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대조선23(작성자; 손진길)
8. 뻗어가는 대조선과 미국과의 마찰
이틀 후 주말이 되자 저녁에 국회 동문회가 열린다. 그 자리에 장후재가 참석하고 있다. 한국국회에 300명의 의원이 있는데 그 가운데 장후재의 대학동문의 수가 100명이나 된다. 그들이 모두 일년에 한차례 자리를 함께하고 있으니 그것은 큰 모임이다.
그날 회식이 한창 무르익어갈 때에 장후재의 옆에 두사람의 선배가 다가온다. 그들이 오자 장의원의 양 옆에 앉아 있던 동기들이 자리를 옮긴다. 그 이유는 십년 선배들이 다가오니 그들이 편하게 장의원과 이야기를 나누라고 미리 자리를 피해주는 것이다.
장후재가 두사람을 보니 대학 정치학과의 10년 선배이며 국회의 선배인 한유식과 한성웅이다. 두사람은 같은 청주 한씨이며 과동기이기에 대학 때부터 짝꿍으로 유명했다.
더구나 사회에 나가서는 두사람이 국회의원이 되고 정치적인 의정활동도 함께하고 있는 절친들이다. 특히 두사람의 형들이 연방의원으로서 윤창윤 대통령을 오래 보좌한 수석들이다. 한유식의 형이 정책수석 한송수이고, 한성웅의 형이 안보수석 한기웅이다.
두선배가 그날 장후재의 양편에 앉더니 술부터 권한다. 두선배가 한 잔씩 따라주어도 장후재는 두 잔을 마시게 되니 빨리 취한다. 그것을 보고서 한성웅 선배가 말한다; “여보게, 장후재 후배, 자네 형님이 연방대통령 임달성 선배를 모시는 비서실장이 된 것을 축하하네. 이것은 축하주야, 마시게… “.
잘난 형을 둔 때문에 장후재가 또 한잔을 마시게 된다. 그러자 한성웅이 은근히 말한다; “후재야, 사실은 너에게 부탁이 있다. 내후년이 되면 정도훈 총리가 물러나게 되지. 그때 4선 의원이 되는 한유식을 내가 총리후보로 밀테니까 네가 한 표 던져 다오. 내가 이렇게 부탁한다… “.
그러면서 한성웅 선배가 갑자기 취한 척하면서 후배인 장후재에게 절을 하려고 한다. 그것을 보고서 장후재가 급히 말린다. 그리고 조용히 말한다; “선배님, 무슨 말씀이신지 제가 잘 알겠습니다. 선배님의 부탁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제가 한유식 선배의 탁월함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제 걱정은 마시고 다른 의원들 설득이나 하십시오… “.
그 말을 듣자 옆에 앉아 있던 한유식이 장후재의 손을 꼬옥 쥔다. 그리고 정중하게 말한다; “고마우이, 장후재 후배님. 내가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정도훈 총리만큼 훌륭한 정치인이 되도록 노력을 해보겠네… 이제 2년이 금방 지나갈 것이야. 내가 더욱 열심히 의정활동을 해야지. 나를 많이 도와 주시게… “.
그렇게 2044년 가을 서울에서의 밤이 깊어만 가고 있다. 과연 2046년 봄에 실시가 되는 한국의 총선과 그에 따른 새로운 총리로는 누가 선출되는 것일까? 장후재의 10년 선배인 한유식이 한국의 새로운 총리가 될 것인가? 그것은 1년반을 기다려보아야 알 일이다.
한편 대조선의 서쪽에 있는 거대한 나라 중국에서 커다란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2044년 6월에 시딩핑 주석이 제안한 민주헌법이 국민투표로 확정된다. 그에 따라 그해 8월에 최초로 대통령선거가 실시된다.
그때 중국의 국민들이 직접 비밀선거로 뽑은 대통령이 소장파출신인 후진방이다. 후진방이 중국의 대통령에 당선되자 자연히 정계에서 대대적인 물갈이가 발생하게 된다. 그와 같이 커다란 변화가 대조선의 가장 가까운 이웃나라에서 발생한 것이다.
그것을 보고서 대조선의 연방대통령을 모시는 비서실장인 장선재 의원이 임달성 대통령의 해외순방 일정을 구상하고 있다. 과거 윤창윤 대통령은 해외순방보다는 주로 국내로 찾아오는 귀빈들을 맞이했다. 그때는 대조선이 한창 자리를 잡고 있는 시절이라 윤 대통령이 수도를 굳건히 지키면서 서울에서 국정을 처리한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대조선의 위상이 중국과 버금가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그러므로 대조선의 연방대통령이 지방정부를 순회하면서 여러 수상들을 만나고 이웃나라도 방문할 때이다. 그리고 태평양을 건너 패권국인 미합중국도 방문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장선재 비서실장이 임달성 대통령의 해외순방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그 출발이 2044년 7월 하순이고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시점이 8월 중순이다. 정상회담을 주로 하여 짧은 일정으로 많은 나라를 돌아보고자 하는 것이다.
드디어 2044년 7월 21일에 임달성 대통령이 서울을 출발하여 가장 먼저 평양을 방문한다. 평양공항에는 신임 리원호 수상이 영접을 나오고 있다. 사실 서울과 평양은 자동차로 이동하여도 충분하다. 그 거리가 261킬로미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순방을 위하여 장선재 비서실장이 비행기를 사용하고 있다. 그 이유는 그 다음일정이 일본 동경방문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북한에서는 지난 2041년 12월에 헌법개정이 있었다. 그렇지만 정권이 교체가 된 것은 최근 2044년 6월이다.
연방대통령인 임달성이 평양에 있는 주석궁에서 북한의 수상인 리원호와 회담한다. 한사람은 대조선의 연방 대통령이고 또 한사람은 북한의 수상이다. 북한이 대조선의 지방국가이지만 내치는 전부 수상의 권한이다. 그러므로 대등한 회담의 성격을 상당히 지니고도 있는 것이다.
먼저 임달성 대통령이 말한다; “지난달에 수상으로 취임하신 것을 축하 드립니다. 야당후보로 나서서 당당하게 정권교체를 일구어 내셨으니 북한의 역사에 새로운 기록을 세우신 것입니다. 이제 북한도 명실상부한 민주주의 국가가 되었습니다”.
그 말을 듣자 리원호 수상이 말한다; “모두가 우리 북한이 대조선에 참여하고 있기에 발생한 일입니다. 연방인 대조선이 민주주의 국가이니 당연히 우리 북한도 민주주의 체제로 운영이 되는 것이 옳지요. 그리고 우리 북한은 여전히 인프라가 아직 미흡하니 연방정부가 계속 투자해주시기 바랍니다”.
임달성 연방대통령이 고개를 크게 끄떡인다. 그리고 대답한다; “당연하신 말씀입니다. 대조선은 한반도공동체가 그 모체입니다. 본래 남북한이 한반도공동체 연방정부를 만든 것이지요. 그때부터 우리 연방정부는 북한의 인프라를 한국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여 계속 실시하고 있으니 차질없이 진행될 것입니다”.
그 말을 하고서 이번에는 임달성 대통령이 리원호 수상에게 물어본다; “우리 한민족은 역사가 하나입니다. 남북한의 역사를 통일하는 문제는 어떻게 진척이 되고 있습니까?... “.
리원호 수상이 즉시 대답한다; “한국의 역사책이 보다 객관적인 것이지요. 그래서 북한은 그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반도의 고대사연구에 있어서는 우리 북한도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서로 협조하여 순조롭게 역사교과서가 통일이 되고 있습니다”.
다음 일정이 일본방문이다. 나리타이 공항에 도착하자 후쿠다 수상이 영접하고 있다. 일본 군악대가 임달성 연방대통령의 방문을 축하한다. 수상관저에서 오찬이 먼저 준비가 되어 있다. 그 자리에서 임달성 대통령이 축배를 들자고 제안한다.
일동이 포도주잔을 들자 임 대통령이 말한다; “후쿠다 수상이 지난 5월에 재선이 되었습니다. 자, 모두들 재선을 축하합시다. ‘위하여’… “. 그 말을 듣자 대통령 일행과 일본의 정치인들이 똑같이 ‘위하여’라고 말하면서 포도주를 비우고 있다. 대조선에 참여하여 오래 살다가 보니까 일본사람들도 엔간한 한국어는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오찬모임을 가진 후에 후쿠다 수상과 임달성 대통령이 별도로 회담한다. 그 주제가 두가지이다;
하나는, 후쿠오카에서 부산으로 연결되어 있는 해저터널의 추가건설에 대한 건이다. 물동량과 승객수송이 늘어나서 또 하나의 터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건설비용을 지방정부인 일본과 연방정부인 대조선이 어떻게 분담할지 의논하고 있다.
또 하나는, 독도 인근의 해저자원개발에 관한 건이다. 두 지방정부인 일본과 한국 사이의 이해관계가 첨예하므로 연방에서 그것을 조정하고 있다. 그 문제와 관련하여 임 대통령이 일본측의 의견을 또 한번 들어보고자 하는 것이다.
일본방문이 끝나자 임달성 대통령이 만주국 방문에 나선다. 동경에서 출발하여 하얼빈으로 비행기가 순항한다. 한여름 7월말이라 북쪽에 있는 하얼빈도 따뜻하다. 만주국의 다이쑨원 수상이 공항으로 영접나와 있다.
임달성 연방대통령이 다이쑨원 수상과 악수하면서 그 손을 아래 위로 흔들고 있다. 서로가 친밀한 사이라는 의미이다. 그러자 다이쑨원 수상이 말한다; “발해의 땅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그 말을 듣자 임 대통령이 말한다; “발해의 건국왕인 대조영의 후손이 수상으로 다스리고 있는 만주국을 방문하게 되니 영광입니다. 고구려와 발해로 이어지는 우리 한민족의 기상이 이곳에서 흘러 넘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뿌리가 같은 예맥족이기에 임달성 대통령과 다이쑨원 수상의 만남이 훈훈하다. 그래서 하얼빈 공항이 더욱 따뜻한 것으로 느껴진다. 장선재 비서실장이 임 대통령을 모시고 다이쑨원 수상의 안내로 오찬장소로 들어선다.
그날 축배를 들면서 임달성 대통령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작년 10월에 재선이 되신 다이쑨원 수상께서 만주국을 이렇게 아름답게 가꾸고 계십니다. 그 옛날 해동성국 발해를 오늘날에 다시 보는 것만 같습니다.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건배… “.
그 말을 듣자 다이쑨원 수상의 답사가 있다; “대조선연방의 임달성 대통령께서 방문해 주시니 우리 만주국의 큰 영광입니다. 같은 겨레의 땅에 오셨으니 많이 보시고 살아있는 역사를 느끼시기 바랍니다. 임 대통령 일행의 장도를 축하합니다. 건배… “.
오찬이 끝나자 임 대통령과 다이쑨원 수상 사이에 의견교환이 있다. 임 대통령이 먼저 말한다; “다음 방문지가 중국과 러시아입니다. 만주국은 두나라와 국경을 접하고 있습니다. 양국의 대통령을 만나서 특별히 어떠한 협조를 구하면 좋을까요?... “.
그 말을 듣자 다이쑨원 수상이 웃으면서 말한다; “아니 그래도 제가 부탁말씀을 드리고자 했습니다. 먼저 중국측에게 우리 만주국 관광을 많이 해달라고 말씀해 주십시오. 그 다음에 러시아 대통령에게는 만주에서 시베리아를 통과하는 여객과 화물에 대하여 운임을 좀 내려줄 수가 있는지를 확인해 주십시오. 대통령께서 말씀하시면 페테르친 대통령이 호의적으로 검토할 것입니다”.
좋은 의견이다. 임달성 대통령은 다이쑨원 수상의 당부를 기억하면서 다음 방문국인 중국순방에 나선다. 그때가 벌써 8월초이다. 한여름이라 북경의 날씨도 따뜻하다. 북경공항에서는 중국정부의 외무부 직원들이 나와서 세계각국에서 오는 축하사절을 맞이하느라고 분주하다.
그 이유는 지난 6월에 역사상 처음으로 중국의 헌법이 민주적으로 바뀌고 7월에 대통령선거를 실시한 결과 중국국민들에 의하여 후진방 대통령이 탄생하였기 때문이다. 초대 대통령 후진방의 취임식이 2044년 8월 3일에 실시가 되므로 공항에 귀빈들이 연이어 도착하고 있는 것이다 .
대조선의 임달성 연방대통령의 중국방문이 그때를 맞추어서 실시가 된다. 따라서 후진방 대통령은 대조선의 임 대통령이 직접 축하 차 순방을 해주니 그것을 크게 기뻐한다. 두 대통령이 같은 해에 취임을 하였으니 그것이 더욱 기분이 좋은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무사히 취임식이 끝나자 대통령궁에서 후진방 대통령이 임달성 대통령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각하, 정말 감사합니다. 일부러 저의 대통령 취임식에 맞추어 방문을 해주시니 영광입니다. 저희 두나라는 오랜 역사적인 이웃이므로 앞으로 인류역사에 크게 이바지하는 양국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그 말을 듣자 임달성 대통령이 화답한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 우리 한번 아시아의 영광을 온세상에 떨치도록 손에 손잡고 전진하도록 하십시다. 다시 한번 후진방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합니다”.
두 정상사이의 관계가 훈훈하다. 그렇게 북경의 2044년 8월 3일은 뜻이 깊은 날이 되고 있다. 아시아에서 두개의 거대한 국가 대조선과 중국이 서로를 인정하고 함께 아시아의 영광을 드높이자고 약속하고 있으니 말이다…
중국을 떠나기 전에 임 대통령이 잊지 아니하고 만주국 다이쑨원 수상의 당부를 후진방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있다; “제가 오는 길에 들렀더니 만주국에 참으로 볼만한 것이 많더군요. 중국의 국민들이 만주로 많이 관광을 해주면 좋겠습니다… ”. 후진방 대통령이 고개를 끄떡이는 것을 보고서 임달성 대통령이 중국을 떠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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