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의 기도(손진길 소설)

다윗의 기도43(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1. 11. 17. 03:17

다윗의 기도43(작성자; 손진길)

 

다윗왕은 나단 선지자의 입을 통하여 들려오는 여호와의 징벌의 내용이 세가지임을 기억하고 있다; 첫째, 칼이 다윗의 집을 떠나지 아니한다는 것이다. 둘째, 다윗의 비빈들이 적에게 넘겨지고 백주에 욕을 당한다는 것이다. 셋째, 밧세바 사이에 가지게 된 첫번째 자식이 죽게 된다는 것이다;

나단 선지자를 통하여 여호와의 질책이 쏟아지자 다윗왕은 그때서야 자신이 여호와 하나님을 무시하고 엄청난 죄악을 저지른 흉악한 죄인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깜짝 놀라게 된다. 그 즉시 다윗은 나단 선지자가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호와 앞에 엎드려 부디 자신을 버리지 말아 달라고 간구한다.

그 모습을 보고서 여호와께서는 나단 선지자의 입을 통하여 다윗이 회개를 하고 있으니 그의 죄를 사하고 구원에는 문제가 없도록 조치하겠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입힌 죄악에 대해서는 이미 선포한 예언 그대로 보응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신다(삼하12:14).

그 말씀 그대로 며칠이 지나자 다윗이 밧세바와의 사이에 가지게 된 자식인 사내아기가 심히 앓기를 시작한다(삼하12:15). 다윗왕은 그것이 여호와의 심판의 결과라는 사실을 즉시 깨닫고 있다. 자신이 부하의 아내를 건드리고 합방을 하였기 때문에 태어난 아들이 이제 자신들의 잘못 때문에 대신 죽임을 당하고 있다.

그 죽어가는 모습을 들여다보니 다윗의 마음이 찢어지고 있다. 죽을 죄는 자신이 저질렀는데 대신 형벌은 그 아들이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너무 가슴이 아파서 다윗은 도저히 음식을 먹을 수가 없다. 그래서 여호와의 전에 속죄를 하면서 7일동안 금식기도를 계속한다;

이스라엘제국의 황제인 다윗이 일체 먹지도 아니하고 여호와의 전에 엎드려 부디 아들을 살려 달라고 간구하고 있으니 왕을 직접 모시고 있는 나이든 환관들이 죽을 노릇이다. 그래서 함께 금식에 들어간다.

그렇게 7일이 지나자 마침내 그 왕자가 죽고 만다. 그 소식을 환관들이 다윗왕에게 보고할 수가 없다. 단지 아팠을 때에도 금식기도를 하고 있는데 막상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다윗왕이 어떻게 행동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 분풀이로 자신들을 해칠지도 모르고 다윗왕이 너무 분해서 자해행위를 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차마 보고를 못하고 왕의 눈치만 보고서 빙빙 그 주위를 돌고 있다. 그 모습을 유심히 보고서 다윗왕이 아들이 죽은 것을 확인한 다음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그리고 다윗왕이 환관들에게 지시한다; “나는 목욕재계를 하고 옷을 갈아 입을 것이니 너희들은 평소와 같이 식사를 대령하도록 하라. 그리고 나의 벗인 후새를 불러라. 짐은 그와 함께 식사를 할 것이다”(삼하12:20). 신하들은 그렇게 행동을 하고 있는 다윗왕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래서 함께 식사를 하면서 왕의 벗이며 재사인 후새가 조용히 다윗왕에게 물어본다; “소신은 폐하의 행동이 전혀 이해가 되지를 않습니다. 왕자가 환후가 중할 때에는 금식기도를 계속하시더니 어째서 막상 돌아가시고 나자 폐하께서는 그 슬픔을 어찌하시고 도리어 식사를 하십니까?”;

그 말을 듣자 다윗왕의 입을 통하여 놀라운 여호와신앙의 회복이 나타나고 있다; “아이가 살았을 때에 내가 금식하고 운 것은 혹시 여호와께서 나를 불쌍히 여기사 아이를 살려주실는지 누가 알까 생각함이거니와, 지금은 죽었으니 내가 어찌 금식하랴? 내가 다시 돌아오게 할 수 있느냐? 나는 그에게로 가려니와, 그는 내게로 돌아오지 아니하리라”(삼하12:22-23).

후새가 다윗왕의 신앙고백을 통하여 두가지 사실을 깨닫고 있다; 하나는, 여호와께서 왕자를 치신 것은 사실 잘못을 범한 다윗왕을 치신 것이라는 사실을 그가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자신이 제국의 황제라고 하더라도 창조주 여호와 앞에서는 한갓 피조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간을 되돌릴 수가 없으며 죽은 자를 살릴 수가 없고 그저 자신도 죽음을 맞이하고 내세에서 왕자를 만나게 될 따름이라는 것이다.

그 말을 들은 벗 후새가 속으로 말한다; “허허, 천하의 영웅인 다윗왕도 자신이 한갓 죄인이며 피조물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그렇게 신앙 고백하고 있구나. 제국의 황제도 창조주 여호와 하나님의 종에 불과하구나. 결코 죽음을 피할 수가 없으며 죽은 자를 살릴 수가 없으니 이 땅에서의 부귀영화와 그 대단한 권세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불쌍한 나의 벗 다윗왕이여… “.  

하지만 다윗왕은 그의 벗이며 재사인 후새가 생각한 것보다 더욱 위대한 여호와신앙인이다. 그가 일단 자신이 죄인이라는 사실을 확연하게 깨닫게 되자 여호와의 구원을 기뻐하며 창조주의 은혜를 찬양하는 일생을 살아가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윗왕은 다음과 같은 두가지 조치를 신속하게 처리하고자 한다; 첫째, 사울왕과 세자 요나단의 부탁을 다윗왕이 상기하고 그것을 실천하고자 한다. 둘째, 큰 성전을 지어서 여호와께서 임재하시는 성막을 그 안에 모시고자 하는 것이다.

다윗왕이 베냐민 지파의 장로인 야아시엘을 왕궁으로 불러들인다. 야아시엘은 그 옛날 사울왕의 사촌동생인 아브넬 사령관의 아들이며 지금은 베냐민 지파의 수령이다(대상27:22).

다윗왕이 야아시엘 장로에게 질문한다; “그대는 과거 사울왕의 자손들 가운데 생존한 자가 누구인지 알고 있는가? 특히 세자 요나단의 자식들은 살아남아 있는가?”. 야아시엘은 사울왕의 자녀들과는 6촌사이이다. 그러므로 그 남은 왕족에 대하여 잘 알고 있다.

야아시엘 장로가 정직하게 대답한다; “, 폐하, 사울왕의 적자들은 모두 죽었습니다. 그렇지만 서자들과 메랍 공주의 자녀들이 살아 있습니다. 그리고 세자 요나단의 아들이 한사람 생존하여 있습니다”. 반가운 소식이다. 그래서 다윗왕이 계속 귀를 기울인다.

야아시엘의 말이 이어진다; “사울왕이 첩 리스바에게서 얻은 아들이 므비보셋과 알모니인데 그들이 살아 있으며 또한 메랍 공주의 자녀 5명이 생존해 있습니다. 그리고 요나단의 아들로서 유일한 생존자인 므비보셋의 소식을 잘 알고 있는 자는 사울왕의 시종이었던 늙은 시바입니다”.

다윗왕이 사울왕의 자손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하는 것은 특히 어려운 시절에 자신을 도와준 세자 요나단의 자손들을 돌보아 주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장로 야아시엘을 돌려보내고 환관장에게 명령한다; “너는 사울왕의 시종 출신 시바가 요나단의 아들인 므비보셋의 소식을 알고 있다고 하니 그를 찾아서 내게 데리고 오도록 하라”.

시바가 왕궁으로 불려와서 다윗왕 앞에 서게 된다. 다윗이 그에게 질문한다; “너는 어떻게 하여 요나단의 아들인 므비보셋의 소식을 알고 있느냐?”. 시바가 대답한다; “길보아 산에서 사울왕과 세자 요나단이 모두 전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기브아의 왕궁에서는 블레셋이 곧 밀어닥치는 줄 알고 대혼란에 빠졌지요. 그때… “.

시바는 사울왕의 시종 출신 답게 눈치가 빠르다. 그는 다윗왕이 요나단에게 호의를 보이고 있었다는 옛날 이야기를 기억한다;

 

그래서 이어서 설명한다; “그때 세자 요나단의 5살짜리 아들을 유모가 급히 피신을 시키느라고 서두르다가 그만 이층에서 떨어뜨려버렸습니다. 그 때문에 왕손 므비보셋은 두 다리를 절고 있습니다”.

다윗왕이 그때서야 말한다; “나는 사울왕의 장남인 세자 요나단이 내게 베푼 호의를 그의 후손에게 갚아주고자 한다. 그러니 솔직하게 대답하라. 지금 므비보셋은 어디에 있는가?”. 시바가 즉시 대답한다; “요단강 건너 로드발에 살고 있는데 그가 머물고 있는 집은 암미엘의 아들 마길의 집입니다. 그는 누추하게 살고 있지만 그래도 결혼하여 아들 미가를 얻고 있습니다”.

다윗왕이 므비보셋을 왕궁으로 데려오게 하여 그를 만나본다. 목발을 의지하여 겨우 걷고 있으며 행색이 남루하다. 그가 엎드려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위대한 다윗대왕이시여. 저는 미천한 백성 므비보셋이며 폐하의 보잘 것 없는 종입니다”;

므비보셋이 부들부들 떨면서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을 보니 다윗왕의 마음이 아프다. 그래서 파격적으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나는 너의 부친인 요나단 덕택에 목숨을 구한 적이 있다. 그러므로 내가 너를 선대하여 주고 돌보아 주겠다… ”.

다윗왕이 잠시 숨을 고르고서 이어서 말한다; “너 므비보셋은 내가 왕자처럼 대접을 하겠다. 그러므로 그 옛날 사울왕의 개인적인 재산을 모두 네가 상속하도록 하라. 그리고 식사는 나와 같이 왕자의 자리에 앉아서 하도록 하라. 또한 사울왕을 섬기던 시종 시바를 너의 청지기로 줄 것이니 그에게 재산의 관리를 맡기도록 하라”;

굉장히 파격적인 조치이다. 므비보셋은 이것이 꿈인지 생시인지 의심이 된다. 그러나 다윗의 왕명에 따라 모든 일이 현실적으로 이루어진다. 므비보셋은 선량하며 진실한 사람이므로 다윗왕의 은혜에 진심으로 감사한다. 그의 아들인 어린 미가도 그 신분이 격상된다. 그로 말미암아 사울왕의 가계가 보전이 된다;

 

한편 사울왕의 시종 출신인 늙은이 시바도 횡재를 하게 된다. 단지 므비보셋의 소식을 다윗왕에게 정확하게 전해준 덕분에 졸지에 그 옛날 사울왕의 그 많은 사유재산을 자신이 맡아서 관리하게 된 것이다.

시바는 욕심이 많으며 힘있는 자의 편에서 기회를 잘 챙기는 인물이다. 그래서 겉으로 보면, 다윗대왕의 명령에 따라 충실한 므비보셋의 청지기로 행세한다. 하지만 속으로는 자신의 아들 15명과 함께 집안의 종 20명을 거느리면서 대단히 떵떵거리며 살기를 시작한다.

그와 같은 시바의 행동이 일시적으로 다윗의 현명한 눈을 흐리고 있다. 10년 후에 다윗왕이 왕자 압살롬의 반란을 만나 요단강을 건너 피신할 때에 그 기회를 놓치지 아니하고 시바가 물질적으로 도움을 준다(삼하16:1-2);

 

당시 므비보셋이 오지를 아니하고 그 종인 시바가 와서 자신을 돕고 있기에 다윗이 이상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다윗왕이 시바에게 그 연유를 묻자 시바가 거짓말을 한다; “므비보셋은 예루살렘에 있습니다. 그는 이제 다윗왕이 쫓겨났으니 이스라엘 백성들이 사울왕의 손자인 자신을 왕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삼하16:3). 그 말을 듣자 다윗왕이 분노한다.

그리고 시바에게 말한다; “괘씸한 므비보셋이다. 그는 은혜를 원수로 갚고 있구나. 차라리 사울왕의 모든 재산을 시바 네가 소유하도록 하라. 배은망덕한 주인과 달리 시바 네가 나를 도운 대가이다”(삼하16:4). 그와 같이 주인 므비보셋을 음해하고 그 재산을 가로채는 비열한 인물이 시바이다.

그러나 다윗왕이 권토중래를 하게 되자 신중하게 므비보셋을 불러서 자초지종을 확인한다. 그리고 다윗은 므비보셋이 모함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삼하19:25-27);

하지만 다윗왕은 시바를 처형하지 아니하고 그 재산의 절반만을 다시 므비보셋에게 돌려준다. 그 의미가 무엇일까? 그 이유는 비록 약삭빠른 시바이지만 다윗왕이 가장 곤고한 때에 물질로 그를 지원하여 준 공이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 다윗왕은 여호와 하나님께 잘 보이기 위하여 성전을 지어 그 속에 성막을 모시고자 시도한다(삼하7:1-3). 그러나 여호와께서는 그것을 막으신다. 그 일은 훗날 다윗의 아들이 왕좌를 잇게 되면 그때 시행하라고 나단 선지자를 통하여 말씀하신다(삼하7:4-17);

25년후에 다윗의 뒤를 잇게 된 솔로몬왕이 성전을 건축하고자 한다. 그때 솔로몬은 두로의 히람 왕에게 백향목과 기술자의 파견을 요청하면서 어째서 당시에 여호와께서 선친 다윗왕의 요청을 거절하였는지에 대하여 비로소 밝히고 있다.

그 구체적인 내용이 다음과 같다; “당신도 알거니와 내 아버지 다윗이 사방의 전쟁으로 말미암아 그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위하여 성전을 건축하지 못하고”(왕상5:3).

요컨대, 다윗왕은 그 손에 사람들의 피를 너무 많이 묻혔기 때문에 생명을 창조하신 여호와께서 임재하시는 성전을 그 손으로 짓지를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말하자면 다윗왕은 철저하게 여호와께서 선민의 나라 이스라엘의 영광을 위하여 그 도구인 정복왕으로 쓰임을 받은 자이다.

그렇지만 다윗왕은 그가 차기 이스라엘왕국의 국왕으로 미리 기름부음을 받았기 때문에 사울왕에게 쫓기는 10년의 세월을 살았으며 또한 자신의 잘못 때문에 남은 25년의 세월을 2번의 왕자의 난과 1번의 베냐민 지파의 반란을 만나게 된다. 그와 같은 끊임 없는 환난과 고난 가운데서 다윗왕은 영적인 성숙을 이루게 된다.

그래서 시편 150편 가운데 그의 이름으로 눈물과 회개 그리고 여호와 찬양의 시가가 무려 73편이나 실려 있다. 더구나 시편 제 110편에서는 하나님의 아들이 만민을 구원하고 이 세상을 심판하는 그리스도로 이 세상에 오신다고 하는 놀라운 예언의 말씀이 다윗왕의 시가로 적혀 있다;

 

그래서 그런지 그리스도가 다윗왕의 후손이라고 하는 영광스러운 칭송까지 훗날 받게 되는 다윗이다. 그와 같은 놀라운 일은 오로지 다윗이 자신의 잘못에 대하여 즉각 회개하고 여호와의 처벌을 달게 받으면서 반성하는 신앙생활을 끝까지 기도로 영위한 그 결과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