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의 기도(손진길 소설)

다윗의 기도3(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1. 11. 7. 17:53

다윗의 기도3(작성자; 손진길)

 

27년전에 베냐민지파의 사울은 어떻게 불혹의 나이인 40세에 이스라엘왕국의 초대왕이 된 것일까?

 

고대사회에서 왕국을 건설하고 국왕이 되자면 몇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먼저 그 점을 적시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평소 지도력과 통솔력이 남달라야 한다. 그러한 능력을 발휘하여 우선 한 무리의 우두머리가 된다. 그 다음에는 주변으로부터 더 넓게 많은 추종자를 끌어 모아 자신의 지지자로 확고하게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둘째, 많은 무리를 끌어 모아 가장 효과적으로 통솔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 공동의 적을 설정하고 그 적을 타파하기 위하여 무리의 힘을 하나로 결집할 때에 강력한 집단이 형성이 되고 그 지도자의 권력이 강화되는 것이다.

셋째, 고대사회에서 왕국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국왕과 신민 사이에 하나의 계약이 성립되어야 한다. 그것은 신하들과 백성들이 국왕에게 자신들의 재산과 생사여탈권을 위임하는 대신에 외적을 물리치고 사회의 안전을 보장받는 것이다.

그런데 사울이 왕이 된 과정을 살펴보면 그러한 통상적인 왕국의 건설자 또는 초대왕의 면모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어째서 당시 이스라엘 12지파의 사회에서는 그렇게 무명의 사울이 갑자기 초대왕으로 점지가 될 수밖에 없는가? 간략하게 다음과 같이 살펴본다;  

첫째로, 사울을 이스라엘왕국의 초대왕으로 선택한 것은 여호와 하나님이시다. 여호와께서는 자신의 마음에 들어서 사울을 왕으로 선택했다고 말씀하시지 않는다. 그저 전투에 앞장을 설 수 있는 용력을 가진 자, 단지 아낙 자손과 같은 거인이며 용맹한 자라서 베냐민지파의 사울을 이스라엘의 왕으로 선택했다는 것이다. 어째서 그러한 선택을 하고 계시는 것일까?

(1)  첫째,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 12지파의 요구가 여호와의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여호와닛시라는 만군의 여호와를 더 이상 믿지 아니하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이다. 그들 백성들이 여호와를 왕으로 모시는 신정국가의 기본적인 틀을 벗어나고자 한다.

(2)  둘째, 이스라엘 백성들은 더 이상 여호와신앙으로 똘똘 뭉쳐서 모세여호수아의 시대처럼 외적을 쳐부수고 신정국가의 영토를 확보하며 지키고자 하지를 않는다. 그 대신에 그들은 전쟁을 수행함에 있어서 이방나라와 똑같은 방법을 도입하고자 한다. 그것이 왕을 세우고 왕의 지휘를 받는 군대를 동원하여 외적을 물리치면 그만이라는 편리한 사고방식이다.

(3)  셋째, 물론 사사기 시대처럼 각 지파가 제멋대로 행동하게 되면 강한 외적을 물리치는데 애로가 많다. 하지만 여호와께서는 백성들이 하나님을 잘 섬기는 시대에는 언제나 대사사를 세워서 승리의 역사를 주셨다. 하지만 이제는 그러한 하나님의 개입과 역사를 선민들이 원하지 아니하고 있다. 따라서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12지파가 원하고 있는 그 정도 수준의 왕을 그들에게 왕으로 세워주고자 하신 것이다.

(4)  넷째, 그들의 수준에 맞게 여호와께서는 대사사이며 대제사장인 사무엘을 보내어 베냐민 지파의 거인 사울을 왕으로 기름을 붓고 마신다. 결국, 인간의 역사를 섭리하시는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인류의 역사 가운데 항상 그들 백성의 수준에 맞는 인물을 찾아서 지도자로 세우고 계실 따름이다. 선민인 이스라엘 백성들이라고 해도 그 점에 있어서는 예외가 아니라고 하겠다.

둘째로, 이스라엘 12지파가 하나의 왕국으로 변화한다고 하면 그 지도자가 탄생할 수 있는 지파는 한정이 되어 있다; 모세가 속한 레위지파, 여호수아가 속한 에브라임지파, 또는 갈렙과 옷니엘이 속한 유다지파이다.

(1)  레위지파는 하나님신앙의 모범을 보이는 제사장과 기타 성막의 일꾼들이 소속이 된 지파이다. 따라서 레위지파에서 왕이 나오면 신정국가의 지도자인 모세처럼 여호와를 섬기는 일에 모범을 보일 것이다;

(2)  에브라임지파에서 왕이 나오면 그 자는 350년전 여호와신앙을 앞세우고 요단강을 건너와서 가나안 땅을 정복한 믿음의 지도자 여호수아의 모범을 따르고자 노력할 것이다;

(3)  유다지파는 그 세력이 가장 큰 지파이다. 유다지파에는 가나안 정복전쟁에있어서 위대한 업적을 남긴 노익장 갈렙 장군이 있다;

 

그리고 처음으로 대사사가 된 옷니엘이 있다;

 

 그러므로 가장 많은 군사를 거느리고 갈렙 장군이나 옷니엘 대사사처럼 주변의 강한 적을 여호와신앙으로 물리치는 위대한 왕이 탄생할 수가 있는 것이다.

셋째로, 그런데 사무엘 시대 이스라엘왕국의 성립은 전혀 그러하지가 않다. 사울은 유다나 에브라임 또는 레위의 지파가 아니라 가장 작은 지파인 베냐민 출신이기 때문이다. 사사시대 후반에 베냐민 지파는 나머지 11지파와 다투고 그들과 전쟁을 벌이다가 600명의 용사만이 살아남고 전멸을 당한 별볼일이 없는 지파이다;

 

 그렇게 빈약한 지파에서 그것도 왕성한 혈기와 용력을 자랑하는 20대가 아니라 근력이 떨어지고 있는 40의 나이인 사울이 어떻게 이스라엘의 왕으로 선택이 된 것일까? 그 미스테리는 두가지로 접근해서 설명을 시도할 수가 있다;

(1)  하나는, 강력한 지파에서 왕이 나타나는 것을 각 지파의 지도자들이 원하지 아니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지파내에서 장로들은 그들의 기득권이 왕으로부터 위협받게 되는 경우를 사전에 피하고자 한다. 더구나 각 지파의 장로들은 기반이 약한 작은 지파 출신인 사울을 왕으로 세우면 그를 조종하기가 수월한 것이다;

(2)  또 하나는, 당시의 백성들이 원하는 왕이란 그저 목숨을 내걸고 용맹하게 그리고 무식하게 적들과 싸우는 선봉장이면 된다. 그러한 행동대장을 원하고 있는 것이지 그 옛날 모세여호수아와 같은 믿음의 인물로서 모든 지파의 존경을 받을 수 있는 뛰어난 지도자를 왕으로 세우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그와 같은 배경으로, 의외의 인물 사울 이스라엘왕국의 초대왕이 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사울왕은 세속국가의 왕으로서의 면모를 착실하게 보이고 있는 반면에 여호와를 섬기는 신정국가의 왕으로서는 불합격이다.

그 때문에 백성들이 존경하는 대사사이며 대선지자인 사무엘과 갈등관계에 들어간다;

 

그리고 사울왕은 장로들의 눈치를 보고 백성들의 인기에 영합하여 자신의 세속적인 권력을 강화하고자 계속 노력하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사울이 40세에 이스라엘의 왕이 되어 80세가 될 때까지 40년간 이스라엘왕국을 통치하는데 그의 시대는 다음과 같이 둘로 구분이 된다;

첫째, 전반기는 자신의 세력이 약하므로 그저 외적을 앞장서서 물리치는 선봉장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한다.

둘째, 그렇지만 후반기는 그것이 아니다. 노년의 사무엘이 힘이 빠지고 은퇴를 하게 되자 사울왕은 자신의 세속적인 권력을 강화하면서 감히 여호와신앙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통치자가 되고 만다. 그 모습은 마치 80년후에 나타나는 솔로몬대왕의 통치 후반기의 타락한 시대를 미리 보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