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갈렙 장군(손진길 작성)

소설 갈렙 장군2(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1. 11. 19. 06:11

소설 갈렙 장군2(작성자; 손진길)

 

미디안 땅 르비딤광야는 호렙산 아래에 있는 넓은 들판이다. 그곳에서 눈의 아들 여호수아와 여분네의 아들 갈렙이 이스라엘 12지파의 장정들을 지휘하여 아말렉 마적들을 물리친다. 물론 모세가 아론과 훌의 도움을 받아 호렙산 위에서 양팔을 높이 들고 여호와 하나님께 간구하였기에 대승을 거둔 것이다.

모세는 그곳 르비딤광야에서 이스라엘 12지파의 장로들에게 말한다; “나는 출애굽의 사명을 받은 장소가 바로 이곳 호렙산입니다. 당시에 여호와께서는 불붙은 떨기나무가 있는 중턱에서 나를 부르시고 음성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이 지팡이를 지니고 애굽으로 들어가서 여호와의 백성들을 인도하여 이곳 호렙산으로 함께 오라고 지시하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3:12);

 

모세가 잠시 숨을 쉰 다음에 이어서 말한다; “이제 우리가 진영을 만들고 여기서 머무르고 있으면 여호와께서 다시 나를 호렙산 위로 부르실 것입니다. 그리고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올라가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지시하실 것입니다. 따라서 이제부터 이곳 르비딤광야에 진을 설치하고 모두들 휴식을 취하도록 하세요”;

모세의 명령에 따라 장정만 60만명, 전체로는 200만명이 넘는 이스라엘자손들이 르비딤광야에 머무르게 된다. 덕분에 갈렙은 오래간만에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게 된다. 갈렙은 유다지파의 원로인 의 막내딸 마아가를 아내로 맞이하여 신혼생활을 즐기고 있다;

과 사돈이 된 여분네는 유다지파의 장로의 한사람이다. 유다지파는 12지파 가운데 가장 인구가 많다. 장정의 수가 7만명이 넘는다. 따라서 장로의 수가 7명이나 되고 그 가운데 지파의 최고지도자인 원로가 86세인 이다. 장로들도 평균연령이 70세나 된다.

갈렙의 부친인 여분네70세이지만 아직도 정정하다. 그 이유는 그의 조상이 본래 에서의 손자인 그나스이기 때문이다. 에서는 평생을 네게브광야 및 세일산과 들에서 전투를 하면서 살아온 무장이다. 일대 영웅인 그는 전장에서 갈고 닦은 무예가 실로 대단하여 자신의 장인이며 백부인 이스마엘과 쌍벽을 이루고 있다;

 

무예를 에서는 자신의 장남인 엘리바스를 위시한 아들들에게 어린시절부터 가르쳤다. 따라서 엘리바스의 5남인 그나스 엄청난 무술실력을 지닌 용장이었다그 무예를 이어받은 자손이 여분네이며 그의 아들인 갈렙그나스이다(15:17, 1:13);

 

여분네는 고센땅에서 이스라엘 유다지파에 편입이 되어 살면서도 내부적으로는 무예선생으로서 존경을 받으며 지파의 장로가 된 인물이다.

장로 여분네가 이제는 나이 70이므로 장정들에게 무예를 가르치는 일은 장남인 갈렙에게 맡기고 있다. 갈렙이 유다지파 내에서는 진작부터 뛰어난 무인이다. 그러므로 원로인 훌이 자신의 사위로 삼은 것이다. 출애굽하기 1년전에 혼인하였기에 갈렙은 아내 마아가와 금슬이 좋으며 아직도 신혼생활 중이다.

유다지파의 장로인 여분네는 에브라임지파의 장로인 과 친하다. 무인인 여분네와 달리 비슷한 연령인 은 문사로서 온화한 성품의 인물이다. 두사람은 서로 문과 무로 보완하고 있으므로 좋은 친구사이가 되고 있는지 모른다. 그런데 눈의 아들인 여호수아는 그것이 아니다.

여호수아는 문과 무를 두루 좋아하는 성품이다. 그 기질이 굉장히 끈기가 있으며 남에게 지기를 싫어한다. 그래서 그런지 여호수아가 비슷한 연령의 갈렙을 동무로 삼으면서 시간만 나면 자꾸만 무술을 가르쳐 달라고 한다.  

갈렙이 친구 여호수아에게 무예를 가르치고 함께 지낸 세월이 벌써 25년이나 된다. 그러니 두사람은 서로 눈짓만 해도 무슨 말인지 알아듣는 그러한 사이이다. 예를 들면, 훗날 가데스 바네아에서 두사람이 똑같이 자신들의 옷을 찢고 있는 것이 그러하다(14:6);

 

무술실력이 더욱 뛰어난 갈렙이 아니고 여호수아가 모세의 시종이 되고 있다. 그 이유는 여호수아가 문과 무에 두루 뛰어나기 때문이다. 모세는 레위지파 이스라엘 사람이지만 그 성장배경이 특이하다. 40세가 될 때까지 애굽의 바로의 궁궐에서 왕자의 대접을 받으면서 자라나고 출세를 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한때 애굽에서 여자 바로로 이름을 날린 핫셉수트 공주가 나일강 갈대숲에 버려져 있는 아기 모세를 발견하여 자신의 궁으로 데리고 가서 양자로 삼았기 때문에 그러한 일이 발생한 것이다(2:5-10). 모세는 어린시절부터 애굽의 궁궐에서 학문과 무예를 배우고 익히며 또한 제국을 통치할 수 있는 각종 웅변술과 군대의 지휘방법을 갈고 닦은 인물이다(7:2-23);

이제 80세의 모세이지만 그의 마음에 드는 시종은 자신처럼 문과 무에 두루 뛰어난 여호수아인 것이다. 그렇지만 여분네의 아들 갈렙이 무예가 더 뛰어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모세는 아말렉 마적단을 상대할 때에 여호수아를 사령관으로 그리고 갈렙을 부사령관으로 동시에 발령한 것이다.

갈렙은 절친인 여호수아가 최고지도자인 모세의 시종이 되고 군사령관을 겸하고 있는 것이 기분이 좋다. 무의 분야에 있어서 그를 보좌할 수가 있는 것도 마음에 든다. 그만큼 갈렙은 동년배인 여호수아와 단짝이며 마치 자신의 형제와 같이 좋아하고 있다. 한마디로, 갈렙은 대장부이며 마음이 넓은 인물이다.

그래서 그런지 갈렙과 여호수아의 남다른 우정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장로인 여분네와 눈이 평생 좋은 친구로 지내더니 그들의 아들인 갈렙과 여호수아도 그러하구나. 그들의 우애는 마치 형인 아론이 동생인 모세를 잘 모시는 것처럼 그렇게 아름답구나!... “.

갈렙이 결혼을 잘했다. 유다지파의 최고지도자인 원로 훌이 자식 교육을 신앙적으로 잘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갈렙의 아내 마아가의 여호와신앙심이 대단하다. 그러한 아내의 좋은 신앙심을 남편인 갈렙이 직접 보면서 배우고 있다. 그리고 훌의 집안이 유다지파에서는 본래 명문가이므로 그 학문도 상당하다. 그 학문을 갈렙은 부인 마아가를 통하여 벌써 일년간이나 배우고 있는 중이다.

그렇게 지내고 있는 사이에 열흘정도의 시일이 지나자 모세가 12지파의 장로들과 군부의 지도자인 여호수아와 갈렙을 소집한다. 최고지도자인 모세가 일하고 있는 막사가 대단히 크고 넓다. 그 넓은 장막에 상다리가 휘듯이 음식들이 차려져 있다. 모두들 무슨 일인가 어리둥절한다.

그때 80세의 모세가 아직도 정정한 음성으로 말한다; “오늘 저의 장인이며 미디안 족속의 제사장인 이드로 옹께서 많은 식량과 예물을 가지고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먼저 우리 이스라엘자손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다고 말하면서 이와 같이 잔치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마음껏 드시면서 교제를 나누시기 바랍니다”;

그 말을 듣자 원로인 훌이 나서서 말한다;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출애굽하여 이와 같이 좋은 음식대접을 처음 받습니다. 연로하신 제사장 이드로께서 저희들에게 이러한 환대를 베푸시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감사하게 먹고 즐기겠습니다”.  그 말을 들은 이도로가 말한다; “저희 미디안족속은 남이 아닙니다. 이스라엘족속은 아브라함의 본처 사라의 아들인 이삭의 아들 야곱의 후손들이고 저희 미디안족속은 아브라함의 후처인 그두라의 아들 미디안의 후손들입니다. 그러므로 모두가 아브라함의 자손들이지요. 특히 저는 개인적으로 저의 딸을 이스라엘집안으로 시집을 보냈습니다. 그러니 저희들은 한가족과 같습니다. 마음껏 드시고 즐기시기 바랍니다”.

그날 밤 르비딤 광야 호렙산 아래의 이스라엘 모세의 진영에서 베푼 잔치는 참으로 흥겹고 즐거운 자리이다. 그렇게 제사장 이드로는 이스라엘의 장로들과 친분을 쌓기 시작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모세에게 좋은 정책을 건의한다. 그 내용이 관료제에 관한 것이다;

지금까지 출애굽한 이스라엘자손들 사이에 분규가 있게 되면 모세 혼자서 하루 종일 재판관이 되어 판결을 했다. 그 이유는 애굽에서 법공부를 한 사람이 모세 혼자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모세가 연일 다른 업무를 보지 못하고 지쳐서 쓰러질 지경이다.

그 광경을 며칠 지켜본 제사장 이드로가 모세에게 강력하게 권한다; “사위, 그대로 재판을 계속하게 되면 자네가 견디지 못하고 병상에 눕게 될거야. 나는 내 딸이 일찍 과부가 되는 것을 보고 싶지가 않아. 그러니 이제는 자네의 일을 분담하여 줄 수 있는 손과 발을 관료조직으로 갖추어 나가야 해. 알겠는가?... “.

그러자 모세가 대답한다; “저도 그러한 생각을 해보지 아니한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 이스라엘 백성들 가운데 여호와 하나님의 율법과 애굽의 법률체계를 두루 알고 있는 자가 저 밖에는 없습니다. 그러니 저는 아직도 그러한 관료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아니면 올바르고 완전한 재판을 못할 것입니다”.

그 말을 듣자 제사장 이드로가 말한다; “사위 자네는 다 좋은데 너무 혼자 잘난 것이 탈이야. 그러니 보통의 백성들의 사정을 잘 모르지. 자네의 백성들이 원하고 있는 재판은 하나도 흠과 점이 없는 그러한 완전무결한 판결이 아니야. 상식적으로 그리고 여호와 하나님의 뜻에 크게 어그러지지 아니하는 것이면 되는 거야. 그러니… “.

답답하여 말을 빨리하던 노인 이드로가 잠시 숨을 돌린다. 그리고 이제는 천천히 말한다; “사위 자네도 나이가 이제는 80살이나 되었으니, 너무 완벽한 것을 추구하지 말게. 그러면, 서로가 피곤해지지. 사실 이 세상에서 완전무결한 존재는 창조주이신 여호와 하나님이시고 우리 인간들은 너나없이 부족하기 짝이 없는 존재들이야. 그 점을 반드시 명심하게나, 사위”.

제사장 이드로가 사위의 얼굴을 잠잠히 바라보면서 다음과 같이 건의한다; “내 생각에는 자네를 도울 수 있는 사법부와 군부 그리고 행정조직을 만들고 그 자리를 맡게 되는 관리들을 훈련시켜야 할 필요가 있어. 처음에는 불편하겠지만 그것이 하나의 나라와 백성을 통솔하고 지휘하는 방법이야. 3개 부문에 필요한 관리들로서 천부장, 백부장, 오십부장, 십부장 등을 선발하여 이제부터 교육시키도록 하게나”(18:21).

그 말을 듣자 모세가 크게 고개를 끄떡인다;

 

사실 장인 이드로는 모세에게 있어서 개인적으로 큰 스승이다. 모세는 40년간 애굽의 황궁에서 많은 지식을 얻었지만 정작 그에게 꼭 필요한 두가지의 지식은 제사장 이드로를 통하여 미디안 땅에서 배운 것이다. 그것이 바로 여호와를 섬기는 방법과 광야에서 생존하는 기술이다.

그 두가지가 지금 이스라엘자손들을 이끌고 광야생활을 하고 있는 모세가 가장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들이다. 모세가 장인 이드로의 헌책을 받아들여서 르비딤광야에서 실시한다. 그 결과 갈렙은 여호수아와 함께 군부의 천부장과 백부장들을 우선 모집하여 그들을 훈련시키기에 바쁘다.

그렇게 지내고 있는 사이에 미디안의 제사장인 이드로는 자신이 집에서 데리고 온 모세의 부인 십보라와 그녀의 아들 둘을 남긴 채 홀로 집으로 되돌아가고 만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지 아니하여 모세가 장로들을 불러모아서 선언한다; “저의 장인인 이드로가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저에게 한가지 요청을 했습니다. 그 내용이… “.

모세의 음성이 매우 진중해진다. 그래서 장로들이 조용하게 귀를 기울이자 뜻밖의 말이 들려온다; “미디안의 지도자들이 저희들 때문에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하는군요. 우리가 이곳 르비딤에서 광야의 무법자인 아말렉의 마적단을 물리쳤다는 소문을 그들이 들었기 때문이지요. 우리가 만약 미디안 땅을 탐낸다고 하면 그들은 자신들의 땅을 빼앗길 것이 뻔하기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하는군요… ”.

장로들의 얼굴을 둘러본 다음 모세가 말을 맺는다; “한 산에 두 마리의 호랑이가 살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러니 서로 죽고 죽이는 살육전이 발생하기 전에 우리가 이곳을 떠나주는 것이 도리이지요. 그래서 제가 그동안 여호와 하나님께 간구하였더니 이곳을 떠나 시나이 반도 남쪽으로 가라고 하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이스라엘 12지파의 장로들이 모두 고개를 끄떡인다. 그렇다면 미디안족속과 다투지 말고 시나이 반도 남쪽 광야에 들어가서 전열을 가다듬은 다음에 북진하여 약속의 땅 가나안을 차지하면 되는 것이다. 어차피 그들에게 있어서 광야생활은 과도기에 불과하므로 아브라함의 아들의 후손들 사이에 피를 보는 것보다는 그것이 나은 것이다.

갈렙과 여호수아도 군대를 이끌고 백성들을 호위하면서 시나이 반도로 들어간다. 그들 위에서는 여호와의 구름이 강한 태양을 가려주고 있다. 그리고 밤에는 그 구름 사이에서 더 강한 불기둥이 나타나 그들 진영의 공기를 따뜻하게 데워주고 있다.

그렇게 여호와의 사자인 구름이 앞길을 인도하고 있으므로 이스라엘백성들은 모세의 말이 여호와의 뜻이라고 확신하면서 묵묵히 순종하고 있다. 미디안의 르비딤광야에서 출발한 그들이 서쪽의 아카바만을 빙 돌아 시나이 반도의 남쪽으로 진행한다;

그리고 마침내 이스라엘 자손들이 그 꼭지점인 시내산 앞 벌판에 도달한다. 참으로 바람이 센 황량한 장소이다. 그곳에서 과연 어떠한 일들이 그들에게 발생하게 되는 것일까? 그리고 갈렙 장군은 무엇을 경험하게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