 몰고 가나안 해변길을 따라 북상하여 므깃도와 하솔을 지나 북시리아로 들어간 것이다. 그는 하맛지역을 평정하고 동진하여 마침내 갈그미스하란까지 점령하고 만다. 참고로, 훗날의 지도를 참조하여 그 지역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그러나 주전 1,450년경 투트모세3가 승하하고 그의 아들 아멘호텝2가 바로가 되자 사정이 달라진다. 하맛과 유프라테스 강 상류에 주둔하고 있던 애굽의 군대가 힉소스인들에게 밀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마침내 애굽의 영향력이 시리아는 물론 가나안과 페니키아에서도 쇠퇴하고 만다.

그러한 국제정세의 변화에 관하여 갈렙이 금번의 애굽 방문을 통하여 오랜 벗 아멘투르로부터 정확하게 들었다. 그래서 그는 시간을 내어 가나안 땅을 둘러싸고 있는 페니키아와 북시리아 그리고 유프라테스 강 상류까지 한번 정탐을 해보고자 한다.

갈렙은 애굽을 다녀온지 3개월이 지나자 가데스 바네아에서 군단장회의를 열고 다음과 같이 말한다; “지난번에 애굽을 방문하여 수집한 정보를 분석해보면, 애굽의 바로인 아멘호텝2는 외세를 정벌할 계획이 없다고 합니다. 따라서 가나안과 페니키아 그리고 시리아 등이 독립을 되찾고 있습니다. 저는 차제에 그곳을 방문하여 정확하게 현실이 어떠한지 한번 살펴보고자 합니다”.

전방의 군단들은 1개월에 한번씩 주둔지를 시계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러므로 3개월이 지나면 전방의 군단들이 후방으로 옮겨가고 후방에 있던 군단들이 전방에 배치가 되고 있다. 이미 3개월이 지났기에 지금의 군단장들은 전방사령관인 갈렙 장군이 애굽을 정탐한 그때의 군단장들이 아니다.

회의석상에서 갈렙 사령관이 스스로 가나안의 주변국들을 한번 정탐하겠다고 발언하고 있다. 그래서 3군단장 가운데 선임인 11월군단장 하룻이 말한다; “지금 전방인 시나이 반도 북부에서는 별다른 외적의 움직임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시간이 있을 때 사령관께서 가나안 주변국가를 살펴보시는 것도 유익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시지요”.

갈렙은 나이가 자신보다 2살이 많은 하룻 군단장이 찬성을 해주자 힘이 나는지 다음과 같이 결론을 짓는다; “그러면 열흘쯤 준비를 한 후에 본관이 호위대장 가람과 함께 열명의 정예 호위병사를 데리고 시리아로 출발하겠습니다. 그렇게 아시고 제가 없는 동안 전방의 방어에 철저를 기해주시기 바랍니다”.

호위대장인 가람은 열흘에 한번씩 주군이며 사부인 갈렙으로부터 무예를 전수받고 있다. 검술과 창술 등의 외공을 배우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내공심법까지 배워서 그것을 익히기에 여념이 없다. 사부인 갈렙이 먼저 시현을 해주고나서 자세하게 가르쳐주니 가람 장군의 습득이 빠르다;

그런데 이제는 다시 사부인 전방사령관 갈렙을 모시고 시리아와 페니키아 그리고 메소포타미의 유프라테스 강 상류까지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변장을 해야만 한다. 따라서 시글락 사람인 가람은 고향을 방문하여 블레셋의 특산물을 많이 구입한다.  

그 다음에 엄선한 부하들 10명과 함께 상단의 사람으로 변장한다. 이미 3달전에 애굽을 정탐할 때에 그와 같이 꾸며본 경험이 있기에 이번에는 준비과정이 매끄럽다. 갈렙과 가람은 대상들 곧 낙타로 무역을 하는 상인들이고 3명의 부하들이 짐꾼이다. 그리고 나머지 7명은 호위무사로 그 신분을 위장한다. 그들이 20마리의 낙타를 끌고 북상하여 에돔에 들어가자 그곳 염해지역에서 소금을 사들인다.

에돔을 떠나 요단강 동쪽의 길을 타고서 북상한다;

 

마침내 북부 시리아에 있는 하맛에 도착한다. 갈렙은 과연 이번 정찰을 통하여 어떤 사실들을 알게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