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대조선(작성자; 손진길)

소설 대조선24(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0. 6. 29. 07:21

소설 대조선24(작성자; 손진길)

 

임달성 대통령 일행은 204484일에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를 방문한다. 대조선과는 친밀한 페테르친 대통령이 공항까지 직접 영접을 나오고 있다. 전임 윤창윤 대통령의 친구이기도 한 그는 임달성 대통령과도 친하다. 그러므로 그의 환대가 극진하다.

페테르친이 공항에서 임 대통령과 그 일행을 보고서 말한다; “잘 오셨습니다. 우리 러시아와 대조선이 친한 사이이니 각하께서는 마음 편하게 이곳에서 지내시고 미국으로 떠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장선재 비서실장을 위시한 여러 수행분들도 이곳에서는 종 쉬시기를 바랍니다”.

친근한 페테르친 대통령의 말을 듣고 임달성 대통령이 먼저 말한다; “각하의 말씀에 감사를 드립니다. 수행단들을 대표하여 장실장이 한 말씀하시지요!... “. 그 말을 듣자 장선재 비서실장이 페테르친 대통령에게 말한다; “각하, 감사합니다. 그 말씀을 따라 저희 수행단들도 편하게 지내도록 하겠습니다. 거듭 감사드립니다”.

그 말을 들은 페테르친 대통령이 장선재 실장의 얼굴을 유심히 보면서 고개를 끄떡인다. 그리고 세심하게 말한다; “전임 윤창윤 대통령께서 특별히 아끼시던 젊은 분들이시군요. 장선재 비서실장님, 안준상 과학기술수석님, 홍달호 정책수석님, 그리고 박영광 외교부장관님과 남영국 국방부장관님, 여러분들 모두 환영합니다”.

그 말을 듣자 임달성 대통령을 비롯하여 모든 수행단들이 가볍게 사의를 표한다. 그리고 한가지 사실을 깨닫고 있다; “러시아 대통령인 페테르친20377월에 대통령에 당선되고 벌써 만 7년이 되었다. 그는 원숙한 대통령이다. 세심하면서도 치밀하다. 그가 있기에 러시아가 크게 발전하고 있는 것이구나!... “.

8월초순의 모스크바 날씨는 환상적이다. 동토의 땅도 한여름에는 참으로 지내기가 좋은 것이다. 그래서 임 대통령과 수행단들 그리고 수행기자들이 하나같이 말하고 있다; “우리가 참 좋은 계절에 러시아를 방문하고 있구나!... “.

모스크바에서 임 대통령이 페테르친 대통령과 양국사이의 현안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그 주요내용이 러시아의 자원개발과 시베리아 열차의 사용문제이다. 만주국의 수상인 다이쑨원의 부탁도 있고 하여 임 대통령이 하나의 건의를 하고자 한다.

임 대통령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시베리아철도 옆을 달리고 있는 고속도로가 빠르고 좋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시베리아철도에도 신형 초고속열차가 빠르게 달렸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대조선에서 투자하고 기술협조를 할 터이니 고속열차를 업그레이드 하시지요. 그 대신에 운임을 할인해주시면 됩니다”.

그 말을 듣자 페테르친 대통령이 고개를 끄떡이면서 대답한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대조선의 기술과 투자를 받아들일 것이니 함께 시베리아철도를 경영하여 흑자를 내보도록 하십시다. 투자분을 회수할 수 있도록 운임체계를 결정하면 되겠습니다. 좋은 생각이십니다”.

그 다음에 임 대통령이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이 러시아의 임업자원이다. 그래서 그가 말한다; “우리는 오랜 세월 남방의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목재를 가져다 사용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상당부분을 러시아의 침엽수를 활용하고 싶습니다. 동의를 하신다면 실무진에게 서로 협의하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러시아는 자원의 개발과 수출에 관심이 크다. 그래서 페테르친이 아주 긍정적이다. 그것을 보고서 임 대통령이 말한다; “각하께서는 일년후에 실시되는 대통령선거에 다시 출마하실 생각입니까? 저는 각하께서 계속 러시아의 대통령자리에 계시면 참 좋겠습니다… ”.

그 말을 들은 페테르친이 크게 웃으면서 대답한다; “임 대통령님, 제가 나이가 좀 많습니다. 그러니 이제는 은퇴해야 하지요. 저보다 더 젊고 능력이 있는 대통령이 탄생할 것입니다. 앞으로 저의 후임자를 많이 도와주세요… “.

물러갈 때를 아는 현명한 대통령이 페테르친이다. 임 대통령이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떡이고 있다. 그러한 좋은 인상과 결과를 얻고서 87일에 임 대통령 일행이 미국으로 출발한다. 미국의 해밀턴 대통령이 공항까지 영접을 나오고 있다. 대조선의 위상이 그만큼 커진 것이다.

20423월에 대통령에 당선된 해밀턴은 벌써 집권 후반기에 접어들고 있다 .그만큼 그는 노련해진 것이다. 그래서 갓 취임한 임달성 대통령을 쉽게 다룰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오산이다.

미국은 국방산업이 세계최강이다. 반면에 대조선은 민생산업이 세계최고수준이다.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해밀턴 대통령이 대조선의 과학기술력을 직접 파악해볼 요량으로 색다른 제안을 해보고자 생각한다.

그래서 그가 임달성 대통령에게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21세기 중반기인 지금은 우주개발에 힘을 써야할 때입니다. 우리 미합중국은 지구 가까이에 있는 달을 정복하고 그곳의 지하자원을 개발하여 지구로 가지고 올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고 있습니다. 대조선의 기술력도 뛰어난 것이니 차제에 함께 참여하시지요?... “.

그 말을 듣자 임달성 대통령이 정중하게 거절한다; “대조선은 하나의 연방국가로 지난 2036년에 출범하였기에 그 역사가 일천합니다. 지금은 하나의 연방으로 내실을 다지기에도 정신이 없습니다… “.

임 대통령이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마무리를 한다; “그러므로 아직 우주개발에 나설 수 있는 여력이 없습니다. 북아메리카에서 합중국으로 탄생한지 268년이나 된 미국과 어떻게 어깨를 나란히 하여 우주개발에 나설 수가 있겠습니까? 아무쪼록 양해를 해주십시오… “.  

그 말을 듣자 해밀턴 대통령이 속으로 생각한다; “과학기술력으로 주변의 강대국들을 굴복시켜 대조선을 출범시킨 것이 사실인데 역사가 일천하다고 슬쩍 빠져나가고 있구나. 이거 임 대통령이 보통내기가 아니구만!... “.

그 다음에 해밀턴 대통령이 내밀고 있는 카드가 다음과 같다; “유엔과 국제기구에 우리 미국은 가장 많은 재정지원을 감담하고 있습니다. 이제 그 무거운 짐을 대조선이 함께 나누어져야 할 것입니다… “.

그 말을 듣자 임 대통령이 다음과 같이 응수한다; “옳으신 말씀입니다.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당연히 합리적인 재정지원을 해야 합니다. 우리 대조선은 과거의 한국과 북한 그리고 일본과 만주가 하나의 연방을 구성한 것으로 보시면 됩니다. 따라서 그 각각의 나라들이 부담하던 것을 이제는 대조선이 감당하면 되는 것이지요… “.

임 대통령이 잠시 해밀턴 대통령의 얼굴을 본 다음에 다시 한번 정중하게 말한다; “물론 기타의 극동공영권은 자체정부가 수립되어 있으니 각자 자신들의 몫을 부담할 것입니다. 그렇게 합리적으로 재정지원을 하고자 합니다. 아무쪼록 이해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 그 말이 맞다. 그러니 해밀턴 대통령은 더 할말이 없다.

이제는 임달성 대통령이 하나의 제안을 한다; “저희 대조선은 하나의 연방입니다. 그리고 여러 극동공영권과 하나의 경제공동체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것을 알기 쉽게 유럽공동체처럼 이해하시면 됩니다. 그러므로… “.

임 대통령이 잠시 숨을 쉬고서 계속 말한다; “유럽공동체에 주고 있는 그 무역상의 혜택을 이제 아시아에 있는 대조선과 극동공영권도 누려야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유럽이 통화를 유로화로 통일하여 마치 하나의 나라처럼 경제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대조선과 극동공동체도 화폐를 통일하고 그 혜택을 누리고자 합니다… “.

순간 해밀턴 대통령이 긴장한다. 그것을 보고서 임달성 대통령이 부드럽게 말을 이어간다; “우리는 곧 화폐를 통일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새로 만든 통화로 서로 결재할 것입니다. 그러니 수출입에 있어서 구태여 미국의 달러를 매개로 하는 절차를 거치지 아니해도 됩니다. 그 점을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해밀턴 대통령은 졸지에 미국의 패권국으로서의 특혜가 조금 사라지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다. 그동안 아시아 각국은 수출입에 있어서 미국의 달러를 기준통화로 삼아서 수수료를 물어가면서 거래를 해왔다. 그런데 이제는 대조선과 극동공영권이 화폐를 통일하고 마치 하나의 나라처럼 거래를 행하겠다고 한다.

아무리 미국이 세계의 패권국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못하게 할 수는 없다. 그렇게 되면 유럽공동체에 대해서도 미국달러를 다시 기준통화로 하라고 강요해야 하지 않는가?... 그 점을 생각하자 해밀턴 대통령은 골치가 아프다. 그래서 더 이상 정상회담을 하지 아니하고 그만 쉬고자 한다.

임달성 대통령일행이 미국을 떠나고 나자 해밀턴 대통령이 참모들을 불러서 상의하기를 시작한다. 그가 먼저 말한다; “대조선이 극동공영권과 하나의 경제공동체를 형성하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유럽공동체가 누리고 있는 특권을 그들도 누리게 된다. 그것을 어떻게 하면 못하게 만들 수가 있을까?... “.

그의 보좌관중에 그런 골치 아픈 문제를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해결사가 있다. 그자가 바로 안보특보인 루이스이다. 그가 노랑머리에 얼굴에는 해맑은 웃음기를 띄면서 말한다; “각하, 걱정하지 마십시오. 대조선의 생각대로 그렇게 경제공동체가 형성이 되지를 못할 것입니다. 제가 연방정보부와 함께 작전을 세우겠습니다”.

한편 임달성 대통령은 미국에서의 일정을 단축하여 일찍 서울로 돌아온다. 아무래도 해밀턴 대통령의 얼굴색이 붉으락푸르락하던 것이 생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통령궁으로 돌아오자 마자 참모들과 대책회의를 연다.

임 대통령이 다음과 같이 말문을 연다; “미국은 유럽의 섬나라 영국에서 탄생한 나라이다. 그리고 이민을 주로 유럽대륙에서 받아들였지. 그러니 유럽공동체가 미국의 경제적인 외압에서 벗어나고자 경제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을 그들은 같은 뿌리임을 인식하고서 넓은 마음으로 용인한 것이지하지만… “.

잠시 뜸을 들이다가 이어서 말한다; “우리 대조선과 극동공영권의 경우는 다르다. 하나의 경제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을 미국이 좌시하지 아니할 것이야. 그렇게 되면 미국이 달러장사를 못하게 되니까 경제적인 손실이 발생하게 되지...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 “.

좌중이 한동안 조용하다. 마침내 정책수석인 홍달호가 입을 뗀다; “우리가 극동공영권과 하나의 경제공동체를 형성하자고 정식으로 제안하게 되면 미국의 개입이 발생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먼저 가장 빠른 방법으로 7개 극동공영권과 합의를 이루어 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

홍수석이 잠시 숨을 돌리고 이어서 말한다; “동시에 7개 극동공영권에게 미국의 개입이 있을 것임을 주지시켜야 합니다. 우리 대조선과 그들 공영권이 함께 노력을 해야 미국의 간섭이나 공작을 이겨낼 수가 있습니다… “.

그 말을 듣자 임 대통령이 말한다; “미국은 당근과 채찍으로 극동공영권에게 다가갈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들도 군사적 대응과 경제적 대응을 함께 모색해야 합니다.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까요?... “.

그 말을 듣자 안보수석인 이길준이 발언한다; “제가 국방부 및 정보부와 협의하여 군사적인 대응조치를 마련하겠습니다”. 이어서 경제수석인 최경인이 말한다; “극동공영권에 대해서는 벌써 두가지 신기술의 사용료를 전부 면제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하나의 경제공동체에 참여하지 아니하겠다고 하면 면제혜택을 철회하고 기술사용료를 부과하면 됩니다”.

그 말을 듣자 좌중의 인사들이 모두 고개를 끄떡인다. 그것을 보고서 임 대통령이 결단을 내린다; “그렇게 대비하도록 합시다. 그리고 최경인 수석은 가장 빠른 시일내에 극동공영권과 하나의 경제공동체를 형성하고 단일화폐를 만드는 문제를 합의하도록 하세요”.

최경인 수석이 질문한다; “각하, 그러면 통일된 화폐의 이름을 무엇이라고 정할까요?... “. 그 말을 듣자 임달성 대통령이 싱긋 웃으면서 대답한다; “그 통일화폐의 이름은 전임 윤창윤 대통령 때 수보회의에서 한번 거론한 적이 있지요. 그때 결정이 된 이름이 케레이입니다. 그대로 시행하시지요… “.

그 말을 듣자 장선재 비서실장이 빙그레 웃는다. 자신이 정보과학수석으로 그 회의에 참여한 기억이 새롭기 때문이다. 벌써 2년전에 하나의 경제공동체를 만들자고 논의하면서 윤창윤 대통령과 함께 당시의 비서실장 임달성 그리고 장선재 수석 등이 그렇게 그 통화의 이름을 케레이로 합의한 것이다.

케레이라고 하는 말은 한국어로 옮기면 겨레이다. 그리고 그 옛날 한반도의 나라 고려꼬레아’, 또는 꼬레라고 서양사람들이 발음했는데 중앙아시아에서는 친근하게 같은 유목민이라고 하는 의미에서 케레이라고 불렀던 것이다. 그러므로 아시아의 극동공영권과 대조선이 함께 사용하고자 하는 통화의 이름으로는 제격인 것이다.

과연 미국의 정보요원들은 어떻게 극동공영권에게 접근하여 대조선이 제안하고 있는 경제공동체에 가입하지 못하도록 공작할 것인가? 그리고 미국의 개입을 물리치기 위하여 경제수석 최경인과 안보수석 이길준은 어떠한 활약을 하게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