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히스기야(손진길 작성)

소설 히스기야5(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0. 3. 20. 23:30


소설 히스기야5(작성자; 손진길)

 

주전 701년 가을 라기스 성주인 삼손은 산헤립왕이 이끌고 온 5만명의 앗수르 군대의 침입을 받게 된다왜냐하면, 유다왕국의 왕도인 예루살렘성으로 곧장 접근하여 공성작전을 개시하려고 하던 산헤립왕의 15만 대군이 느닷없이 라기스 요새에서 출병한 기마대에 의하여 배후를 공격당하자 그 분풀이로 산헤립왕이 라기스성을 먼저 정벌하고자 나섰기 때문이다.

당시 산헤립왕의 군대를 뒤에서 친 군사들이 바로 라기스 요새에서 출병한 잇대 장군의 8군단 병력 24천명이다. 전군이 기마병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 잇대의 8군단은 다윗왕조 유다왕국이 자랑하는 최정예이다. 그들이 빠른 속도로 100리길을  달려가서 앗수르의 대군을 습격하였으니 적병들이 놀란 것이 당연하다.

특히 배후를 공격당하자 산헤립 황제가 엄청 놀란다. 그는 금년 봄부터 유다왕국을 침략했지만 그러한 경우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당황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화가 치민다. 조그만 유다왕국의 군대가 겁도 없이 메소포타미아에서 패권을 자랑하고 있는 산헤립 황제 자신의 친위군을 공격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는 차제에 그들을 모조리 토벌하여 본때를 한번 보여주고자 한다. 산헤립 황제는 군사령관인 다르단 불에게 10만명의 군사를 주어 예루살렘성을 예정대로 공격하게 하고 자신은 5만명을 이끌고 급히 잇대 장군의 기마대의 뒤를 쫓아 라기스성으로 접근한다.

그 모습을 성루에서 보고 있던 라기스 성주 삼손껄껄웃는다. 백정노장 출신인 삼손이 속으로 중얼거린다; “앗수르의 왕 산헤립이 자존심이 꽤 상한 모양이구만여기까지 단숨에 기마병을 몰고서 직접 잇대 장군의 뒤를 추격한 것을 보니… “.

삼손 성주가 자신의 옆에 서있는 수비대장 후새 장군과 예비군 사령관 아비새 장군을 돌아보면서 통쾌하게 말한다; “우리의 작전이 성공입니다. 산헤립이 대노하여 5만명의 친위부대를 이끌고 이곳으로 달려왔으니 말입니다. 이제는 예루살렘성을 공격하는 적군의 수가 10만명으로 줄어들었으니 국왕 히스기야의 숨통이 좀 트일 것입니다하하하“.

3사람이 호탕하게 웃고 있는 사이에 성안으로 들어온 잇대 장군이 성루로 올라온다. 그러자 모두들 그를 환영한다; “잇대 장군, 잘하셨습니다. 산헤립왕이 바짝 약이 올랐습니다. 하하하… “. 잇대 장군도 기분이 좋아서 크게 웃는다.

라기스성을 철통같이 지키고 있는 성주 삼손은 한평생 전장에서 수많은 전투를 치른 명장이다. 그는 절친인 엘리사마 장군과 함께 전방에서 오래 기병들을 지휘한 것이다. 그 결과 지금은 엘리사마가 먼저 전역하여 유다왕국의 군부대신이 되어 있고 자신은 가장 중요한 요새 라기스를 맡고 있는 것이다.

이곳 라기스 요새에서 삼손 성주가 정예병인 상비군 2개 군단과 예비군 2개 군단, 도합 10만명에 가까운 병력으로 버티고 있기만 하면 천하의 앗수르 군대라고 하더라도 예루살렘성을 쉽게 정복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기회를 보아 라기스의 기마대가 적들의 배후를 계속 공격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 점을 깨닫고 있기에 산헤립 황제가 몸소 5만명의 친위병을 이끌고 라기스 요새로 달려온 것이다. 그는 라기스성을 점령해야 안심하고 예루살렘성을 공격할 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만큼 산헤립은 전략과 전술에 밝은 황제이다.

처음에 산헤립은 쉽게 라기스 요새를 정복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5만명의 기마병으로 공격해도 소용이 없다. 두가지 이유 때문이다; 하나는, 성을 공격하는데 기병들이 별로 쓸모가 없다. 성밖의 평지에서 전투가 이루어지지 아니하고 적들이 요새만 방어하고 있으니 어쩔 도리가 없는 것이다. 또 하나는, 라기스 요새가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다. 말을 타고 가파른 언덕위로 올라갈 수가 없는 것이다. 

초조해진 산헤립이 라기스의 장군들을 굴복시킬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한다. 그것이 바로 예루살렘성을 빨리 함락하고 유다왕 히스기야를 잡는 것이다. 그러면 라기스 성주는 성문을 열고 항복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산헤립 황제는 미스바 요새를 공격하고 있는 앗수르 군사 10만명을 예루살렘으로 이동하게 한다. 두사람의 다르단에게 20만 대군으로 예루살렘성을 속히 함락하라고 강력하게 명령한다. 그리고 만약의 경우에 대비하여 리블라에 두고 온 5만명의 군대를 동원하여 미스바 요새를 계속 공격하게 한다.

그러나 산헤립 황제의 뜻대로 전쟁이 흘러가지를 않는다. 미스바 요새도 라기스 요새도 5만명의 앗수르 군사로는 결코 함락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두 성은 수비군들이 10만명이나 되고 또한 주민들이 5만명이나 된다. 그들이 성안에서 나오지 아니하고 버티고 있으니 천하의 산헤립 황제도 그들을 굴복시킬 방법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산헤립 황제가 묘수를 사용한다. 그것이 두가지이다;

첫째로, 랍사게 장군으로 하여금 계속하여 히스기야왕에게 항복을 권유하게 하고 마지막으로 최후통첩을 날리게 하는 것이다. 말을 참으로 잘하는 자가 랍사게의 직무를 맡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앗수르 군대가 가는 곳마다 승리를 얻고 적들은 모두 항복하였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성문을 열고 항복하면 살려주겠지만 끝까지 항거한다면 몰살을 시킬 것이라고 겁을 준다. 동시에 천하무적인 앗수르 군대를 이길 수 있다고 하는 히스기야왕의 말을 믿지 말라고 성안의 백성들을 선동한다.

더구나 너희들의 수호신 여호와도 항복하는 것이 살길이라고 선지자들을 통하여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맹랑한 유언비어까지 만들어서 퍼뜨리고 있다. 그러한 흑색선전과 거짓말을 믿도록 만들기 위하여 산헤립이 두번째의 책략을 사용하고 있다.

둘째로, 예루살렘성과 다른 성과의 정보를 철저하게 차단한다. 성안에 갇혀 있는 히스기야왕과 그의 신민들이 전혀 지방소식을 알 수 없도록 만들면 그들은 불안하여 제대로 대항할 수가 없게 되고 만다. 그러한 전술을 선택하고 있는 산헤립 황제는 참으로 전쟁을 많이 치른 인물인 것이다.

그와 같은 산헤립 황제의 술책을 유다왕국의 군부대신 엘리사마와 라기스 요새의 성주 삼손이 눈치채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전서구를 날려서 서로 소식을 주고 받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방해하고자 앗수르 황제가 지시하여 화살부대가 비둘기를 저격하고 있다.

그렇게 한해가 저물고 새해가 밝아오자 전선에서 이상한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해변길을 타고서 애굽의 원군이 북상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는 것이다. 애굽의 구스왕조의 검은 군대가 앗수르 군대를 치고자 나선 것이다. 그 첩보를 먼저 얻은 산헤립 황제가 당황스러워 한다. 자신이 거느린 친위대의 수가 5만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라기스성에는 유다왕국의 군사가 그보다 많다. 더구나 애굽의 원군의 수가 또 10만명이나 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렇다면 자신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전세이다. 그래서 산헤립이 시위대장 빌라단에게 지시한다; “다메섹에 연락하여 즉시 주둔군 가운데 10만명을 이곳 라기스로 오도록 조치하라”.  

빌라단 장군이 급하게 다메섹으로 전령을 보낸다. 그 급한 명령을 받은 자가 다메섹의 주둔군 사령관인 왕자 사레셀이다. 그는 70만명의 대군으로 다메섹에서 시리아 전역을 지배하고 있었다. 그런데 부왕인 산헤립이 도합 50만명이나 빼내어 가고 있는 것이므로 자신의 지휘를 받는 군사가 20만명으로 줄어들고 만다.

그 넓은 시리아 땅을 20만명의 군사로 통치한다고 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 반란을 만나게 되면 사레셀 왕자 자신은 죽은 목숨이다. 그래서 그는 안절부절이다. 하지만 황제의 명령을 따르지 아니할 도리가 없다.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10만명의 군사를 내주고 만다. 그가 바라는 것은 빨리 부친 산헤립 황제가 승리를 거두고 다메섹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그러나 유다왕국에서의 전투가 사레셀 왕자의 바램과는 달리 흘러가고 있다. 따라서 정복욕에 불타는 산헤립 황제가 다음과 같이 속으로 생각한다; “이거 보통일이 아니구나. 5만명의 군사가 미스바 요새의 공격에 묶여 있다. 그리고 나는 라기스 요새를 공격하고 북상하는 애굽의 원군을 막는다고 15만명의 군사를 운용하고 있다. 그러니… “.

산헤립 황제가 속이 타는지 작은 한숨을 쉬면서 중얼거린다; “빨리 다르단 불이 지휘하고 있는 20만명의 군대가 예루살렘성 공격에 성공하여 히스기야왕의 항복을 받는 것이 급선무이다. 너무 지체되면 우리 앗수르 원정군의 입장만 불리해지고 만다일단은 내가 애굽의 원군부터 해치워버려야 한다“.

산헤립 황제는 북조 이스라엘왕국을 멸망시킨 부왕 사르곤2가 암살을 당하자 그 반란을 진압하면서 주전 705년에 정권을 잡은 왕자이다. 그러므로 전쟁에 능하고 전략에 밝은 자이다. 그가 이제는 북상하는 애굽군을 치고자 결심한다. 그래서 그는 지형을 먼저 살피고 매복작전을 준비한다.

당시 애굽의 바로인 샤바타카는 동생인 구스왕 디르하가에게 10만명의 대군을 주고서 유다왕국을 침략하고 있는 앗수르의 군대를 물리치라고 명령한다. 디르하가는 애굽의 수도인 테베를 방문한 유다왕국의 사절단장 미가야 서기관과 친분이 있다. 그러므로 미가야와 함께 해변길을 이용하여 립나로 접근하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협곡의 좌우에 있는 산지에서부터 바위와 기름이 퍼부어지고 있다. 다음 순간 불화실이 날아와서 온 계곡을 불바다로 만들고 만다. 혼비백산한 구스왕 디르하가가 급히 전군에게 골짜기를 벗어나라고 명령한다. 그러나 그것이 말처럼 쉽지가 않다.

벌써 산헤립 황제가 진두지휘하고 있는 10만명의 앗수르 군대가 퇴로를 막고 있다. 구스왕 디르하가가 악전고투를 한다. 시위군사의 도움으로 디르하가가 골짜기를 겨우 벗어나서 군사를 점검하여 보니 3만명이 채 되지를 않는다. 그 모습을 보고서 미가야 서기관이 급히 몸을 피하여 인근 라기스 요새로 향한다.

천행으로 미가야 서기관이 도중에 라기스 성에서 나온 척후를 만난다. 그 편으로 립나에서 발생한 애굽 원군의 대 참패 소식을 전하게 된다. 그 소식을 라기스 성주 삼손이 예루살렘에 있는 히스기야왕에게 전한다.

소식을 전하면서 성주 삼손이 다음과 같이 진언하고 있다; “소신에게는 아직 10만명의 군대가 있습니다. 산헤립왕의 군대 15만명을 이곳에서 묶어 놓고 있겠습니다. 그러니… “.

노장의 충언이 다음과 같다; “부디 천혜의 요새인 예루살렘성에서 끝까지 버티시기를 바랍니다. 앗수르는 결코 우리 다윗왕조 유다왕국을 이길 수가 없습니다.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살아 계심을 잊지 마소서… ”.

백전노장 삼손 성주의 글을 읽으면서 히스기야왕이 그나마 마음의 안정을 얻는다. 하지만 그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 발생한다. 그것이 과연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