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갈렙 장군(손진길 작성)

소설 갈렙 장군12(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1. 11. 21. 01:31

소설 갈렙 장군12(작성자; 손진길)

 

갈렙은 시글락성의 천부장 출신인 가람 장군의 무예가 이스라엘 제1군단의 천부장인 사반과 비슷한 것을 보고서 탄복한다. 그래서 그를 전방사령관의 장막으로 불러서 자세하게 가람 장군의 신상에 관하여 파악하고자 한다.

먼저 갈렙 사령관이 가람에게 질문한다; “가람, 그대는 본래 무장의 집안의 자손인가? 어째서 그토록 무예가 뛰어난 것인가?”.  그 말을 듣자 가람이 부끄러운 듯이 대답한다; “저의 가문은 비천합니다. 시글락에서 누대를 살아오고 있지만 별로 출세한 인물이 없는 평범한 농민의 집안이지요. 그런데… “.

흥미가 있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갈렙이 유심히 듣는다. 가람의 말이 이어진다; “저는 20살 약관의 나이가 되자 시글락 수비대에 입대를 했습니다. 졸병이었지요. 그런데 군에서 복무하면서 아말렉의 마적떼가 쳐들어올 때에 계속 참전하여 전공을 세웠습니다. 그 덕분에 수차례 진급을 거듭하였지요… “;

 

갈렙 사령관이 관심을 보이자 가람이 자세하게 설명한다; “십부장에서 오십부장으로, 그리고 오십부장에서 백부장으로 진급하는데 12년의 세월이 걸렸지요. 백부장이 된 지 3년후에는 화살로 적장을 죽이는 큰 공을 세워 장군의 소리를 듣는 천부장이 되었습니다. 제 나이 35살 때의 감격스러운 승진이었지요. 왜냐하면… “.

가람의 내력을 들으면 들을 수록 흥미가 있다. 그래서 갈렙이 고개를 끄떡이면서 그의 입을 계속 쳐다본다. 가람이 웃으면서 말한다; “시글락 출신으로는 성주의 동생이 수비대장이고 제가 유일한 천부장입니다. 나머지 3사람의 천부장은 모두가 용병출신이지요. 거인용사 골다와 아비수와 아기수가 바로 그들입니다”.

그 말을 듣자 갈렙이 말한다; “시글락성에는 군사가 5천명이니 당연히 천부장이 5명이겠군. 그러면 이번에 1천명 정도의 시글락 군사들이 전사했는데 가람 자네의 부하의 피해는 어떠한가?”. 가람이 고개를 숙이면서 조그만 소리로 대답한다; “별다른 전사자가 없습니다. 그 이유는… “.

갈렙이 관심을 보이자 가람이 이어서 설명한다; “사실은 제가 평소 높은 수준의 무술시합을 구경하는 것을 좋아하여 그날 사령관님과 거인용사 골다가 싸우는 모습을 자세히 보느라고 그만 부하들을 제대로 지휘하지를 못했습니다. 게다가 저의 부하들이 직속상관이 아닌 천부장 곧 거인용사 아기수의 명령을 그대로 따르지 않았고요. 결국 부끄럽게도 저의 부하들은 전사자가 없고 전부 포로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 말을 듣자 갈렙이 다음과 같이 가람에게 물어본다; “가람, 자네는 금년에 나이가 몇 살인가? 그리고 내게서 무예를 배워볼 생각이 있는가?”. 가람이 의외의 질문인지라 처음에는 어리둥절해 하다가 나중에는 열의에 찬 눈망울로 공손하게 대답한다; “저는 금년에 40살입니다. 그렇게 나이가 많은데 상승의 무공을 배울 수가 있습니까?”.

그 말을 듣자 갈렙이 미소를 띄면서 말한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것이 어렵지. 자네가 나보다 한살이 적은 40세의 나이이니 쉽지는 않을 것이야. 하지만 내가 자네의 내력을 들어보니 졸병에서부터 천부장인 장군까지 자신의 힘으로 진급을 거듭한 그야말로 전장에서 잔뼈가 모두 굵은 입지전적인 인물이구만. 그 정도의 열심과 각오라고 하면 상당한 성취가 가능할 것으로 보네”;

 

그 말을 듣자 갑자기 가람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선다. 그리고 갈렙에게 큰절을 하면서 말한다; “비록 한 살 위의 형님이라고 하시지만 저는 사령관님을 이제부터 깍듯이 저의 사부로 모시겠습니다. 불민한 제자의 절을 받으시고 부디 상승의 무예를 가르쳐주십시오. 무인인 저의 평생의 소원입니다. 앞으로 견마지로를 다할 것입니다”.

그 말을 들은 갈렙이 가람을 일으키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는 실전에 능한 장군인 자네 가람을 나의 첫번째 제자로 삼게 되어 기쁘네. 우리가 비록 출신 족속은 다르지만 이제부터 사제간의 의리로 한평생 전장에서 서로 동지가 되어 살아보자고그리고 내가 자네에게 특별히 휴가를 줄 터이니 열흘정도 시글락성을 은밀하게 방문하여 가족들을 만나보고 돌아오게. 그 다음 이야기는 그때 하기로 하지… “.

그렇게 갈렙 사령관이 적장인 가람 장군을 고향인 시글락성으로 은밀하게 돌려보내자 1월군단장인 삼마와 천부장인 사반이 크게 걱정한다. 혹시 블레셋의 군대를 끌고 와서 가데스 바네아의 이스라엘 군대를 공격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갈렙 사령관은 무사태평이다. 어째서 그런 것일까?

삼마와 사반의 걱정이 기우에 그치고 만다. 왜냐하면, 열흘이 되기도 전에 가람이 봇짐을 지고서 가데스 바네아로 혼자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것을 보고서 갈렙이 가람을 자신의 장막으로 불러서 묻는다; “그대의 가족은 모두 무사하던가?”. 그 말을 듣자 가람이 다시 갈렙에게 절을 하면서 대답한다; “모두가 사령관님의 은덕입니다. 온가족이 잘 지내고 있다가 저를 보고서 그렇게 기뻐했습니다. 이제는 제가 다른 족속에게 몇 년간 용병을 가게 된다고만 가족에게 말하고 다시 떠나왔습니다”.

그 말을 듣자 갈렙이 말한다; “잘했네. 그러면 이제 자네와 내가 여기서 해야만 하는 일이 있어. 먼저 우리 두 사람만 있을 때에는 나를 사부라고 부르게. 그리고 내가 자네에게 우리 집안의 무술과 내공심법을 가르치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는 일체 말하지 말고 비밀에 부치게. 그것이 좋아. 알겠는가?”;

 

그 말을 들은 가람이 크게 고개를 끄떡인다. 그러자 갈렙이 이어서 말한다; “나는 가람 자네를 나의 시위대장으로 삼을 것이며 그 휘하에 1천명의 시위병사를 배치할 것이야. 그 시위대의 병력이 바로 자네가 시글락에서 지휘하던 군사들이 될 것이야. 그들을 이끌고 나를 가장 가까이에서 호위할 수가 있겠는가?”.

가람이 눈에 눈물을 글썽이면서 대답한다; “이제부터 제가 천부장으로서 그리고 시위대장으로서 시글락의 군사를 지휘하여 사부님을 지키겠습니다. 아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사부님이 가시는 곳이라면 설혹 그곳이 지옥이라고 하더라도 기꺼이 함께 뛰어들겠습니다”;

그 말을 듣자 갈렙이 가람의 손을 잡으면서 말한다; “눈물을 거두게. 내일부터 내가 조금씩 내공심법을 가르쳐 줄 것이니 열심히 비밀리에 수련을 하도록 하게나”. 그리고 다음날 갈렙 사령관이 가람 장군에게 말한 그대로 인사발령을 낸다. 그 요지가 가람 천부장을 자신의 시위대장으로 삼고 그 휘하에 1천명의 군사를 배치한다는 것이다.

호위병들을 시글락성에서 얻은 병사로 충당하였기에 별로 큰 잡음이 없다. 왜냐하면, 4천명의 전쟁포로 가운데 형식적으로 2천명을 1월군단에 주고 거기서 1천명을 호위부대로 발령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부대장이 바로 가람 장군인 것이다. 그와 같은 조치를 누구보다 1월군단의 천부장인 사반이 좋아한다. 왜냐하면, 그는 오래간만에 무술실력이 비슷한 가람 장군을 자신의 친구로 얻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째서 갈렙이 그러한 인사조치를 단행한 것일까? 그 이유는 반년 전 가데스 바네아에서 발생한 이스라엘백성의 반역사건때문이다. 여호와의 심판으로 말미암아 앞으로 38년 사이에 20세 이상 기성세대가 전부 광야에서 죽게 될 운명이다. 오직 갈렙과 여호수아, 모세와 아론, 그리고 제사장들을 제외하고 나머지 기성세대가 모두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후에 살아남은 지도자들이 새로운 세대로 구성이 된 이스라엘자손들을 이끌고 약속의 땅 가나안을 정복해야 한다. 그 준비를 미리 하기 위하여 갈렙이 블레셋 출신의 천부장 가람을 얻어서 자신의 제자 겸 호위대장으로 삼은 것이다. 그들은 요절할 사람들이 아니기에 각종 전투에서 갈렙 자신과 함께 행동할 수가 있다. 갈렙은 먼 훗날 그들과 함께 가나안 땅을 정복하기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장차 새로운 세대가 군복무를 하게 되면 그들이 갈렙 자신을 도와서 새로운 군사들에게 각종 교육과 훈련을 시킬 수가 있을 것이다. 더구나 실전에서 얻게 된 자신들의 풍부한 전투경험을 전수할 수도 있을 것으로 갈렙 사령관이 미리 판단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방사령관인 갈렙 장군은 속으로 한가지 생각을 더하고 있다; “나는 새로운 세대의 병사 가운데 근골이 뛰어나고 오성이 탁월한 자들을 골라서 나의 제자로 삼을 것이다. 나의 내공심법과 무예를 전수하여 장차 그들을 군의 동량으로 삼아야 한다. 그래야 능히 헤브론과 가드의 거인용사들을 물리칠 수가 있다”(14:10-15, 15:14);

그렇게 전방에서 일년을 보내고 있는데 갈렙은 후방에 있는 자신의 집안에서 한가지 기쁜 소식과 한가지 슬픈 소식을 듣게 된다; 기쁜 소식은 딸이 태어난 것이다. 그 이름을 갈렙이 아비가일이라고 지어 준다;

 

슬픈 소식은 부친인 여분네가 별세한 것이다;

 

아직 정정한 노인인데 일찍 별세한 것을 보니 이제부터 여호와의 심판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임하고 있는 것만 같다. 갈렙이 부고를 듣고 급히 시내광야에 있는 본가의 천막으로 찾아갔더니 아내인 마아가는 물론 동생인 그나스가 장례준비를 하고 있다. 친구인 군사령관 여호수아가 여러가지로 도움을 주고 있다;

선친 여분네의 장례식에는 모세와 아론은 물론 갈렙의 장인인 훌이 참석한다. 그 자리에서 가장 연장자인 원로 이 말한다; “87세인 나의 나이에 비하면 사돈은 아직 젊은 나이인데 나보다 먼저 별세를 하시다니이곳 시내산이 자네의 마음에 그렇게 든 것인가? 편히 쉬시고 이제는 여호와의 품에서 평안을 누리시게나나도 그 뒤를 따를 것이야… “.

당시 유다지파의 원로인 은 유다의 아들인 베레스의 장자 헤스론의 후손이다. 참고로, 헤스론은 오래 장수하면서 6번이나 결혼을 한 특이한 인물이다. 헤스론이 조강지처에게서 얻은 차남인 의 자손 가운데 훗날 다윗왕이 나타나고 있다(대상2:9-15).

그리고 헤스론의 4번째 아내인 에브랏이 생산한 아들이 갈렙이며 그가 유다지파의 원로인 의 부친이다(대상2:18-19). 의 손자인 브살렐이 성막의 성물을 제작한 명장이다(35:30-33, 대상2:20). 따라서 원로인 훌의 부친인 갈렙은 헤스론의 아들이지 결코 여분네의 아들 갈렙이 아닌 것이다. 다음의 그림표를 참고하기 바란다;

 

그리고 유다, 베레스, 헤스론, 갈렙, 훌이 모두 장수를 누렸으므로 유다의 4세손인 훌의 시대에 애굽에서의 고된 삶 430년이 끝나고 출애굽의 영광을 경험하게 된 것이다. 그것은 레위, 고핫, 아므람, 아론의 족보 곧 레위의 3세손인 모세의 시대에 출애굽의 해방이 있게 되는 이례적인 장수집안과 어울리는 매우 특이한 족보라고 하겠다(6:16-20).

그렇게 모세와 아론과 훌이 참석한 가운데 시내광야에서 여분네의 초상이 있게 된다. 그 뒤를 이어서 그해에 남녀를 합하여 기성세대 120만명 가운데 3만명 이상이 줄줄이 세상을 떠나고 만다. 그러니 살아남아 있는 자들과 새로운 세대들이 광야에서 수많은 죽음과 장례식을 보게 된다.

그렇게 초상을 치르면서 그들은 연약한 육신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여호와의 이름을 항상 부르고 있다. 요컨대, 광야에서 이스라엘 자손들이 창조주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면서 그 옛날 아담부부의 아들인 셋처럼 에노스의 신앙을 자신들도 모르게 계승하고 있는 것이다(4:26);

이스라엘백성들은 매일같이 새벽에 만나를 거두어 광야에서 생활하면서 안식일을 정확하게 지내고 있다. 그리고 하루에 80건의 장례식을 치르면서 그들은 인생이 참으로 덧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 결과 영생의 여호와 하나님의 이름을 간절히 부르면서 여호와신앙이 자꾸만 깊어지고 있다. 그렇게 새로운 세대가 광야에서 자라나고 있다. 그들이 훗날 약속의 땅 가나안을 정복하는 이스라엘의 믿음의 전사들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