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의 기도(손진길 소설)

다윗의 기도26(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1. 11. 13. 02:49

다윗의 기도26(작성자; 손진길)

 

주전 1,011년경 이스라엘의 갈릴리 서남부 이스르엘 평원에서 벌어진 이스라엘과 블레셋과의 대회전이 둘째날을 맞이한다. 전날에는 블레셋 가드 출신의 거인장수 골하람이 선봉장으로 나서서 이스라엘의 백부장 도대를 베었다;

그렇지만 두번째로 나선 이스라엘의 거인용사인 할렘과의 대결은 팽팽했다. 그 결과 골하람과 할렘이 서로를 죽고 죽이는 것으로 첫날의 대결이 모두 끝나고 말았다. 그리고 이제는 이튿날의 전투가 개시되고 있다.

먼저 이스라엘진영에서 일단의 기마대가 튀어나온다. 블레셋 진영의 중심부를 향하여 500여기의 기병들이 큰칼을 휘두르면서 군마에 박차를 가하여 전력으로 돌진하고 있다. 그 선두에서 용병인 마아가의 기병들을 이끌고 있는 인물이 바로 이스라엘의 베냐민지파가 자랑하고 있는 기병대장 아르바이다;

  

아르바는 무예가 뛰어난 자이다. 그의 기마술이 대단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 가장 먼저 말을 달리면서 블레셋의 중앙부로 돌진하는데 갑자기 상대방의 진영이 모습을 바꾸고 있다. 큰 방패를 든 병사들이 횡으로 벽을 형성하는 것이다.

그 다음에는 블레셋의 군사들이 한꺼번에 쏜 대규모의 화살이 방패의 벽을 넘어 하늘에서 비처럼 이스라엘의 선봉인 기마대를 향하여 쏟아지고 있다. 기병대장인 아르바는 자신의 칼을 빨리 휘둘러 하나의 방어막을 형성한다. 그러자 하늘에서 내리고 있는 화살비가 전부 바깥으로 튕기어 나가고 만다.

그런데 그 정도의 무예수준을 보이지 아니하고 있는 마아가의 기병들이 문제이다. 그들이 급히 손방패로 적의 화살을 막지만 전부 막아내지를 못한다. 그래서 부상병이 속출한다. 순식간에 500명의 기병대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그들이 용감하게도 블레셋의 방패막에 군마로 부딪히고 있다.

그때 방패막 사이로 블레셋의 창들이 돌출한다. 그 창을 피하지 못한 이스라엘 기병들의 군마가 비명을 지르면서 쓰러지고 있다. 그 순간 기병대장인 아르바는 몸을 공중으로 회전하여 착지를 한 다음에 큰칼로 블레셋의 병사들을 베어 넘기며 돌진한다;

그런데 문제는 대장 아르바의 뒤를 따르고 있는 마아가의 용병들의 수가 100명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블레셋의 방패병들이 소수의 적을 빙 둘러싸면서 창으로 토끼몰이를 시작한다. 그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고 있던 이스라엘의 사령관 아브넬이 돌연 붉은 깃발은 쳐든다.

그러자 이스라엘의 기병 1,000명이 한꺼번에 블레셋 진영으로 돌진한다;

 

그 움직임이 기민하기에 블레셋 진영에서 처음처럼 그렇게 조직적으로 방패막을 형성하거나 화살을 쏘지 못한다. 그러한 빈틈을 뚫고서 이스라엘의 추가 기병 1,000명이 가세하여 블레셋의 중심부를 타격한다.

그날 블레셋 진영 중심부에서 발생한 전투로 말미암아 가드의 장군 2명과 에글론의 사령관이 전사하게 된다. 그리고 블레셋의 군사 5,000명이 죽고 이스라엘의 기병 1,500명이 몰살하고 만다. 다만 기마대장 아르바만이 자신의 출중한 무예 덕분에 생존하게 된다.   

둘째날의 전투를 마치고 양진영은 숨 고르기에 들어간다. 보통 기병과 보병의 가치를 최소한 ‘51’ 정도로 본다. 그렇다고 보면 그날의 전투는 블레셋의 승리이다. 보병 5천명의 희생으로 적의 기병 15백명을 죽였으니 그러한 계산이 나오는 것이다.

그날의 전투로 이제 이스라엘은 절반의 기병을 잃어버린 것이다. 그 점을 알고서 블레셋 진영에서는 새로운 작전계획을 세운다. 자신들의 기병 2천과 8천의 보병을 별동대로 편성하여 이스라엘 북부지역을 정벌할 계획을 세운 것이다. 그렇게 1만명의 군대를 따로 운영하더라도 블레셋의 군사의 수는 이스라엘 군사의 수보다 많다.

특히 블레셋의 기병이 이스라엘의 기병의 수보다 훨씬 많으니 이스르엘 평야에서의 전투에서 패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더구나 이스라엘의 사울왕은 벌써 80세의 노령이다.

따라서 60세의 세자 요나단과 50세의 사령관 아브넬이 이스라엘 군대를 지휘하고 있는데 그 실력이 가드왕 아기스가 이끌고 있는 블레셋 군대 지휘부의 실력을 뛰어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 진영에서는 제3일의 전투가 시작되자 비로소 블레셋의 군사 1만명이 이스르엘 평원의 전장을 교묘하게 빠져나가 이스라엘의 갈릴리 지역을 휩쓸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지금 이스라엘 군대는 상당수가 갈릴리 주변의 지파에서 차출이 되어 있다. 그런데 그들 병사들이 고향에 두고 온 가족들 걱정에 휩싸이고 있는 것이다.

이스르엘 평야의 북쪽에는 에셀지파와 잇사갈 지파가 있다. 그리고 그 동쪽에는 스불론과 납달리 지파가 있으며 갈릴리 호수 동편에는 므낫세 반지파가 있다. 그 지역출신의 이스라엘 병사들의 사기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으므로 제3일부터의 전투에 있어서는 이스라엘 진영이 밀리기를 시작한다.

이스라엘의 사울왕과 세자 요나단 그리고 사령관 아브넬이 사력을 다하여 이스르엘 평원에서 블레셋의 군대를 격파하고자 애를 쓰고 있다. 그러나 중과부적이다. 3일간을 더 버티면서 최대한 블레셋의 군대에 타격을 주고는 있으나 결국에는 기병의 수가 부족하여 평원에서 더 이상 전투를 할 수가 없게 된다.

블레셋의 군사는 아직 6천명이나 남아 있는데 이스라엘 군사는 2천명도 되지 않는다. 특히 블레셋의 기병들이 1천명이나 남아 있으니 기병이 거의 전사를 해버린 이스라엘군대로서는 평야에서 전투를 계속할 수가 없다. 그래서 선택한 전술이 길보아 산으로 들어가서 빨치산처럼 끝까지 저항하는 것이다.

일이 그렇게 돌아가자 갈릴리 일대를 휩쓸고 있는 블레셋의 군사 1만명이 답답해진다. 이스르엘 평원에서 블레셋이 대승을 거두고 자신들을 지원해주어야 갈릴리 주변지역을 완전히 정복할 수가 있는데 그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러 성읍을 불태우고 장정들을 죽이면서 이스라엘 사람들의 재물을 약탈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어차피 완전 정복하여 자신들의 영토로 삼기에는 블레셋의 원정군의 규모가 작은 것이다. 그러니 전리품을 많이 챙겨서 블레셋으로 돌아가는 것이 이익이다.

한편 블레셋의 병사 6천명에게 쫓겨서 산으로 들어간 1천명의 이스라엘 군대를 아기스 왕과 블레셋의 방백들이 끝까지 추격하고 있다. 그들이 이번 이스르엘 평원의 대회전에서 너무나 큰 피해를 입었기에 악착같이 사울왕을 잡아서 죽이고자 혈안이 되어 있다. 이번 기회에 이스라엘왕국의 왕가와 사령부를 완전히 박살을 내야 마음이 풀릴 것만 같다.

집요하게 길보아산으로 추격해 들어오고 있는 블레셋의 군대이다. 사울왕과 세자 요나단 그리고 왕자 아비나답과 말기수아가 함께 행동하고 있다. 왕과 왕자들을 호위하고 있는 무사들 200명과 300명 정도의 이스라엘 잔병들이 자신들을 끝까지 추격하는 블레셋의 군사들과 산악에서 전투를 계속 벌이고 있다.

그런데 군부의 실세인 사령관 아브넬과 부사령관 후사 장군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500명의 정예병을 이끌고 길보아산을 탈출하기에 바쁘다. 베냐민 지파인 그들이지만 사울왕과 세자 요나단 그리고 전장에 나온 두 왕자의 안위를 돌보지 아니하고 자신들만 살고자 탈출하기에 바쁜 것이다;

어째서 그들이 그렇게 행동하고 있는가? 특히 아브넬은 사울왕의 사촌동생이 아닌가? 그리고 그의 심복이 같은 베냐민 지파인 후사 장군이 아닌가? 사실 아브넬과 후사의 생각은 벌써 사울왕가를 떠나 있다. 때때로 악령에 사로잡혀서 정적을 제거하고 신하들을 의심하여 창을 던지고 있는 사울왕에게 정나미가 떨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탈출에 성공하기만 하면 기브아 왕궁에 남아 있는 40세의 마지막 왕자 이스보셋을 추대하여 새로운 왕으로 삼고 자신들이 권력을 장악하고 싶은 것이다. 그것은 일종의 무신정권이다. 그러한 계획을 가지고 사울왕과 세자 요나단 그리고 두 왕자를 버리고 전장을 탈출하고 있는 그들이다.

사울왕을 모시고 요나단과 두 왕자가 호위병들의 도움을 받아 길보아 산의 정상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계속 추격하고 있는 블레셋 병사들의 포위망이 자꾸만 좁혀져 오고 있다. 벌써 자신들이 빠져나갈 도주로를 적들이 봉쇄한 상태이다. 이제 포로로 사로잡히는 것이 시간문제이다.

그것을 보고서 80세의 서울왕이 생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있다. 그 순간 사울왕은 자신에게 조국을 지키기 위하여 한사람의 블레셋 군사라도 더 죽이는 기회를 허락하신 여호와 하나님의 배려에 대하여 감사를 드린다. 이제는 명예스럽게 전장에서 죽는 것이다. 결코 적에게 패전지장으로 잡혀서 욕을 당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사울왕이 엄숙하게 호위군관에게 명령한다; “자네의 칼로 나의 목을 베라. 그리고 나의 수급을 블레셋에게 주지 말고 얼른 이스라엘로 가지고가서 그것을 보여주면서 블레셋에게 복수하자고 동족들에게 외치라. 그것이 조국 이스라엘왕국을 지키는 방법이다. 나는 적에게 잡혀서 욕을 당하거나 나의 수급을 그들이 모욕하는 것을 보고 싶지가 않다”.

그 말을 들은 호위군관이 우물쭈물한다. 그렇게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동안에 벌써 적들이 가까이 밀고 올라온다. 그 광경을 보고서 사울왕이 얼른 자신의 칼을 땅바닥에 곧바로 세우고 그 위에 무거운 육신을 포개어버린다. 가슴을 뚫는 칼끝을 잠시 아프게 느꼈으나 그 다음에는 의식을 잃고 만다;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세자 요나단과 두 왕자가 자신들도 똑같은 방법으로 자결하고 만다. 호위군관도 동일한 방법으로 자결한다. 그 모습을 지켜본 다른 호위군관이 호위무사들에게 말한다; “우리들의 왕과 왕자의 시신을 적들에게 곱게 넘겨줄 수가 없다. 이제부터 이곳으로 접근하는 모든 적들을 베자”.

죽음의 자리를 보고 있는 마지막 순간의 결심은 위대하다. 그래서 남은 호위군관과 무사들이 수없이 정상으로 올라오고 있는 블레셋 병사들의 진입을 하루동안 막아낸다;

 

그리고 장렬하게 전사하고 만다. 그 결과 다음날 해가 뜨지 마침내 블레셋의 추격군이 그 비극의 현장에 당도한다.

그들은 사울왕의 주검을 확인한다. 그리고 세자 요나단과 다른 두 왕자의 주검도 확인한다. 그래서 죽은 자의 수급을 베고 세자와 왕자들의 갑옷을 모두 벗겨서 전리품으로 블레셋으로 보낸다.

별로 무겁지 아니한 사울왕의 갑옷은 그의 죽음을 이스라엘 백성들이 확인하도록 갈릴리의 동쪽 국경인 아스다롯까지 보내어진다. 하지만 수급과 시신은 무겁고 별로 가치가 없다. 따라서 블레셋 아기스 왕은 그것들을 길보아 산 동남쪽에 있는 벧산 성벽에 모두 못을 박아 전시하라고 지시한다(삼상31:10);

그 소식을 듣게 된 이스라엘 백성들은 4가지로 다른 선택을 하고 있다;

첫째로, 용감한 길르앗 야베스의 백성들은 용사들을 벧산 성벽으로 파견하여 사울왕과 세자 그리고 왕자들의 시신을 모두 찾아오도록 조치한다(삼상31:11-12);

 

그것을 가지고 장례를 치른 다음에 화장을 하여 그 뼈를 야베스 에셀나무 아래에 묻고 7일동안 금식을 선포한다. 그들 왕과 왕자들을 호국의 영령들로 그들이 모신 것이다;

둘째로, 이스르엘 북방 곧 갈릴리 주변의 여러 지파의 백성들은 이스라엘왕국의 사울왕가가 절단이 나버렸기에 멀지 않아 블레셋의 대군이 다시 쳐들어올 것으로 생각한다. 지난 번에 1만명의 블레셋 군대가 쳐들어와서 엄청난 피해를 입었기에 미리 걱정한다. 그 결과 그들은 고향을 버리고 살길을 찾아 남쪽으로 피난을 가고 만다. 그렇게 빈 땅이 되자 블레셋의 백성들이 얼른 그 땅을 차지하고 마는 것이다(삼상31:7).   

셋째로, 사울왕과 세자 요나단을 배신한 사령관 아브넬과 부사령관 후사는 기브아 왕성에 남아 있는 40세의 막내 왕자 이스보셋을 데리고 요단강을 건너간다. 그곳 마하나임에서 이스보셋을 사울왕의 후계자로 삼아 새로운 왕으로 즉위하게 한다(삼하2:8-9). 그들 두사람이 공신이 되어 권력의 실세가 되고 만다;

넷째로, 시글락에서 다윗장군이 사울왕과 세자 요나단 그리고 두 왕자의 죽음에 대하여 듣게 된다. 그는 자신의 옷을 찢으며 슬퍼한다. 자신을 10년간 도망자로 살게 한 원수이지만 그들의 마지막은 조국을 지키기 위하여 목숨을 바친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지파인 유다의 땅으로 돌아가서 헤브론에서 왕으로 즉위하기 전에 사울왕의 복수를 하고자 한다(삼하2:3-4, 1:8-16);

 

그것이 과연 어떤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