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의 기도(손진길 소설)

다윗의 기도35(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1. 11. 15. 04:31

다윗의 기도35(작성자; 손진길)

 

다윗왕은 기럇여아림에 있는 산골마을 바알레유다에서 예루살렘의 다윗성으로 돌아온 이후 그날 나곤의 타작마당에서 발생한 법궤의 엄청난 위력에 대하여 계속 생각하고 있다;

 

생각을 거듭한 결과 다윗왕이 하나의 깨달음을 얻고 있다.

그 깨달음의 내용이 다음과 같다;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고 있는 법궤에는 창조주 여호와의 엄청난 능력이 깃들어 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말씀의 뜻을 정확하게 알고서 법궤를 모시게 되면 백성들이 창조주의 복을 받게 된다. 그와 반대로 바알 우상을 섬기듯이 그렇게 제마음대로 다루게 되면 재앙을 만나게 된다”;

다윗왕이 바라고 있는 것은 새로운 역사의 창조이다. 그것은 주변의 이방 강대국들에 의하여 선민의 나라 이스라엘왕국이 계속 침략을 당하거나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이스라엘이 강대국이 되어 주변국에게 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다. 그러한 새로운 역사는 창조주 여호와의 도움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따라서 다윗왕은 법궤를 이스라엘왕국의 수도인 예루살렘에 반드시 모시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 시점은 하나님의 말씀인 모세오경이라도 자신과 신하들 그리고 백성들이 공부를 한 다음이다. 그 전에 함부로 법궤를 예루살렘으로 모시게 되면 어떠한 재앙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다윗왕은 먼저 율법을 배우고 있다. 대제사장 여호야다와 선지자 나답이 교대로 다윗왕의 처소를 방문하여 창세기부터 신명기까지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열심히 공부한 결과 다윗왕이 석달만에 모세오경의 내용을 전부 파악하게 된다.

한편 기럇여아림에 살고 있는 오벧에돔의 집에서는 기이한 일이 발생하고 있다. 노인 오벧에돔은 레위지파였던 모친 덕택에 일찍이 모세오경을 배우고 익힌 바가 있다. 이미 고인이 되셨지만 모친이 얼마나 총명했는지 모른다. 그래서 모세오경의 내용을 마치 판소리처럼 줄줄 외우고 계셨던 것이다.

그녀가 생전에 자녀들에게 모세오경의 내용을 판소리처럼 읽어 주기를 좋아했다. 오벧에돔의 형제와 자매는 모친의 그 소리를 자장가처럼 들으면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 결과 노인이 되어 유다의 변경에 들어와서 살고 있는 오벧에돔이 모세오경의 율법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다.

오벧에돔은 그가 익히고 있는 율법의 내용에 따라서 법궤를 모시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오벧에돔이 자녀들에게 모세오경의 율법을 가르치고 있다. 여호와의 임재를 상징하고 있는 법궤를 모시고 사는 오벧에돔의 집안에서 모세오경의 내용을 가르치고 배우는 일이 계속되자 참으로 신기한 현상이 발생한다;

오벧에돔의 집과 모든 소유에 여호와 하나님의 복이 주어지고 있는 것이다. 재물의 복이 찾아오는 것은 상대적으로 작은 일에 속한다. 왜냐하면, 더 중요하고도 큰 축복이 온 집안에 평안과 기쁨으로 찾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벧에돔의 집에서는 웃을 일이 많아지고 그 분위기가 화기애애하다.

나곤의 타작마당에서 법궤에 손을 댄 웃사가 죽임을 당했기에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마을사람들이 오벧에돔의 집을 주시하고 있다. 혹시 그 집에서도 법궤에 손을 잘못 대었다가 초상이 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다. 갑자기 하는 일마다 형통할 뿐만 아니라 오벧에돔의 가족들이 더욱 건강해지는 것이다.

그것이 부러워서 이웃사람들이 서로들 말하고 있다; “오벧에돔의 집에 법궤가 들어가고부터 하나님의 복이 그 집에 임하고 있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그 소식을 예루살렘에서도 듣고 있다. 왜냐하면, 다윗왕의 명령에 따라 신하들이 오벧에돔의 집을 주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침내 다윗왕이 신하들에게 말한다; “오벧에돔의 집에 법궤가 들어간지 석달이 지났어요. 그대들은 그곳의 소식을 벌써 들었을 것이요. 법궤를 잘못 모셔서 그 집의 사람이 죽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라고 하오”.

다윗왕이 신하들을 둘러본 다음에 지시한다; “법궤를 잘 모셔서 오벧에돔의 집에 여호와의 복이 넘친다고 하니 이제는 우리가 법궤를 예루살렘에 모시고 모든 백성들이 하나님의 복을 받을 차례라고 짐은 생각하오. 그러니 기럇여아림에서 언약궤를 모시고 올 준비를 율법에 맞게 정확하게 해주세요”;

이번에는 대제사장 여호야다와 선지자 나단이 앞장을 선다. 제사장 4명이 오벧에돔의 집에서 법궤를 어깨에 메고서 나오도록 조치한다. 그 집을 나서서 여섯 걸음을 옮겼지만 아무런 재앙이 발생하지를 않는다. 그것을 보고서 다윗왕과 백성들이 엄청 기뻐한다;

 

그래서 그것을 기념하여 다윗왕이 여호와 하나님께 제사를 드린다. 왕이 소와 살진 송아지를 제물로 내놓고 대제사장 여호야다가 그것을 여호와께 바친 것이다. 이제는 언약궤를 모시고 정식으로 제사를 드리는 것이기에 그 감격이 크다. 그것을 기뻐하면서 다윗왕이 덩실덩실 춤을 춘다.

여호야다는 화려한 에봇이 돋보이는 대제사장의 예복을 입고 있다;

 

그렇지만 다윗왕은 화려한 에봇이 아니라 베로 만든 평범한 에봇을 입고 있다. 그 이유는 다윗이 자신은 이스라엘왕국의 왕이지만 대제사장이 아니라는 사실을 정확하게 알고 있기 때문이다.

보석이 들어간 화려한 에봇은 고유한 대제사장의 예복이다. 그러므로 왕은 그것을 탐해서는 안되며 베로 만든 에봇으로 만족해야 한다. 그와 같이 대제사장의 역할을 존중하며 여호와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순종할 줄을 아는 자가 바로 다윗왕인 것이다.

그렇게 겸손하게 여호와를 섬기며 그 종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다윗이기에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마치 어린아이와 같은 순전한 마음을 주고 있다. 따라서 다윗이 여호와의 법궤 앞에서 어린아이처럼 뛰놀기를 시작한다. 덩실덩실 춤을 추면서 언약궤를 예루살렘의 다윗성으로 모시는 일에 앞장을 서고 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환호한다. 여호와의 언약궤가 예루살렘으로 들어가고 있으니 이제는 명실상부하게 하나님을 모신 신정국가인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마음은 춤을 추고 있는 다윗왕처럼 즐겁기가 그지 없다. 그렇게 언약궤가 다윗성으로 들어오자 연도에서 백성들이 환성을 지르며 박수를 친다;

그런데 그 모습을 궁궐의 높은 방에서 내려다보면서 즐거워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눈살을 찌푸리고 있는 여인이 있다;

 

그녀가 그 옛날 사울의 왕가에서 자란 공주 미갈이다. 그녀는 죽은 사울왕처럼 생각하고 있다; “하나님의 법궤가 무엇이기에 그것이 그토록 중요하다는 말인가?... ”.

공주 미갈이 연도에서 춤을 추고 있는 다윗왕을 한심하게 생각하면서 내심 중얼거린다; “한갓 나무로 만든 궤짝이 아닌가? 그것을 성으로 들이면서 왕이 나서서 춤을 출 일은 아니지체통머리도 없이 춤추는 것을 보니 다윗왕은 역시 양치기 출신이야. 그 신분이 천한 것이지… “;

 

시온성에서는 법궤를 모실 성막을 준비하고 있다. 율법에 따라 지성소에 언약궤를 안치한다. 그리고나서 대제사장 여호야다가 아비아달과 사독 등 여러 제사장들과 함께 다윗왕이 바친 제물을 가지고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하여 번제와 화목제를 드린다(삼하6:17);

다윗왕은 그 기쁨을 백성들과 함께 나누기 위하여 그날 성안의 백성들에게 선물을 하사한다. 그 내용물이 떡과 고기와 건포도이다. 그렇게 선물을 주면서 백성들에게 선포한다; “모두들 이날을 기억하세요. 우리 이스라엘왕국이 진실로 여호와 하나님을 섬기는 신정국가로 다시 태어난 날입니다”.

잠시 숨을 쉬고서 다윗왕이 큰소리로 말한다; “이제 여호와의 언약궤가 우리의 성막에 자리를 잡았으니 우리들도 하나님의 말씀을 공부하고 실천하는 일에 열과 성을 다하여야 합니다. 그리하면 여호와의 축복이 우리나라에 차고 넘칠 것입니다”.  

모든 행사를 마치고 다윗왕이 가족에게로 돌아온다. 수많은 아내와 자녀들이 기다리고 있다. 그 자리에서 다윗왕이 말한다; “이제 여호와의 언약궤가 우리 다윗성에 들어왔다. 하나님의 말씀을 공부하고 회막에 모여 제사를 드리면 우리 이스라엘왕국의 앞길은 탄탄대로가 될 것이다. 그러니 모두들 기뻐하시오”.

그런데 갑자기 공주 미갈이 앞으로 나서면서 한마디를 한다; “그래도 그렇지, 오늘 국왕께서는 왕의 체통을 잃어버리셨어요. 백성들 앞에서 그렇게 천둥벌거숭이처럼 춤을 추어서는 안되는 것이지요. 다음부터는 주의를 하셔야 해요. 옛날 저의 부친인 사울왕께서는 결코 그렇게 하신 적이 없어요”;

 

그 말을 듣자 다윗왕이 정색하면서 아내 미갈에게 말한다; “그대의 부친인 사울왕과 나는 다릅니다. 사울왕은 여호와의 법궤를 모시고 성막에서 하나님을 섬기며 살아가던 대제사장과 제사장들을 도살하는 악을 행하였지요. 나는 여호와를 두려워하지 아니하는 그런 무도한 왕이 아닙니다”.

미갈의 눈을 똑바로 보면서 다윗왕이 이어서 말한다; “나는 진실로 여호와의 임재를 기뻐하는 어린아이와 같은 하나님의 종입니다. 그러므로 언제라도 아버지 하나님 앞에서는 아이처럼 춤을 출 수가 있어요. 그런데 그러한 여호와신앙을 전혀 모르고 그저 왕의 체통만을 지키라고 말하고 있으니 공주 출신인 미갈 당신은 참으로 딱한 사람이군요… “;

 

다윗왕의 질책은 그 정도로 끝난다. 하지만 공주 미갈은 여전히 남편인 다윗왕이 그 출신에 있어서 자신보다 못한 양치기라고 업신여기고 있다. 그러한 미갈의 속마음을 보고 계시는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그녀에게 벌을 내리신다;

그 처벌의 내용이 두가지이다; 하나는, 남편인 다윗의 은총을 아내 미갈에게서 거두어 가는 것이다. 또 하나는, 공주 미갈로 하여금 평생 자녀를 생산하지 못하도록 조치하고 마시는 것이다(삼하6:23).  

다윗왕이 여호와의 임재를 상징하고 있는 언약궤를 시온성에 있는 성막에 모시고 있다. 그는 성막의 뜰 회막에서 어떤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일까? 그리고 여호와의 도움을 받아서 어떤 위업을 달성하게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