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의 기도(손진길 소설)

다윗의 기도18(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1. 11. 11. 08:28

다윗의 기도18(작성자; 손진길)

 

4. 다윗이 여호와신앙인 아비가일을 아내로 얻다;

 

청소년시절 다윗에게 차기 이스라엘왕국의 국왕이 될 것이라는 여호와 하나님의 예언의 말씀을 전해주면서 그 표시로 기름을 부은 선지자가 사무엘이다. 사무엘은 이스라엘왕국의 대사사이고 대제사장이었다;

사무엘은 사울왕 통치 후반기에 자신의 고향인 라마 나욧으로 은퇴하여 선지자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젊은이들을 모아서 히브리정경을 가르치면서 자신의 뒤를 잇는 유대교지도자로 길러내고 있다.

그에 따라 사울왕이 여호와신앙을 떠나서 통치 후반기에 제멋대로 왕권을 휘두르고 있지만 신앙적으로 깨어 있는 백성들은 여전히 대선지자 사무엘을 의지하고서 영적인 삶을 영위하고 있다. 그런데 다윗이 도망자가 되어 5년남짓 떠돌고 있는 시기에 그만 영적인 스승 사무엘이 이 세상을 떠나고 만다.

그때부터 다윗장군은 누구를 의지하여 여호와신앙을 지켜 나가고 있는 것일까?

현실적으로 사울왕과 왕국의 군대에게 정신없이 쫓기고 있는 인물이 다윗이다. 그렇다면, 다윗의 남은 피신기간에 있어서 그의 정신적 동반자가 되어 주고 있는 인물이 구체적으로 누가 되는 것일까?

그 인물에 대하여 이스라엘역사의 기록자들은 사무엘상 제25장에서 다음과 같이 한눈에 알 수 있도록 기록하고 있다; “사무엘이 죽으매 온 이스라엘 무리가 모여 그를 두고 슬피 울며 라마 그의 집에서 그를 장사한지라. 다윗이 일어나 바란광야로 내려 가니라”(삼상25:1), “아비가일이 급히 일어나서 나귀를 타고 그를 뒤따르는 처녀 5과 함께 다윗의 전령들을 따라가서 다윗의 아내가 되니라”(삼상25:43);

 

다윗은 비록 고달픈 피신생활이지만 멀리 라마에 대선지자 사무엘이 살고 있기에 그를 정신적 지주로 삼고서 여호와신앙을 잘 지키고 있다. 참고로, 사무엘의 고향인 라마는 다윗의 고향인 베들레헴에서 북쪽으로 40리 떨어져 있는 위치이다.

그런데 노령인 사무엘이 그만 라마에서 죽고 나자 이제는 이스라엘왕국에서 다윗 자신을 위해주고 사울왕의 전횡을 정신적으로 막아줄 수 있는 인물이 사라지고 없음을 느낀다. 따라서 다윗은 사울왕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남쪽국경 바깥 바란광야로 멀리 떠나고 만 것이다.

벌써 피신생활을 5년 이상 지속하고 있기에 다윗장군의 주변에는 600명의 사병이 있으며 군사를 지휘하는 여러 명의 장수들이 있다. 그들이 다윗의 친구이고 친척들이다. 하지만 그들은 다윗과 영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그러한 인물들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그래서 정신적으로 외로움을 크게 느끼고 있는 다윗에게 참으로 우연인 것처럼 여호와신앙이 뛰어난 젊은 부인이 나타난다. 그녀의 이름이 바로 아비가일이다. 아비가일은 네게브의 호족인 나발의 여러 명의 아내 가운데 하나이다.

부자인 나발은 유다지파의 영토인 네게브의 초지 마온에 많은 가축을 방목하고 있으며 갈멜에 있는 그의 큰 저택에서 호사스럽게 살고 있다. 그는 넓은 저택에서 왕처럼 살면서 매일 연회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마치 훗날 예수님의 거지 나사로와 부자와의 비유가운데 등장하는 그 부자와 같다;

 

나발의 집안에는 연회를 맡아서 처리하는 아내가 있다. 그리고 인근에는 여러 명의 젊은 아내들이 살고 있다. 그 가운데 한 아내가 아비가일인데 그녀는 아직 자녀가 없다. 그런데 아비가일이 자신의 재량권으로 많은 식량을 다윗에게 전달한 것을 보면 그녀가 남편 나발의 신임을 받고 있는 아내임을 알 수가 있다.

다윗에게 재물을 전달하면서 그의 침략을 막고 돌아온 아비가일은 다시 한번 하인들에게 입단속을 철저하게 시킨다. 오늘 일은 자신이 남편에게 따로 고할 것이니 절대 발설하지 말라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의 입이란 그렇게 확실하게 단속이 되는 것이 아니다.

말을 하지 말라고 지시하면 그러한 단서가 있다는 말과 함께 그 엄청난 이야기를 입에서 입으로 비밀리에 전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당일 갈멜의 자택에서 연회를 즐기며 포도주에 엄청 취해버린 나발에게 있어서는 하루동안 다윗의 침입을 저지한 아비가일의 이야기가 곧 바로 전해지지 아니하고 있다.

하지만 다음날 늦게 잠이 깬 나발은 자신을 직접 모시고 있는 나이가 든 조강지처로부터 그 엄청난 소식을 듣게 된다. 물론 약간 각색은 되어 있다. 아침에 아비가일의 보고를 들은 안방마님이 자신의 자랑을 곁들인 것이다.

안방마님은 다윗이 대군을 거느리고 호족인 나발을 치고 재물을 약탈하기 위하여 북진하고 있다는 급보를 받자 마자 가장인 나발이 술에 취해 있기에 자신이 급히 대처를 했다는 것이다. 그녀의 지시에 따라 젊은 아내 아비가일이 약간의 재물과 많은 양식을 나귀에 싣고 다윗을 마중 나가서 다행히 다윗의 북진을 막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다윗이 거느리고 질풍같이 달려온 기마병의 수가 400명이 넘으니 다음에 그가 다시 쳐들어온다면 나발의 사병만으로는 도저히 그를 막을 수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 말을 들은 나발이 벌벌 떨고 있다. 부자인 선친 덕택에 대를 이어 호족으로 살고 있는 나발이기에 그 담이 약한 것이다;

나발은 그때부터 갑자기 병이 든다. 다윗이 자신을 죽이기 위하여 다시 쳐들어올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공포에 질려서 며칠만에 몸이 돌덩이처럼 굳어지고 만다. 그가 연일 술판을 벌리고 육신적인 향락에 젖어서 살았기에 정신적인 충격이 가해지자 그만 방탕한 육신이 견디지를 못하고 화석이 되고 만 것이다;

 

열흘 남짓 지나자 욕심꾸러기 나발이 죽고 만다. 그의 재산은 조강지처와 자식들이 나누어서 차지한다. 그리고 젊은 아내들은 자신들의 몫들을 챙겨서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그러한 소식을 멀리 남쪽에 있는 다윗장군이 듣게 된다.

혼자 몸으로 피신생활을 계속하고 있는 다윗은 자신의 주위에 무장은 많지만 글에 밝고 여호와신앙이 뛰어난 인물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아직 25세의 그는 정신적으로 외로운 젊은이이다. 따라서 그는 총명하고 여호와신앙이 빼어난 젊은 부인 아비가일을 만난 이후 자주 그녀의 생각을 하고 있다.

자신에게도 그러한 지혜스러운 반려자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어디에서 그러한 여인을 구할 수가 있을까? 그러한 상념에 빠져 있는 다윗이기에 그 소식을 듣자 급하게 서두른다. 그는 믿을 만한 부하이면서 친구인 엘하난에게 특별히 부탁한다.

그 내용이 베들레헴 출신인 엘하난을 깜짝 놀라게 한다. 10명 정도 수하를 데리고 갈멜의 아비가일을 찾아가서 그녀를 자신의 아내로 모시고 오라는 다윗의 지시이기 때문이다. 그 젊은 부인이 과연 다윗의 말을 듣고 자신들을 따라 나설 것인가?

그런데 엘하난의 상상을 뛰어넘는 일이 발생한다. 그가 부하들과 함께 다윗의 전령이 되어 아비가일을 만나 주군의 뜻을 전했더니 아비가일이 마치 준비나 하고 있었던 것처럼 자신의 재산을 나귀에 싣고 따라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그 점에 대하여 이스라엘의 역사서를 기록하고 있는 저자는 그것이 여호와의 섭리라고 말하고 있다.

여선지자와 같이 영성이 맑은 아비가일은 욕심꾸러기인 남편 나발이 가난한 자를 돌볼 생각을 전혀 하지 아니하고 마치 마온과 갈멜지역의 왕처럼 호화사치와 향락을 즐기기에 여념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따라서 언젠가 여호와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다.

실제로 나발의 모욕을 견디지 못한 다윗장군이 군사를 몰고서 쳐들어오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것을 자신이 나서서 간신히 막기는 했지만 벌서 여호와의 뜻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나발이 죽을 운명이며 다윗은 여호와의 뜻만 잘 받들면 이스라엘의 다음 국왕이 될 것임을 깨닫게 된다.

그 사실을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있는 대목이 다음과 같다; “아비가일이 나발에게로 돌아오니 그가 왕의 잔치와 같은 잔치를 그의 집에 배설하고 크게 취하여 마음에 기뻐하므로 아비가일이 밝는 아침까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아니하다가, 아침에 나발이 포도주에서 깬 후에 그의 아내가 그에게 이 일을 말하매, 그가 낙담하여 몸이 돌과 같이 되었더니, 한 열흘 후에 여호와께서 나발을 치시매 그가 죽으니라”(삼상25:36-38).

다윗의 전령들이 갈멜에 가서 아비가일에게 이르러 그에게 말하여 이르되, 다윗이 당신을 아내로 삼고자 하여 우리를 당신께 보내더이다 하니, 아비가일이 일어나 몸을 굽혀 얼굴을 땅에 대고 이르되, 내 주의 여종은 내 주의 전령들의 발 씻길 종이니이다 하고, 아비가일이 급히 일어나서 나귀를 타고 그를 뒤따르는 처녀 5과 함께 다윗의 전령들을 따라가서 다윗의 아내가 되니라”(삼상25:43).

하브리정경을 기록하면서 여기서 저자들은 다윗이 10년동안 피신생활을 하는 중에 누가 그의 곁을 지켰는가 하는 사실을 말한다. 물론 다윗장군의 부관들이 그의 곁을 지켰다. 하지만 다윗의 정신적인 안정과 안살림은 그의 아내들이 지켰다. 그 가운데 첫째가 여호와신앙이 투철한 아비가일이다.

당시 이스라엘 사회는 일부다처제이다. 따라서 다윗장군은 또 한사람의 아내를 얻고 있다. 그녀가 이스르엘 아히노암이다. 오랜 피신생활 가운데 누가 정신적으로 반려자의 자리를 지켰는가를 기록하고 있는 사무엘상 제25장의 기록에 따르면 첫째가 아비가일이다. 영적으로는 그녀가 가장 다윗장군을 잘 보필했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아내가 된 순서로 보면 그것이 아니다. 비록 다윗장군이 사울왕에게 쫓기게 됨에 따라 헤어졌지만 공주 미갈이 첫번째 아내이다. 그 다음에는 이스르엘 출신의 아내인 아히노암이다. 공주 미갈은 그녀가 원하지 아니했지만 부왕인 사울에 의하여 다른 사람에게 재가를 하게 된다(삼상25:44);

 

그러나 훗날 다윗이 유다지파의 왕이 되자 미갈을 다시 찾아 오게 된다(삼하3:13-16). 하지만 다윗과 미갈 사이에는 자녀가 없다. 그렇다면 다윗은 아내인 아비가일과 아히노암에게서 자녀를 먼저 얻게 된다. 그 가운데 누가 장남을 낳게 되는 것일까? 그 아내가 바로 아히노암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녀의 이름이 아비가일보다 앞서고 있다(삼하27:3). 그러한 서열관계가 성경에서 자주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아히노암이 아비가일보다는 먼저 다윗의 아내가 된 여인으로 보고 있다.

참고로 이스르엘 지역은 므깃도 요새의 아래에 펼쳐지고 있는 넓은 평원을 말한다. 그곳은 풍광도 좋고 비옥하다. 그리고 훗날 그곳에 있는 나봇의 포도원이 유명하다(왕상21:1-4);

특히 이스르엘은 해안길을 따라 북상한 후에 동진하여 시리아로 들어가는 길목이다. 따라서 대상들의 통행로이며 동시에 군사적으로 요충지이므로 북조 이스라엘왕국에서는 그곳에 별궁을 짓고 국왕이 자주 그곳으로 행차하여 머무르게 된다.

이제 다윗장군은 여호와신앙이 뛰어나고 현명한 여인 아비가일을 아내로 얻게 됨에 따라 그의 여호와신앙심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따라서 그는 남은 피신생활을 성공적으로 살아가게 된다. 그 내용이 어떠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