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의 기도(손진길 소설)

다윗의 기도33(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1. 11. 15. 02:19

다윗의 기도33(작성자; 손진길)

 

유다왕 다윗이 전체 이스라엘 12지파의 왕이 되자 블레셋 가드에 살고 있는 아기스 왕이 바짝 긴장한다. 이스라엘의 지도자 가운데 누구보다 블레셋의 실정을 잘 알고 있는 자가 다윗이다.

다윗은 개인적으로 블레셋의 비옥한 그랄 평야를 지키는 요새지 시글락에서 1년반을 지낸 바가 있다. 그가 이제는 전체 이스라엘의 왕이 되었으니 언제 대군을 이끌고 블레셋으로 쳐들어올지 모르는 형편이다.

그래서 아비멜렉을 겸하고 있는 가드의 아기스 왕이 도시국가의 방백들을 모아서 다윗의 이스라엘왕국을 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자 한다. 그러는 도중에 전격적으로 다윗왕이 여부스인의 시온산성을 빼앗고 그 지역을 예루살렘이라고 부르면서 유다의 남부 헤브론에서 그곳으로 천도를 하고 만다.

블레셋의 동쪽 국경과 예루살렘은 아주 가까운 지척이다. 가드나 에글론에서 르바임 골짜기를 이용하여 전차를 몰고 달리면 반나절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러니 더 이상 다윗왕이 군비를 강화하도록 시간을 주어서는 안된다.

그러한 판단을 한 아기스 왕이 도시국가의 방백들에게 호소한다; “이미 늦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다윗의 이스라엘왕국을 쳐야만 합니다. 더 늦어지면 24천명씩 12개 군단을 조성하고 있는 다윗의 군대를 우리는 도저히 상대할 수가 없습니다. 구체적으로… “.

아기스 왕이 잠시 숨을 돌리면서 여러 방백들의 안색을 살핀다. 그리고 결론삼아 말한다; “다행히 다윗이 여부스인들의 시온산성으로 수도를 옮긴 직후입니다. 그렇게 어수선한 때에 우리가 르바임 골짜기를 이용하여 기습하면 그들의 수도를 점령하고 다윗왕을 사로잡을 수가 있습니다”.

그 말을 듣자 여러 도시국가의 왕들과 사령관들이 고개를 끄떡인다. 특히 에글론의 왕이 크게 찬성한다; “저는 무조건 찬성입니다. 다윗의 새로운 수도가 우리 에글론의 코앞입니다. 그러니 무조건 이번 기회에 박살을 내버려야 합니다. 그래야 안심하고 우리 백성들이 두발을 뻗고 잠을 잘 수가 있어요… “.

다윗왕은 예루살렘으로 천도를 하자 마자 브나야 장군에게 명을 내린다; “그대가 지휘하고 있는 용병으로 예루살렘성을 수비하도록 하라. 그리고 성 아래 수도권을 수비하고 있는 군단의 외곽에 자네의 군단을 주둔시키도록 하라. 만약의 경우에는 브나야 자네가 예루살렘성을 무조건 지켜내야만 해. 알겠는가?”(삼하8:18);

대제사장 여호야다의 아들인 브나야 장군이 다윗왕의 명령이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지 금방 이해한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국왕 전하, 아무 염려하지 마십시오. 예루살렘성으로 기어올라오는 적병이 있으면 아군이나 적군이나 구별하지 아니하고 제가 지휘하는 외인부대가 모조리 격퇴할 것입니다. 그리고… “.

조용히 자신의 말을 듣고 있는 다윗왕에게 브나야 장군이 이어서 말한다; “천도한지 얼마 안되기 때문에 서쪽의 블레셋 군대가 급습을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수도경비군단 바깥에 저의 군단을 주둔시키고 블레셋의 침입을 예방하겠습니다”.

그 말을 듣자 다윗왕이 말한다; “짐이 판단한 대로 그대 브나야 장군은 무예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안보정세에 대해서도 보는 눈이 탁월하구만. 그래, 나도 블레셋의 에글론 및 가드와 우리 새로운 수도가 너무 거리가 가까워서 그것이 걱정이야. 그들이 마음만 먹으면 하루만에 르바임 골짜기를 타고서 우리의 코앞에 이르게 되거든… “.

브나야 장군이 귀를 기울이자 다윗왕이 마치 독백을 하듯이 중얼거린다; “3년만 시간을 벌면 우리는 30만에 가까운 12개 군단을 완성하게 되니 그때에는 아무 걱정이 없을 것인데도리어 우리를 괴롭히는 주변국들을 모두 정복할 수 있을 거야… “.

다윗왕이 자신의 내심을 은연중에 브나야 장군에게 흘리고 있다. 자신의 호위를 총책임지고 있는 그만은 그러한 국왕의 마음을 알고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브나야 장군은 다윗왕을 도와서 자신도 이스라엘왕국을 중동지역의 강력한 제국으로 만들 생각을 하게 된다.

그와 같은 대화를 하고 며칠이 지나지 아니하여 다윗왕과 브나야 장군은 그들이 소라에 심어 놓은 간자로부터 급한 전서구를 받게 된다. 블레셋의 대군이 르바임 골짜기를 통하여 예루살렘을 공략하고자 출병하였다는 것이다. 소라에서 예루살렘까지는 50리 남짓에 불과하다;

블레셋의 왕과 방백들이 전차를 타고 장수들이 말을 타고서 달리고 있다. 그 뒤를 기병과 보병들이 뒤따르고 있다. 그 수가 수만명이라는 정보가 속속 도달하고 있다. 다윗왕은 브나야 장군과 함께 급히 수도권의 2개 군단을 지휘하여 전장으로 달려간다.

블레셋과의 국경지대인 서부전선을 지키는 수비대는 베냐민 출신 군단장 아비에셀의 군대이다. 그들이 갑자기 대규모로 쳐들어오는 블레셋의 전차와 기마대를 막지 못하여 그만 르바임 통로를 내주고 말았다. 그러니 다윗왕과 브나야 장군이 현장에 도착하였을 때에는 적군들이 벌써 통로를 벗어나 엠마오 언덕에서 군대를 정비하고 있다.

다윗왕은 만사를 젖혀 놓고 그 자리에서 두 손을 하늘로 높이 들고서 여호와 하나님께 기도를 드린다; “주여, 엠마오 구릉지에 지금 블레셋의 대군이 집결하고 있습니다. 곧 예루살렘을 향하여 진격할 기세입니다. 저와 브나야 군단장이 이끌고 온 군대가 그 수에 있어서는 적들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블레셋은 전차병과 기병대가 대단합니다”.

잠시 눈을 감았다 뜨면서 다윗왕이 부르짖는다; “주여, 저희들이 블레셋 군대를 치기 위하여 엠마오 언덕으로 쳐 올라가도 되겠습니까? 전투의 승리는 여호와에게 달려있으니 은혜를 베풀어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그러자 큰 전투를 앞둔 다윗왕의 마음속에 신기하게도 평안 가운데 여호와의 음성이 들려온다; “다윗 너는 나를 의지하고 결사적으로 적들을 치라. 나의 뜻을 먼저 구하고 종으로서 나의 명령을 실천하고자 하는 한 내가 너에게 승리를 줄 것이다. 가라, 블레셋을 치라, 그리고 승리를 얻으라”.  

그날 엠마오 구릉지에서 블레셋의 침략군과 다윗의 이스라엘 군대가 대접전을 벌인다. 처음에는 전차전과 기마전이었지만 나중에는 육탄전이다. 서로 창과 칼로써 찌르고 베는 처참한 살육전이 발생한다. 블레셋의 군대가 3만명이 넘고 이스라엘의 군대가 또 그 정도이다.

6만명이 넘는 군병들이 치열한 접전을 벌인 결과 한나절만에 승패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이스라엘 군사들은 2만명 이상이나 살아서 전투를 계속하고 있는데 블레셋의 군사들은 1만명도 채 되지가 않는다. 그것을 보고서 겁을 집어 먹은 침략군들이 서쪽으로 후퇴하기를 시작한다.

다윗왕과 브나야 장군이 이스라엘 군사들을 독려한다; “후퇴하는 적을 살려서 돌려보내지 마라. 모조리 추격하여 도살하라”. 블레셋 군병들은 악착같이 달라붙는 이스라엘 군사들을 떼어내느라고 고역이다. 그리고 몸을 가볍게 하여 멀리 도망치기 위하여 무거운 갑옷과 투구 등 군장비는 물론 신주처럼 모시고 온 그들의 우상까지 모조리 르바임 골짜기 중간에 버리고 만다.

블레셋의 패잔병들이 전부 르바임 골짜기를 빠져나가 서편으로 도망을 치자 대승을 거둔 다윗은 더 이상 적들을 쫓지 아니한다. 그리고 이스라엘 군대를 향하여 큰소리로 말한다; “오늘 우리 이스라엘의 장병들은 블레셋을 물리치고 값진 승리를 얻었다. 그들은 다시는 우리의 서쪽 국경을 엿보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

잠시 숨을 돌린 다윗왕이 더 큰 소리로 선포한다; “모두들 기억하라. 오늘의 승리는 전쟁의 승패를 결정지으시는 만군의 여호와께서 주신 선물이다. 이제 우리 이스라엘의 군대는 여호와의 뜻을 따라 전투에 나설 것이다. 그리고 승리를 얻을 것이다”.

예루살렘으로 천도한 다윗왕이 처음으로 얻은 귀중한 승리이다. 그러므로 그는 그 승전을 자신의 군사들에게 길이 명심하게 하고자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는 블레셋의 군사들이 패하여 모든 것을 버리고 도망친 이 장소를 바알브라심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그 뜻이 두가지이다; 하나는, 그들이 물같이 흩어지고 말았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그들이 바알 우상을 버리고 도망을 쳤다는 것이다”(삼하5:20-21);

 

다윗왕과 브나야 장군은 그곳에서 블레셋이 버린 군장비를 전리품으로 얻고 바알 우상을 적의 시신과 함께 말끔하게 태워서 없애 버리고 돌아온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아니하여 블레셋의 패잔병들이 다시 후방의 대군과 합세하여 제2차 침입을 시도한다.

그 급보를 들으면서 다윗왕이 생각한다; “블레셋의 아비멜렉이 아예 끝장을 보려고 하는구나. 우리 이스라엘이 강성하게 되면 자신들이 존재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예감하고 있는 것이야. 이제 국가의 명운을 걸고서 마지막 결전을 치를 수 밖에 없겠구나!... “.

이스라엘 군대는 근방에 있는 두개의 군단을 더 보강한 상태이다. 블레셋은 전군을 동원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군사의 수에 있어서 그들이 우세하다. 따라서 다윗왕이 다시 여호와 하나님께 간절하게 기도를 드린다; “더 많은 적군이 몰려왔습니다. 저번처럼 싸우게 되면 질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갑자기 다윗왕의 머리가 맑아진다. 그리고 여호와의 말씀이 영감처럼 그의 머리속으로 들어온다; “이번에는 엠마오 언덕으로 올라가지를 말고 르바임 골짜기 위의 산지를 타고 뒤로 돌아가라. 그리고 아리마대 근처에 있는 뽕밭에 매복하라. 적들이 골짜기를 통하여 가까이 오는 소리를 듣게 되면 위에서 아래로 공격하면 된다”;

다윗왕이 놀라운 전술을 알게 된 것이다. 그것이 매복전이다. 협곡통로를 통과하는 적들에게 통나무와 기름으로 공격하고 불화살을 쏘아 화공을 감행하는 것이다. 다윗왕의 마음속에 여호와의 음성이 계속 들리고 있다; “아무 염려를 하지 말아라. 나 만군의 여호와가 앞서가서 블레셋 군대를 칠 것이다”.

그날 다윗왕의 이스라엘 군대는 아리마대 근방의 르바임 골짜기를 통과하고 있는 블레셋 군대를 통나무와 불화살로 공격하여 엄청나게 죽이고 만다. 그 결과 진행하던 방향인 동쪽으로 협곡을 빠져나간 적들의 수는 절반도 되지를 않는다.

이번에는 다윗이 그들을 그대로 돌려보낼 수가 없다. 그래서 협곡을 동쪽으로 빠져나가 예루살렘 북쪽인 게바에서 서쪽인 게셀 방향으로 도망을 치고 있는 블레셋 패잔병들을 무섭게 추격한다;

블레셋의 패잔병들이 게바게셀에 이르는 길에서 다윗의 이스라엘 군대에 의하여 무자비하게 죽고 만다. 그 결과 무사히 살아서 블레셋으로 피신한 적병의 수가 소수에 불과하다. 그와 같이 엄청난 피해를 입었기에 블레셋이 다시는 다윗의 이스라엘왕국을 쳐들어오지 못한다;

 

그와 반대로 수년후에 다윗왕이 대군을 이끌고 블레셋을 친다. 블레셋의 왕들이 다윗왕의 군대를 이길 수가 없다. 그들은 재빨리 항복하고 만다. 그 결과 다윗왕이 메덱암마 성읍을 전리품으로 챙기게 된다(삼하8:1). 참고로 메덱암마어머니의 도시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으므로 당시 아비멜렉을 겸하고 있었던 가드왕 아기스의 중심도시로 보인다;

다윗왕은 블레셋을 먼저 치고 그 다음에는 동방의 적들을 소탕하고자 원정을 나서게 된다. 그의 정복전쟁을 요약하고 있는 좋은 자료가 있기에 참고삼아 미리 첨부해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