圓의 비밀27(작성자; 손진길)
강호민은 윤하선의 제보내용이 워낙 중요한지라 오래간만에 만난 강철민과 점심식사를 함께할 시간이 없다. 그는 윤하선과 강철민을 그냥 돌려보내고 자신은 방문을 다시 걸어 잠근 후 입수한 첩보내용을 이멜 서류로 빨리 작성하여 서울의 정보부에 지급으로 보고한다.
정보분석관이 그 정보의 가치를 알아본다. 그래서 차장에게 곧바로 보고한다. 이 차장이 그 보고사항을 보더니 자신의 노트북에 암호를 입력한 후에 정보부가 보관하고 있는 일급비밀 하나를 찾아서 대조를 해본다. 그렇게 비교의 대상이 되고 있는 그 일급비밀이 바로 뉴욕에서 보내온 것이다. 구체적으로, 월가에 있는 ‘뉴 코리아 펀드회사’의 오철수 이사가 통보해온 내용이다.
이 차장은 두가지 정보가 일치하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래서 즉시 정보부장에게 보고하고 그것을 가지고 청와대에 있는 안보실장을 만나도록 종용한다. 한국의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일본에서부터 발생하고 있는 것이 확인이 된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는 것이다.
그렇게 신속하게 한국의 정보기관과 청와대 안보실이 움직이고 있는 줄 윤하선과 강철민이 모르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오사카총영사관이 있는 인근지역에서 점심식사를 함께하려고 생각한다. 두사람은 맛이 있는 유명한 식당이 어디에 있는가 하고서 식당골목을 뒤지고 있다.
그때 강철민이 윤하선의 소매를 슬쩍 잡으면서 조용한 음성으로 말한다; “하선아, 내 말만 조용히 들어라. 지금 우리를 미행하고 있는 사람들이 둘 있다. 그냥 모르는 척 걸어라”. 평소와 다름없이 두사람이 맛집을 찾는 시늉을 한다. 그리고 강철민은 가장 작은 식당을 골라서 윤하선을 데리고 들어간다.
테이블이 4밖에 없는 조그만 우동집이다. 강철민과 윤하선이 그 식당에 들어가서 보니 마침 하나의 테이블이 비어 있다. 사실은 그것을 강철민이 벌써 보고서 그 식당으로 들어간 것이다. 두사람을 미행하던 자들이 바깥에서 그 식당으로 들어오지를 못하고 골목에서 서성이고 있는 것 같다.
그러자 강철민이 윤하선에게 말한다; “일단 여기서 식사하면서 바깥의 동태를 보다가 적당한 때에 빠져나가자. 아무래도 호텔로 들어가서 일단 하선이 네 방에서 이야기를 좀 나누어야 되겠다. 일이 생각보다 심상하지가 않은 것 같다”. 두사람은 그 식당에서 적당하게 튀김우동을 시켜서 후루룩 먹어 치운다.
보통 식당에서 우동을 먹더라도 손님들은 30분 이상 식사시간을 가진다. 그러나 윤하선과 강철민은 그렇게 하지를 않는다. 그 절반의 시간에 얼른 우동을 먹고 빨리 계산을 치른 후 그 식당을 벗어난다. 멀리 골목 끝에서 망을 보던 한사람이 당황해 하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아마도 동료가 다른 가게에 들어가 있는 모양이다.
강철민이 윤하선을 이끌고 재빨리 지하철역으로 간다. 두사람이 호텔에 들어간 후 윤하선의 방에서 함께 방문을 잠근다. 그리고 강철민이 윤하선에게 말한다; “하선아, 네가 2주일 동안에 얻은 정보의 값어치가 상상이상의 것이다. 그 가운데 상당부분이 유끼꼬를 통하여 일본내각의 조사실로 들어간 것으로 보아야 한다”.
잠시 말을 끊고서 생각을 하더니 강철민이 이어서 말한다; “그렇다면 그들은 너에게서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하여 너를 납치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러므로 이곳 일본에 더 머무는 것이 이제는 위험한 것으로 보인다”. 그 말을 듣자 윤하선이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 “그렇다면 내일 한사람을 만나보고 그에게서 막냇삼촌의 행방을 한번 더 확인한 후에 이곳을 벗어나도록 합시다”.
강철민이 결론을 내린다; “그렇다면 내일도 유끼꼬를 떼어놓고 너와 내가 별도로 그 사람을 만나야 한다. 그 방법은 내일 오전에 오사카에 있는 민단을 방문하는 것으로 하자꾸나. 실종된 윤치국 특파원을 찾는데 물심양면으로 도와 달라고 우리가 직접 민단을 방문하여 개인적으로 부탁하는 것으로 꾸미자. 그리고 오늘처럼 유끼꼬를 너의 형수가 맡아서 하루 더 다니는 것으로 하자꾸나”.
윤하선이 말한다; “그렇게 되면 유끼꼬가 눈치를 챌 것입니다. 그리고 윗선에 지급으로 보고하겠지요, 자신을 떼어놓고 우리가 별도 행동을 취하고 있다고 말입니다. 그러면 오늘처럼 또 일본의 정보원들이 우리 뒤를 미행할 것입니다”. 그 말을 듣자 강철민이 고개를 끄떡인다. 그리고 한참 생각한다.
강철민이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 “그렇다면 내일은 우리 4사람이 모두 함께 오사카 민단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하자. 그리고 하선이 네가 별도로 만나야만 하는 그 사람에게 지금 연락을 취하여 어렵겠지만 그 민단의 사무실 다른 방에서 너와 은밀하게 잠시 만나는 것으로 하면 되겠구나. 시간 약속이 확실하면 너는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는 것으로 위장하여 그 사람을 다른 방에서 만나면 된다”.
윤하선이 고개를 크게 끄떡인다. 그래서 얼른 핸드폰으로 고현중 선생에게 전화를 걸려고 하다가 멈칫한다. 핸드폰은 추적을 당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윤하선이 강철민을 보고서 말한다; “철민이 형, 내가 잠시 내 방에 들어가서 ‘대포 폰’으로 전화를 하고 올께. 그 사람과의 연락은 좀 비밀로 해야 하거든, 미안해…”.
강철민이 기본 좋게 고개를 끄떡인다. 그 모습을 보고서 윤하선이 자기 방에 들어가서 오래간만에 ‘호크마 21’을 꺼낸다. 그리고 ‘뉴 코리아 펀드회사’의 오사카 지사장으로 일하고 있는 고현중에게 전화를 건다. 사정이야기를 하니 그가 좋다고 말한다.
그리고 잠시 생각을 하더니 고현중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일 11시 정각에 내가 민단 재정부장실에서 나 혼자 당신을 기다리고 있겠소. 그 시간에 반드시 윤선생 혼자서 나를 찾아와야 합니다. 내가 중요한 이야기를 내일 당신에게 해주겠소”. 윤하선이 반드시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을 하고서 전화를 끊는다.
윤하선이 이왕 ‘호크마 21’을 꺼낸 김에 한국정보부에서 일하고 있는 장준호 선배와 통화를 시도한다. 그리고 장선배에게 오늘 발생한 일을 간략하게 보고한다. 그랬더니 장준호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마침 양경자와 강철민이 오사카로 간다고 하여 윤하선 자네의 일을 좀 도와 달라고 내가 부탁했어. 그들 부부가 송우성에게서 벌써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자네를 도우려고 그곳으로 간다고 하더군. 그렇게 알고서 서로 협조들을 하게나. 그럼 수고…”.
그 말을 듣자 윤하선이 양경자와 강철민의 정체를 짐작한다. 그들도 장선배처럼 한국정부를 위해서 정보계통에서 일을 하고 있는 요원들인 것이다. 그러나 윤하선은 그것을 모른 체 하고자 한다. 서로 비밀들을 지켜주는 것이 안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기방에서 나와서 거실에 앉아 있는 강철민에게 말한다; “내일 11시에 민단 재정부장실에서 잠시 그 사람을 만나기로 약속했어요”.
그 말을 듣고서 강철민이 말한다; “내가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는데 일본의 정보부 요원들이 하선이 너의 뒤를 계속 밟고 있는 것이 마음에 걸려. 그러니 내일 그 사람을 만난 다음에 하선이 네가 결정사항을 우리에게 알려다오. 여기서 계속 윤치국 특파원의 행적을 추적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다른 곳을 수색해야 되는지 말이야. 그리고 또 하나…”.
잠시 숨을 돌린 다음에 강철민이 이어서 말한다; “하선이 네가 알아낸 정보는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 그리고 북한에 두루 영향을 미치고 있는 대사건이야. 실제로 내가 알기로도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안보회의에서도 한국만 배제한 채 미국과 일본이 사전에 별도로 양자회담을 하기도 했거든…”;
“그리고 일본은 기회만 있으면 한국과 미국을 이간시키려고 거짓정보를 엄청 생산하여 전세계에 퍼뜨리고 있어. 그러니 일본이 미국과 물밑협상을 하고 있다는 하선이 너의 정보가 중요한 것이지..”;
강철민이 이어서 말한다; “그러므로 한국정부의 안보회의에서도 이 문제를 폭넓게 다루게 될 것이고 또한 우리 정부에서는 기타 관계국의 동향도 세밀하게 파악하려고 할 것이야. 그 결과에 따라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을 것 같아. 그쯤 미리 염두에 두고서 이제부터 움직여야 할 것 같은데…”;
그 말을 듣자 윤하선이 크게 고개를 끄떡인다. 그리고 말한다; “고마워 철민이 형, 형 말이 맞아. 이제 이 문제는 공식적으로 강호민 영사가 본국에 보고할 것이고 국가안보회의에서 다루게 되겠지. 우리는 그 결과를 보고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만을 하면 되겠네. 어쨌든 삼촌을 찾는 일에 끝까지 나를 좀 도와줘…”.
강철민이 그 점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지를 말라고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선다. 그는 자기 방에 가서 좀 쉬면서 아내 양경자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자 하는 것이다. 윤하선도 오늘은 침대에 그냥 누워서 좀 쉬고 싶다. 그렇게 그날은 편히 혼자서 쉬고자 하는 윤하선이다.
그러한 윤하선의 마음을 아는지 저녁 늦게 오사카 일대의 관광을 마치고 돌아온 유끼꼬가 그 밤에는 윤하선을 찾지않는다. 그렇게 윤하선이 오래간만에 하루 자기방에서 푹 쉬게 된다. 이제 그 밤이 지나면 8월 15일이 밝아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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