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갈렙 장군(손진길 작성)

소설 갈렙 장군6(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1. 11. 19. 21:32

소설 갈렙 장군6(작성자; 손진길)

 

갈렙은 35일 전에 가데스 바네아를 떠나올 때 최고지도자인 모세가 12정탐꾼에게 지시한 말씀을 기억하고 있다. 당시 모세가 진지한 목소리로 다음과 같이 분명하게 말한 것이다; “첫째로, 이곳에서 북쪽으로 신(Zin)광야를 지나 가나안 남부 네게브 지역으로 곧장 들어가라. 장차 여호와의 명령으로 가나안 땅을 정복할 경우에는 그렇게 직선거리로 우리가 곧장 북벌을 감행할 것이다. 그리고… “;

 

모세는 어린시절부터 애굽의 바로궁에서 왕자급으로 좋은 교육을 받은 인물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지시사항은 부하들이 알아듣기가 쉽다. 내용이 분명하고 설명이 체계적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모세의 지시사항이 이어진다; “둘째로, 너희들이 주의 깊게 정탐할 내용이 3가지이다; 첫째가 주민의 수와 군사력이다. 둘째가 쓸 만한 땅인지 여부를 파악하라. 그 방법은 그 땅을 지키는 요새지의 규모를 가지고 판단하면 된다. 예를 들어, 좋은 땅이면 주민이 많이 모여서 사는 성읍이 있고 그곳을 지키는 성곽과 군대의 진영이 있다. 그리고 작은 촌락에 불과하면 그저 산성 정도가 설치되어 있는 법이다”.

80세의 모세가 조금 숨을 쉰 다음에 마지막 한가지를 설명한다; “셋째가 토지가 비옥한지 아닌지를 판별하는 방법은 그 땅에서 무엇이 생산되고 있는지 그 소출을 보면 알 수가 있다”.

그 다음에는 구체적인 지시사항이 하나 나타난다; “셋째로, 이상의 탐지내용은 각자 머리속에 기억하고 돌아와서 나중에 우리 백성들에게 설명해주면 된다. 그렇지만 반드시 백성들에게 눈으로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 한가지 있다. 그것이 바로 가나안 땅에서 생산이 되는 실과이다”.

모세가 잠시 숨을 돌린 다음에 상세하게 설명한다; “가나안에서 열매를 얻어서 이곳까지 오자면 시일이 오래 걸리고 그것이 짐이 되어서 위험하다. 그러므로 반드시 돌아오는 길에 가나안 남부 네게브 지역 직전에 있는 성읍에서 그러한 실과를 구해서 돌아오도록 하라. 그 실과를 보게 되면, 우리 이스라엘 12지파의 백성들이 그 땅을 점령하려고 마음을 굳히게 될 것이다”.

마침내 모세가 마지막 지시사항을 말한다; “넷째로, 너희들이 가나안 땅의 정탐을 끝내고 돌아올 때까지 우리 이스라엘 12지파의 백성들은 이곳 가데스 바네아를 떠나지 아니할 것이다. 그러니 안심하고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정탐임무를 수행하기 바란다. 반드시 모두 살아서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는 이곳으로 돌아오도록 하라”;

지시사항이 모두 끝난 다음에 최고지도자인 모세가 갈렙을 비롯한 12정탐꾼과 그들을 안내할 호밥을 위하여 여호와 하나님의 축복을 원하는 기도를 간절하게 드린다. 80세의 모세의 그 성실한 모습을 갈렙이 돌아오는 길에 새삼 머리속으로 다시 그려본다. 그러면서 그는 동료들과 함께 2대의 수레를 몰고서 헤브론 근방으로 접근한다.

갈렙은 30일 전에 헤브론 인근에 있는 골짜기에서 탐스럽게 열매를 맺고 있는 포도나무를 보고서 북상했다. 이제 한달쯤 지났으므로 그 처음열매가 잘 익어 있다. 그래서 동료들과 함께 포도열매를 많이 취하여 마차에 싣는다. 그리고 그 주변에 함께 심겨져 있는 유실수에서 석류와 무화과를 가지 채 베어서 운반하고자 한다;

 

갈렙과 여호수아를 위시한 12정탐꾼들이 자신들의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는 가데스 바네아로 되돌아올 때까지는 아무 문제가 발생하지 아니한다. 그렇지만 그들이 최고지도자인 모세를 비롯하여 대제사장인 아론과 원로인 훌 그리고 12지파의 70명의 장로들 앞에서 정탐결과를 보고하는 중에 큰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먼저 12정탐꾼을 대표하여 르우벤지파의 수령인 삼무아가 최고지도자인 모세에게 다음과 같이 보고한다; “당신이 우리를 보낸 땅에 갔더니 과연 그 땅에 젖과 꿀이 흐르는데 이것은 그 땅의 과일입니다. 그러나 그 땅의 거주민은 강하고, 성읍은 견고하며 대단히 클 뿐 아니라 거기서 아낙 자손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보아, 아말렉인은 남방 땅에 거주하고, 헷인과 여부스인과 아모리인은 산지에 거주하고, 가나안인은 해변과 요단가에 거주하고 있습니다”(13:27-29).

모세가 12정탐꾼을 대표한 삼무아의 보고를 먼저 별도로 들어보았더니 별로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래서 그는 안심을 하고서 대제사장 아론과 원로인 훌 그리고 군부의 지도자들과 12지파의 70인의 장로들을 소집하여 회막에서 삼무아가 그들에게 정탐보고를 정식으로 하도록 조치한다.

그런데 정식보고의 말미에 삼무아가 정탐꾼들의 중론이라고 말하면서 다음과 같이 보고한다; “우리가 두루 다니며 정탐한 땅은 약육강식의 역사가 되풀이되고 있는 곳입니다. 마치 그 옛날 카인이 유배가서 살게 된 무법자들의 땅 과 같습니다. 그 땅의 지배족속은 전설적인 네피림의 후손처럼 거구의 아낙자손들입니다. 우리는 그들과 비교하면 숫자는 많을지 몰라도 한갓 버러지와 같이 약한 존재입니다. 그러니 가나안 정복은 실현 불가능한 꿈이라고 하겠습니다”(13:32-33 의역);

그 말을 듣자 갈렙이 강하게 반론을 제기한다; “여호와께서는 모세를 통하여 우리에게 벌써 말씀하셨습니다. 가나안은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주시겠다고 진작에 우리의 조상들에게 약속하신 땅입니다. 그러므로 여호와께서는 앞서 가셔서 그 땅의 거주민을 멸하시고 우리에게 그 땅을 약속대로 얻게 하신다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여호와의 약속을 믿고 북벌을 감행하는 것이 옳습니다. 당연히 승리는 우리들의 것입니다”(13:30 의역).

그러나 12정탐꾼 가운데 여호수아만이 갈렙의 의견에 찬성하고 나머지 10명은 모두 삼무아와 의견을 같이하고 만다. 그렇게 정탐의 결과가 102’로 갈라지자 이스라엘의 지도자들 가운데 최고지도자인 모세와 대제사장 아론만이 갈렙과 여호수아의 의견에 찬성하고 나머지는 전부 부정적인 10명의 의견을 채택하고 만다;

 

그들 부정적인 의견에 동참한 자들이 함께 모여서 회의를 한 후에 현실적인 타개책이라고 말하면서 삼무아를 내세워서 다음과 같이 선포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모세와 아론의 말을 듣고 여호와 하나님께서 능히 약속의 땅 가나안을 우리에게 주시는 것으로 알고서 여기 가데스 바네아까지 따라왔다. 그러나 가나안 땅을 정탐한 결과 그것이 망상이라는 현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향후… “.

40세 남짓인 삼무아가 잠시 뜸을 들이더니 강경한 어조로 선언한다; “모세와 아론의 지휘를 받지 아니할 것이며 새로운 지도자를 세우고 모두 남하할 것이다. 우리가 지나온 남방에는 우리 이스라엘의 군대가 능히 정복하여 우리의 땅으로 삼을 수 있는 곳이 많이 있다. 우리들은 여러 족속이 살고 있는 미디안 땅을 차지하여 그곳에서 번영을 누릴 것이다”;

그들의 선언은 창조주 여호와를 불신하고 아브라함의 자손과 친척의 땅을 범하지 말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정면으로 어기고 있는 것이다(2:5, 9, 19). 여호와의 명령을 올바르게 전하고 있는 모세와 대제사장 아론을 배척한 인사들의 반역행위이다. 그것을 보고서 모세와 아론은 여호와께 백성들의 죄에 대한 용서를 구하면서 기도로 매어 달린다.

하지만 무장인 갈렙과 그의 친구인 여호수아는 너무나 통분하여 자신들의 옷을 찢으면서 부르짖는다; “우리가 두루 다니며 정탐한 땅은 심히 아름다운 땅입니다. 우리가 믿음으로 전진하면 여호와께서는 그 땅을 우리에게 반드시 주실 것입니다. 그러니 그 땅에 거인들이 살고 있다고 하여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믿음으로 얻는 그 땅이야 말로 진실로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입니다”(14:7-9 의역);

 

그 말을 듣자 백성들의 지도자들이 돌을 들어서 갈렙과 여호수아를 치려고 한다. 바위산과 돌이 많은 신광야의 접경 가데스 바네아이므로 큰 돌이 참으로 흔하다. 그렇게 큰 돌을 들어서 사정없이 던지게 되면 갈렙과 여호수아는 즉사를 면하지 못할 것이다;

그 광경을 보시고 여호와께서 신위적인 능력으로 그 자리에 임재하신다. 갑자기 온 회막이 불에 타는 것과 같다. 그 광채가 너무나 강하여 피조물인 인간들이 일시에 눈을 뜨지를 못하고 그 자리에 엎드린다;

그때 모두에게 사람의 음성으로 여호와의 말씀이 전해진다; “출애굽이후 지난세월 수없이 많은 창조주의 이적으로 너희들의 생명이 광야에서 보호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여호와의 능력을 불신하고 있으니 너희들은 더 이상 살려 둘 필요가 없다. 전염병으로 즉시 진멸하고 모세의 자손으로 새로운 선민을 만들고 말겠다”(14:11-12).

작년에 시내산 아래에서 금송아지를 섬긴 때와 똑같은 여호와의 말씀이다. 그 말씀 앞에 모세가 납작 엎드려서 그때와 같이 죄의 용서를 간구한다(14:13-19);

 

그러자 여호와께서는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선포하신다; “정탐의 기간이 40일이다. 그러므로 광야생활을 총 40년으로 하고 그 사이에 20세 이상 성인들을 모두 광야에서 죽도록 할 것이다. 미성년자들이 성장하여 가나안 땅을 얻도록 조치할 것이다. 다만… “.   

갈렙은 훗날 여호와의 단서조항을 정확하게 기억하게 된다; “여호와신앙을 잊지 아니한 사람들 곧 모세와 아론 그리고 갈렙과 여호수아 및 제사장들은 성인이라고 하더라도 약속의 땅으로 들어갈 것이다”(14:38).

과연 그 말씀 그대로 정확하게 이루어질 것인가? 그들이 제 마음대로 인생을 살아도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게 되는 것인가? 훗날 갈렙은 그것이 아니라고 하는 사실을 모세와 아론의 경우에서 정확하게 알게 된다.

광야생활 40년이 끝나는 해에 모세와 아론이 새로운 세대의 이스라엘 자손들을 이끌고 다시 가데스 바네아에 도착한다. 그때 그곳에는 그 옛날의 샘물이 사라지고 없다. 38년 동안에 지하의 물줄기가 달라진 것이다. 그것을 보고서 새로운 세대가 절망하면서 자신들을 그곳으로 인도한 모세와 아론을 크게 원망한다.

그 모습을 보고서 120세의 모세와 123세의 아론이 젊은 세대를 향하여 불과 같이 화를 낸다. 그리고 모세가 바위를 지팡이로 두 번 후려치면서 분노에 찬 음성으로 선포한다; “내가 다시는 너희들을 위하여 바위에서 물을 내지 아니할 것이다. 그 옛날 기성세대가 이곳에서 여호와의 뜻을 거역하여 광야에서 전부 죽임을 당했다. 이제 새로운 세대인 너희들도 부모세대와 동일하게 불신앙인들이다”;

그 결과 어이가 없게도 그 바위에서 여호와의 신위적인 능력으로 물이 크게 터져 나온다(20:11). 그 이적을 보고서 모세와 아론이 두려움에 떨게 된다. 자신들의 생각과 여호와의 생각이 다르다는 사실을 절감한 것이다.

그때 여호와께서 말씀하신다; “금년만 참고 나의 사랑과 인내를 가지고 백성들을 인도하였더라면 너희들은 약속의 땅에 들어갔을 것이다. 그러나 마지막 해에 나의 거룩한 뜻이 무엇인지 모르고 그만 인간적으로 나의 백성들에게 화를 내고 말았구나… “.

그 자리에 엎드려 있는 모세와 아론에게 준엄한 여호와의 심판의 말씀이 들려온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백성들을 인도하여 약속의 땅으로 함께 들어가지 못하고 광야에서 역시 생을 마감할 것이다. 하지만 너희 두사람은 나의 종으로 오래 수고하였다. 따라서 비록 인간의 땅 가나안에는 들어가지 못하지만 그리스도가 오시면 함께 영생에 들어갈 수가 있을 것이다”(20:1, 9:30, 11:16, 26 의역);

갈렙은 광야생활이 마감되는 해 곧 그의 나이 80세에 가데스 바네아에서 모세와 아론에게 임하는 두려우신 여호와의 심판의 말씀을 전해 듣게 된다. 그래서 그는 한평생 여호와의 뜻을 먼저 듣고 행동에 나서고자 자신의 마음을 언제나 다잡는다.

한편, 출애굽 2년에 가데스 바네아에서는 여호와의 준엄한 심판의 말씀을 듣게 된 군부의 지도자들이 어떠한 반응을 보이게 되는 것일까? 그들이 순순히 광야생활 40년이라는 내용의 여호와 심판을 수용하게 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