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의 기도(손진길 소설)

다윗의 기도34(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1. 11. 15. 02:29

다윗의 기도34(작성자; 손진길)

 

다윗왕은 국력을 기울인 블레셋의 2차례의 침공을 물리치자 예루살렘의 다윗성에서 깊은 생각에 잠긴다. 헤브론에서 예루살렘으로 천도한지 얼마 되지 아니한 시점이다.

다윗왕이 중신들과 함께 이스라엘왕국의 장기적인 발전계획을 수립하기는 했지만 아직 그 실행에 있어서는 초기단계이다. 그러므로 군사력에 있어서 미흡하다. 24천명의 병사를 보유하는 군단을 12개 만들 계획인데 아직 4개밖에 구성하지  못한 시점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왕국의 3개 군단을 동원하여 그보다 훨씬 많은 블레셋의 원정군을 모조리 격퇴한 것이다. 블레셋은 두차례에 걸쳐서 전체적으로 10만명에 가까운 병력으로 이스라엘을 침범했으나 그 가운데 자기나라로 도망을 친 패잔병은 2만명도 되지가 않는다;

 

어째서 그러한 놀라운 대승을 거둔 것일까? 이스라엘왕국의 주변국 가운데 가장 도전적인 블레셋족속의 강력한 군대를 박살낸 그 엄청난 힘이 도대체 어디에서 발생한 것일까? 깊이 되짚어 생각하자 다윗왕이 하나의 결론을 얻게 된다; “그렇다. 우리 이스라엘의 군사력이 강해서가 아니다. 전적으로 여호와의 도우심의 결과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주변국을 모두 정벌하여 이스라엘왕국을 중동의 패권국으로 만들고 여호와의 영광을 사해에 떨치기 위해서는 어찌해야 하는가? 다윗왕이 얻은 결론은 선민 이스라엘 12지파가 여호와의 언약궤를 앞세우고 전진 또 전진하는 것이다.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을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인도한 것이 바로 모세시대에 만든 언약궤와 성막이 아닌가?

 

그와 같은 구체적인 깨달음을 얻은 다윗왕이 중신들과 대전에서 조회를 하다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짐은 20대를 사울왕에게 쫓기어 도망자생활을 했어요. 한번은 도성 기브아의 분위기를 탐색하기 위하여 북상하다가 놉 땅에서 그만 양식이 떨어졌어요. 그때 그곳 성막에서 여호와를 섬기고 있던 대제사장 아히멜렉의 도움을 크게 받았지요… “.

잠시 숨을 쉰 다음에 다윗왕이 이어서 말한다; “그는 제사장이 아니면 먹을 수가 없는 진설병상에서 물린 떡을 5덩이나 나에게 주었어요. 그것으로 나와 부관들이 연명을 했지요. 하지만 그 때문에 대제사장 아히멜렉과 그의 친척인 제사장들이 85명이나 사울왕이 보낸 도살자 도엑의 외인부대에 의하여 전부 죽임을 당했어요. 그때 놉 땅이 멸망을 당하고 그곳에 있던 언약궤와 성막이 사라져버렸어요”.

다윗왕의 말을 듣고 있던 중신 가운데 제사장 아비아달이 돌연 눈물을 주룩 흘리고 만다. 당시 13세의 소년에 불과했던 자신이 혼자 살아남아 천신만고 끝에 도망자 다윗장군을 찾아가서 그 사건에 대하여 말해준 것이다. 그때부터 자신은 다윗장군을 모시는 제사장 집안의 혈손이 된 것이다.

그 모습을 단상에서 다윗왕이 내려다본다. 그가 제사장 아비아달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 “제사장 아비아달은 들으시오. 그 일로 선친이신 아히멜렉 대제사장이 돌아가신지 벌써 18년이 되었고 경은 이스라엘왕국의 유력한 제사장이 되어  있어요. 선친께서 지금의 경의 모습을 보신다면 크게 기뻐하실 것이요… “.

그 다음에 다윗왕이 중신들에게 말한다; “그래서 나는 잃어버린 언약궤를 되찾고 성막을 지어서 지성소에 안치를 할 생각이요. 그 옛날 모세와 여호수아 시대처럼 우리 이스라엘 12지파의 백성들이 언약궤에서 음성으로 말씀하시는 여호와의 뜻을 따라 회막 앞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선민의 나라 제사장나라인 이스라엘왕국이 천년을 이어갈 비결이라고 나는 생각하오. 따라서… “;

구체적인 다윗왕의 지시사항이 나타난다; “이제 불레셋은 물러갔어요. 그러므로 우리는 큰 위협을 받지 아니하고 블레셋 변경에 있는 언약궤를 이곳 예루살렘으로 운반해올 수가 있어요. 그렇지만 만약의 불상사를 예방하기 위하여 3만명의 군대를 동원하여 그 일을 수행하도록 합시다. 그렇게 경들이 준비를 해주세요. 과인이 그 일에 앞장을 설 것입니다”.

며칠 후에 군부대신인 아히도벨과 대제사장인 여호야다가 함께 다윗왕을 알현한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보고를 드린다; “저희들이 백방으로 정탐꾼을 보내어 법궤의 행방을 찾았습니다. 그 결과 법궤는 블레셋의 지경을 벗어나 이곳 예루살렘에서 가까운 엠마오 곧 기럇여아림에 속하는 유대인의 산지마을 바알레유다에 모셔져 있는 것으로 확인이 되었습니다”;

 

그 말을 들은 다윗왕이 두사람에게 질문한다; “그렇다면 그곳에서 법궤를 모시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요? 그곳에 제사장 집안이 있는 것이요?”. 그 말을 듣자 대제사장 여호야다가 갑자기 무릎을 꿇으면서 머리를 조아려 대답한다; “전하, 제가 대제사장 자리에 있으면서도 소임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언약궤를 제사장도 레위인도 아닌 자들이 은밀하게 모시고 있는 것을 그동안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 말을 들은 다윗왕이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것은 대제사장의 잘못만이 아니지요. 나를 비롯한 우리 이스라엘왕국의 지도자들이 모두 여호와 앞에 회개를 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이제라도 반성하는 입장에서 법궤를 정중하게 예루살렘으로 모시도록 합시다. 그래, 언제 출발하면 됩니까?’.

이번에는 군부대신 아히도벨이 대답한다; “이미 하명하신대로 3만명의 군사는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대제사장이 벌써 법궤를 집안에 모시고 있는 아비나답에게 연락을 취했습니다. 그러므로 국왕 전하께서는 내일 아침에 바로 출발을 하셔도 됩니다”;

 

그런데 다윗왕이 대제사장 여호야다와 함께 군병 3만명의 엄중한 호위를 받으며 바알레유다로 출발하고 있는데 법궤를 옮기는 법도에 관하여 전혀 모르고 있다. 언약궤는 본래 4명의 제사장들이 법궤의 채를 어깨에 메고서 운반하도록 되어 있다(25:13-15, 10:21, 3:8). 그런데 바알레유다에 살고 있는 늙은이 아비나답은 두 아들 웃사와 아효로 하여금 소달구지에 실어서 옮기도록 조치하고 있는 것이다(삼하6:3);

 

그 지역은 본래 바알을 섬기는 블레셋족속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유다지파의 국경마을이다. 그러므로 여호와를 섬기는 유대인 아비나답의 집안이지만 이방인인 블레셋족속들이 바알 우상을 소달구지에 실어서 옮기는 모습을 더러 보았기에 그러한 발상을 하고 있다. 그것이 여호와의 명령인 율법의 위반인 사실을 이스라엘왕국에서 나온 제사장둘이 전혀 인식하지도 못하고 있다.

더구나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 12지파를 다스리고 있는 다윗왕도 율법의 규정에 대해서는 무식하기가 마찬가지이다;

 

그것을 그냥 두고 보시는 여호와 하나님이 아니시다. 그래서 두렵고도 엄청난 사건이 행진도중에 기어코 발생하고 만다.

산골마을인 바알레유다 아비나답의 집에서 소달구지가 조심스럽게 출발한 때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두 마리의 소가 끌고 있는 새 수레가 편하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도중에 동네사람들이 모여서 추수를 하는 나곤의 타작마당을 지나고 있을 때에 갑자가 소들이 그곳에 떨어져 있는 곡식을 주워 먹겠다고 야단들이다.

소들은 먹이를 먹겠다고 행진을 중지하는데 새 수레 위에 실려 있는 법궤는 관성의 법칙에 따라 앞으로 밀리고 있다. 잘못하면 수레에서 떨어질지도 모른다. 마침 소달구지 옆에 서서 법궤의 안전을 챙기면서 행진하고 있던 웃사가 본능적으로 법궤에 손을 대고서 떨어지지 아니하도록 조치한다.

그 순간 법궤에서 수십만 볼트의 번개가 내리친 것과 같은 강한 위력이 발생한다. 웃사가 그 자리에서 즉사하고 만다;

 

그 모습을 지켜본 백성들이 너무나 놀라서 입을 다물지를 못한다. 다윗왕은 길을 안내하고 있는 아효와 풍악을 울리고 있는 악사들에게 급히 명령한다; “모두들 행진을 중지하라. 그리고… “.

다윗왕의 떨리는 음성이 신하들과 백성들의 귀에 분명하게 들려온다; “우리 이스라엘 왕과 백성들이 모두 여호와의 말씀은 물론 성물을 옮기는 법도조차 제대로 알지를 못하여 오늘 이 자리에서 큰 불행을 당하고 말았어요. 그러므로 행진을 중지하고 이곳에서 법궤를 모시기를 원하는 집안에 일단 맡기도록 할 것이요”.

그 광경을 유심히 보고 있던 백성들 가운데 한사람이 갑자가 손을 들고 앞으로 나서서 말한다; “다윗왕이시여, 제가 법궤를 저희 집에 귀하게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저의 장성한 아들들이 여기 있으니 함께 법궤를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그 자의 이름이 오벧에돔이다. 그는 부친이 블레셋사람이지만 모친이 레위지파이다. 양친이 모두 돌아가셨지만 오벧에돔은 모친의 가르침을 마음속에 새기고 있다. 창조주이시며 인생과 역사를 섭리하시는 주신은 바알이 아니라 여호와 하나님이시라는 모친의 가르침과 모세오경에 대한 암송이 그것이다.

비록 가뭄 때문에 레위지파의 땅을 떠나 블레셋의 비옥한 땅 그랄지방에서 살다가 그곳 남자와 결혼하여 아들 오벧에돔을 낳았지만 그 아들에게 레위인의 여호와신앙을 물려주고 싶어한 모친이시다. 그러므로 나이가 든 오벧에돔은 소달구지에 법궤를 실어서 옮기고 있는 것을 보고서 벌써 불상사를 염려한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제 기어코 큰 사고가 발생하고 말았다. 여호와의 두려움을 새삼 깨닫게 된 다윗왕이 크게 놀라서 백성들에게 법궤에서 떨어지도록 명령하고 있다. 그리고 예루살렘으로 법궤를 옮기는 일을 중단하고자 하며 원하는 백성의 집에 맡기겠다고 한다.

일찍이 블레셋 땅을 떠나 유다변경에 들어와 살고 있는 오벧에돔은 귀가 번쩍 뜨인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앞으로 나서서 자신이 법궤를 모시겠다고 자청한 것이다. 다윗왕이 당장에 허락을 한다. 그래서 오벧에돔은 장성한 아들과 이웃주민들에게 말한다; “우리집으로 법궤를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법궤를 운반하자면 4명의 장정이 필요합니다. 두개의 채를 어깨에 메어서 운반해야 하지요. 그러니 누가 두사람만 나와서 나의 두아들과 함께 수고를 좀 해주세요”.

먼저 노인 오벧에돔이 두 아들과 함께 언약궤의 채를 만진다. 그리고 오벧에돔이 법궤에 손을 대면서 주민들에게 말한다; “여러분 한번 보세요. 제가 손을 대어도 법궤가 사람을 죽이지 않아요. 그러니 안심하시고 우리를 도와주세요”. 그 말에 용기를 얻은 장정 두사람이 앞으로 나선다.

4명이 안전하게 언약궤의 채를 어깨에 메고서 오벧에돔의 집으로 향한다;

 

그 모습을 다윗왕과 제사장들이 유심히 관찰한다. 그 동네 늙은이가 누구인지 몰라도 자신들보다 여호와 하나님을 더 잘 모시고 있는 것만 같다.

그래서 다윗왕이 자괴감을 느끼며 독백을 한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모세의 율법에 대한 가르침을 우리 이스라엘 사람들이 너무나 모르고 있구나. 무엇보다 나도 신하들과 모든 백성들도 여호와의 말씀과 율법을 공부하고 배워야만 한다. 그것이 이스라엘왕국의 발전계획의 초석인 것이야… “;

그러한 큰 깨달음을 얻고서 다윗왕은 3만명의 군사와 함께 예루살렘성으로 돌아가고 만다. 그리고 다윗왕이 대제사장 여호야다와 왕사인 나단 선지자에게 특명을 내린다; “모든 신하와 백성들에게 모세오경을 가르치도록 하세요. 먼저 짐에게도 교육을 시켜주세요. 앞으로 1년동안 짐은 그것만 할 것입니다”. 그 다음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