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의 기도(손진길 소설)

다윗의 기도25(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1. 11. 12. 11:15

다윗의 기도25(작성자; 손진길)

 

6. 블레셋과의 대회전과 세대교체

 

다윗이 800명으로 불어난 자신의 사병 가운데 200명을 시글락 성읍을 지키는 군대로 두고 나머지 600명을 이끌고 가드왕 아기스에게로 간 시기가 그의 시글락 거주 16개월이 지난 시점이다(삼상27:7). 아기스 왕이 다윗장군과 그의 부대를 가드로 부른 이유는 블레셋 5도시국가가 연합하여 이스라엘을 치고자 하기 때문이다(삼상28:1).

아기스 왕은 다윗장군을 신임하고 그를 이스라엘과의 전쟁에 참여시키고자 한다. 그러나 한달간 원정군을 편성하고 정벌계획을 세우는 과정에 있어서 다른 도시국가의 왕들과 그들의 군대의 사령관들이 다윗장군의 참전을 극구 반대한다. 그 옛날 가드의 용사 골리앗을 쳐죽이고 수많은 블레셋과의 전투에서 큰 공을 세운 이스라엘의 장군이 바로 다윗이기 때문이다.

만약 다윗이 블레셋을 배신하여 전장에서 자신들을 공격하게 되면 낭패이다. 그들 다른 도시국가의 왕들과 사령관들의 주장에 대하여 아기스 왕이 그럴 리가 없다고 극구 부인했지만 별 소용이 없다(삼상29:3-9).

그 결과 블레셋의 원정군이 이스라엘 북서부 이스르엘 평원으로 쳐들어가기 위하여 아벡에서 군사력을 모을 때에 다윗장군과 그의 부대는 전투에서 제외가 된다(삼상29:1, 9). 그리고 다윗의 군대는 아기스 왕의 명령에 따라 블레셋의 남부 시글락으로 되돌아가서 후방을 지키도록 조치가 되고 만다(삼상19:10-11);

며칠 후 다윗장군과 그의 사병들이 아벡에서 시글락으로 돌아오자 큰 참변의 흔적과 마주하게 된다. 아말렉 마적들의 습격으로 자신들의 성읍이 불타고 가족들은 인질로 끌려갔으며 재물은 전부 약탈을 당하고 만 것이다(삼상30:1-3).

다윗일행이 아말렉 마적 떼의 뒤를 추격한다. 천우신조로 애굽으로 가는 수르광야에서 10배 이상이나 되는 적들을 섬멸하고 인질과 재산을 되찾아 개선을 하게 된다(삼상30:17-20). 그렇게 일주일의 시간이 지나간다.

다윗과 그의 부관들은 시글락에서 불탄 성읍을 보수하고 다시 거처를 마련하느라고 바쁘다. 그리고 전공을 세운 용사들에게 넉넉하게 전리품을 나누어 준다. 또한 남는 전리품은 아말렉이 유다 지방을 치고 얻은 것이므로 그것을 벧엘에서부터 헤브론에 이르는 13개의 성읍에 있는 장로들에게 골고루 보내어 준다(삼상30:14, 26-31);

그 일로 말미암아 유다지방의 장로들에게는 다윗장군이 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된다. 다윗과 그의 부관들이 그러한 선무공작을 남부 이스라엘왕국에 대하여 펼 수 있게 된 이유는 사울왕과 그의 군대가 대거 북쪽 이스르엘로 출전을 하였기 때문이다.

블레셋의 원정군은 이스르엘 평원의 북쪽 수넴에 진을 치고 있으며 사울왕의 군대는 평원의 남동쪽 길보아산에 진을 치고서 서로 대치하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 전투가 이스르엘 평원에서 개시가 된다. 참고로 그 전투의 장소가 지도의 1번과 2번 사이이다;

블레셋의 선봉장은 가드 출신인 거인장수 골하람이다. 10여년전 블레셋의 선봉장으로서 그 이름을 떨친 골리앗의 조카인 골하람 역시 거인이며 용력이 출중하다. 이스라엘진영에서는 세자 요나단의 부관인 백부장 도대가 긴 창을 꼬나 들고 말을 탄 채로 평원에 서있는 골하람에게 돌진한다;

 

골하람은 상대방이 말을 타고서 그에게 달려드는데도 움직이지 않는다. 다음 순간 그는 자신의 언월도와 비슷한 장창으로 말을 겨냥하여 휘두른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발생한다. 질주하던 말이 갑자기 골하람이 휘두르고 있는 엄청난 언월도의 위력을 감당하지 못하고 고개를 옆으로 돌리면서 픽 쓰러져버리는 것이다.

말 위에 타고 있던 도대가 순발력 있게 말이 채 쓰러지기 전에 땅에 착지를 한다. 그리고 자신의 긴 창을 꼬나 들고서 거인 골하람의 목젖을 찌르고자 전력으로 질주한다. 그렇지만 그 길이가 짧다. 왜냐하면 다음순간 골하람이 휘두르는 거도와 같은 장창에 그만 그 길이 막히고 말기 때문이다;

그런데 골하람이 용력을 사용하여 그의 언월도를 다시 휘두르자 엄청난 속도로 도대의 옆구리로 파고든다. 그것을 막기 위하여 도대가 급히 자신의 장창으로 상대방의 언월도와 부딪힌다. 다음 순간 도대의 장창이 절단이 나면서 골하람의 언월도가 그의 옆구리를 베어버리고 만다.

그것을 보고서 블레셋의 진영에서는 군사들의 함성이 크게 발생한다. 반면에 이스라엘의 진영에서는 군사들이 숨을 죽이게 된다. 그 옛날 말로만 듣던 골리앗이 부활한 것만 같기 때문이다. 벌써 나이가 60이 된 세자 요나단은 입맛이 쓰다. 그래서 부관들을 둘러보면서 말한다; “다음에는 누가 나가서 저 고깃덩어리를 해치우겠느냐?”.

잠시 장수들이 조용하다. 그러자 역시 거구에 속하는 장수 한사람이 나선다. 그의 이름이 할렘이다. 불과 나이가 25세 정도로 보인다. 자신의 창을 어깨에 메고서 천천히 걸어서 세자 요나단 앞에 선다. 그리고 말한다; “소장이 한번 상대를 해보고자 합니다. 저는 아브넬 사령관을 모시고 있는 장수 할렘입니다”.

세자 요나단은 당숙인 사령관 아브넬로부터 그 장수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말한다; “너는 그 옛날 무예 스승으로 이름이 난 삼마의 제자가 아닌가? 그래, 자네라면 저 블레셋의 고릴라를 능히 해치울 수가 있겠구만. 한번 전공을 세워보게”.

장수 할렘이 세자 요나단에게 절을 한 다음에 전장으로 달려나간다. 골하람 앞에 서고 보니 할렘은 자신보다 상대방이 더 거구로 보인다. 하지만 스승 삼마로부터 배운 무술이 있기에 보법을 사용하여 창으로 골하람에게 공격을 가한다. 골하람도 이번에는 할렘을 경시할 수가 없다.

할렘의 덩치가 골하람 자신보다는 적지만 그도 상당한 거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대방이 휘두르고 있는 장창에서 이상한 바람소리가 나고 있다. 그것은 엄청난 힘이 공력으로 그 창에 가해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골하람이 경시하지를 못하고 전력을 다하여 신중하게 자신의 언월도를 휘두른다;

두개의 긴 창이 허공에서 부딪힌다. 그러자 큰 불꽃이 발생하는 것만 같다. 그 소리가 대단하다. 다음 순간 할렘이 땅을 박차면서 공중으로 비상한다. 그리고 창과 몸이 하나가 되어 위에서 골하람을 향하여 내리 꽂히고 있다. 그것을 보고서 골하람이 급히 자신의 언월도로 창과 사람을 막는다.

하지만 다음 순간 골하람과 할렘이 모두 바닥에 쓰러지고 만다. 할렘의 창이 골하람의 가슴을 꿰뚫고 있는데 상대방의 언월도는 할렘의 옆구리를 베고 있는 것이다. 그로써 두 장수는 서로가 서로를 죽이고 만 것이다. 그 끔찍한 광경을 보고서 양진영이 일시에 고요해진다.

그렇게 의기가 소침해진 군대로는 서로가 승리를 장담할 수가 없다. 그래서 사이 좋게 양진영은 하루 휴전을 하고 자신들의 진지로 돌아가고 만다. 세자 요나단은 막사로 돌아와서 전략회의를 주재한다. 그 자리에는 사령관 아브넬 뿐만 아니라 세자 요나단의 동생인 왕자 아비나답말기수아도 참석하고 있다;

50세의 명장인 사령관 아브넬의 옆에는 비슷한 연령인 부사령관 후사 장군이 앉아 있다. 그들 5인이 내일의 전투를 위한 전략을 세우고자 한다. 먼저 세자 요나단이 말한다; “오늘 선봉장으로 나선 도대할렘이 애석하게 모두 전사하고 말았어요. 물론 적장 가운데 가장 용맹하다고 이름이 난 골하람을 해치우기는 했지만 우리의 손실이 큽니다. 그러므로… “.

세자 요나단이 잠시 숨을 쉬고서 이어 말한다; “나는 내일은 전략을 달리해보고 싶습니다. 선봉장을 내세워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기마대를 내세워 한번 적진의 중앙을 돌파해보았으면 합니다. 여러분들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가장 먼저 사령관 아브넬이 고개를 크게 끄떡인다.

아브넬이 말한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블레셋에는 가드출신의 거인장수들이 많습니다. 그들과 일일이 상대할 수는 없지요. 그러니 내일은 우리의 정예 기마대를 앞세워 적진을 돌파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적의 원정군의 규모가 우리의 2배 이상이니 그것이 문제입니다”.

부사령관인 후사 장군이 말을 보탠다; “저도 생각이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어느 기마대가 선봉에 서서 적의 중심부를 돌파하느냐? 하는 것이지요. 가장 우수한 기병들이라야 합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는 마아가의 용병을 앞세웠으면 합니다”.

그 말을 듣자 세자 요나단이 말한다; “마아가의 용병들이 용맹하기야 하지요. 하지만 돈을 받고 전투에 참가하는 그들의 생리가 문제입니다. 가급적이면 희생이 큰 선봉장을 맡지 않으려고 할 것입니다. 그에 대한 대책이 있습니까?’.

그 말을 들은 사령관 아브넬이 말한다; “마아가의 용병을 지휘하고 있는 우리 베냐민의 장수 아르바는 믿을 만 하지요. 그가 용병들을 설득하여 선봉에 나선다면 가능할 것입니다. 부사령관의 생각은 어때요?”;

후사장군이 웃으면서 대답한다; “저도 아르바를 기마대장으로 내세우면 마아가 용병들이 따를 것으로 생각하고서 제안한 것입니다. 동감입니다”. 그 말을 듣자 세자 요나단이 말한다; “그렇다면, 그 뒤를 따라 함께 적진을 격파할 우리의 기마대의 사기가 문제가 되겠군요. 군부에서 보기에는 어떻습니까?”.

사령관 아브넬이 대답한다; “사울왕 전하께서 젊은 시절 용감하게 앞장을 섰을 때와 비교하면 우리 군대의 전투력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기마대의 사기는 괜찮습니다. 전리품의 분배에 있어서 보병들보다 몇 곱절을 주고 있으므로 그것이 주효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내일은 기병들을 앞세워서 전투를 하시지요?... “.

다른 왕자들도 고개를 끄떡인다. 그래서 내일은 기마대가 앞장을 서기로 합의한다. 과연 다음날의 전투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이번 전쟁에서 지게 되면 이스라엘왕국은 북부지역 곧 갈릴리 주변 여러 지파의 땅을 상실하게 될 공산이 크기에 그 귀추가 주목이 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