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비밀(손진길 소설)

王의 비밀46(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1. 11. 3. 10:33

王의 비밀46(작성자; 손진길)

 

갑산성을 떠나기 전에 성주인 팽호가 자신의 조카인 팽수길을 기마대장이며 자신의 아들인 팽호남에게 보좌관으로 붙여준다. 팽수길팽호남 대장의 사촌동생이다. 그도 역시 키가 크고 늠름하며 무예에 뛰어난 장수이다;

팽대장이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야율종진에게 보고하므로 그대로 승인한다.

야율종진 일행이 삼수성을 향하여 한참 말을 달리다가 보니 개마고원이 끝나고 압록강이 멀리 보이는 평지가 나타난다. 그곳에 삼수성이 자리를 잡고 있다. 참으로 풍요로운 성읍이다. 그곳에서 동쪽으로 가면 얼마 떨어지지 아니한 곳에 혜산이 있는 것이다.

 팽호남 성주가 기마대를 이끌고 입성하자 삼수성의 주민들이 환호한다. 대승리를 거두고 돌아오는 것으로 생각한 모양이다;

기분이 좋아진 젊은 성주 팽호남이 야율종진과 그의 기마대를 위하여 푸짐하게 잔칫상을 차린다. 그 자리에서 팽호남이 자신의 또다른 사촌동생인 팽일호팽이호를 야율종진에게 인사를 시킨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제가 삼수성을 정복하는데 있어서 나이가 어린 여기 두 사촌동생이 큰 공을 세웠지요. 그러므로 저는 팽일호에게 저 대신 삼수성을 지켜 달라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팽이호는 저와 함께 서여진의 원정대를 이끌면 좋겠습니다. 주군의 허락을 구하고자 합니다”.

삼수성은 혜산과 너무 가깝다. 그러므로 야율종진은 팽호남을 대신하여 삼수성주의 대행으로 일할 팽일호에 대하여 관심이 크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관상을 한참 살핀다. 그 다음에 말한다; “그대는 충직한 신하의 상을 지니고 있구나. 지금까지 사촌 형인 팽호남을 섬긴 것처럼 나를 주군으로 섬겨 주기를 바란다”;

그 다음에는 팽수남팽이호를 자신의 곁으로 부른다. 그들이 긴장하면서 고개를 든다. 그러자 야율종진이 미소를 띄면서 다음과 같이 묻는다; “팽수남과 팽이호 역시 사촌이겠구나 누가 형이냐?”. 팽이호가 얼른 대답한다; “제가 동생입니다”. 야율종진이 정색을 하고서 말한다; “너희들은 나의 제자가 될 생각이 없느냐?”.

두사람은 팽호 성주와 군사들로부터 야율종진 추장의 신위와 그 뜻에 대하여 귀가 아프게 듣고 있다. 따라서 금방 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저희들을 부디 제자로 삼아 주십시오. 열심히 배워서 주군의 대업을 성취하겠습니다”.

그러자 그 옆에 있던 팽일호가 대단히 서운한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주군께서는 어째서 저를 제자로 삼는다는 말씀을 아니하십니까?”. 그 말을 들은 야율종진이 하하라고 웃으면서 말한다; “너는 이곳 삼수성을 몇달간 지켜야 한다. 그러므로 내가 너에게 내일 새벽에 별도로 나의 진전을 상당부분 전수해줄 것이다. 그러니 너 역시 벌써 나의 제자이다”.  

그 말을 듣자 이번에는 팽호남이 야율종진 앞에 머리를 조아리면서 말한다; “주군, 저도 아직 젊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주군보다 제가 한살이나 아래입니다. 그러니 저도 주군의 제자로 삼아 주십시오”.

그 말을 들은 야율종진이 말한다; “너는 서여진 기마대 가운데 나의 원정군에 참여한 대장이다. 그러므로 내가 이미 서여진족 가운데 너를 나의 첫번째 제자로 삼고자 결심하고 있다. 그러므로 원정 도중에 사형인 퉁대장과 더불어 나에게서 무예를 더 배우도록 해라. 나이는 네가 몇 살 많을지 몰라도 퉁대장이 사형이니 각별히 배분에 신경을 쓰기 바란다”.

그러자 이번에는 하영무 추장의 차남인 젊은 장군 하공영이 야율종진에게 읍을 하면서 말한다; “주군, 저도 제자가 되고 싶습니다. 영주성 들판에서 주군께서 펼치신 무예와 무공을 직접 보았습니다. 저는 그 이치를 배우고 익혀서 주군의 대업을 이루고 또한 그 평등한 나라를 수호하는데 일익을 감당하고 싶습니다”.

그 말을 듣자 야율종진이 크게 고개를 끄떡인다. 그리고 미소를 띄면서 말한다; “하공영, 너는 문과 무를 겸비하고 있는 인재이니 앞으로 우리들의 나라를 만들고 경영하는데 있어서 팽이호와 더불어 나를 많이 도와 주기 바란다. 그러므로 팽이호처럼 너를 나의 제자로 삼겠다. 기쁜 마음으로 허락한다”. 

그리고나서 야율종진이 왕대장과 여러 장수들을 둘러보면서 말한다; “나는 이미 여러분에게 선포한 적이 있다. 전쟁에서 승리를 하자면 무예가 뛰어나야 할 뿐만 아니라 병법에도 밝아야 한다. 따라서 나는 왕대장을 위시한 여러 장수와 병사들에게 나의 진전을 아낌없이 전수할 것이다. 그러니 모두들 제자로 호칭이 되지 아니한다고 하여 섭섭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근본적으로 여러 장졸들이 모두 나에게서 그러한 것들을 배울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 말을 듣자 삼수성에서의 만찬자리에서 갑자기 만세가 터져 나온다. 그들이 한마음 한 뜻으로 다음과 같이 외친다; “우리 모두의 주군이시며 사부이신 야율종진 추장님 만만세, 종진국의 대왕이 되실 야율종진 주군님 만만세, 만만세… “.

그 말을 듣자 왕왕수 대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잔을 높이 들고서 큰소리로 말한다; “우리 모두 주군을 위하여 충성을 다시 한번 맹세하는 축배를 들도록 합시다”. 모두들 자신들의 잔에 들쭉술을 채운다;

그리고 건배를 외치면서 기쁜 마음으로 축배를 든다.

그렇게 삼수성에서의 첫날 밤이 깊어 가고 있다. 잔치가 끝난 다음에 야율종진은 귀빈실에서 대장과 장군들을 모아서 전략회의를 시작한다. 그 내용이 다음과 같다;

첫째로, 동편에 있는 혜산성의 지배자가 누구인가? 하는 것이다. 삼수성의 성주인 팽호남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 “완안족의 추장인 완안웅의 둘째 동생인 왕안삼웅이 혜산성은 물론 압록강 건너의 장백성까지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의 군대가 기마병만 하더라도 무려 1,000명이 넘습니다”. 참고로, 완안삼웅의 모습이 다음과 같다;

그리고 혜산성에서 압록강을 지나면 북쪽에 장백성이 곧바로 나타난다;

둘째로, 그 군대의 수와 지원군의 수가 얼마이냐? 하는 것이다. 그 점에 대해서는 팽이호가 대답한다; “팽성주님의 말씀 그대로 완안삼웅이 혜산성과 장백성에서 거느리고 있는 군대의 수는 기마병만 세어보더라도 1,000명이 넘습니다. 그리고 그가 유사시에 동원할 수 있는 지원군이 별도로 있습니다. 그것이 길림성에 있는 군대인데 그 규모가 1만명이나 됩니다. 그 군대는 그의 형인 완안이웅이 지휘하고 있지요”. 참고로, 완안웅과 비슷하게 생긴 그의 바로 아래 동생인 완안이웅의 모습이 다음과 같다;

그러자 야율종진이 질문한다; “팽이호 장군은 그들의 수도인 하얼빈성에는 완안웅이 어느 정도의 군대를 거느리고 있는 것으로 보는가?”. 팽이호가 서슴지 아니하고 대답한다; “하얼빈은 그들의 수도입니다. 그러므로 수비군만 하더라도 2만명이 넘습니다”.

야율종진이 이어서 질문한다; “그렇다면 완안족이 다스리고 있는 지방의 군사의 수와 대금이 직접 다스리고 있는 만주지역의 주둔군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팽이호가 신중하게 답변한다; “소신도 정확한 정보를 얻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여러가지 정보를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조금 뜸을 들인 다음에 팽이호가 설명한다; “각 지방에 나가 있는 완안족과 동북여진의 군대가 5만명이 되지요. 그뿐 만이 아닙니다. 제가 알기로는 심양에 주둔하고 있는 대금의 군대가 족히 10만 대군입니다. 지금 주군께서는 그러한 막강한 적을 상대하고자 하시는 것입니다”.

셋째로, 어떠한 방법으로 혜산성을 점령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그 점에 대해서는 야율종진이 다음과 같이 말한다; “기습전이 가장 우군의 피해를 줄이고 적의 항복을 빨리 받아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저녁에 야간 기습을 실시할 것입니다. 일단 혜산성을 점령하면 그 다음에는 군대를 나누어 동쪽의 여러 성읍과 북쪽의 장백성을 공격할 것입니다. 그리고… “.

야율종진이 잠시 숨을 쉬고서 이어 전략에 대하여 말한다; “그 다음에는 강계에 있는 채고수 성주, 의주에 있는 조금강 성주, 온성에 있는 대웅국의 왕 김영웅과 동맹을 맺고 동북여진을 한꺼번에 공격할 것입니다. 그 정도만 아시고 일단 혜산성부터 내일 점령하도록 하지요”. 모두들 고개를 끄떡인다.

그 회의가 끝나자 비로소 야율종진이 귀빈실에 돌아와서 아내인 야율애령과 함께 잠자리에 든다. 피곤하였는지 애령이 일찍 잠에 빠진다. 야율종진은 잠시 일어나서 운기를 한 다음에 다시 잠자리에 든다. 그 덕분에 다음날 새벽 일찍 일어나게 된다. 그리고 약속대로 연무장에서 한시진동안이나 팽일호에게 무예를 전수한다;

생전 처음 접하는 신묘한 무예와 심법이다. 그것을 배우게 된 팽일호가 진심으로 야율종진을 존경하여 깊이 고개를 숙인다. 그리고 말한다; “사부께서 원정을 마치고 돌아오실 때까지 제자가 열심히 배운 것을 익히겠습니다. 그러니 삼수성혜산성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마시고 원정에 다녀오십시오. 제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지켜낼 것입니다”.

그 말을 듣자 야율종진이 말한다; “내가 혜산성을 중시하는지 어떻게 알았어요?”. 팽일호가 빙그레 웃으면서 대답한다; “제 동생인 팽이호가 똑똑합니다. 그가 우리들의 재사이지요. 어젯밤에 벌써 귓띰을 해주었습니다”.

그 말을 듣자 야율종진이 고개를 크게 끄떡이면서 말한다; “솔직하게 말해주어서 고맙다. 내가 너의 동생 팽이호를 보호하고 중히 쓸 것이다. 그러니 아무 염려하지 말고 2성을 다 잘 지켜 다오”. 참고로, 똑똑한 청년 장군 팽이호의 모습이 다음과 같다;

그 일이 끝나고 아침식사를 한 다음에 야율종진이 이제 2,000명으로 불어나 있는 자신의 기마대를 출병시킨다. 이제는 혜산성으로 진군하는 것이다. 그곳에서는 얼마나 치열한 전투가 발생하게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