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의 기도(손진길 소설)

다윗의 기도19(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1. 11. 11. 22:35

다윗의 기도19(작성자; 손진길)

 

아비가일은 다윗일행이 머무르고 있는 바란광야에 들어와서 함께 지내기 시작하는데 그때가 늦가을이다. 바란광야와 신(zin) 광야의 접경에 가데스 바네아가 있는데 그곳에 샘물이 있다;

 

따라서 다윗일행의 막사는 그곳 골짜기에 길게 마련되어 있다;

바람이 세찬 바란광야이므로 겨울철에는 매섭고도 추운 날씨가 계속된다. 다행히 가데스 바네아의 북쪽에는 바위산이 있어서 겨울바람을 좀 막아주고 있다. 그 바위산 너머에 돌이 많은 신(zin)광야가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황량한 곳이지만 혹독한 겨울을 지내고 나자 어느 사이에 봄이 찾아온다. 광야이지만 드문드문 풀이 자라고 있다. 봄바람이 불자 다윗의 막사를 출입하고 있는 백부장들의 마음이 싱숭생숭해진다. 왜냐하면 그곳에는 아비가일이 데리고 온 시녀 5명이 있기 때문이다;

아비가일이 생각한다. 그녀와 아히노암이 다윗장군의 아내이다. 그런데 다윗의 부관인 백부장들이 주군보다 나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노총각이다. 그러므로 그들을 장가보내는 것이 급선무이다.

하루는 아비가일이 잠자리에서 남편인 다윗에게 말한다; “6명의 백부장 가운데 5명이 당신보다 연상입니다. 이제 그들도 장가를 보내주는 것이 옳습니다”. 그 말을 듣자 다윗이 신중하게 대답한다; “그 점을 내가 생각해보지 아니한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언제 출동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우리 부대로서는 쉽게 가정을 가진 장수로 살아가기가 힘이 듭니다”.

그 말을 듣자 아비가일이 웃으면서 말한다; “제게 생각이 있어요. 아히노암의 배가 불러오고 있어요. 그런데 이곳에서 아기를 낳고 키울 수는 없지요. 그러니 제가 북쪽으로 올라가서 대처인 헤브론에 집을 한 채 구하겠습니다. 그곳에서 제가 아히노암을 돌보면서 살림을 살겠습니다. 그리고… “.

다윗은 지혜가 뛰어난 아내 아비가일의 말을 경청한다. 그러자 미소를 띄고 그녀가 말을 잇는다; “저의 시녀 5명도 이제 혼기가 되었어요. 그러니 나아마, 마아가, 딤나, 다말, 세라 등도 시집을 보내야 합니다. 그 짝으로 저는 노총각인 백부장 5명을 생각하고 있어요”;

총기가 대단한 다윗이 역시 웃으면서 말한다; “당신이 말한 그 순서가 5처녀의 나이순서이군요. 그렇다면, 나보다 연상인 백부장의 나이 순서가 엘하난, 헬렙, 요압, 아비새, 그리고 아마사입니다. 그렇게 짝을 지워서 혼사를 치르면 되겠군요… “.

아비가일이 말한다; “혼사는 인륜지대사입니다. 그러니 그들에게 말씀하시고 한번 의사를 타진해주세요. 만약 성사가 되면 여기서 한달 정도 신혼생활을 하게한 다음에 제가 인솔하여 헤브론으로 올라가겠습니다. 향후 장군과 백부장들이 은밀하게 헤브론으로 행차하여 합방하도록 하시지요. 그것이 장수들의 사기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 말을 듣자 다윗이 말한다; “당신 생각은 헤브론에서 사람을 풀어서 기브아에 있는 이스라엘왕국 왕도의 형편을 정확하게 정탐해보고자 하는 것이군요. 내 말이 맞지요?”. 아비가일이 역시 미소로 답한다; “장군의 생각 그대로입니다 .적의 형편을 정확하게 알아야 우리가 가장 좋은 대응을 할 수가 있는 법이니까요… “.

다음날 다윗이 지휘관회의를 끝내고 5명의 백부장을 그 자리에 잠시 남게 한다. 다윗보다 연하인 백부장 아사헬만이 돌아가고 나자 다윗이 5명의 백부장에게 말한다; “나는 나보다 연상인 노총각들을 백부장으로 부리고 있으니 마음이 안스러워요. 그래서 이곳에 있는 5명을 5명의 처녀와 혼인시키려고 합니다”.

봄이 되자 다윗장군이 자신들에게 참으로 좋은 제안을 한다. 하지만 가장 연장자인 엘하난 백부장이 먼저 말한다; “좋은 제안이시지만 가정을 지닌 채 이곳에서 지내기가 힘이 듭니다. 저희들은 상황이 급해지면 언제라도 이동을 실시해야 하지 않습니까? 그러니 정상적인 가정생활이 힘이 들지요… ”.

그 말을 듣자 다윗이 대답한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집단결혼식을 하고 여기서 신혼을 좀 보낸 다음에 나는 신부들을 대처 헤브론으로 보내어 비밀리에 정착시키고자 합니다. 우리들은 나중에 은밀하게 이스라엘왕국을 정탐하면서 그곳에 들리면 되지요”.

그 다음에 요압이 말한다; “외삼촌, 5처녀는 하나같이 미인입니다. 그러니 누구라도 결혼상대자로는 좋습니다. 그런데 장군께서는 어떻게 짝을 맞추어 줄 생각이십니까?”. 다윗이 간단하게 대답한다; “5처녀의 나이순서가 나아마, 마아가, 딤나, 다말, 세라이다. 그러니 우리 백부장들도 나이순서로 엘하난, 헬렙, 요압, 아비새, 마아사로 짝을 맞추면 된다고 나는 생각하는데자네들의 생각은 어떠한가?... ”.

요압은 딤나 처녀가 자신의 신부감이 된다는 말을 듣자 활짝 웃으면서 대답한다; “장군께서 그렇게 결정하시면 저는 대찬성입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다른 4명의 백부장들도 전부 고개를 끄떡인다. 그 다음 요압을 보면서 모두들 크게 웃는다.

다윗이 무슨 일인가 싶어서 연장자인 엘하난의 얼굴을 쳐다본다. 그러자 엘하난이 말한다; “장군, 그들 5처녀 가운데 딤나가 가장 미인입니다. 그런데 요압은 딤나가 자신의 신부감이 되니 너무나 좋아서 즉시 찬성한 것이지요. 저희들은 그것을 웃고 있는 것입니다. 어쨌든 저는 나아마가 마음에 듭니다”.

그 말을 듣자 다윗이 역시 웃으면서 결론을 내린다; “그렇다면 그렇게 짝을 맺도록 하겠네. 만약 신부감을 바꾸고 싶으면 서로 진지하게 의논을 해보세요. 오늘 저녁까지 나에게 연락이 없으면 원안대로 3일후에 혼례를 시행합니다. 그러면, 모두들 해산”.  

 다윗장군이 도피생활을 한지 7년이 되는 해 봄에 가데스 바네아의 막사에서 집단혼례식이 거행된다. 엘하난과 나아마, 헬렙과 마아가, 요압과 딤나, 아비새와 다말, 그리고 아마사와 세라가 백년가약을 맺는다. 그 다음에는 한달간 그들의 막사에서 신혼생활을 즐긴다;

그 사이에 아비가일은 아히노암과 함께 은밀하게 헤브론을 방문하여 큰 집을 한 채 구입한다. 그 집은 약간 외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있어 비밀을 유지하기가 용이하다. 그 집이 막베라 굴에서 크게 멀지 아니하다. 그것이 여호와신앙심이 뛰어난 아비가일의 마음에 드는 것이다.  

나중에 다윗장군의 자식들이 그곳에서 태어나면 막벨라 굴의 의미가 무엇인지 산교육을 시킬 수가 있기 때문이다. 믿음의 조상들인 아브라함과 사라, 이삭과 리브가, 야곱과 레아 부부가 모두 그곳에 안장이 되어 있다. 그들은 창조주 여호와의 언약을 믿었기에 그곳에서 천성을 향해서 승천하고자 한다(11:16). 나중에 메시아가 이 세상에 오시면 그 일이 현실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살전4:16-17).

아비가일은 5신부들의 신혼생활이 끝나자 그들 모두를 인솔하여 헤브론의 저택으로 이사한다. 그리고 몸이 무거운 아히노암을 돌보면서 5명의 신부들과 함께 이스라엘왕국의 왕도를 비밀리에 내왕하면서 염탐을 실시한다. 그녀들이 모은 정보가 상당히 고급이다. 그 이유는 아비가일이 왕도 기브아에 있는 기생들을 사귀어 그들로부터 고급정보를 빼내고 있기 때문이다.

가을이 되자 다윗장군의 아내인 아히노암이 옥동자를 생산한다. 사내아기이다. 다윗이 나중에 헤브론을 방문하여 자신의 장남을 안아본다. 그리고 그 이름을 암논이라고 짓는다. 그 다음해 여름에는 아비가일이 사내아기를 생산한다. 다윗장군의 두번째 아들이다. 다윗이 크게 기뻐하면서 그 이름을 길르압이라고 짓는다;

주로 바란광야에 머무르고 있는 다윗장군은 가끔 백부장들과 함께 은밀하게 북상을 한다. 헤브론에 있는 아내 아비가일과 아히노암을 만나고 또 아들들을 보고자 하는 것이다. 5명의 백부장들도 자신들의 신부가 그곳에 있기에 헤브론에 들리기를 좋아한다. 그들은 도피생활 7년째에 나름대로 즐거움을 얻고 있다.

특히 다윗이 헤브론에 들리면 여호와신앙이 뛰어난 영적인 반려자 아비가일이 참으로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 그 덕분에 다윗의 영성이 깨어 있다. 아비가일의 말은 이 세상을 지으신 여호와 하나님은 만민을 똑같이 자식으로 사랑하신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원수라고 하여 함부로 그 목숨을 끊지 말고 긍휼히 여기라는 것이다.

그러한 아비가일의 말에 다윗이 크게 동의하고 있기 때문에 그해 십광야의 하길라 산지에서 그가 놀라운 일을 행하게 된다. 당시 여호와께서는 다윗의 여호와신앙을 한번 더 시험하고자 하신다. 그래서 사울왕에게 밀고가 들어가게 역사한다. 다윗이 군대를 이끌고 바란광야에서 북상하여 지금 마온광야를 지나 십광야의 북쪽 메마른 땅 예시몬 하길라 산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삼상26:1);

 

나무와 풀이 자라지를 못하고 있는 예시몬 땅 하길라 산지에서는 별로 숨을 만한 곳이 없다. 그러므로 사울왕은 다윗을 잡아서 죽일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한다. 그에 따라 77세의 노인 사울왕이 정적을 제거할 욕심에 눈이 멀어서 3,000명의 정예병을 이끌고 급히 왕도 기브아에서 헤브론 근교에 있는 하길라 산지까지 남하를 한다;

 

그는 너무 피곤하여 진영 한가운데에서 사령관 아브넬과 함께 곤한 잠을 자게 된다. 바로 그날 밤 다윗이 부관 아비새와 함께 정찰을 나왔다가 우연히 자고 있는 아브넬 사령관과 사울왕을 보게 된다(삼상26:7). 그것은 사울왕의 목을 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백부장 아비새가 조용히 말한다; “주군, 여호와께서 이제 사울왕의 목을 치고 이 지루한 피신생활을 그만 끝내라고 하십니다. 제가 목을 치겠습니다”(삼상26:8);

 

2년만에 다시 찾아온 행운이다. 이제 다윗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는 주위를 둘러본다. 황량한 바람만 불 뿐 보는 눈이 없다;

 

사울왕의 수급을 취하고 얼마든지 몸을 피할 수가 있을 것 같다. 그런데 그 자리에 결코 지워버릴 수가 없는 예리한 눈이 있다. 창조주 여호와의 영안이다. 지금 다윗 자신이 어떻게 하는지를 보고자 하신다. 그 여호와의 시험의 눈을 다윗이 순간 마주 대하고 있다.

다윗장군은 여호와의 눈을 무시하고 사울왕의 수급을 취하고 그 지루한 도피생활을 끝내고 이스라엘왕국을 무력으로 얻을 것인가? 아니면 다시 한번 여호와의 시험을 성공적으로 통과할 것인가? 문득 다윗의 칼이 동족을 베어서는 안된다고 하는 영혼이 맑은 아내 아비가일의 말이 생각난다.

그 하길라 산지 사울왕이 곤한 잠에 빠져 있는 그 자리에서 다윗장군이 짧은 시간이지만 얼마나 큰 시험을 치르고 있는지 모른다. 만약 그가 자신의 욕심에 눈이 뒤집히게 되면 그는 영원히 도망자가 되고 말 것이다. 반면에 마음을 비우고 그 시험을 통과하게 되면 선지자와 같은 영안을 얻게 될 것이다. 과연 그의 미래가 어떻게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