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비밀(손진길 소설)

王의 비밀60(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1. 11. 5. 10:21

王의 비밀60(작성자; 손진길)

 

야율종진이 길림성을 정복하는데 있어서 처형을 한 자는 성주였던 완안이웅 한사람 뿐이다. 끝까지 전향하지 아니하고 완안이웅을 따라갈 것이니 목을 쳐 달라고 하는 10명의 적장들이 있었지만 그들에 대해서도 사형을 명하지 아니하고 강제노역에 처하고 있다. 팽이호 장군이 그들 10명을 특별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117일부터 야율종진은 투항한 장수와 병사 1만명에 대하여 직접 2달간 군사훈련을 실시한다. 그리고 자신의 제자와 장졸들에 대해서는 무예전수를 한다. 야율종진이 장졸들에게 무예를 전수하는 모습을 군사훈련을 받으면서 투항한 장졸들이 보고 있다.

그들은 종진국의 국왕인 야율종진의 무예실력이 자신들이 평생 보아온 무장들보다 월등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야율종진은 출신성분을 따지지 아니하고 여러 종족 사이의 평화와 평등사회를 이루는데 동의하는 모든 자들을 능력에 따라 대우하고 있다. 예컨대, 백두산 아래 모든 종족이 다 하나이며 평등하다는 것이다;

그러한 새로운 나라 종진국이야 말로 민족간의 차별과 계급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대금보다 훨씬 살 만한 좋은 나라인 것이다. 따라서 1만명의 투항한 장졸들이 군사훈련을 받으면서 새로운 희망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자신들이 이제는 종진국의 군사가 된 것을 다행으로 여기고 있다.

그와 같은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을 보고서 2달간의 훈련이 끝나는 시점에 야율종진이 다음과 같이 선포한다;

첫째로, 전향한 5명의 적장들을 모두 종진국의 장군으로 발령한다. 5명의 장군의 이름이 아루카, 기바라, 카아사, 야차르, 구카라이다. 왕왕수 대장에게 아루카기바라를 장군으로 보충한다. 퉁우람 대장에게 카아사야차르 장군을 준다. 그리고 팽호남 대장에게 구카라 장군을 보충한다.

둘째로, 투항한 장수 가운데 백부장이 75명이나 된다. 그들을 전부 종진국의 백부장으로 발령한다. 기마대장인 왕대장, 퉁대장, 팽대장의 휘하 장군들이 그들을 지휘하게 된다.

셋째로, 왕왕수 대장의 휘하에 있는 왕수칸 장군을 길림성주로 임명한다. 그리고 기마병 3,000명을 그에게 준다. 왕수칸 장군이 일약 길림성의 성주가 되자 주위에서 축하가 대단하다.

넷째로, 벌써 팽대장의 기마병 1,000명이 무산성 이북에 있는 남평 등 5개 성읍을 정복하고 길림성으로 돌아왔기에 야율종진이 그 노고를 치하한다. 그리고 2달간 훈련이 끝난 투항군들을 각 기병대에 2,000명씩 배정한다.

다섯째로, 야율종진은 낭추와 팽이호 호위장군의 휘하에 투항군 1,000명을 보충한다. 이제 호위기마병이 1,600명이 된다. 그것으로 야율종진은 전투가 어려운 경우 직접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생각하고 있다.

그렇게 조치를 하고 있는데 하루는 낭추와 팽이호가 그동안 수집한 정보를 주군인 야율종진에게 보고하겠다고 말한다. 그러자 야율종진이 쾌히 허락하면서 묻는다; “그래 낭장군과 팽장군은 나의 충고에 따라 그동안 첩보부대를 창설하여 운영한 것이요?”;

두사람이 동시에 말한다; “주군, 그렇습니다. 그래서 전문적인 정보를 수집할 수가 있었습니다. 성주님 방에서 은밀하게 보고를 드리겠습니다”. 야율종진이 접견실로 이동하여 탁자의 주석에 앉자 두 장군이 맞은 편에 앉아서 보고를 시작한다.

먼저 낭추가 보고한다; “먼저, 주군의 3분 사형의 군대가 어떻게 전쟁을 치르고 있는지 보고 드리겠습니다. 3분 모두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너 동북여진의 영토를 효과적으로 정벌하고 있습니다. 저희들이 이미 점령한 성읍을 제외하고 그 인근지역을 착실하게 정벌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 말을 듣자 야율종진이 고개를 끄떡이면서 말한다; “그것 참 반가운 소식이오. 우리가 길림성을 재빨리 정벌하였기에 그들의 정복전쟁이 상당히 용이할 것인데 그렇지는 않는 것이요?’.

팽이호 장군이 즉시 대답한다; “정확하신 말씀이십니다. 그들은 그 덕을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동북여진에서 두번째로 큰 성인 길림성을 빼앗겼기에 완안웅의 군대가 크게 위축이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3분 사형의 군대가 승승장구를 하고 있는 것이지요… “.

그 말을 듣자 야율종진이 말한다; “그렇다면 이제는 우리가 하얼빈성으로 북진해야 하겠군요. 그래, 우리 야율족 포로들이 어디에서 생활하고 있는지는 알아보았어요?”. 낭추장군이 즉시 보고한다; “하얼빈성 동편과 남편 외곽에 완안웅이 수년간 축성을 하고 있습니다. 노역의 현장에 주로 동원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들의 숙소가 하얼빈 성밖 동쪽과 남쪽 지역입니다”;

야율종진이 고개를 크게 끄떡이면서 말한다; “수고 많이 했어요. 그런데 멀리 심양에서 들어온 소식은 없어요?”. 이번에는 팽이호 장군이 보고한다; “첩보부대를 만들어 전문적으로 운영하였더니 성과가 좋습니다. 멀리 서쪽 심양까지 잠입하여 대금의 주둔군의 움직임까지 파악했습니다. 아직은 황제의 명령이 없는지 평상시와 같습니다”.

그 말을 듣자 야율종진이 혹시나 하고서 물어본다; “두분 장군은 혹시 중원의 사정 곧 대금과 남송의 군사적 대치국면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한 것이 있나요?”. 그 말을 듣자 낭추 장군이 깜짝 놀라면서 대답한다; “제가 지금 보고를 드리려고 하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

야율종진이 경청을 하자 낭추가 신이 나서 설명한다; “심양에 있는 대금의 만주주둔군이 아직 동북여진을 돕고자 하는 움직임이 전혀 없어서 제가 이상하게 생각했지요. 그래서 수하에게 심양의 군부지도자들의 개인적인 첩보를 구해보라고 지시했습니다. 그 결과… “;

낭추가 잠시 숨을 쉬고서 말한다; “기생집에서 첩보를 얻었습니다. 완안웅의 심복이 심양을 방문하여 군부지도자에게 향응을 베푸는 자리였지요. 은밀하게 그 내용을 탐지했더니 대금 황제가 남송과의 세력이 너무 팽팽해서 지금은 원정군을 보낼 형편이 못되니 함부로 심양의 주둔군을 변방으로 움직이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것입니다”.

그 말을 듣자 야율종진이 고개를 크게 끄떡이면서 말한다; “두분, 수고 많이 했어요 참 좋은 정보입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팽호남 대장이 무산성 이북의 5성읍을 어떻게 정복했는지 좀 물어보고 싶군요. 내가 특별하게 기억해야할 그런 내용이 있나요?”.

팽이호 장군이 대답한다; “팽대장이 개인적으로 저의 사촌 형이기에 제가 신경을 써서 파악했습니다. 특이한 사항은 없습니다. 다만 5개의 성읍을 전부 점령하느라고 시일이 오래 걸렸을 뿐입니다. 백부장으로 임시성주로 삼은 곳이 3곳인데 두도, 안도, 돈화입니다. 그리고 남평화룡에는 성주가 투항을 하였기에 그대로 조공만 받기로 한 것입니다”;

그 말을 듣자 야율종진이 말한다; “내가 이미 팽대장으로부터 세부적인 전쟁결과에 대해서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이제 내가 더 신경을 쓰지 아니해도 여기 길림성이 정상적으로 경영이 되고 있으니 서서히 북진을 하여 하얼빈을 도모해야만 하겠어요. 그래 두 장군의 생각으로는 언제쯤 출병을 하는 것이 적당할까요?”.

낭추와 팽이호가 서로 눈짓을 하더니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저희들도 하얼빈성을 점령할 계획을 짜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20일정도 착실하게 더 준비하여 3월초에는 북진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너무 늦어지면 적에게 준비할 시간만 더 주게 되니까요… “.

그 말을 듣자 야율종진이 낭추와 팽이호에게 말한다; “이번 원정에는 무려 9,600명의 기마병이 동원됩니다. 그리고 하얼빈성에는 자체 수비대가 2만명이고 주변의 성읍에서 동원이 된 군사가 또 그만큼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철저한 사전준비가 필요해요. 그러므로… “.

낭추와 팽이호가 긴장한다. 그러자 야율종진이 간략하게 지시한다; “내일부터 3일에 한번씩 3대장과 휘하와 장군들을 모두 모아서 전략회의를 하도록 하지요. 그 회의에는 왕후퉁예란 장군도 참여를 시키세요. 그러면 내 뜻을 모두에게 전하고 당장 내일 첫번째 회의를 성주의 회의실에서 개최할 수 있도록 준비해주세요”.

다음날 제1차 전략회의가 개최된다. 그 자리에서 야율종진이 특히 투항한 장군 5명에게 질문한다; “그대들 5명 가운데 하얼빈 출신이 누구입니까?”. 2명이 손을 든다. 아루카 장군과 구카라 장군이다. 그들이 완안족 출신이므로 하얼빈성에서 자라났다.

야율종진이 고개를 끄떡이면서 말한다; “두 분은 하얼빈성의 지형적인 특징에 대하여 모두에게 한번 설명해주세요”. 아루카 장군이 먼저 말한다; “대금은 동북여진을 완안부로 부르고 있으며 그 중심을 하얼빈성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완안부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지요. 그 지형적인 특징은 첫째로, … “;

아루카 장군이 숨을 한번 쉬고서 말한다; “북쪽에는 흑룡강의 지류인 송화강이 흐르고 있는 하얼빈은 동북평원의 중심 지역입니다. 토양이 비옥하여 농사가 잘 되지요. 그래서 동북여진의 지배족속인 완안족의 땅입니다. 둘째로, 엄청 춥습니다. 시베리아에서 불어오는 한파의 영향을 받고 있지요”.

참고로, 흑룡강은 중국과 러시아의 국경을 이루고 있는 세계에서 10번째로 긴 강이다. 그 하나의 지류가 송화강이다;

송화강 남부에 큰 평원이 있는데 그 중심이 하얼빈이다;

이번에는 구카라 장군이 말한다; “강이 넓고 또한 평원이 넓으니 하얼빈성을 공격하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그저 수비군보다 침략군의 수가 월등히 많아야 침공이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하얼빈 수비군사의 절반도 안되는 지금의 주군의 군사로서는 정벌이 어렵다고 하겠습니다”.

그 말을 듣자 야율종진이 말한다; “나는 완안웅이 지배하고 있는 하얼빈성을 점령해야 하고 또한 대금의 만주주둔군의 기지가 되고 있는 심양성도 정복해야 합니다. 그것이 대금의 계급적인 지배로부터 만주의 여러 족속을 해방하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지요… “.

모두가 알아듣도록 말한 다음에 야율종진이 오늘의 회의의 결론을 말한다; “그러므로 이번에 하얼빈성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좋은 지 이제부터 연구하여 3일후에 다시 여기서 회의를 하도록 하지요. 이것은 제장들에게 내가 드리는 어려운 숙제입니다. 하하하… “.

야율종진이 그날의 회의를 마치면서 웃고 있다. 그 웃음의 의미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어느 정도 승산이 있다는 것인데, 어째서 여러 장군들은 고개를 가로 젖고 있는 것인가?

그렇다고 하면 야율종진과 다른 사람들과의 차이는 과연 무엇인가? 다른 사람이 왕이 아니라 야율종진이 하나의 왕국을 건설하고 왕이 되는 비밀이 그것인 모양이다. 그것은 남이 못 보는 것을 보는 것이며 자신의 왕관의 무게를 넉넉하게 감당할 수 있는 남다른 능력과 지혜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그러한 능력과 지혜가 없는 자가 그 왕관을 쓰고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자신의 불행일 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 많은 백성들에게 큰 불행을 안겨주는 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