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의 비밀(손진길 소설)

圓의 비밀48(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1. 10. 20. 16:22

圓의 비밀48(작성자; 손진길)

 

2019820일에 양경자는 북경에서 남편 강철민과 함께 서울로 돌아온다. 북경에서 양경자는 두가지 일을 처리했다; 하나는, 서울 정보부의 지시를 받아 남편 강철민을 평양으로 보내어 당시의 일본 정한론자들의 움직임에 대하여 평양당국과 정보를 공유하게 한 것이다;

또 하나는, 서울 정보부와 미국의 Peaceko 21의 도움을 받아 친구 윤하선을 신분 세탁하여 장하응이라는 이름으로 미국 뉴욕으로 들여보낸 것이다. 그 결과 뉴욕에 도착한 윤하선이 장하응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큰 활약을 하게 된다.

양경자가 서울로 돌아와서 바쁘게 생활한다; 무엇보다 그녀는 서울에서 역사학 박사학위 논문을 마무리해야 하므로 수년간 수집한 한일고대사의 자료들을 마지막으로 정리하면서 논문 초안을 작성한다. 양경자의 또다른 신분이 정보부의 비밀 요원이므로 그녀 나름대로 국내외의 정보를 모으고 분석하기에도 바쁜 것이다.

한편 서울의 모 여고에서 국사선생으로 일하고 있는 양경자의 남편 강철민도 바쁘다. 9월부터 2학기 수업을 진행하는 한편 일본에서 들어오는 정한론자들의 움직임을 정보 분석하고 그 결과를 상부에 보고한다. 그리고 때로는 상부의 지시에 따라 평양의 정보부 실무자와 연락하고 있다;

아주 중요하고도 시급한 사안일 때에는 강철민이 평양에까지 들어가서 정치국 부부장인 삼촌 강한상을 만나고 돌아오는 것이다. 그렇게 양경자 부부가 서울에서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데 자신들이 접하고 있는 그러한 고급정보를 모르고 있는 다른 사람들은 천하태평이다.

그들은 좋은 세월이 한없이 계속이 되는 줄 착각하고 있다. 따라서, 보수와 진보로 갈라져서 이념분쟁이 여전히 심각하다. 특히 2019 7월부터 시작이 된 일본정부의 수출규제와 한국 멸시를 두고서 그 보는 시각과 처방이 여야간에 너무나 다르다;

어째서 한국사람들은 적들의 준동을 눈앞에 두고서 서로 단결하지 못하고 상대방의 탓만 하고 있는가? 한국의 역사를 깊이 공부하고 또한 계속 연구하고 있는 양경자와 강철민은 그 이유가 크게 두가지라고 보고 있다;

하나는, 이조시대의 4색 당파라고 하는 권력투쟁의 습관이 아직도 남아 있는 것이다. 또 하나는, 해방이후에도 민족주의 노선과 사대주의 노선이 계속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겉으로 보면, 좌익과 우익이라고 하는 이념분쟁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그것이 아니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투쟁이 그 요인이 되고 있다. 가진 자는 못 가진 자를 멸시하고 자신들의 부를 세습하면서 영구히 누리려고 획책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조시대의 사대부와 백성 또는 양반과 상놈이라고 하는 이분법적인 신분제도가 이제는 가진 자 과 못 가진 자 이라는 또다른 신분제도로 굳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조시대의 4색 당파의 이념분쟁도 그 원인을 따지고 보면 결국은 한정된 국가의 벼슬과 재산을 서로 차지하고자 하는 권력투쟁이다. 마찬가지로 현대정부가 성립이 된 이후 한국내에서의 이념과 노선의 투쟁이라고 하는 것도 그 깊숙한 속사정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다툼이다.

달리 말하자면, 자신들의 기득권을 고수하기 위하여  현상유지정책을 적극 지지하고 있는 자들과 기득권을 재배분하고 사회복지를 늘리기를 원하고 있는 자들 사이의 권력투쟁이다.  

한국의 현대사를 되돌아보면, 1950년대는 비참한 동족상잔의 한국전쟁이 있었고 그 결과 부수어진 시설과 경제를 재건해야만 하는 힘든 시기였지만 상대적인 박탈감은 적은 시기였다. 양반과 상놈이라는 신분도 무너지고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라는 차이도 어떻게 보면 사라진 평등한 시대였던 것이다.

그러나 1960년대부터 국가주도형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수차례 성공적으로 진행이 된 결과는 그것이 아니다. 국가주도형 경제개발에 따라 국가권력과 재벌이 결탁하여 하나의 경제적인 신분을 만들어 냈다. 그것이 세월이 갈수록 사회적인 신분으로 더욱 견고해진 것이다.

21세기에 들어와서는 누구도 건드릴 수가 없는 신분과 계급으로 기득권층이 완성이 되고 만다. 그러므로 금수저흙수저라는 용어가 생겨나고 이제는 개천에서 용이 나지 못하는 시대가 되고 말았다. 그러한 한국사회이므로 남북한의 통일을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다르다.

특히 1980년대 이후 국제사회 지구촌시대 그리고 다국적기업의 시대가 도래하자 이제는 민족주의에 따른 당위적인 통일의 소원이 그저 헛된 메아리로 들리는 시대가 되고 말았다. 한국사회에서 가진 것이 없으면 무시를 당하고 가진 자의 종으로 살아가야 하는데 통일이 되면 그러한 패러다임이 달라지는 것일까?

그러하지는 아니할 것이다. 왜냐하면, 남북한이 하나가 되더라도 여전히 그 사회는 재분배의 사회가 아니라 가진 자가 못 가진 자를 차별하는 사회의 모습일 것이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1980년에 중국의 공산당이 자본주의를 도입하여 경제발전을 시작했다;

 그리고 1990년에는 소련이 경제적으로 붕괴가 되고 공산진영이 자본주의를 도입한 실용주의 노선으로 경제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벌써 그러한 이념의 융합 시대이므로 국제사회에서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또는 좌익과 우익을 따지는 것은 구시대적인 유물에 속한다. 실용주의가 온세상의 대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에서는 여전히 좌익과 우익의 이념적인 대결로 사회복지와 재분배의 문제를 덮어버리고자 하는 이상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그러한 한국사회에서 권력과 금력을 동시에 향유하고 있는 가진 자들은 통일을 또 하나의 투자와 더 나은 과실을 얻는 기회로만 바라보고 있다. 남북한 통일이 그러한 자신들의 욕구를 충족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분단의 고착이 더 낫다고 판단한다;

왜냐하면, 해외로 나가면 더 나은 투자처와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양경자와 강철민은 그렇게 분열이 되어 있는 한국사회와 그러한 면모를 아낌없이 노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정치현실을 바라보면서 자신들이 다루고 있는 대외정보가 한국사람들에게 어떠한 충격으로 다가올 것인지를 생각해본다. 일본정부에 만연이 되고 있는 정한론자들이 내년 봄에는 한국으로 자위대를 이끌고 쳐들어오려고 한다. 한마디로, 전쟁의 계절이 오고 있는 것이다.

그 앞에서 양분이 된 한국의 정치와 경제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국론이 하나로 모아지지 못하여 적전분열이 계속되고 결국에는 구한말처럼 일본제국의 노예가 되고 말 것인가? 답답한 노릇이다. 그러한 민족 비극적인 역사가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만 하는가?

다행히 Peaceko 21이라는 애국 애족의 비밀결사가 미국에서 생기고 그들의  활동영역이 한국내에서도 넓어지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윤치국 특파원과 윤하선 선생이 그 단체의 비밀요원이 되어 크게 활약하고 있다. 그러한 비밀단체의 활동에 한 가닥의 기대를 걸어보고 있는 양경자와 강철민 부부이다.

그래서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윤하선이 2019127일에 전화상으로 강철민의 도움을 요청할 때에 양경자는 남편에게 빨리 미국으로 들어가라고 종용했다. 분명히 일본의 정한론자들의 기도를 분쇄할 수 있는 방안을 윤하선이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녀의 기대 그대로 큰 성과가 1223일 오후에 미국에서 발생했다. 그것이 뉴 재팬 투자회사의 전산자료를 모조리 폭파시켜버린 거사였던 것이다. 그후부터 강철민은 바쁘다.

장하응의 신분으로 활동하고 있는 친구 윤하선과 함께 미국에서 그리고 일본에서 정한론자들과 그들의 지휘를 받고 있는 일본 자위대의 작전을 탐지하느라고 분주하다. 그리고 그 결과를 가지고 한국의 정보부는 물론 북한의 정보당국과도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헌신적인 활동이 있었기에 한국과 북한의 군부가 수차례 판문점에서 비밀리에 만나 작전계획을 함께하고 있다. 일본의 자위대의 침략과 중국의 인민군의 침략으로부터 조상들이 물려준 한반도를 함께 지키자고 굳게 합의한 것이다. 그 결과 북한의 핵을 사용하여 일본 자위대의 해군과 공군 그리고 핵개발의 현장을 타격할 수가 있었다.

이제는 만주에 집결하여 북한을 압박하고 있는 중국의 인민군이 물러가도록 한국정부가 도와야만 한다. 북한에서는 한국의 해병대를 산동반도로 상륙시켜서 적의 배후를 공격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그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 시기를 노리고 있는데 마침 홍콩과 티벳에서 시위가 발생하고 인도가 중국과의 국경지대로 군대를 이동하고 있다.

그러한 호기를 놓칠 수가 없다. 그래서 한국정부는 해군과 해병대를 산동반도로 급파한다. 중국이 전후방에서 정신이 없을 때에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산동반도를 들이친 것이다. 중국의 군사력이 한국보다는 훨씬 강하다. 그러나 그들은 약점이 있다;

중국은 국토가 넓기에 수많은 나라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다. 따라서 여러 곳에서 동시에 도발하게 되면 중국은 군사력이 태부족이다. 그와 같은 약점을 치고서 한국의 해군과 해병대가 산동반도 상륙작전을 감행한 것이다;

평소 한국을 무시하면서 마치 옛날 황제처럼 내정간섭을 하려고 한 중국의 지도자들이 큰 코를 다치고 있다. 이번에는 사방에서 너무나 많은 적들과의 분규에 휘말린 것이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북한처럼 자신들이 핵무기를 가지고 한국과 인도를 혼내고 싶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되는가? 한국과 인도의 배후에는 패권국인 미국이 버티고 있다.

그리고 인도와 파키스탄 등이 보유하고 있는 단거리 핵무기도 그 위력을 무시할 수가 없다. 따라서 그러한 과격한 생각을 접고서 당면한 위기를 유화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와 같은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윤하선의 부친인 윤치수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한성고등학교에 6개월간 휴직을 요청한 장남 윤하선이 잊지 않고 부친인 자신에게 전화로 연락을 주고 있다. 아들과의 통화로 윤치수는 한국을 둘러싸고 있는 위기국면의 원인과 진행과정을 깊숙하게 이해하고 있다.

윤치수의 파평 윤씨 가문은  그 조상들이 매우 진취적이다. 그래서 신라시대에 수도인 경주근처에서 살다가 고려시대에는 왕도인 개성이 가까운 파주로 이주하여 살았다. 그리고 이씨 조선이 한양으로 천도하자 파주에서 한양으로 올라와서 살았다. 그때가 정확하게 1394년이므로 지금까지 600년 이상 서울에서 살고 있는 가문인 것이다. 따라서 조선시대에는 왕비족이라고도 불리고 있으며 과거에 급제한 인물이 많다;

  더구나 구한말에는 개화에 앞장을 섰으며 윤치수의 경우에는 기독교에 귀의하여 교계에서도 명망이 높다. 그리고 사촌의 집안에서는 대를 이어 국회의원까지 하고 있다.

자신들의 가문은 오랫동안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명문이며 재산도 많이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윤치수가 생각해보니 자신들의 기득권을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더 많이 사용했어야 하는데 그것이 미흡한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남북한의 통일과 후세대를 위하여 자신들 가문의 재물도 사용을 해야만 한다. 그것이 아들인 윤하선과 자손들을 위한 일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렇게 서울의 토박이이며 명문가의 가장인 윤치수가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헌신할 깊은 생각을 하고 있는 동안에 다사다난한 2020년이 시작되고 벌써 2월 하순이 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자신의 장남인 윤하선은 모든 일을 끝내고 언제 귀국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