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의 기도(손진길 소설)

다윗의 기도6(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1. 11. 8. 05:53

다윗의 기도6(작성자; 손진길)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대사사이며 대제사장인 사무엘을 통하여 청소년 다윗에게 그를 이스라엘왕국의 차기 국왕으로 세우겠다고 하는 예언을 전하면서 기름부음의 의식을 은밀하게 행한 바가 있다. 그로 말미암아 다윗은 자신에게 이상한 변화가 발생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것이 무엇일까?

다윗은 자신의 내면 깊은 곳에 하나님의 영이 자리를 잡고 역사하시기를 시작한다는 사실을 서서히 알게 된다. 왜냐하면, 그가 수금을 타게 되면 그 소리를 듣고 악령이 물러가게 되는 변화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신기한 소문이 서서히 이웃으로 번져 나가게 된다.

그 소문을 듣고 있는 베들레헴 사람 가운데 사울왕의 호위무사로 일하고 있는 아브넬의 아내 안나가 있다. 무예가 뛰어난 아브넬은 아내 안나와 함께 처가를 방문할 때마다 베들레헴 청소년들을 모아 무술을 가르쳐 주기도 한다;

 

다윗이 아브넬에게서 여러 번 무술을 배웠는데 그것이  양을 해치고자 달려드는 사자와 곰을 물리치는데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

다윗이 아브넬을 잘 따르고 있으므로 나이가 20살이나 많은 아브넬이 다윗을 조카로 생각하고서 친하게 지내고 있다. 사실 아브넬은 베냐민 족속이며 사울왕의 사촌동생이다. 그런데 그가 휴가를 얻어 베들레헴에 있는 처갓집을 방문했다가 자신의 아내인 안나로부터 다윗이 수금을 타면 악령이 떠나간다고 하는 기이한 이야기를 들은 것이다.

아브넬이 사울왕의 호위무사이므로 그가 근무하고 있는 곳은 베냐민의 땅 기브아에 있는 사울의 궁전이다(삼상15:34). 그런데 사울왕이 집권 후반기인 1,031년경부터 대사사이며 대제사장인 노인 사무엘의 말을 듣지 아니하고 여호와의 법을 무시하면서 제멋대로 권력을 휘두르게 되자 서서히 영적으로 병이 들기 시작한다.

그 증세가 악화되어 7년이 지난 1,024년경에는 악령에 시달리게 된다. 대신들이 걱정이 되어 백방으로 치유책을 찾고 있다. 그것을 보고서 호위무사 아브넬이 사울왕의 신하들과 상의한다. 자신이 악령을 쫓아내는 능력을 가진 미소년을 알고 있는데 그를 궁정으로 불러들이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 말을 듣자 신하들이 아브넬에게 직접 사울왕에게 그 말씀을 드려보라고 권한다.

기회를 보아 호위무사 아브넬이 사울왕에게 청소년 다윗을 곁에 두도록 다음과 같이 그를 천거한다; “소신은 베들레헴 사람 이새의 아들 가운데 한사람이 신기한 능력을 행하는 것을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미소년인 그가 수금을 타게 되면 여호와의 영이 역사하여 악령을 쫓아낸다고 합니다. 소신이 알기로 그 소년은 용기가 있고 무술도 할 줄 알며 말재주도 있으므로 옆에 두시면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 말을 듣자 사울왕이 즉시 베들레헴으로 전령을 보내어 그를 왕궁으로 데리고 오라고 지시한다. 사울의 궁전에 불려온 다윗이 수금을 타니 소문이 사실이다. 사울왕을 괴롭히던 악령이 즉시 떠나가고 마는 것이다;

 

그것을 보고서 사울왕이 기뻐하여 다윗을 곁에 두고서 자신의 영적인 병을 치유하게 된다.

하지만 더 이상 악령에 시달리지 아니하게 되자 사울왕은 다윗을 고향으로 돌려보내고 만다. 사울은 사람을 자신이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하고 더 이상 필요하지 아니하게 되면 그 은혜를 까맣게 잊어버리는 그러한 배은망덕한 습성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사울왕에게 진심으로 충성을 바치는 신하가 별로 많지 아니하다. 그것이 그의 비극이다.

다윗이 고향 베들레헴에 돌아와서 양치기 생활을 계속하고 있을 때에 블레셋의 군대가 길갈을 향하여 쳐들어온다. 블레셋의 연맹왕인 아비멜렉이 이스라엘왕국을 정복하고자 작심하고서 대군을 몰고 침략한 것이므로 그 위세가 대단하여 파죽지세이다. 마침내 여리고로 오는 길목을 지키고 있는 중요한 요새 아세가인근에 이르게 된다.

본래 지중해의 해양민족인 블레셋족속은 가나안 남부 연안에 5개 도시국가를 세워서 살고 있는데 그 도시의 이름이 아스돗, 아스글론, 가자, 에글론, 가드이다. 도시국가의 위치를 살펴보면, 북에서 남으로 해안도시 아스돗, 아스글론, 가자가 있고 내륙으로 들어오면서 아스돗 동편에 에글론이 있으며. 아스글론 동편에 가드가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런데 전쟁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5개 도시국가는 연맹왕을 두고 있다. 그 칭호가 아비멜렉이다. 여기서 아비아버지라는 뜻이고 멜렉이라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각 도시국가에 왕이 있지만 그들의 군대를 모두 모아서 전쟁을 치는 연맹왕이 아비왕아비멜렉인 것이다.

아비멜렉은 가드 남부에 그랄이라고 불리는 큰 평원을 소유하고 있는데 그곳은 흉년을 모르는 비옥한 땅이다. 그러므로 아비멜렉이 곡창지대를 소유하고서 블레셋 5개 도시국가를 먹여 살리고 있는 셈이다. 그러니 그는 마치 블레셋의 왕중왕과 같은 권력자이다. 그러한 아비멜렉이 이번에 작심을 하고서 이스라엘왕국을 멸망시키고자 대군을 이끌고 침범한 것이다.

위기를 크게 느낀 67세의 늙은 왕 사울이 블레셋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이스라엘 모든 지파의 장정들을 전부 징집한다. 이스라엘 12지파 가운데 본래 블레셋의 북쪽에 자리를 잡았던 단지파는 블레셋의 침략에 시달리다가 멀리 두로의 동쪽에 있는 성읍 라이스로 집단 이주하고 말았다. 따라서 지금은 므낫세 반지파가 블레셋의 북쪽에 인접하여 있다.

블레셋의 동쪽에는 북에서부터 에브라임, 베냐민, 유다 그리고 시므온 지파가 인접하고 있다. 하지만 시므온 지파도 블레셋의 침략에 시달리다가 아예 가나안 중부지역으로 떠나가고 말았다. 그러므로 안보상 유다지파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그에 따라 베들레헴에 살고 있는 이새의 아들 가운데 20세 이상 장정인 3아들이 전부 사울왕의 군사로 동원이 되고 만다(삼상17:13).

베들레헴에서 이새는 북쪽 아세가 인근에서 발생하고 있는 전쟁의 소식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장남 엘리압과 차남 아비나답 그리고 삼남인 삼마가 모두 그곳 전장에 나가 있으니 그들의 안위가 걱정인 것이다. 그래서 이새는 전투식량을 좀 만들어서 막내아들 다윗에게 지시한다; “다윗아, 너는 종들을 데리고 이 식량과 보급품을 전선에 나가 있는 형들과 그들의 상관에게 전해주어라. 그리고 그들의 소식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내게 알려다오”.

노인인 이새는 본래 아들이 8명이나 된다(삼상17:12). 그런데 그 가운데 7남이 일찍 죽고 말았다. 따라서 이제는 다윗이 7째 막내아들이 되고 있다(대상2:15). 그렇게 자신의 가슴에 일찍 죽은 아들 하나의 무덤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노인 이새이기에 더 이상 아들의 희생이 없기를 간절히 여호와 하나님께 간구하고 있는 것이다.

부친의 그러한 마음을 알고 있기에 다윗이 종들과 함께 아버지의 지시를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다. 그는 훗날 예루살렘으로 불리게 되는 여부스인들의 시온에서 남쪽으로 8km나 떨어져 있는 베들레헴에서 험한 길을 타고서 서진을 한다. 다시 남쪽으로 진행하면 아세가요새가 나타난다.

예루살렘과 여리고는 천혜의 요새지역이다. 왜냐하면, 애굽이나 블레셋의 대군이 접근하자면 반드시 해안길을 타고서 북상을 하다가 동으로 통하는 좁은 엘라골짜기의 통로를 지나야 하기 때문이다(삼상17:2). 따라서 그 통로의 언덕에 이스라엘이 요새를 두고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라기스이고 또 하나가 아세가이다(34:7);

 

청소년 다윗이 부친 이새의 명령을 쫓아 전장에 도착하고 보니 엘라골짜기의 양편 산에 블레셋의 진지와 이스라엘의 진지가 마주보고 있다(삼상17:3). 블레셋 군대가 있는 쪽이 소고인데 그 지점은 블레셋 족속들이 벌써 라기스요새를 통과했다는 의미이다. 이제 아세가에서 그들을 막지 못하면 기브아와 길갈과 여리고로 가는 길이 뚫리고 만다. 이스라엘로서는 위기의 순간이다.  

다윗이 부친의 심부름을 하고자 그날의 전투현장을 멀리서 볼 수 있는 장소에 이르고 있다. 그의 눈에 이스라엘군대가 엘라골짜기 동편에 전투대형을 갖추고 있고 그 맞은편 서편에는 블레셋 군대가 공격진형을 갖추고 있는 것이 들어온다;

 

그런데 그 선봉에 무려 3m에 가까운 키를 가진 우람한 거인이 전신갑주를 입고서 앞장을 서고 있다.

돌연 그 거인이 이스라엘진영을 향하여 큰소리를 친다; “나는 가드 출신의 블레셋 용사 골리앗이다. 누가 나를 상대하기 위하여 나서겠는가? 너희 이스라엘 군대에는 나를 상대할 변변한 장수조차 없구나. 나를 이기는 자가 있으면 우리 블레셋이 너희 이스라엘의 종이 될 것이다. 하지만 여호와를 섬긴다고 하는 너희 이스라엘왕국에서는 나를 상대할 만한 용사가 한사람도 없으니 너희들은 이제부터 우리 블레셋의 종이 되어 우리를 섬기는 것이 마땅하다. 그렇지 않느냐?”.

그렇게 큰소리를 치고 있는데 골리앗을 상대하기 위하여 나서는 용감한 용사가 이스라엘진영에서는 한사람도 없다. 방패병을 앞세우고 골리앗이 전진하면 이스라엘 병사들이 겁에 질려서 그를 막지 못하고 도리어 도망치고 있다. 그러한 형편이므로 67세의 늙은 왕 사울은 자신이 직접 나서지를 못하고 대신 많은 상금을 내걸고 있다. 골리앗을 죽이는 용사에게는 많은 재물과 함께 공주를 아내로 주고 면세의 특혜를 주겠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나서지를 않는다. 그러한 한심한 모습을 지켜보던 다윗이 곁에 서있는 사람에게 큰소리로 묻는다; “살아 계시는 여호와 하나님의 군대 이스라엘을 모욕하고 있는 저 거인은 누구인가요? 내가 여호와의 치욕을 제거하고자 저 거인을 상대하고 싶습니다. 내가 이기면 사울왕은 어떠한 보상을 해줄까요?”. 그 말을 들은 이스라엘 병사가 사울왕의 보상책에 대하여 다윗에게 자세하게 말해주고 있다.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다윗의 큰형인 엘리압이 막냇동생 다윗을 야단친다; “이 철부지야, 베들레헴의 양떼나 돌볼 일이지 어째서 여기까지 전쟁을 구경하려고 왔느냐? 전쟁이 어린아이들의 병정놀이인 줄 아느냐? 거인 골리앗을 상대하겠다고 그렇게 터무니없는 치기와 허세를 부리지 알고 썩 뒤로 물러 서거라”.

그러나 막내동생인 다윗은 진지하다. 그는 다음과 같이 큰형과 병사들 앞에서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군의 여호와 하나님을 모욕하고 있는 저 이방족속을 쳐부수는 것이 선민 이스라엘의 책무입니다. 아무도 그들의 선봉장 골리앗을 상대하고자 나서지 않고 있으니 나라도 나서야 하겠습니다. 창조주 여호와를 모욕하고 그의 백성인 이스라엘을 멸시하고 있는 블레셋의 군대는 반드시 망할 것입니다”.

17세에 불과한 미성년자 다윗이 그러한 자신의 각오를 밝히고 나서자 그 소문을 들은 사울왕이 이상하게도 좋아한다. 그렇지만 그는 자신의 악령을 수금으로 내몰아준 은인이 바로 지금의 다윗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 그만큼 사울왕은 신민들이 국왕에게 베풀어준 은혜를 까맣게 잊어버리고 오만하게 살아가고 있는 권력자인 것이다.

구체적으로, 미소년 다윗은 몇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왕궁에서 수금을 타면서 사울왕 자신의 악령을 쫓아내어 주던 고마운 인물인데 그는 그 사이에 다윗이 누구인지 잊어버린 것이다. 참으로 교만한 사울왕의 성품이다.

하지만 사울왕은 한 청소년이 마치 신라의 화랑처럼 용감하게 적의 선봉장을 상대하겠다고 목숨을 내놓고 나서고 있으니 그 미성년자를 격려하고자 한다. 그래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여벌의 전신갑주를 내주고 무기까지 제공한다.

하지만 다윗이 사용해보니 그것이 영 불편하다. 그래서 그는 검 대신에 막대기를 들고 화살 대신에 조약돌과 물매를 가지고 거인 골리앗 앞으로 나아간다. 그 모습이 우스꽝스럽다. 마치 대학생과 초등학생이 골목에서 결투를 하고자 하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사울왕은 그 모습을 보면서 생각한다; “저 어린 다윗이라고 하는 미소년이 전장에서 잔뼈가 굵은 거인 골리앗의 대적이 되지 못한다. 그가 아무리 양치기를 하면서 여호와의 이름으로 짐승을 물리쳤다고 큰소리를 치고 있지만 그것은 치기에 불과하다”.

그 점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사울왕이 내심 다른 계산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저 어린 녀석이 용감하게 싸우다가 골리앗에 의하여 처참하게 죽는 모습을 보게 되면 이스라엘 병사들이 더 이상 골리앗을 두려워하여 도망치지는 못할 것이다. 저 어린 녀석보다 못한 놈들이라고 놀림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

비근한 사례를 찾아보자면, 그것은 신라의 장군들이 어린 청소년인 화랑을 먼저 선봉장으로 내보내어 적장에 의하여 죽게 되면 그것을 계기로 삼아 아군의 격분을 자아내어 적을 치고자 하는 일종의 고육지책에 해당된다. 사울왕은 그와 같이 어린 다윗을 희생양으로 삼아 이스라엘 군대를 격려하고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자 획책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날의 전쟁은 의외로 사울왕의 계산을 뛰어넘고 있다. 그것은 마치 그 옛날 모세시대 광야에서 아말렉의 기마병을 물리친 기적과도 같다. 다윗이 거인 골리앗을 향하여 내달리면서 조약돌을 물매에 걸어서 엄청 회전을 시킨 다음에 상대방의 미간을 향하여 날아가도록 만든다. 그 순간 거짓말처럼 그 돌이 골리앗의 이마에 그대로 박히고 만다.

이 세상에 피조물인 인간 가운데 이마에 구멍이 뻥 뚫리고 말았는데 그 자리에 멀쩡하게 서있을 수 있는 존재는 없다. 골리앗의 거구가 큰소리를 내면서 땅바닥에 짚단처럼 쓰러지고 만다;

 

다윗은 골리앗의 칼을 빼어 그 머리를 자르고 만다. 그 모습을 보고서 이스라엘 군대가 하고 적진으로 밀려든다.

그날의 패전으로 말미암아 블레셋 군대는 엘라골짜기에서부터 그들의 내륙도시국가인 에글론과 가드까지 며칠간 정신없이 후퇴를 거듭하고 만다. 미처 자신들의 성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병사들은 전부 이스라엘 군사들에 의하여 도륙이 나고 만다. 그리고 블레셋 군사는 무거운 군수품과 병장기를 모두 버리고 오직 목숨만 구하고자 도망치기에 바쁘다.

그러한 형편이므로 블레셋 군사들이 도망을 친 길에는 그들의 병장기와 무거운 갑옷 그리고 약탈물들이 수두룩하다. 그것들을 이스라엘 병사들이 회수하느라고 바쁘다. 한편, 다윗은 골리앗의 머리를 가지고 사울왕을 알현한다.

67세의 노인 사울왕은 치매가 들렸는지 다윗의 정체를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신하에게 다시 물어서 그가 베들레헴의 유력자인 이새의 막내아들이라는 사실을 거듭 확인한다.

하지만 노회한 사울왕은 정치에 있어서는 계산이 엄청 빠르다. 따라서 이스라엘군대의 영웅이 된 다윗을 그 나이에 상관없이 군대의 장수로 삼는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청소년 장수인 다윗은 전장에서 어떠한 우여곡절을 겪게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