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의 기도28(작성자; 손진길)
7. 다윗의 통일전쟁과 통일전략 그리고 후유증
주전 1,011년 헤브론에서 유다지파의 왕으로 즉위한 다윗장군의 당면과제는 두가지이다; 첫째, 사울왕의 막내아들을 새로운 왕으로 내세운 마하나임왕국과의 정통성 경쟁이다. 둘째, 조속히 이스라엘 12지파를 통일하고 유다지파의 왕 다윗이 전체 이스라엘 12지파의 왕으로 즉위하는 것이다;
그래서 다윗장군은 유다지파의 왕으로 즉위하자 마자 이스라엘왕국의 초대왕 사울과 세자 요나단을 추모하는 사업을 실시하는 한편 여호와 하나님께서 자신을 이스라엘왕국의 차기국왕으로 벌써 13년전에 사무엘 선지자를 통하여 기름을 부으셨다는 사실을 일반에게 널리 공개한다.
그리고 이스라엘 12지파의 통일을 위해서는 전쟁과 회유 2가지 전략을 병행한다. 그와 같은 내용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전개가 되고 있는 것일까? 그 긴 이야기의 시작을 시글락에서부터 시작해보도록 한다.
시글락을 떠나면서 다윗장군이 백부장 회의에서 제장들에게 말한다; “이제 우리 모두는 지금까지 1년반이나 머물던 이곳 시글락 성을 떠나 유다지파의 중심도시 헤브론으로 들어간다. 지난 10년간 사울왕의 추격을 피하면서 내가 생존한 것은 첫째는 여호와의 도우심이고 둘째는 제장들이 충심으로 나를 보필하였기에 가능했다”;
다윗장군이 감격스럽게 회의석상에서 제장들을 둘러보면서 말한다; “이제는 내가 헤브론에서 유다지파의 왕으로 즉위할 것이며 제장들은 그곳에서 나와 함께 살면서 이스라엘 12지파를 통일하는 주체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곳 시글락은 우리들이 확보한 첫번째의 성읍으로 영원히 보존이 될 것이다. 누구를 이곳 시글락 성의 새로운 성주로 삼으면 좋겠는가?”.
다윗의 6백부장의 이름이 나이순으로 엘하난, 헬렙, 요압, 아비새, 아마사, 그리고 아사헬이다. 엘하난과 헬렙은 다윗이 친구처럼 지내고 있는 백부장들이고 요압 이하 4명의 백부장은 다윗 자신의 조카들이다. 그 가운데 요압이 먼저 손을 들고서 자신의 오십부장인 마길을 추천한다. 요압이 마길을 추천하자 다른 백부장들이 일체 다른 의견을 내지 않는다.
그 모습을 보고서 다윗장군이 다소 의아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물어본다; “장수 마길이 가장 적임자입니까? 어째서 다른 백부장들은 일체 추천을 아니하십니까?”. 그러자 제일 연장자인 엘하난이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저희들끼리 벌써 그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요압 백부장이 마길 안을 가지고 저희들의 의견을 묻길래 이미 동의하고 거중조정을 끝냈지요. 그러니 그대로 발령하시면 됩니다”.
그제서야 다윗장군이 알아챈다. 요압이 벌써 머리를 쓴 것이다. 자기 사람으로 시글락 성주를 발령함으로써 시글락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을 상실하지 아니하려고 한다. 그만큼 요압은 권력욕과 집권욕이 대단하다.
요압은 다윗 자신의 큰 누나인 스루야의 장남이므로 족보상으로는 다윗의 조카이다. 하지만 나이로는 외삼촌인 다윗 자신보다 3살이나 연상이다. 게다가 요압은 머리가 좋아서 백부장들을 자기 뜻대로 좌지우지하고 있다. 그러니 다윗장군이 걱정이 좀 된다.
장조카인 요압을 잘 활용하면 군부의 통제가 용이하다. 그러나 요압이 군부의 실세로 확실하게 자리매김을 하게 되면 그가 반발하는 경우 다윗 자신이 군부를 다스리기가 힘이 든다. 장차 이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
총명한 다윗장군이 속으로 결심한다; “요압을 견제해야 한다. 장차 군부의 인사에 있어서 그 점을 염두에 두고서 견제와 균형을 적절하게 취해야만 한다. 그래야 요압의 군부독재를 사전에 예방할 수가 있다”;
그렇게 결심을 굳힌 다윗장군이 이번에는 기분 좋게 요압의 심복인 마길을 시글락 성의 성주로 발령한다. 당사자인 마길도 기뻐하지만 요압이 더 기뻐한다. 그리고 다른 백부장들의 축하를 받는다.
다윗은 성주 마길에게 300명의 수비병을 주고서 나머지 장수와 군사들을 이끌고 그들의 처자식과 함께 헤브론으로 이주한다. 다윗자신에게는 벌써 아내가 둘이고 첩이 한사람이다. 두 아내는 아히노암과 아비가일이고 애첩은 작년에 그술의 성읍을 치면서 그곳에서 얻은 공주 마아가이다;
아히노암과 아비가일은 벌써 헤브론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으므로 마치 친정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좋아한다. 그곳 헤브론에서 낳은 다윗의 장남인 암논과 차남인 길르압을 각각 데리고 다시 헤브론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번에는 장군 다윗의 아내가 아니라 그곳에 도착하면 다윗장군이 유다의 왕이 되고 자신들은 왕비가 되며 아들들은 왕자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 금의환향인 셈이다;
다만 공주 마아가에게 있어서는 헤브론이 처음이다. 그녀는 이스라엘 백성이 아니라 이방인이며 그술왕 달매의 딸이다. 작년에 다윗장군이 그술의 여러 성읍을 치고 그 재물을 약탈하면서 인종청소를 했다. 그러면서 공주 마아가를 비롯한 처녀들만 포로로 삼아서 끌고 왔다.
다윗장군은 공주 마아가를 자신의 첩으로 삼고 나머지 처녀들은 전부 장수들과 병사들의 아내로 하사했다. 그러한 비운의 공주 마아가가 훗날 자녀를 잉태하자 정식 아내가 된다. 그녀가 다윗에게 왕자 압살롬과 공주 다말을 안겨준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친정이 다윗일행에 의하여 박살이 난 것을 기억하고 있다. 따라서 훗날 압살롬의 반역사건이 발생하게 되는 먼 원인을 제공하게 된다.
다윗이 자신의 유다지파의 장로들에 의하여 헤브론에서 유다의 왕으로 즉위한다. 그때가 주전 1,011년이다. 그보다 조금 일찍 요단강 건너 마하나임에서는 사울왕의 막내아들인 이스보셋이 군대 사령관이며 당숙인 아브넬의 도움으로 이스라엘 11지파의 지지를 받아 이스라엘왕으로 즉위한다;
그런데 이스라엘 11지파 가운데 갈릴리 주변의 지파들 곧 아셀과 잇사갈, 스불론과 납달리 그리고 동편의 므낫세 반지파는 자신들의 고향을 버리고 남하하고 말았다. 그들은 요단강 서편의 므낫세 반지파의 땅과 에브라임 및 베냐민의 땅 그리고 요단강 동편에 있는 갓과 르우벤 지파의 땅에 흩어져서 살고 있다.
그래서 역사학자들은 히브리정경을 기록하면서 특이하게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사울의 군사령관 넬의 아들 아브넬이 이미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을 데리고 마하나임으로 건너가, 길르앗과 아술과 이스르엘과 에브라임과 베냐민과 온 이스라엘의 왕으로 삼았더라”(삼하2:8-9).
헤브론은 비록 유다지파의 땅이지만 그 성읍은 제사장에게 속하며 도피성으로 사용이 되고 있다(수21:10-11, 20:7). 그러므로 다윗장군은 헤브론에서 유다의 왕이 되면서 제사장들과 함께 생활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곳을 유다왕국의 수도로 정하고 있으므로 다윗왕의 부하들이 모두 처자식을 데리고 헤브론에서 살아가게 된다. 그것이 다윗왕과 그의 신하들에게 있어서는 참으로 좋은 일이다. 왜냐하면, 헤브론에서는 제사장들이 함께 거주하면서 도피성을 운영하고 있기에 그 영향으로 다윗왕과 그의 신하들은 여호와신앙을 지키는데 있어서 자기들도 모르게 큰 도움을 얻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요단강 건너 갓지파의 땅 마하나임을 수도로 정하고 있는 이스보셋의 왕국에서는 그러한 좋은 영향을 크게 얻을 수가 없다. 그곳에서는 제사장들의 성읍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마하나임은 레위인에게 할당이 된 성읍이다(수21:38). 그렇지만 일반 레위인들의 여호와신앙이 제사장들만큼 깊지가 못한 것이다.
다윗은 유다의 왕으로 즉위하자 마자 가장 먼저 자신의 정통성을 주장한다. 13년전 다윗이 17세의 청소년이었을 때에 부친 이새의 집을 은밀하게 방문한 당시의 대사사이며 대제사장이었던 사무엘이 여호와의 예언의 말씀을 자신에게 전하면서 차기 이스라엘왕국의 국왕으로 자신에게 기름을 부었다는 것이다.
다윗의 주장이 유다지파의 백성들은 물론 전국의 이스라엘 여러 지파의 백성들에게 널리 퍼져 나가고 있다. 더구나 모압의 미스베 성읍으로 피난을 가서 살다가 돌아온 다윗의 부모와 형제들이 그 사실을 증언한다(삼상22:3-4). 그 사실을 심지어는 마하나임왕국의 실력자인 군사령관 아브넬도 인정하고 있다(삼하3:9-10).
아브넬은 베냐민지파의 왕가를 지속하기 위하여 사울왕의 막내아들 이스브셋을 국왕으로 세우고는 있지만 40세의 이스보셋왕이 왕궁에서만 귀하게 자라났기에 그 하는 행동이 영 못마땅하다;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잘난 줄 알고 있다. 그것이 왕자병이다. 그리고 10살위의 당숙이며 전쟁터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장군 아브넬을 자신의 수하로 제마음대로 부리려고만 한다.
한편, 다윗왕은 사울왕과 세자 요나단의 시신이 어떻게 수습이 되었는지 그 점이 궁금하여 신하들에게 질문한다; “과인은 길보아 산에서 자결한 사울왕과 세자 요나단의 시신이 그 인근 벧산 성벽에 전시가 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었어요. 과인은 그 시신을 수습하여 성대하게 장례를 치르고 싶은데 방법이 없겠어요?”.
그 말을 듣자 문신 가운데 한사람이 즉시 대답한다; “전하, 그 점은 염려하지 아니하셔도 됩니다. 소신이 알기로는 길르앗 야베스의 주민들이 은밀하게 밤중에 그 시신을 거두어 와서 장례를 치르고 벌써 그 화장한 뼈를 에셀나무 아래에 묻고 7일간 애곡을 하였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들은 유다왕 다윗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말한다; “과인이 마땅히 하여야 할 일을 길르앗 야베스의 주민들이 대신 하였으니 그들을 내가 찾아보고 감사의 뜻을 전해야 하겠어요. 그러니 차비를 차려주세요”.
그 말을 듣자 신하들이 만류하면서 말한다; “전하께서 길르앗 야베스로 가실 수는 없습니다. 마하나임에서 가까운 위치이므로 살해를 당할 위험이 큽니다. 그러므로 그곳으로 전령을 보내어 길르앗 야베스의 주민들을 격려하고 위로하시면 됩니다”. 참고로, 야베스 길르앗이라고도 불리고 있는 길르앗 야베스의 위치가 다음과 같다. 요단강을 건너면 이스르엘 평원과 벧산성벽으로 접근할 수가 있다;
다윗왕이 그곳으로 가고자 한 것은 사울왕 부자의 죽음을 기리면서 자신의 정통성을 대내외에 알리고자 한 것이다. 따라서 전령을 대신 보내면서 그러한 속내를 다음과 같이 드러내고 있다;
첫째로, “너희가 너희 주 사울에게 이처럼 은혜를 베풀어 그를 장사하였으니, 여호와께 복을 받을지어다. 너희가 이 일을 하였으니 이제 여호와께서 은혜와 진리로 너희에게 베푸시기를 원하고”(삼하2:5-6a); 요단강 건너 갓 지파의 땅에 살고 있는 길르앗 야베스의 주민들에게 유다왕 다윗이 축복의 말씀을 전하고 있다. 그것도 여호와 하나님께서 그 선한 일에 복을 내리실 것이라고 다윗이 자신의 여호와신앙에 의지하여 천명하고 있는 것이다. 다윗은 자신이 여호와를 섬기는 의로운 종이라는 사실을 은연중에 말하고 있다.
둘째로, “나도 이 선한 일을 너희에게 갚으리니, 이제 너희는 손을 강하게 하고, 담대히 할지어다. 너희 주 사울이 죽었고 또 유다족속이 내게 기름을 부어 그들의 왕으로 삼았음이니라 하니라”(삼하2:6b-7); 그러한 선한 일을 한 길르앗 야베스의 주민들에게 보답을 하고 싶지만 이스보셋의 왕국이 그 길을 막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후일을 기약할 수밖에 없는데 다윗왕은 자신의 생각으로는 여호와의 기름부음을 받은 자신을 이미 유다지파가 왕으로 삼았으므로 다른 지파들도 이에 따를 것으로 믿는다는 것이다. 그 일이 속히 이루어지도록 길르앗 야베스의 주민들도 담대하게 힘을 보태어 달라고 하는 다윗왕의 요청이다.
비록 다윗이 직접 말한 것이 아니라 전령을 보내어 대신 길르앗 야베스의 주민들에게 말하고 있는 내용이지만 그 내용이 심상하지가 아니하다. 교묘하게 적진에서 내부적으로 선동을 하고 있는 글이다.
이스라엘의 전체왕은 군사령관 아브넬이 멋대로 세운 베냐민 지파의 왕자 이스보셋이 아니라 여호와 하나님의 기름부음을 받은 다윗 자신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역사를 섭리하시는 여호와의 뜻에 의하여 그 일이 반드시 성취가 될 것이라는 다윗왕의 은근한 주장이 그 전갈에 그대로 담겨있다.
결론적으로, 조국을 지키다가 죽은 사울왕 부자의 시신을 대담하게 거두어 와서 장례를 치루어 준 선한 일을 행한 길르앗 야베스의 주민들을 다윗왕이 격려하면서 한가지 당부를 하고 있다. 그 내용이 바로 여호와의 뜻으로 역사를 바로잡는데 담대하게 앞장을 서달라고 하는 것이다.
그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이스라엘 11지파가 이스보셋왕을 버리고 다윗왕 자신을 전체 이스라엘의 왕으로 삼는 것이다. 그러한 선전과 선동 그리고 교란작전으로 과연 그 일이 이루어질 것인가? 그러하지 아니하기에 그 다음에 동족상잔의 비극적인 전쟁이 발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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