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갈렙 장군(손진길 작성)

소설 갈렙 장군5(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1. 11. 19. 21:21

소설 갈렙 장군5(작성자; 손진길)

 

12정탐꾼의 이름이 다음과 같다; ①르우벤지파(삼무아), ②시므온지파(사밧), ③유다지파(갈렙), ④잇사갈지파(이갈), ⑤에브라임지파(호세아), ⑥베냐민지파(발디), ⑦스불론지파(갓디엘), ⑧므낫세지파(갓디), ⑨단지파(암미엘), ⑩아셀지파(스둘), ⑪납달리지파(나비), ⑫갓지파(그우엘);

그 가운데 모세가 자신의 시종인 호세아를 정탐꾼의 하나로 떠나 보내면서 그 이름을 여호수아라고 개명하여 준다. 그때부터 사람들이 그의 이름을 여호수아라고 부르게 된다(13:16).

그런데 그들이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서 정탐활동을 하기에는 문제가 하나 있다. 그것은 장정들이 12명이나 가나안 원주민의 마을을 기웃거리게 되면 누구나 침략자의 정탐꾼이 아닌가? 의심의 눈길을 보낼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분을 위장해야 한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

갈렙이 12명의 정탐꾼들의 작전회의에서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내 생각에는 떠돌이 겐족속으로서 우리 일행과 함께 움직이고 있는 최고사령관 모세의 손아래 처남인 호밥에게 부탁하는 것이 좋겠어요. 그는 마차에 살림살이를 싣고 또한 귀한 생필품을 상품으로 가지고 다니면서 가나안 땅에 팔고 있지요. 그러므로… “;

 

갈렙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여호수아가 말한다; “맞아요. 나도 그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에게 부탁하여 우리의 신분을 짐꾼과 호위무사로 바꾸면 되지요. 그러면 원주민들로부터 별다른 의심을 받지 않고 우리가 정탐하고 싶은 지역을 샅샅이 훑을 수가 있어요”.

모두가 찬성이다. 그래서 처음으로 그 제안을 한 갈렙이 대표로 가서 호밥을 데리고 온다. 호밥은 나이가 35세 정도인데 그 부친이 모세의 장인인 미디안의 제사장 이드로이며 모친은 겐족속이다. 이드로가 딸만 7이므로 후처로 겐족속 여인을 얻어서 아들 호밥을 얻은 것이다. 참고로, 떠돌이 겐족속의 거처가 지도와 같이 여러곳이다;

그 회의석상에서 호밥이 말한다; “저는 매형인 모세에게 먼저 가나안 땅을 거쳐서 고향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어요. 그러니 어차피 가나안 지역을 지나갑니다. 그런데 문제는 12명이나 되는 장정을 일꾼과 호위무사로 꾸미기 위해서는 마차가 3대 정도 있어야 하고 그 안에 애굽과 미디안에서 생산이 된 제품이 그득해야 합니다”.

그 말을 듣자 갈렙이 여호수아와 함께 모세를 찾아가서 부탁한다; “저희들 정탐꾼들이 위장을 하고서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고자 합니다. 그 길을 호밥이 마차를 타고서 안내할 것입니다. 그러니 위장활동을 위하여 애굽에서 얻은 물건들을 마차에 싣고 가서 가나안 원주민들에게 팔 수 있도록 조치를 해주세요”.

그 말을 듣자 모세가 쾌히 허락한다. 그래서 호밥은 졸지에 부자인 겐족속 상인이 되고 갈렙과 여호수와와 또 4명의 정탐꾼은 일꾼으로 위장한다. 나머지 삼무아와 그우엘을 위시한 6정탐꾼들은 호위무사로 변장한다. 그들 일행이 3대의 마차를 몰고서 북쪽으로 정탐을 떠나는 것이다;

가장 먼저 도착한 지역이 브엘세바이다. 그 지역의 이름은 이스라엘자손들에게 익숙하다. 왜냐하면 그들의 조상인 아브라함과 이삭이 그 지역에서 그 옛날 가나안 땅의 가뭄을 피하여 살았기 때문이다. 주전 21세기 아브라함의 시대에는 브엘세바가 그랄평야의 동편에 있는 블레셋사람들의 땅이었다.

그러나 주전 20세기초 이삭의 시대에는 가나안 땅의 지배자인 헷족속의 힘이 강하여 그들이 브엘세바를 빼앗아 자신들의 영토로 삼았다. 그 이후 주전 15세기인 지금까지 여전히 브엘세바는 가나안의 원주민들이 살고 있는 그들의 땅이다. 따라서 12정탐꾼과 겐족속인 호밥이 브엘세바에 살고 있는 가나안인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판다.

브엘세바의 주민들이 애굽의 물건을 좋아하므로 물물교환이 쉽게 이루어진다. 호밥은 12명의 정탐꾼들과 함께 이동하면서 식사문제를 해결해야 하기에 주로 그랄 땅에서 생산이 된 곡식과 먹거리를 물물교환으로 거두어 들인다. 그곳 브엘세바는 예나 지금이나 우물이 많아서 살기에 좋은 평화로운 지역이다;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으므로 갈렙일행은 이틀만에 브엘세바를 떠나 북쪽으로 120리 떨어져 있는 헤브론으로 들어간다. 성문이 우람하고 덩치가 좋은 거인족들이 눈에 많이 뜨이고 있다. 그것을 보고서 르우벤지파의 정탐꾼인 삼무아가 놀라면서 말한다; “전설로만 듣던 거인족 아낙의 자손이다. 그들 사나운 혼혈민족이 이곳 헤브론에 많이 살고 있으니 행동을 극히 조심해야한다”.

갈렙과 여호수아를 비롯한 11명의 정탐꾼들이 그의 말을 듣고서 바짝 긴장한다. 그 모습을 본 호밥이 웃으면서 말한다; “그들 거인족들이 사납기는 하지만 우리 겐족속에게는 상당히 친절합니다. 그러므로 너무 긴장하지 마세요. 그리고… “.

그 말을 듣자 12명의 정탐꾼들이 긴장의 끈을 늦춘다. 그것을 보고서 호밥이 말을 잇는다; “참고로, 이곳은 그 옛날 아브라함 시대 아모리 족속들이 지배하고 있을 때에는 마므레 또는 헤브론이라고 불렸지만 저들 아낙자손인 헷족속들이 남하하여 정복한 이후에는 지금까지 기럇 아르바라고 불리고 있지요. 참고하세요”.

갈렙이 기럇 아르바 지역을 유심히 관찰한다. 잘 정비가 되어 있는 성읍이다. 그리고 그 인근의 땅이 비옥한 옥토로 보인다. 농작물이 잘 자라고 유실수가 많이 심겨져 있다. 한마디로, 살기가 좋은 고장이다;

 

그리고 호밥의 말 그대로 보기보다 아낙자손들이 친절하고 신사적이다. 그렇지만 그들의 힘이 대단한 것으로 보인다.

갈렙과 여호수아는 기럇 아르바가 가나안 남부지역의 중심지이므로 3일간 일행과 함께 주변지역을 꼼꼼하게 점검한다. 평야와 산지 그리고 골짜기로 이루어져 있는 그 지역이 전체적으로 햇빛이 좋으며 비옥하다. 갈렙은 그 지역이 참으로 마음에 든다. 그래서 그가 나중에 그 지역을 차지하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마음속으로 생각한다.

일행은 다시 북상한다. 55리를 간 지점에 베들레헴이라고 하는 좋은 마을이 눈에 뜨인다. 그곳 주변의 초지가 아주 풀이 무성하고 좋다. 평화스러운 마을이다. 목자들이 양떼를 몰고 나와서 남쪽 교외지역에서 목축을 하는데 그 옛날 야곱이 사용했던 에델망대가 눈에 보이는 것만 같다(35:21);

 

훗날 그 목축지역에서 키운 양들이 예루살렘성전에 바쳐지는 제물이 된다. 그와 마찬가지로 그곳 마을에서 태어난 다윗이 평생을 바쳐서 이스라엘왕국을 중근동의 제국으로 발전시킨다. 또한 베들레헴 태생인 나사렛 예수가 자신을 십자가에 희생제물로 바침으로 말미암아 창조주 여호와의 종말심판과 영생의 구원계획을 온세상에 선포하는 메시아가 된다.

그와 같은 먼 훗날의 역사를 모르고 있는 갈렙을 위시한 정탐꾼들이 그 마을을 지나친다. 그들이 이제 향하고 있는 곳은 가나안 땅의 중심이라고 아브라함 시대부터 일컬어지고 있는 세겜성이다(12:5-7).

갈렙을 비롯한 12정탐꾼과 겐족속인 호밥이 그 성읍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시장을 구경한다. 동쪽 메소포타미아와 북쪽의 아람 그리고 남쪽의 아라비아와 서쪽의 애굽에서 수입되어 들어온 물산들이 점포에 진열되어 있는데 없는 것이 없어 보인다.

그 옛날 야곱의 식솔들이 세겜성의 시장에서 화려한 물품을 구경하느라고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고 하더니 그들 정탐꾼이 보기에도 능히 그럴 것만 같다;

 

그런데 호밥은 구경하는데 그치지 아니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고 있다. 그 가운데에는 아라비아 지역에서 들어온 묘하게 생긴 칼이 있다.

갈렙이 관찰하기로는 세겜성에 살고 있는 원주민들이 여러 족속들이다. 가나안족속과 브리스족속 그리고 아모리족속과 헷족속이 서로 공존하고 있는 것만 같다. 그들이 서로 큰 성읍에 모여서 살아가고 있으니 이스라엘자손들이 북벌을 감행하더라도 그곳을 점령하자면 힘이 많이 들 것만 같다.

세겜성의 남북에는 여러 촌락이 벌써 형성이 되어 있다. 세겜성의 땅값이 비싸기 때문에 그 교외지역에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나안 원주민들의 산업은 역시 목축과 농업이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 대도시인 세겜성에서는 장사를 하고 있는 부자상인들이 화려한 복색의 옷을 입고서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갈렙은 일행과 함께 북으로 멀리 올라간다. 갈릴리 호수를 지나 한참을 북상하자 마침내 가나안의 북방한계인 하맛어귀가 나타난다(13:21);

 

그 지역의 주민들은 역시 아모리족속들이다. 그런데 그들의 체구가 아주 대단하다. 호밥이 그들은 아모리족속 가운데서도 거인족으로 이름이 난 르바임족속이라고 설명한다(3:11).

그들 르바임의 용사들이 요단강 동편에 북왕국과 남왕국을 건설하고 있으며 이곳 하맛어귀에서도 그 세력을 떨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곳까지 둘러본 갈렙일행은 이제 다시 남쪽으로 되돌아가고자 한다. 그들이 다시 세겜의 동쪽을 우회하여 한참 남하를 하자 호밥이 제안한다; “이왕 여기까지 오셨으니 모압평지에서 요단강을 건너오면 만나게 되는 길갈 지역을 한번 둘러 보도록 하시지요?... “.

갈렙과 여호수아는 물론 삼무아를 비롯한 10명의 정탐꾼이 의아하게 생각하여 호밥의 얼굴을 쳐다본다. 그러자 호밥이 설명한다; “이미 파악을 하셨겠지만 신광야를 통과하여 그대로 북상하여 헤브론을 들이치는 방법이 모세가 설명한 북벌의 구상입니다그렇지만… “.

일행이 조용하게 자신의 말을 듣고 있는 것을 보고서 젊은 호밥이 신중하게 말한다; “하지만 미래는 알 수가 없어요. 혹시 그것이 여의치 아니한 경우에는 대안이 필요하지요. 예를 들면, 사해 동편의 모압을 빙 둘러서 모압평지에서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 땅에 들어올 수가 있어요. 그때에는 군대를 정비하고 전열을 가다듬기에 길갈만큼 좋은 평지가 없지요… “;

어린시절부터 모친을 따라 외삼촌들과 함께 유랑생활을 한 호밥이다. 그러므로 그가 알고 있는 대상들의 길과 군대들의 이동로가 상당히 구체적이다. 그래서 갈렙을 위시한 12정탐꾼들이 일부러 길갈에 들러 본다. 여리고를  지나 요단 강가에 있는 그 지역이 군사들이 진을 치기에는 좋은 장소로 보인다.

길갈을 구경시킨 다음에 호밥이 제안한다; “이제 저는 여러분들에게 한곳을 더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그리고 저는 제갈길로 가고자 합니다. 그 지역이 바로 가드입니다. 블레셋의 5도시국가 가운데 하나인 가드는 그래도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서쪽의 성읍입니다. 그곳에는 역시 거인들이 살고 있지요. 여러분들이 알고 있는 그 아낙자손들의 일파가 그곳에서 살고 있습니다”;

 

호밥의 뜻은 훗날의 전투에 대비하기 위하여 미리 가드에 살고 있는 블레셋족속 가운데 거인족이 있음을 한번 눈으로 보라고 하는 것이다. 고마운 제안이다. 따라서 모두들 호밥의 마차 3대를 호송하면서 가드라고 하는 도시국가에 들어간다. 성문의 높이가 대단하다. 역시 거인들이 사는 성읍이라서 그런 모양이다.

갈렙일행이 가드성읍에서 인상적으로 본 것이 철제품이다. 일반 농기구가 있고 병장기도 팔고 있다. ‘어떻게 시장의 점포에서 철제 병장기를 팔고 있는 것일까?‘. 갈렙은 유심히 칼 한자루를 구하여 휘둘러본다. 잘 만든 검이다. 그것으로 보아 가드의 블레셋족속들이 얼마나 무를 숭상하고 호전적인 종족인지를 넉넉히 짐작할 수가 있다;

그 점을 정탐꾼일행들이 모두 느끼고 있는 모양이다. 그들도 갈렙에 이어서 자신들에게 적합한 무기류를 하나씩 구입하고 있다. 그 모습을 무심한듯이 유심하게 호밥이 보면서 속으로 생각한다; “이거 이들을 따라 매형인 모세에게 함께 갔다가는 가나안 정복전쟁에 내가 휘말리겠구나. 그래서는 안되지. 우리 겐족속은 유랑민이야. 남의 전쟁에 절대로 휘말려서는 안되는 거야. 그러니 이곳에서 나는 헤어져야만 해… “.

가드 성읍을 빠져나오자 호밥이 정탐꾼들에게 말한다; “저는 이미 말씀을 드린 대로 여기서 여러분들과 헤어지겠습니다. 역시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고 하듯이 저는 겐족속이므로 혼자서 떠돌이생활을 하는 것이 편하고 좋습니다. 또 인연이 있으면 다시 만나게 될 것입니다. 저는 본래 저의 소유인 마차 한대만 몰고서 떠나겠습니다”;

 

아쉽지만 도리가 없다. 지금까지 30일 이상 그가 갈렙을 위시한 12정탐꾼에게 눈이 되고 입이 되고 또한 귀가 되어준 것만 생각해도 고맙기가 한량없다. 가나안이 초행인 일행들에게 호밥이 기꺼이 길안내 뿐만 아니라 통역의 일까지 감당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두들 포옹을 하면서 작별을 아쉬워한다. 그리고 서로 행운을 빌면서 헤어진다.

그때부터 정탐꾼일행은 마차 2대를 몰고서 다시 헤브론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헤브론의 주변을 통과하여 남쪽 네게브로 들어가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헤브론 가까운 지역에서 그들은 모세가 명령한 한가지 일을 실행하려고 한다. 그것이 과연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