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야 강해 제105강(사23:13-14)
작성자; 손진길 목사(오픈 바이블 스타디 인도자)
작성일; 주후 2015년 9월 23일(수)
선지자 이사야는 하나님의 예언의 말씀 가운데 대륙국가의 역사와 해양국가의 역사를 어떻게 연계시키고 있는가?(사23:13-14)
고대 유라시아와 아프리카의 역사 가운데 히브리 인들의 관심은 중근동과 지중해입니다. 중근동에는 메소포타미아와 애굽 그리고 그 사이에 시리아, 가나안, 아라비아 등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지중해의 연안에는 페니키아와 깃딤 섬 그리고 다시스에 이르는 여러 해양족속들이 있습니다.
선지자 이사야는 제23장에서 두로와 시돈에 대하여 경고를 하고 있습니다. 그 내용은 그들이 지중해 무역에 나서서 해양대국 페니키아 왕국의 영광을 떨치고 있지만 그것이 우상문화와 퇴폐향락산업을 수출한 결과라는 것입니다(사23:7, 9).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앗수르와 갈대아 등 대륙의 강대국들을 불러서 그들을 멸망시키실 것이라는 경고입니다(사23:13-14). 여기서 애굽이 제외되고 있는 이유는 그들이 나일 삼각주의 농산물을 수출하는데 있어서 두로의 도움을 크게 받고 있어 무척 우호적인 관계이기 때문입니다(사23:3).
이제 본문의 말씀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하여 몇 가지 질문을 하고자 합니다; (1) 갈대아, 앗수르, 또 갈대아로 교체가 되고 있는 메소포타미아의 패권국들이 왜 페니키아를 정복하려고 하는 것일까요?(사23:13-14) (2) 흔히 갈대아 왕조인 신바벨론 제국이 앗수르 제국을 패망시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사야는 어째서 앗수르가 갈대아 사람의 땅을 초토화시켜버렸다고 말하고 있을까요?(사23:13) (3)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최초의 제국을 건설한 니므롯의 세력기반이 ‘시날 땅’(창10:10)인데 그곳을 데라와 아브라함 시대에는 왜 ‘갈대아 인의 우르’(창11:31)라고 부르고 있는 것일까요?
비록 두 구절에 불과한 짧은 본문이지만 차례로 상세하게 음미하면서 그 깊은 내용을 다음과 같이 묵상해보고자 합니다;
첫째로, “갈대아 사람의 땅을 보라. 그 백성이 없어졌나니, 곧 앗수르 사람이 그곳을 들짐승이 사는 곳이 되게 하였으되, 그들이 망대를 세우고 궁전을 헐어 황무하게 하였느니라”(사23:13); 갈대아 사람과 앗수르 사람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메소포타미아 지역을 언제 어떻게 지배하게 되었는지를 먼저 알아야만 이 구절에 대한 이해가 가능합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역사적인 측면을 따져보면서 하나씩 살펴보고자 합니다;
(1) 먼저, 메소포타미아 지역을 역사적으로 지배한 강대국을 히브리 정경의 내용에 따라서 순서대로 열거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니므롯의 제국(창10:8-12), ②갈대아 인들의 나라(창11:31), ③앗수르 제국(사23:13), ④갈대아 왕조의 신바벨론 제국(사47:1), ⑤바사 왕조의 페르시아 제국(사44:28-45:6) 등입니다.
1) 창세기 제10장을 보면 바벨문명은 ‘시날 땅’에서 시작이 되고 있습니다(창10:10). 그곳에서부터 인류최초의 대 영웅 니므롯이 제국을 형성하고 있습니다(창10:8-12). 그런데 고고학자들의 연구를 참조하면 시날 땅은 그 중심이 ‘우르’(UR, 오늘날 이라크의 남부) 지역입니다. 그리고 그 지역에서 최초의 문명을 꽃피운 자들은 ‘수메르 인’들입니다. 그들의 정체에 대하여 학자들 사이에 통일된 결론이 없습니다. 과연 그들이 누구일까요?
2) 노아 홍수 전후의 사정을 감안해서 나름대로 분석을 해본다면 첫째, 홍수 후에 그곳에 셈족이 먼저 자리를 잡고 그 후에 함족을 이끌고 니므롯이 그곳을 정복하여 제국을 세운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창11:2-4). 둘째, 노아의 홍수 전에 그곳 동방 땅에 원주민들이 살고 있었다고 한다면 그들의 정체는 ‘놋’ 땅의 사람과 ‘카인의 후예들’일 가능성이 농후합니다(창4:14, 16-19). 왜냐하면,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얻게 된 카인의 후손들이 그 놋 땅에서 성을 쌓고 분업화된 문명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입니다(창4:17, 20-22).
3) 후에 셈족의 한 갈래인 아르박삿의 후손 가운데 데라와 아브라함 그리고 롯이라는 삼대의 가문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들은 ‘우르’가 자신들의 고향입니다. 그런데 시날 땅 우르의 지명 앞에 다른 민족의 이름을 붙이고 있습니다. 즉 ‘갈대아 인의 우르’라고 부르고 있는 것입니다(창11:31). 도대체 갈대아 인들이 누구이기에 데라와 아브라함의 시대 곧 주전 21-22세기에 우르 지역을 차지하고 있는 것일까요? 항목을 바꾸어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2) 갈대아 인들은 시리아 사람들 가운데 유프라테스 강을 타고서 남하를 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바벨을 중심으로 한 비옥한 우르 지역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주전 24세기에 그 땅의 지배세력인 니므롯의 제국이 붕괴가 되었기 때문입니다(창11:4-9). 통치권력의 빈틈을 노려서 갈대아 사람들이 대거 이주하여 아예 초생달 지역 ‘우르’의 지배세력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때부터 그들은 시날 땅 전체를 ‘갈대아 인의 우르’라고 부르면서 자신들의 소유권과 지배권을 대내외에 천명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창11:31).
(3) 하지만 변화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바벨로니아와 앗수르가 차례로 제국을 이루면서 갈대아 인의 우르 지역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그 가운데 본문에서는 주전 7-9세기의 앗수르의 팽창을 다루고 있습니다. 간략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티크리스 강 상류에 자리를 잡고 있던 앗수르가 주전 9세기에 남하를 시도하여 비옥한 갈대아 인의 우르를 차지합니다. 그러자 카스피 해의 유목민들이 빈 땅 티크리스 강 상류를 차지하기 위하여 침입을 합니다. 두 민족 사이에 혈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2) 주전 8세기 전반기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동안에 북조 이스라엘과 남조 유다는 팽창의 기회를 누립니다. 이스라엘의 여로보암2세가 동쪽 땅을 많이 차지합니다. 유다의 웃시야 왕은 남쪽 땅을 많이 차지합니다.
3) 그러나 앗수르가 메소포타미아의 패권을 확립하자 상황은 달라집니다. 주전 8세기 후반기에 앗수르가 시리아의 아람 왕국과 북조 이스라엘 왕국을 정복합니다(왕하16:9, 17:6). 남조 유다 왕국마저 집어삼키려고 하다가 하나님의 개입으로 물러갑니다(왕하19:35-37).
4) 하지만 주전 7세기에 다시 서토(西土)정벌에 나섭니다. 성공적입니다. 페니키아와 이집트를 정복하게 됩니다. 그때의 슬픔을 선지자 이사야가 미리 내다보고서 본문 제14절의 조사(弔辭)를 행하고 있습니다.
(4) 앗수르 제국은 갈대아 사람들이 지배하고 있던 비옥한 우르 지역을 차지하고서 두 가지 정책을 실시합니다; 첫째, 갈대아 사람을 변방으로 쫓아내는 것입니다(사23:13a). 둘째, 그들의 궁전은 물론 주거지를 황폐화시키고 감시하는 망대를 운영하는 것입니다(사23:13b). 하지만 앗수르 제국은 동으로 엘람, 서로는 애굽까지 모두 차지했던 빛나는 아슈르바니팔 황제(주전668-626)의 통치후반에 갑자기 내분을 겪으면서 급격하게 쇠퇴하게 됩니다.
(5) 그 틈에 고토(故土)에서 쫓겨난 갈대아 인들이 다시 독립하여 이른 바 ‘갈대아 왕조’을 이루고 메대와 더불어 앗수르를 공격합니다. 어이없게도 앗수르는 수도 니느웨를 주전 612년에 적들에게 빼앗기고 패망으로 접어들게 됩니다. 주전 605년경 ‘갈대아 왕조’에서 신바벨론 제국이 탄생하여 전체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패권을 행사하게 됩니다. 주전 539년 바사 왕국의 고레스 왕에게 패하기 전까지는 분명히 그러합니다.
둘째로, “다시스의 배들아, 너희는 슬피 부르짖으라. 너희의 견고한 성이 파괴되었느니라”(사23:14); 이사야는 단지 앗수르 제국의 침입으로 페니키아 왕국이 패망하고 있는 것만을 애도(哀悼)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해양부국(海洋富國)을 이루고 있는 페니키아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패권국이 성립될 때마다 점령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하여 애도를 표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중동의 강대국들이 왜 끊임없이 번갈아 가면서 페니키아 왕국을 점령하고자 시도하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애굽 제국은 페니키아의 상단(商團)을 활용하여 지중해 연안의 여러 족속들에게 농산물을 팔아서 큰 수익을 얻고 있습니다(사23:3). 그러므로 페니키아 왕국을 먼저 정복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애굽 제국을 고립시키는 길입니다.
(2) 중동 땅에는 역사적으로 두 마리의 호랑이가 있습니다. 메소포타미아의 패권국과 애굽 제국입니다. 그들 사이에 가나안의 여러 나라와 페니키아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그들 약소국들은 애굽과 정치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메소포타미아의 신흥 패권국의 입장에서는 페니키아와 가나안의 왕국들을 먼저 처리하는 것이 애굽의 손발을 끊어내는 전략이 되는 것입니다.
(3) 페니키아 왕국을 정복하여 속국(屬國)으로 경영하게 되면 막대한 지중해 무역의 이익을 중동의 패권국이 얻게 됩니다. 그 해상세력이 멀리 스페인의 다시스 항구에까지 미치게 됩니다. 따라서 이사야는 다음과 같이 애도하고 있습니다; “다시스의 배들아, 너희는 슬피 부르짖으라. 너희의 견고한 성(바위 섬 두로의 요새지)이 파괴되었느니라”(사23:14).
결론적으로, 지중해의 해양대국 페니키아 왕국이 앗수르의 침입으로 무너지고 있습니다. 페니키아가 지니고 있는 막대한 부와 지중해 무역의 이권이 강대국을 불러들이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대륙국가의 패권을 움켜쥔 앗수르 제국의 입장에서는 서쪽과 지중해 연안의 강대국인 애굽 제국을 견제하기 위해서 그 손발이 되고 있는 두로와 시돈을 정복하지 아니할 도리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작은 나라가 해상무역으로 부자가 되었다고 마냥 호화사치를 하면서 환락을 누릴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강대국의 좋은 먹잇감이 되는 행위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한편, 페니키아를 집어삼킨 강대국들의 운명도 비극으로 끝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앗수르가 자신들이 패망시킨 갈대아 인들의 세력에 의하여 나중에 망하게 됩니다. 그 후 갈대아 왕조의 신바벨론이 천하권세를 얻고서 페니키아까지 좌지우지하지만 결국에는 페르시아에 의하여 망하고 맙니다. 애굽과 인도까지 점령함으로써 큰 제국을 만든 페르시아 역시 헬라의 알렉산더 대왕에 의하여 무너지게 됩니다.
어쨌든 대륙의 패권국의 흥망에 따라서 지중해 연안의 국가들이 큰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 대륙의 패권국 가운데에서도 영원한 제국이 없습니다. 오로지 영원한 제국이 존재하고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이사야가 예언하고 있는 ‘메시아의 나라’뿐입니다. 그와 같은 의미에서 이사야는 그 구원과 영생의 새로운 나라를 바라보면서 세상나라의 흥망성쇠에 대한 예언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세상나라의 종말에 대하여 이사야는 거듭 애도를 표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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